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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풍당당 그녀, 야구 세계를 섭렵하다
분류 방송 등록일 10.06.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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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이지윤

 

          경   력

                       <세계수영선수권대회-싱크로나이즈 중계> 

                       <배구V리그 중계> 등

 

 

 

 

 

 

9회 말이 끝나고 연장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야구 경기의 승패를 알 수 없는 양팀의 팽팽한 접전. 야구팬들은 고조되는 긴장감 속에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지만 이지윤 아나운서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오늘 경기의 결정적 선수가 누가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될 인터뷰의 질문 생각에 아찔해 지는 것이다. 이미 많은 감독과 선수를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한 배태랑이지만 스포츠 경기현장은 언제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그녀는 항상 긴장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되레 긴박한 현장 분위기가 이 일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하는 묘한 매력이라고 말한다.

 

 

언제부턴가 남성의 전유물이던 스포츠 경기에서 여성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스포츠의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독특한 응원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한다. 특히 연일 회자되는 스포츠 화제의 중심에서 후끈한 열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스포츠 전문 여성 아나운서다.

 

“대학교 홍보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우연히 예전 KBS SKY 스포츠의 농구 전문 리포터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덜컥 붙어 버렸어요. 그래서 한 시즌 동안 농구 전문 리포터라 활동하며 난생 처음 방송 생활을 시작하게 됐죠. 생각해 보면 그 때의 경험이 지금 생활에 많은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그 때까지만 해도 이지윤 아나운서는 특별히 방송 일을 직업으로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어쩌면 보다 생소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이지윤 아나운서의 독특한 이력이 이 사실을 뒷받침 한다.

 

“저를 수식할 때 항상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바로 ‘장교출신’ 아나운서라는 말이에요. 아나운서라면 흔히 곱게 자랐다는 인상이 강해서인지 저의 이력에 대해 독특해 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정훈 장교로 있으면서 방송일과 연이 더 크게 닿았다고 할 수 있죠.”

 

이 아나운서는 정훈장교로 있으면서, 국방부 홍보와 관련된 다양한 방송 일을 진행했다. 취재부터 뉴스앵커까지 예상치도 않게 군대에서 방송 일에 매진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방송이 그녀의 삶과 결부되면서 운명처럼 아나운서 길에 들어서게 됐다.

 

“물론 스포츠에 관심이 많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가 되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 쪽의 일을 하면 할수록 빠진다고 해야 할까요? 오히려 이제는 조신하게 차려 입고 교양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더 힘들 것 같아요. 수많은 팬들의 응원, 박진감이 살아있는 경기를 보고 있으면 저 또한 마음이 들뜨거든요. 그래서 이 일을 놓고 싶지는 않아요.”

 

<아이러브베이스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싱크로나이즈 중계>, <배구v리그 중계> 등 다양한 방송경험을 지니며 이제는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그녀지만, 첫 인터뷰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야구 경기에서 ‘희생 플라이’가 무엇인지도 몰랐을 때니, 경기 상황이 조금만 복잡해 지면 승리 투수는 누군지, 타자의 타점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헷갈리는 것이었다.

 

“첫 인터뷰라 기억이 생생한데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 날 경기가 굉장한 접전이었어요. 연장까지 이어진 팽팽한 승부였는데, 당시 전 경기를 이기면 당연히 선발 투수가 1승을 추가하는 줄만 알았죠. 게다가 선발 투수인 이현승 선수가 동점인 상황에서 내려왔거든요. 전 던질 때도 진 경기가 아니니까. 태연하게 ‘1승을 추가하셨는데 다승 왕에 도전해 보겠냐’고 질문을 던졌죠. 결국 돌아온 대답은 ‘저는 승리투수가 아닌데요’였고, 전 생방송 중에 혼수상태(?)가 될 뻔 했어요(웃음)”

 

그 날의 호된 신고식 덕분인지 이 아나운서는 지금까지 별다른 무리 없이 인터뷰를 진행해 오고 있다. 그 때의 기억만 떠올리면 지금도 간담이 서늘하지만, 이런 일을 계기로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그녀다.

 

 

팬들의 피드백은 채찍이자 당근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남성들이 주로 상존하는 현장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불편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고, 지방경기로 인해 타지 출장이 잦은 것도 체력적으로 여성에게 큰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야구 시즌이라 일주일을 타지에서 머물러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더구나 거의 현장에서 주로 업무가 이뤄지다 보니, 여성의 입장에서 육체적으로 많이 고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라서 힘들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현장에 계신 다른 분들도 똑같이 일하는 데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특별 대우를 원하지는 않거든요. 나름 꾸준한 운동과 보약(?)으로 체력관리에 힘쓰고 있어요.”

 

이 뿐만이 아니다. 야구 선수나 감독에게 팬들이 듣고 싶어하는 좋은 질문을 유도하기 위해 이지윤 아나운서는 업무 외에 야구에 대한 전문지식 쌓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정도로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출근 전 스포츠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그날 경기에 대한 분석 및 야구 팬들의 여론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처음 야구 경기를 접할 때만 해도 그저 막막하기만 했어요. 막상 야구 경기를 보고 즐기는 입장이 아니라 야구 선수와 감독을 상대해야 하는 인터뷰어가 되고 보니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거든요. 무턱대고 야구관련 서적들을 쌓아 놓고 반복해서 봤어요. 그리고 타 방송사 스포츠 아나운서들은 어떻게 인터뷰를 하는지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질문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적으면서 팬들이 원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거죠.”

 

 

아직도 공부가 부족하다는 이지윤 아나운서의 가방에는 손떼 묻은 두꺼운 야구 용어 사전과 가이드북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모르는 선수나 용어가 등장 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요즘은 인터뷰에 대한 팬들의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시청자 게시판 혹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라오기 때문에 더욱더 야구 용어나 선수들에 대한 질문 선정에 각별히 유념하게 된다고.

 

“야구 팬들의 피드백이 저에겐 스스로를 독려하는 채찍이자 당근이에요. 인터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질문에 대한 불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질문과 인터뷰 과정에 대한 칭찬이 많아요. 그 동안 노력한 결과가 나타나는 듯해서 뿌듯해 지곤 해요.”

 

 

꿈은 최고의 스포츠 전문 인터뷰어

 

이지윤 아나운서의 바라는 최종 꿈은 무엇일까? 요즘 야구팬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선배 김석류 아나운서처럼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대표적 간판 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은 욕심도 생길 법도 한데, 이지윤 아나운서는 대중의 지지나 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은 욕심은 아직 없다고 말한다.

 

“주위에서 다른 선배 아나운서의 인기가 부담이 되지 않냐고 묻고는 하시는데, 제가 진행하는 인터뷰도 충분히 소화하고 있는지 의심이 가는 상황에서 그런 걱정은 저에게 사치예요. 저 또한 야구 인터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야구 시즌이 끝나면 배구나 다른 스포츠 경기 프로그램을 담당하게 될 텐데요. 그런 의미에서 일의 경중이나 단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터뷰, 중계, 스튜디오 촬영 등 모두 중요한 것이지 어느 것이 낮고 높은 단계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따라서 최고의 스포츠 전문 인터뷰어가 되는 것이 현재 그녀가 바라는 것이다. 이 아나운서는 아직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익숙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 대중이 자신을 여성 아나운서로 기억하기 보다,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로 봐줬으면 하기 때문이다.

 

“팬들의 관심을 가져주시는 일은 무척 고맙지만, 내심 인터뷰어의 뛰어난 역량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크죠. 이제 막 스포츠 경기에 뜨거운 열정이 샘솟는 것 같은데, 먼 미래나 기타 부가적인 일에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단지 방송 일을 하고 싶어서, 대중의 주목을 받고 싶어서 이 일을 했다면 진작에 그만뒀을 거예요. 때문에 스포츠 경기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는 저에겐 지금의 이 자리가 가장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전문 여성 아나운서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그녀는 최우선으로 ‘스포츠 경기에 열정을 가져라’고 주문한다. 스포츠 경기가 좋아서 혹은 방송인을 하고 싶어서 이 일에 도전하든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는 기본적으로 스포츠 경기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에게 방송이 30%라면 나머지 70%은 스포츠입니다. 그만큼 스포츠를 싫어해서는 일을 오래하기 힘들죠. 각각의 종목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전문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해요.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아직 이 분야에는 여성 아나운서의 수가 손에 꼽힐 정도니까 가능성은 많죠. 또한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이 인터뷰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큰 강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지윤 아나운서는 스포츠 경기 현장에서 선수와 감독과의 인터뷰를 일이 아니라 팬들을 대신해 소통하는 소중한 기회를 부여 받은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 보였다. 방송을 위한 그녀의 책임감과 자부심은 팬들이 정말 궁금해 하는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원천이 되고 있었다. 분명 최근 스포츠 현장은 이래저래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선굵은 선수들이 섬세한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낼 지는 앞으로 즐겁게 지켜볼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일 것이다.

 

 

박범수 기자(media@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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