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상하는 세계를 만들다 - 영화 레인 프루츠 송영윤 감독 - 글 김보섭, 사진 봉재석, 사진제공 송영윤

송영윤 감독의 영화 <레인 프루츠>는 미얀마 출신의 이주 노동자 ‘투라(Thura)’의 자전적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VR영화다. 이 작품은 미국의 ‘트라이베카 영화제’ 360 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고 프랑스의 ‘칸 국제영화제’ XR영화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쾌거를 이뤄냈다. <레인 프루츠>의 송영윤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레인 프루츠>는 어떤 영화인가요?
A
<레인 프루츠>는 이주 노동자가 한국에서 겪는 일과 그에 따른 소외감을 다룬 360도 VR영화입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일했던 이주 노동자 투라 씨의 글을 각색한 작품으로 그가 한국에서 겪은 일을 포인트 클라우드 기술1)과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 기술2)을 활용해 시적으로 재현했습니다.
Q
<레인 프루츠>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A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한 ‘콘텐츠원캠퍼스구축운영’ 지원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총 18명의 참여자 중 기획안 공모 등을 통해 두 명의 연출을 뽑았는데요. 영화 <허수아비>와 <레인 프루츠>가 메인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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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레인 프루츠>는 어떤 장르의 영화인가요?
A
2020 칸 국제 영화제 ‘XR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서 <레인 프루츠>가 XR 영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희 영화는 VR 360 시네마3) 섹션에 속하는 영화입니다. XR 영화는 정지현 감독님의 <허수아비>처럼 6DoF4)를 기반으로 참여자와 끊임없는 상호 작용이 가능한 영화를 주로 가리킵니다.
Q
제 73회 칸 국제영화제 XR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소감이 어떤가요?
A
모든 영화인의 꿈이라 불리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너무 기쁘고 영광스러웠지만 노미네이트된 것 자체로는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가족이나 주변 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그런 부분이 더 와 닿고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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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칸 국제영화제’와 ‘트라이베카 영화제’ 등 국제 영화제에 초청받은 것에 이어 ‘부천 국제영화제 비욘드 리얼리티 추천작’으로도 선정되었는데요.
A
오히려 칸 영화제보다 더 실감났던 것 같아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부천 국제영화제를 통해 레퍼런스가 되는 작품들을 많이 봤는데 ‘우리 영화도 누군가의 레퍼런스 영화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기뻤습니다.
Q
영화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중학생 시절 송해성 감독님의 <파이란>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송해성 감독님을 따라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도 했어요. 예전부터 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기도 했고요.
Q
영화가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는 점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상상한 대로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요. 또한 단순히 세계를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누군가 보고 평가하고 좋아해준다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A
‘진짜’와 ‘사람’입니다. 영화는 연출과 편집이 들어가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진짜일 수 없는데요. 하지만 영화의 방향성은 언제나 ‘진짜’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같은 가짜가 아니라 연출된 순간 중에 관객이 진짜로 무언가를 느끼고 교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사람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 인간 본연의 가치와 존엄 등을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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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존경하는 영화감독은 누구인가요?
A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감독님들, 그리고 편집실에서 후반 작업을 하는 감독님들, 카페에서 시놉시스 구상을 하는 감독님들 등 치열하게 현장을 지키는 모든 감독님들을 존경하고 제게 큰 용기와 힘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Q
꼭 한번 캐스팅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A
비전문 배우와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규격에 맞춘 작업보다는 다르덴 형제의 방식처럼 비전문 배우와 열린 방식으로 작업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A
다큐멘터리, 영화, VR 구분 없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관객들에게 더 많이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많은 피드백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 작업이 다른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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