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을 가진 모든 존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 밴드 ‘프롬올투휴먼’ - 글 김보섭, 사진 봉재석, 사진제공 프롬올투휴먼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결핍을 가지고 있다. 때로 결핍은 우리를 주저앉히지만 또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결핍을 가진 모든 존재들에게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들을 만났다.


Q
밴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A
리더 겸 건반에 문성환, 드럼에 문성호, 기타에 박재우, 베이스에 남우석, 그리고 보컬에 블레싱. 이렇게 총 다섯 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
프롬올투휴먼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A
리더(문성환)가 한 명 한 명 멤버들을 모았습니다. 결성할 당시 저희 멤버들이 전부 음악적으로나 상황적으로나 결핍이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이 결핍을 음악으로 만들어 풀어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남들은 쉽게 드러내지 않는 감정을 보여주자는 마음이었죠. 처음에는 악기 연주만 했었는데 보컬이 있으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에 블레싱을 영입한 뒤 바로 앨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Q
프롬올투휴먼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A
프롬올투휴먼은 ‘모든 존재에서부터 인간으로까지’라는 뜻인데요. 내적으로는 ‘덜 진화된, 결핍이 있는’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가 음악적으로 결핍이 있고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진화하고 싶다는 의미로 이름 지었습니다. 정말 저희가 아무것도 아닌,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팀명도 프롬올투휴먼으로 짓고 로고도 원숭이로 결정했고요.
Q
어떤 결핍을 가지고 있었나요?
A
모든 뮤지션이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잖아요. 자신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저희도 마찬가지였어요. 소위 언더그라운드에 있는 뮤지션이다 보니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결핍이 있었죠. 동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또 다른 결핍도 있었고요.
Q
어떤 음악을 하나요?
A
저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영화를 보고 느꼈던 감정을 R&B 소울 음악을 기반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주 바탕이 되는 흑인 음악을 밴드 사운드로 재해석하고 있고 어떤 장르나 스타일을 따라가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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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앨범 커버가 인상적이에요.
A
앨범 커버는 저희 음악을 듣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듣기 전에 커버를 먼저 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유자’라는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저희 음악을 먼저 들려주고 상황이나 상징을 설명해주면 그 친구가 생각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미국 카툰의 감성을 담아내려 하고 있어요.
Q
지난해 ‘2019 뮤즈온(이하 뮤즈온)’ 최종 TOP5에 올랐는데 ‘뮤즈온’에 참여하신 계기와 소감이 궁금한데요.
A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지원했던 것 같아요.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얻어서 지금까지도 감사하고 있어요. 출연 이후에 ‘어떤 점을 좋게 봐주신 걸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고, 하던 대로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도 했고요. 지금까지 저희가 총 네 장의 EP앨범을 발매한 것에 비해 공연을 많이 안 했거든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확고해졌을 때 ‘뮤즈온’에 참여했어요. TOP5에 호명되었을 때는 저희가 이뤘다기 보다는 너나 할 것 없이 다 같이 해냈다는 느낌이었죠. 뮤즈온은 경쟁보다는 뮤지션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거든요.
Q
프롬올투휴먼이 사랑받는 이유는?
A
무대 위에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항상 저희의 감정에 집중하거든요. 그런 부분을 공감해주신 것이 아닌가 싶어요. 멤버들과 무대에 오를 때마다 평소와 똑같이 하자고 얘기를 하거든요. 결선 무대라고 특별한 쇼맨십을 준비하거나 하지 않았어요. 4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멋있는 걸 보여주는 것은 힘들어도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전달하는 건 오히려 쉽거든요. 그래서 저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음악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A
우선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앨범 발매나 공연 일정을 정하는 게 쉽지 않아요. 오프라인 공연이 줄어들면서 아무래도 온라인 콘텐츠가 콘텐츠산업의 주요 소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문화 예술 관련 정책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 비대면 방식이 더 늘어날 텐데 그럴수록 오히려 경연이나 공모전 등 대면 문화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대면 문화 질서를 확립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음악을 완성한 뒤에 ‘음악을 언제 선보이고, 어떤 방법으로 발표할까, 어떤 프로모션을 펼칠까’ 등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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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요?
A
박재범 씨요. 단순히 춤을 잘 추고 노래를 잘하는 걸 넘어서 흑인 음악 문화를 너무 잘 아는 것 같고 표현도 월등히 잘하시는 것 같아요. 외국 아티스트 중에서는 빌랄이나 디안젤로와 같은 R&B 뮤지션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Q
프롬올투휴먼의 앞으로 꿈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지금까지 총 4장의 EP앨범을 내면서 희망적인 메시지와 용기를 주고 싶었어요. 우리도 하고 있으니까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요. 처음에는 저희가 열등감이나 자격지심 같은 결핍에서 에너지를 받았는데 작년에 수상을 한 뒤에는 이런 에너지를 받는 게 웃긴 거예요. 인정을 받았으니까요. 그래서 이제 에너지를 바꿀 때가 된 것 같아요. 기존과 다른 걸 시도해보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꿈은 계속해서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코로나19 걱정 없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교감하면서 공연하고 음악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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