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포럼 ‘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말하다’ - 글 김보섭, 사진 봉재석

지난 7월 21일 랜선포럼 ‘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말하다’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주관하에 진행됐다. 코로나19 이후의 콘텐츠산업을 전망하고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은 각각 발제와 종합 토론 두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플랫폼, 공연, 게임, 웹툰, 방송, 음악 등 각종 콘텐츠 분야 종사자들이 모여 콘텐츠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현장으로 찾아가 보았다.

1부: 발제 및 콘텐츠산업 브리핑

포럼 1부는 콘진원 이양환 정책본부장의 ‘코로나19 이후, 콘텐츠산업의 위기와 기회’라는 발제로 시작되었다.

이양환 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가 일어나고 있으며 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위기국면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가 제시한 자료를 통해 6월 말 기준으로 콘텐츠산업 매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제 전망은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매출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수출과 고용 또한 마이너스 지표를 그릴 것이라는 전망을 알 수 있었다.

이 본부장은 콘텐츠산업의 3대 혁신 전략인 정책금융 확충, 실감콘텐츠 지원, 신한류 추진을 언급하며 “기존의 제조업·IT중심의 세제 지원에서 콘텐츠산업의 특성이 반영된 세제 개선 노력과 수익 배분 및 불합리한 계약 관행을 개선하는 공정유통환경 조성, 그리고 R&D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언급하며 “디지털 경제와 저탄소 그린 경제 가속화로 경제 역동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고용사회안전망을 강화해 경제 복원력을 높이고 포용적 사람 투자로 사람 우선의 가치를 실현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콘텐츠산업은 미래 성장 동력임과 동시에 국민의 삶의 질과 국가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현재 산업 체질 개선의 기로에 서있다”고 말하며 발제를 마쳤다.

뒤이어 CJ ENM 김현수 국장의 업계 브리핑이 진행되었다. 김 국장은 ‘K라이프 스타일의 세계화’를 주제로 K팝아티스트와 인플루언서의 라이프스타일 컬래버레이션과 디지털 콘텐츠 및 AR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팬미팅 등 ‘2020 K:CONTACT’의 성공 요인을 발표하며 “KCON(케이콘)의 미래는 온택트”라고 전했다.

1부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구글코리아 김용우 매니저의 업계 브리핑에서 그는 ‘달고나 커피’를 예로 들며 “유통과 소비의 주체는 곧 콘텐츠의 주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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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종합 토론

이어서 2부 종합 토론이 진행되었다. 공주대학교 영상학과 배진아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은 CJ E&M 김현수 국장, 구글코리아 김용우 매니저를 비롯해 PUBG 남영선 본부장, 레진엔터테인먼트 서현철 총괄 PD, JTBC 임석봉 팀장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의 조동춘 실장이 참여하고 문체부 문화산업정책과 이해돈 과장과 콘진원 이양환 본부장이 자리에 함께 모여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다양한 해법과 전망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배진아 교수Q
코로나19로 인해 일어난 콘텐츠 소비나 제작 환경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임석봉 팀장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 시청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10대 시청자의 유입입니다. 또한 낮 시간 시청률이 높아지면서 TV 프라임타임이 저녁 시간에서 낮 시간으로 당겨지는 변화도 있었습니다.
조동춘 실장
음악의 경우 당분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가지고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00년대 초반 음악 산업이 피지컬 앨범 중심에서 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전환됐던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언택트 공연 등이 또 한 번 음악 산업 구조를 바꿀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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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아 교수Q
앞으로 코로나19 이후 전개될 새로운 질서들이 콘텐츠산업에 어떤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또 이를 통해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남영선 본부장
사실 게임 산업은 90년대 말 2000년대 초 온라인 게임의 시작과 함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이미 진행되었습니다. 클라우드를 통해 원격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등 이미 어느 정도 언택트 시대에 대비가 많이 되어있던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환경과 소비자 모두가 언택트 시대에 대비되어 있는 이 자체가 기회라고 여겨집니다. 또한 논-게이머, 게임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비계층이 유입되는 등 시장이 확장되는 것도 언택트 시대가 가져온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김용우 매니저
기존에는 콘텐츠의 완성도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확산성에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작 단계부터 확산을 고려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새로운 시대에 전 세계의 콘텐츠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철 총괄PD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창작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완성되어 나오는 콘텐츠뿐 아니라 제작하는 사람도 콘텐츠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배진아 교수Q
콘텐츠산업이 변화를 맞아 새로이 도약하려는 이 시점에서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조동춘 실장
유통 구조는 혁신적으로 개편되고 있는데 법제도나 규정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산업 구조가 변경됨에 따라 새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임석봉 팀장
방송 콘텐츠가 많이 소비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노동 변화로 인해 제작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내수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할 경우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진출이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지원 정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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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철 총괄PD
웹툰은 비교적 최근에 산업화가 진행된 분야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많이 부족합니다. 불법 유출에 취약한 산업이라 각광을 받을수록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웹툰이 단독 콘텐츠로 인정받기 보다는 출판 만화를 중심으로 제도가 만들어져 있는 등 관련된 규제들이 여전히 오프라인 위주로 형성되어 있어 웹툰 분야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남영선 본부장
한국은 외국 게임 콘텐츠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개발사가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게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지원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소 개발사에게 글로벌 시장의 문턱은 너무 높습니다. 오픈 플랫폼이고 누구나 게임을 등록할 수 있지만, 심리적·경험적으로 부족하여 두려움이 큽니다.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지원 정책과 벤처 캐피탈을 통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현수 국장
기존의 제조업 중심에서 탈피하여 문화 산업에 특화된 R&D 개념을 도입하고 이에 맞는 지원 제도가 필요합니다. 또한 콘텐츠 펀드 투자 활성화에 정부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합니다.
이해돈 과장
코로나19가 산업 환경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것과 별개로 디지털화 또는 온라인화, 글로벌화는 콘텐츠산업이 피해갈 수 없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불법 유통을 차단하고 저작권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조업과 IT에 맞춰진 세제 지원 또한 콘텐츠산업 종사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이 자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리에서 다양한 분야 및 장르별로 더 많은 말씀을 듣고, 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정책과 제도에 대해 설명 드리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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