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세상에 현실을 담다, 엔씨소프트 비주얼 캡처 3D 스캔 스튜디오 서상혁 팀장

영화와 애니메이션, 방송에서 현실을 구현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3D 스캐닝. 그런데 머지 않아 게임 캐릭터 또한 현실 인간과(또는 또 다른 생물체와)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속 세상을 현실처럼 만들기 위해 게임 업계 최초로 3D 스캔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국내 게임회사 최초의 3D 스캔 스튜디오

3D 스캐닝은 실재하는 대상을 다수의 카메라로 촬영해 3차원의 모델링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로,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현실과 유사한 상황 연출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MBC 〈구해줘 홈즈〉는 국내 최초로 3D 스캐닝 촬영 기법을 도입해 집안 전체를 구석구석 완벽 스캐닝해 실물과 똑같은 모습의 고품질 VR서비스를 탄생시켰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게임은 점점 현실과 같은 동작, 캐릭터가 요구되면서 3D 스캐닝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7년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본사 사옥에 3D 스캔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스튜디오에는 전신과 표정을 촬영하기 위한 146대의 DSLR 카메라가 원형으로 배치된 전신부스와 의상과 소품을 촬영하기 위한 턴테이블 부스가 빼곡히 설치되어 있다. 엔씨소프트가 3D 스캔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실과 유사한 게임 캐릭터를 제작하기 위해서다. 2017년 이전에는 보편적으로 알려진 3D 스캔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머물렀다. 하지만 보다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고 퀄리티 높은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3D 스캔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게임에서 캐릭터의 외형이나 움직임, 배경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들이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엔씨소프트 비쥬얼캡처스튜디오에서는 3D 스캔, 모션 캡쳐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현실의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있습니다.”

서상혁 팀장은 국내에는 3D 스캔 스튜디오를 본사에서 구축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얘기했다. 스튜디오를 구축하기 위한 공간을 찾는 것부터, 한정된 공간에 효율적으로 장비를 설치하고, 3D 스캐닝 인재를 영입하는 것까지 모두 처음 하는 일이었다.

“고품질의 스캔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촬영, 장비 설계, 스캔 소프트웨어, 모델링 등 다양한 지식이 필요했지만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국내에는 관련 서적이나 정보 등이 부족해 해외 관련 논문을 참고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테스트를 시도했고, 계속해서 기술적인 R&D를 통해 장비를 제작하고 파이프라인을 설계했습니다.”

3D 스캐닝 작업은 남성과 여성, 키와 체형의 차이, 나이의 많고 적음에 따라 캐릭터가 지닌 외적인 특성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3D 스캐닝을 거치면 아주 미묘한 특징까지 잡아내 더 현실적인 캐릭터 모델링 구축이 가능하다. 게다가 게임 제작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3D 스캐닝 작업을 통해 다양한 모델의 샘플을 구축해두고 이를 곧바로 제작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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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데이터를 만드는 방법

그렇다면 3D 스캐닝 작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우선 게임 콘셉트에 맞는 모델이 카메라로 둘러싸인 3D 스캔 스튜디오의 중앙에 서면 오퍼레이터가 정면에 부착된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보며 모델의 키에 맞게 위치를 정확히 조정한다. 스캐닝 프로그래밍이 모델의 위치를 파악하고 위치가 확정되면 스튜디오의 모든 조명이 꺼지고, 스캔 장비에 부착된 조명들만 켜진다. 잠시 후 ‘찰칵’ 소리와 함께 146대의 카메라가 모델의 전신과 표정을 촬영하고 동시에 146장의 사진이 컴퓨터로 실시간 전송된다. 이후에는 ‘리얼리티 캡처’ 프로그램이 사진의 거리값과 위치값 등을 자동으로 계산하고, 모델의 피부나 의상의 명암, 색감, 피부색 등의 데이터를 읽어낸다. 프로그램 속 정렬된 사진들에서 수백 개의 포인트가 생성되는데, 이를 통해 고정밀 모델링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3D 스캔을 하는 방식은 다양한 방법과 종류가 있는데, 저희는 ‘photogrammetry’ 방식으로 스캔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Photogrammetry란 2D 이미지를 이용해 3D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며, 저희는 DSLR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이용해 스캔 데이터를 만들어냅니다.”

데이터 추출 후에는 본격적으로 클린업이라는 보정이 이뤄진다. 데이터의 형태, 음영, 색상, 공간, 재질 등을 보다 매끈하게 정리하는 과정이다. 3D 스캐닝을 통해 추출된 데이터는 세밀한 부분까지 담아내기 때문에, 머리카락이나 피부결, 잡티 등을 보정한 뒤에 개발팀에서 활용하기 좋은 샘플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한 건의 3D 모델링 데이터 샘플이 탄생한다. 3D 스캔 스튜디오에서는 지속적인 3D 스캐닝 작업을 통해 성별, 연령별, 체형별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개발자와 아티스트가 언제든지 꺼낼 쓸 수 있도록 라이브러리 시스템에 축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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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꺼내 쓰는 3D 데이터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모델을 섭외해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3D 모델링 데이터가 많이 축적될수록 게임개발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개발자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해 게임 속에 구현할 수 있게 된다. 미리 데이터를 구축해놓음으로써 피드백을 받는 과정도 더 빠르게 이뤄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저희가 만들어 놓은 인물 스캔데이터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면 한 명의 아티스트가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캐릭터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3D 데이터의 장점 중 하나가 데이터의 유동성인데, 저희는 다양한 외형과 체형을 3D 스캔해 라이브러리로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에서 필요한 부분을 조합, 변형하여 새로운 외형의 캐릭터 또한 손쉽게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3D 스캐닝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게임을 제작하는 아티스트의 부담도 완화됐고, 이전에는 불가능하거나 어려웠던 리얼리티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게이머들 역시 보다 생동감 넘치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아직 많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수준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보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새로운 스캔 장비를 제작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연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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