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에 의미를 더하다, 임팩트게임 스튜디오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

게임을 단순히 재미있는 오락으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 플레이 후 짙은 여운이 남도록 고민하고 실현하는 기업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임팩트게임 신작 〈웬즈데이〉 발매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 중이기도 한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Q
임팩트게임의 뜻이 무엇인지부터 궁금해요.
A
직역하자면 사회적·문화적으로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는 게임을 의미해요. 기존에는 게임을 재미있는 놀이로만 접근했다가 이후에는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한 분야로써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말도 생겼잖아요. 더 나아가 공부뿐만 아니라 영화나 소설같이 개인적 영감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만드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움직임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어요.
Q
힐링게임과 임팩트게임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A
제 생각에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부분이 공통점 같아요. 이때 힐링게임이 시각과 청각에 정서적인 아름다움을 안기며 편안해지게끔 하는 스타일이라면 임팩트게임은 사회적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접근하면서 호러, 어드벤처, 전략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봐요. 힐링이라는 테마가 보통 게임하면 떠오르던 경쟁이나 액션 측면에서 벗어나 사회에 공감대를 전하는 코드로 성공하고 있어서 이 점은 임팩트게임 역시 지향해야 하는 바라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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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웬즈데이〉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A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최초 증언이 있던 날이 1991년 8월 14일 수요일이에요. 그 증언 덕분에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됐고 전 세계 성범죄 피해자의 인권을 되찾고 보장받는 기회가 열렸거든요. 그날을 함께 기억하기 위해서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갖가지 노력을 게임상에서 경험해볼 수 있도록 개발했고 제목 역시 수요일로 선택했어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게이머들이 플레이 후에 수요일이란 이곳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가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Q
〈웬즈데이〉의 첫 시작은 어땠나요?
A
처음 〈웬즈데이〉 제작을 결정했을 때부터 고생과 어려움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예상하지 못한 외부요인 탓에 위기가 오는 것 같아서 두렵더라고요. 하지만 저희의 뜻을 응원해주는 많은분들 덕택에 올해 1분기에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이 3,551명이라는 국내 게임 사상 최다 후원자 수를 기록할 수 있었어요. 클로즈베타테스트 중에도 시나리오나 게임의 방향성을 표현하는 부분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서 출시 후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보고 있죠.
게다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기능성게임 제작 지원사업이 없었다면 〈웬즈데이〉는 시작도 못했을 거예요. 아무래도 민간 투자를 받기 힘든 주제이기도 했고 우리 스스로도 여러모로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개발비를 확보하려 발로 뛰며 노력해도 힘이 들었거든요. 그 상황에서 저희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알아봐 준 셈이니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됐죠. 경제적인 부분에 더해 자신감 또한 함께 얻었어요.
덕분에 3D그래픽 개발 인원도 충원하며 현재의 16명 체제로 갈 수 있었고 저희 소식을 듣고임팩트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분들이 다양한 문의를 주기도 했어요.
ⓒ 웬즈데이 ⓒ 웬즈데이
Q
재미와 사회적인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A
저희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현재 신작 〈웬즈데이〉를 작업하면서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앞으로 2~3년은 더 다방면으로 기반을 다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꾸준히 만들어보고 우리만의 스타일을 갖추는 길뿐이라고 봐요.
게임은 디지털 기술은 물론 음악과 미술, 이야기 등 갖가지 요소를 접목하는 분야예요. 이를테면 게임 스토리 전문 작가 대신 문예창작과 출신의 등단한 시인과 함께 작업하면서 그분의 집필 스타일을 게임에 접목해 스토리텔링을 엮어냈거든요. 이처럼 저마다의 종사자들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력할 때 좋은 게임이 나온다고 봐요.
Q
의견이 달라 부딪힐 때는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A
다른 문화콘텐츠나 대형 게임 개발사는 PD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편이잖아요. 우리는 그만한 경험이나 경력으로 가득한 분이 있지 않다 보니 그런 권력을 내세울 누군가도 없고 소수의 말만 따라가며 진행하는 것 또한 불가능해요. 그래서 각 파트의 여러 전문가들이 의견을 내고 서로 하나둘씩 절충해서 〈웬즈데이〉 작업에 반영하고 있죠.
〈웬즈데이〉 작업을 시작하기 이전에는 게임 주제와 사업 방향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어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논쟁이나 충돌은 피할 수 없죠. 이를 얼마나 조화롭게 엮어서 멋진 결과물로 거듭나게 하느냐가 중요해요.
Q
끝으로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듣고 싶어요.
A
〈웬즈데이〉는 다가오는 11월 30일경에 PC버전으로 출시되고 내년 6월쯤 모바일버전으로도 발매될 예정이에요.
사실 〈웬즈데이〉는 앞서 말했듯 특정 사회문제를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보니 개발 및 비즈니스 측면에서 리스크가 큰 방식이었는데요. 새로 기획하는 작업은 이미지나 스토리 방면에서 조금 더 비유를 많이 담는 스타일로 꾸며보고자 해요. 또 엔딩을 보고 나서 재이용을 할 필요가 없는 패키지 다운로드 방식이 아닌 계속 플레이할 수 있어 지속 가능성이 높은 라이브 서비스 방식 역시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게 사회적 메시지를 다루면서도 캐주얼하게 즐길 만한 임팩트게임을 하나둘 선보이면서 나아가서는 지향하고 있는 콘솔 또는 PC 액션 어드벤처에도 도전하는 것이 향후 목표예요.

좋은 콘텐츠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쳐서 개인에게 임팩트를 남길 뿐만 아니라 개인이 모여 사회적인 움직임까지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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