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 속, 국내 웹툰이 해외 자본을 등에 업고 도약을 준비한다.
K팝의 뒤를 잇는 새로운 한류의 주인공으로 웹툰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웹툰 IP + 해외 제작·유통

지난 12월 18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이 공개됐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스위트홈〉은 본편 공개 전부터 네티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비단 스위트홈뿐만이 아니다. 국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다수의 영상 콘텐츠가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방영했던 애니메이션 〈신의 탑〉은 1화가 공개된 이후 트위터에서 실시간 트렌드 9위에 올랐으며 글로벌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서는 애니메이션 부문 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7월 공개된 네이버 인기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 애니메이션은 미국의 애니메이션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을 통해 미국 전역과 남미, 유럽 지역에서 동시 공개됐고 일본 애니메이션 채널 ‘도쿄 MX’와 ‘AT-X’를 비롯해 중국과 대만 TV 채널에서도 방영했다. 크런치롤은 〈신의 탑〉에 이어 〈갓 오브 하이스쿨〉의 글로벌 유통과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레진코믹스의 인기 웹툰 〈D.P 개의날〉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이처럼 국내 웹툰 IP를 활용한 콘텐츠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단순히 국내 웹툰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 외에, 국내 웹툰 IP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해외의 인적·물적 자본이 적극적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해외 벤처캐피털의 러브콜

잘 만든 콘텐츠를 활용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인기가 증명되자 투자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네이버웹툰으로,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월 자사 웹툰 IP를 기반으로 미국 현지 영상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었다. 영화 〈링〉과 〈인베이전〉, 〈레고 무비〉 등 할리우드 영화·TV 콘텐츠 제작사 버티고(Vertigo)와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루스터티스 스튜디오(Rooster Teeth Studios)가 네이버웹툰의 영화화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2월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형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이 네이버웹툰에 경쟁적으로 투자 의사를 보이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업계에서도 웹툰 IP 시장은 ‘핫’하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면서 웹툰 사업에 대한 시각을 다각화하고 이용자의 저변을 확대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8년 일찌감치 투자제작사 레진스튜디오를 인수했다. 넷플릭스와 함께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가제)도 제작하고 있다. 〈지옥〉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웹툰 산업의 시장규모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웹툰스튜디오 코핀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스틱벤처스와 KB인베스트먼트, 대교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 등에서 총 32억 원을 투자받았다. 투자한 지 3개월여 뒤에 카카오페이지에 공개한 신작이 구독자 70만 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는 웹툰 스튜디오 케나즈에 세컨더리 투자를 했으며 KB인베스트먼트는 웹툰 플랫폼 태피툰에 61억 원을 투자했다.

웹툰 산업은 한국이 세계 콘텐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분야로 예상된다. 국내외 투자가 지속되는 이유도 한국이 보유한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국내 창작가들의 역량이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에서 펼쳐질 수 있는 기회가 지속적으로 마련된다면, 단순히 기존의 스토리를 다른 형태로 담아내는 1차원적인 OSMU를 넘어서 웹툰의 세계관을 다른 장르와 매체로 확장해 더욱 풍성하고 유기적인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언젠가는 ‘한국판 마블’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

다만 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콘텐츠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저작권’이다. 인기 콘텐츠의 이면에는 ‘불법 복제’, ‘표절’ 등의 시비가 끊이질 않는다. 원저작물의 2차 활용 때에는 그 권리관계가 더욱 복잡해진다.

해외의 자본과 제작·유통 인력이 국내 웹툰 IP의 글로벌화를 앞당기고 있지만 견리망의(見利忘義) 해서는 안 된다. 원작자와 사업권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 사이에서 IP 권리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제사회에서의 IP 관리 역량을 키워나간다면 K-웹툰이 선보이는 한류 열풍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