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해피 엔딩이 되는 콘텐츠를 꿈꾸다 문명특급의 홍민지 피디

SBS가 ‘스브스뉴스’를 만들어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스브스뉴스’가 또 〈문명특급〉이라는 걸출한 채널을 탄생시켰다! 어느새 〈문명특급〉이 스브스뉴스에서 독립한 지 1년 반, 10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문명특급〉의 홍민지 피디를 만나보자.

채널 〈문명특급〉의 홍민지 피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대학에서 영상을 복수전공했고, 2015년부터 SBS, 스브스뉴스에서 인턴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반대로 누군가를 주목받게 만들어주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일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스브스뉴스에서 여러 데일리 영상을 만들었고, ‘다시 만난 세대’를 시작으로 ‘문명특급’ 같은 시리즈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그 뒤 문명특급 팀이 스브스뉴스 채널에서 따로 나오게 되어, 이제 독립한 지 1년 반이 됐습니다.
Q
홍민지 피디에게 스브스뉴스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A
스브스뉴스에서 일을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구성 연습을 많이 했죠. 매일 다른 주제로 영상을 구성하고 출고한 뒤, 피드백을 받아서 이를 다시 적용하기 위해 고민하는 훈련을 계속했습니다. 지금 일을 하는 데 그때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죠. 또한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부모님 댁 같기도 합니다. 문명특급이 독립할 때, 자취를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스브스뉴스가 있어서 망해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Q
문명특급 여러 코너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코너는 무엇인가요?
A
‘숨어 듣는 명곡(숨·듣·명)’ 코너입니다. 숨·듣·명을 제작할 때는 최대한 가수와 노래를 있는 그대로 단순하게 노출하려고 노력합니다. 포장을 가장 가볍게 해서 내보내는 코너 중 하나죠. 출연하신 가수분들 중에는 예전에 힘든 시간을 보냈던 분들도 계시는데, 한때 노래로 우리에게 힘을 줬던 분들이 어딘가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그분들을 그런 모습으로 비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냥 노래 그 자체를 조명하고, 우리의 학창 시절을 빛나게 해줬던 주인공으로 부르고 싶었어요. ‘이 노래, 다시 들어도 좋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분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사람이라는 걸 잘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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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한 편 장인정신

Q
가장 공들여 제작한 편을 꼽는다면?
A
보아 편과 브라운아이드걸스 편입니다. 모든 편에 최선을 다하지만, 두 편은 특히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촬영할 때는 자칫 선입견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출연하는 분들이 연예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려 노력합니다. 자칫 특별한, 위대한 사람으로 그들을 담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그들이 그저 자기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와 똑같이 상처받고 기쁘면 행복해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두 분은 제가 학창 시절에 많이 좋아했던 분들이라 자칫 특별하게 만들어 버릴까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덜어내는 작업에 더 신경 써야 했어요. 이분들을 모르고 노래도 처음 듣는다는 생각으로 작업했습니다.
Q
섭외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A
문명특급의 섭외는 조금 특별하게 이뤄집니다. 섭외를 위해 저희 쪽에서 출연진을 찾아다니기보다는, 가수의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게 출연을 요청해서 아티스트 쪽에서 먼저 연락을 해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덕분에 무리 없이 섭외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촬영을 진행했던 여러 아티스트 스태프분들이 주변에 우리 팀에 대해 좋게 평가해주셔서 섭외가 수월하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팬분들의 입장을 대변해 아티스트를 더 배려하며 촬영을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섭외 리스트도 점점 늘어나고 있네요. 특히 에이핑크 매니저님께 많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Q
한 편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A
아이디어가 잘 안 나와서 머리를 쥐어짤 때가 많습니다. 창의 노동이라는 게 참 어려워요. 좋은 기획은 대부분 머리를 쥐어짜서 나온 것들입니다. 아이디어가 나오면 ‘구독자들이 납득할까’ 생각해봅니다. 머릿속에서 구독자의 결재를 미리 받아보는 셈이죠.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립니다. 일주일에 이틀 이상은 거의 새벽 3~4시까지 작업해야 하죠. 팀장님이나 다른 분들이 너무 무리한다고 말리시기도 하지만 콘텐츠를 봐주시는 분들의 시간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콘텐츠를 봐주시는 게 고마우니까요. 최선을 다하는 것과 무리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사전 조사도 많고 팀이 아주 바쁠 것 같습니다.
A
맞아요. 정말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문명특급〉 팀에는 연출팀과 구성팀이 있는데, 저를 비롯해서 김혜민, 오한주 피디와 권나영 인턴 피디까지 총 네 명이 연출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전 조사는 주로 구성팀에서 담당하는데 이은재, 김희연 피디, 이세정 인턴 피디까지 구성팀원들이 고생을 많이 합니다. 촬영은 문소라, 정훈, 오채영 촬영 피디들이 맡고 있고, CG는 김하경 디자이너가 담당합니다. 다들 정말 고생하면서 방송을 만들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일이 힘들어도 계속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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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 가득했던 2020년

Q
코로나19 사태 속, 업무 환경에 변화가 생겼습니까?
A
안 되는 게 많아졌고, 또 변수가 늘었습니다. 밖에서 뒹굴고 노는 콘텐츠도, 사람이 모이는 장면도 찍기 어려워졌죠. 촬영장에서는 매번 체온을 제고, 혹시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장소마다 방역을 함은 물론이고요. 또한 촬영 때마다 출연진들이 마스크를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고민됩니다. 얼굴을 노출해서 일하는 게 그분들 직업이라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출연진들이 마스크를 쓰면 입 모양이나 표정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읽어야 하는 청각장애인들은 방송 내용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고민스럽습니다.
Q
유튜브 구독자가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인기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A
구독자들은 영상을 보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사용합니다. 그러니 우리 영상을 볼 때 웃음이 됐건 메시지가 됐건 뭔가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런 점이 구독자들에게 전달된 거 같습니다. 또한 진정성을 담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오픈합니다. 채널 독립할 때나 숨·듣·명 콘서트가 TV로 나갈 때도 구독자들이 우리의 활동을 갑작스럽게 느끼지 않도록 회의 장면을 모두 공유했죠. 우리가 왜 이런 걸 하는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보여주려 하는 편이고 구독자들도 이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Q
홍민지 피디에게 2020년은 어떤 한 해였나요?
A
도전이 계속되던 한 해였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도 참 많았어요. 한 시간 반짜리 특집으로 TV 내보내는 것도 처음 해봤고, ‘컴백 맛집, 개봉 맛집’이라는 코너도 새로 시작했습니다. 사무실도 독립했고요. 무엇보다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한 해이기도 합니다. 일이 즐거우니 밤을 새우고 다시 출근해도 행복하더라고요.
Q
앞으로 문명특급이 어떤 콘텐츠가 되길 바라십니까?
A
모두에게 해피 엔딩인 콘텐츠가 되면 좋겠습니다. 영상이 딱 끝났을 때 팀원들도 ‘이번 편 참 재밌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시청자들도 ‘한 편 재밌게 봤네, 행복했다!’ 하며, 출연자들도 ‘저기 나가서 참 좋았어’라고 느끼는 그런 방송이요.

좋은 콘텐츠란?
소외당하고 관심 받지 못한 것들을 주목받게 해주고,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관심 갖게 하는 것. 시야를 넓혀주는 콘텐츠.

최근 즐겨보는 콘텐츠는?
나태주 시인의 책을 즐겨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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