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라이선싱 산업을 담론하다, 라이선싱 콘 2020, 2020 이 시대의 슈퍼 IP는 어떤 모습일까? - 카카오페이지 류정혜 부사장

〈이태원 클라쓰〉가 새로이 쏘아올린 전략

2019년 겨울, 다음웹툰의 레전드로 꼽히는 〈이태원 클라쓰〉가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여러 매체를 통해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고 2020년 1월 31일, 대망의 첫 방송 이후 대한민국 안방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 두 개의 플랫폼을 통해 웹툰, 웹소설, 영화 등을 서비스하는 스토리엔터테인먼트 기업 카카오페이지의 류정혜 부사장은 ‘2020 이 시대의 슈퍼 IP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강연에서 〈이태원 클라쓰〉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IP를 중심으로 새로운 캠페인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클라쓰〉 프로젝트를 구성하면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하나는, 사람들이 인식하는 웹툰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점이었습니다. 문화 콘텐츠의 중심에 있는 영화나 드라마만큼 웹툰도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이 정도의 규모로 캠페인이 전개된 적이 없었던 만큼 새로운 형태의 웹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선보이자는 것이었습니다.”

카카오페이지의 전략은 기존 웹툰의 방식과는 사뭇 달랐다. 드라마 방영 전 원작 웹툰을 홍보하기 위해 트레일러를 제작했는데, 움직이지 않는 만화 요소가 강했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현실에서 차용한 배경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야기의 본질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관이나 대형 쇼핑몰을 통해 광고를 진행했고 캐릭터 이모티콘 출시, 캐시 카드 개발, 웹툰 OST ‘새로이’ 음원 발매 등 새로운 방식의 홍보활동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류 부사장은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원작 웹툰의 구독자 수도 함께 상승했다”며 “2018년에 완결된 웹툰은 이미 누적 독자 수 700만 명, 조회 수 2.5억 뷰로 대단했지만 캠페인 이후 웹툰 누적 독자 수 1,500만 명, 조회 수 3.6억 뷰를 달성하며 IP가 가진 누적 매출도 300% 이상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이태원클라쓰 ⓒ 다음 영화

‘슈퍼 IP 유니버스’

〈이태원 클라쓰〉는 그야말로 슈퍼 IP의 신호탄이었다. 웹툰과 웰메이드 드라마가 만나면 큰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넷플릭스를 통해 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시청 순위를 기록하는 걸 지켜봤다. 류 부사장은 벤츠 회사에서 광고 제안이 왔을 때가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며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벤츠에서 〈이태원 클라쓰〉의 배우가 아닌 웹툰 캐릭터를 광고에 쓰고 싶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캐릭터를 모델로 한 벤츠의 전기차가 출시되었을 때, 저는 이때가 바로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순간이 IP화의 시작이었다고 보였거든요.”

이후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페이지가 전 세계에 소개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상상하며 웹툰과 웹소설이라는 원천 스토리 시장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꿈꾸게 됐다. 이때 그들이 가지고 온 전략 키워드는 ‘슈퍼 IP 유니버스’였다. 〈이태원 클라쓰〉의 성공으로 슈퍼 IP의 중요성을 알게 된 카카오페이지는 어쩌다가 운 좋게 대박 난 슈퍼 IP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들만의 ‘지속적이고 반복 가능하면서, 구조를 갖춘’ 슈퍼 IP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OSMU(원소스멀티유즈) 방식으로 슈퍼 IP 전략을 세웠지만 기존 OSMU와는 차별점을 뒀다.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하나의 세계관(유니버스)을 갖는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했는데 대표적인 예가 〈스틸레인〉과 〈승리호〉다. 웹툰 〈스틸레인〉은 이미 영화 〈강철비〉, 〈강철비2: 정상회담〉으로 두 차례 영화화되었고, 〈승리호〉는 내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원작 웹툰이 있으면 그대로 영화에 가져와서 제작을 했지만 저희의 경우, 〈승리호〉는 영화가 제작되면서 웹툰 개발을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시나리오부터 개발되었으나 영화와 웹툰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스틸레인3 ⓒ 다음 영화

K-스토리 시장을 열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이 2006년부터 올해까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한 작품 수와 2021년부터 3년간 제작하게 될 작품 수는 65개로 같다. 이는 앞으로 제작될 작품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할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페이지는 드라마나 영화의 원천 스토리인 웹툰과 웹소설을 함께 공동 개발하고 투자하는 방식으로 작품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지는 미래의 K-스토리의 시장과 그 가능성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무한 웹툰이라는 시장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영화와 드라마 파트너와 함께 슈퍼 IP를 만들어 내 전 세계적인 영향력과 파급력을 갖는 게 이들의 꿈이자 비전이다. 〈사내 맞선〉, 〈갓 오브 블랙필드〉 등 카카오페이지는 전 세계에 선보일 작품을 다수 보유 중이다.

“K-스토리는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지만 우리가 개척해서 경쟁력 있게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의 말처럼 K-스토리 시장은 우리가 상상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파트너와 함께 이 모든 걸 현실로 만들어 나갈 테니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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