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라이선싱 산업을 담론하다, 라이선싱 콘 2020, 해외 매출 800억 '핑크퐁' 브랜드의 해외 진출 사례 - 스마트스터디 이승규 부사장 & 공동창업자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위

한국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누적 조회 수 1위를 5년간 유지했고, 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5천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 2위에 올랐다. 최근 기분 좋은 소식 하나가 더해졌다. 콘텐츠기업 스마트스터디가 제작한 브랜드 ‘핑크퐁’의 〈아기상어〉 댄스 영상이 70억 뷰를 돌파하며 유튜브 전 세계 누적 조회 수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아기상어 댄스의 큰 성공에 힘입은 핑크퐁은 현재 라이선스 업계에서 가장 핫한 IP로 급부상했다. 스마트스터디의 이승규 부사장은 핑크퐁이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소로 주저없이 ‘IP’를 손꼽았다.

“아기상어는 키즈송으로는 전 세계 최초로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서 다이아몬드(유료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등이 1천만 건 이상일 때 주는 최고 등급) 및 11개 플래티넘 인증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또한 북미의 ‘Toy of the Year 2020’ 시상식에서 올해의 라이선스, 올해의 봉제완구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핑크퐁이 전 세계를 휩쓴 IP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콘텐츠의 재생산’에 있다. 따라 부르기 쉬운 중독적인 멜로디는 전 세계인을 사로잡았고, 해외 유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까지 모두가 따라 부르며 콘텐츠는 온라인에서 자연스럽게 퍼져나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공연이나 키즈 뮤지컬 등을 통해 전 세계 200개가 넘는 도시에서 150만 명의 팬들을 만나기도 했고 시리얼, 손 세정제, 치약 등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돼 아이들의 일상생활 깊숙이 스며들었다.

ABC 전략

‘또 다른 인기 상품을 만들어서 성공시킬 수 있는가?’ 아기상어로 큰 성공을 거둔 핑크퐁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전 세계적인 성공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브랜드로 남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 섞인 우려였다. 이 부사장은 아기상어는 운 좋게 탄생한 콘텐츠가 아닌 Adapting(적응력), Branding(브랜딩), Customer-Oriented(고객 지향)라는 체계적인 ABC 전략을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교육 서비스를 목적으로 출발한 스마트스터디는 개발자 출신의 인재가 많았던 덕분에 테크 플랫폼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콘텐츠를 처음 선보였는데 시대의 변화 흐름에 맞게 유행하는 플랫폼에 곧바로 적응해나갔습니다. 유튜브를 예로 들면, 미래에는 인기 있는 플랫폼이 될 거라고 판단해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었던 초창기부터 운영을 결정하면서 플랫폼의 기반을 닦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핑크퐁의 브랜딩 전략은 꾸준한 노출로 인한 각인효과다. 핑크퐁은 자체 제작한 인트로와 징글(jingle,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짧은 길이의 곡)을 만들어 그들이 제작한 모든 영상 콘텐츠에 삽입해 꾸준히 노출시키고 있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을 떠올렸을 때 인트로 영상에서 앵글포이즈 램프가 통통 튀어 오르는 장면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것처럼 핑크퐁도 유저들의 머릿속에 핑크퐁의 인트로와 징글 음악을 각인시키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이 부사장은 “아기상어는 고객의 니즈로부터 탄생한 것”이라며 “남자아이들이 강한 동물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상어’라는 독특한 소재를 선택했고, 거기에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선택했기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핑크퐁 ⓒ 스마트스터디

라이선싱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

핑크퐁은 지금까지 15개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구독자 수 6천만 명, 누적 조회 수 340억 뷰, 6천 개 이상의 콘텐츠를 20개국 언어로 번역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완구 기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 협업을 맺으며 사업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핑크퐁은 기업과의 라이선싱 계약 체결에서 세 가지 요소를 중요시한다.

“저희는 라이선싱에서 ‘브랜드, 매출, 연령 대상(아이, 부모님)’ 세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라이선싱 계약이 브랜드를 위함인지, 단순 매출 증대를 위함인지, 아니면 아이와 부모들을 위함인지 라이선싱의 목적에 따라 파트너 형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핑크퐁은 이미 미국의 해즈브로(Hasbro)라는 기업의 플레이도(Play-Doh)를 스톱 모션으로 제작해 유튜브 조회 수 150만 뷰를 기록했고,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협업해 ‘아기멀록’이라는 NPC 캐릭터를 제작해 유튜브 조회 수 200만 뷰와 SNS 참여 25만 회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이번 강연의 마지막에서 “숏폼 형태인 콘텐츠는 이미지와 동작만 보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아기상어의 부수적인 스토리를 개발해 미국의 니켈로디언 케이블 채널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공동 개발 중인데 내년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론칭할 예정이다”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향후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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