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개의 생각

디지털 전환과 격차에 관한 N개의 생각

선택의 기로

최재원 SAMG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녹아버린 빙하를 바라보는 북극곰의 심정입니다. 선택이 남았습니다. 익숙한 빙하를 찾으러 길을 떠날지, 기존의 나를 버리고 이곳의 환경에 적응해야 할지. 어느 길을 선택하든 고행의 길입니다. 디지털 대전환을 앞둔 콘텐츠 기업의 현실입니다. 어떤 방향이든 새로운 먹잇감이 넘치는 곳으로 가시길 기원합니다.

시대의 종말이 아닌 새로운 시작

이창의 MPMG PD

콘텐츠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집 전화에서 휴대폰으로 옮겨간 듯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겨나게 됩니다. 수직적인 격차 대신 조금 더 수평적이고 넓은 스펙트럼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당장의 결과보다 조금 더 멀리 내다보는 지원과 적극적인 시도를 이끌어내는 열린 사고를 통해 다양하고 풍요로운 문화가 조성된다면, 디지털로의 전환은 시대의 종말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지영균 교보문고 차장

현재 출판 산업은 IT 산업의 변화와 디지털 혁신의 조류에서 상당히 밀려나 있거나 그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출판 사업 ‘유지’와 ‘변화’ 사이에서 혁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여력이 없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만 일단 먼저 치고 나가는 경우로 나뉩니다. 기관의 지원이나 제도적 뒷받침을 통한 ‘출판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환경을 조성하여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나아가 콘텐츠를 기획·생산·유통하는 행위가 출판 산업의 핵심이자 변화의 중심이라는 출판 산업 구성원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되는 콘텐츠 정보, 기술, 유통환경의 변화와 흐름을 파악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이 제공되면 디지털 전환의 격차 간극이 보다 좁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콘텐츠 사업을 성장시킬 좋은 기회

이용수 아트라이선싱 대표

다양화 속에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캐릭터 측면에서 볼 때 디지털 전환은 콘텐츠를 알리고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하지만 빠른 전환은 각 콘텐츠 기업의 대응 여부에 따라 격차를 더 크게 벌리고, 결국 일부 콘텐츠 기업만 남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부의 지원과 다양한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모든 이가, 나이에 상관없이

강명석 위버스 컴퍼니 미디어 콘텐츠 팀장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 게임>을 보려면 넷플릭스를 구독해야 하고, 대형 스마트 TV는 아니어도 최소한 휴대폰이나 태블릿은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오징어 게임>을 다 보고 난 뒤, 관련 콘텐츠를 더 찾아보고 싶거나 함께 소감을 나누고 싶다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해야 하고 온라인 친구도 필요하죠.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몇 %나 될까요? 그리고 이 조건들을 충족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여론은 실제 수치보다 얼마나 과대표 돼있을까요? 디지털 격차는 이미 드라마 한 편을 보는데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모든 이가 최소한의 모바일 환경을 갖추도록 지원받고, 나이에 상관없이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김양은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강사, 전 한국교육방송공사 이사

디지털 전환은 사람, 환경, 기술이 소통하고 융합하는 사회로의 변화입니다. 그간 디지털 격차는 항상 개인 역량에 맞춰져 논의되었지만, 산업에도 격차로 인한 양극화가 존재합니다. 콘텐츠산업의 격차는 이용자에게도 다양한 콘텐츠 경험과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기술과 평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

한선 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주변에 키오스크(무인단말기)가 부쩍 늘어나고 있고 식당이든 주차장이든 사람을 상대하는 일보다 무인단말기와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습니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AI 로봇과 어울려 사는 일상도 그리 먼 것 같지 않습니다. 이대로 우리는 AI 기술 덕에 더 적게 일하고 더 풍요로운 시간을 보내는 미래를 성취할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 전도사로 알려진 미래학자 마틴 포드는 한 강연에서 AI는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기술과 평등’, 두 논의의 조화로운 결합을 기대해 봅니다.

진정한 디지털 포용이 필요해

홍경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디지털포용기반팀 수석연구원

코로나19 이후 대면 서비스 산업이 무인정보단말기, 모바일 앱 등을 이용한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로 급속히 전환되었습니다. 이에 장애인·고령자 등의 취약계층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용에 불편을 느끼고 있습니다. 디지털 비대면 시대에 정보취약계층을 배려가 아닌 고객으로 함께 성장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디지털 포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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