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렌드 3

파티는 시작되었다!

글 김은영(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외래교수)

워치 파티(Watch Party)가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콘텐츠 향유와 소통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워치 파티?

워치 파티란 ‘스트리밍 서비스나 앱을 사용하여 온라인으로 여럿이 함께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는 일종의 사회적 시청(co-watching)’이다. 워치 파티 참여는 OTT 웹사이트에서 혹은 웹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진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훌루, 디즈니플러스, 왓챠 등의 OTT 플랫폼은 자사 콘텐츠의 워치 파티가 가능한 서비스를 웹사이트에서 제공 중이다. 이와 달리, 텔레파티(Teleparty)나 시너(Scener)와 같은 웹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다양한 OTT의 콘텐츠를 워치 파티로 즐길 수 있다. 워치 파티는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회사에 따라 서로 다른 명칭을 사용하며, 제공하는 기능에도 차이가 있다. 워치 파티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해당 서비스 계정이 필요한 경우가 대다수다.1)

해외에는 이미

현재 해외에서는 다양한 워치 파티 플랫폼과 웹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본 글에서는 대표적인 서비스만을 다루고자 한다.2) 먼저 OTT 플랫폼을 살펴보면, 이들은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웹 브라우저를 통해 재생을 동기화할 수 있는 워치 파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워치 파티(Amazon Prime Video Watch Party)’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웹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영화나 쇼의 워치 파티 아이콘을 선택한 후 이름을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프라임 비디오 계정이 있는 친구에게 보낼 수 있는 링크가 생성되고, 호스트에게는 일시 중지, 재생, 에피소드 내에서 이동, 다음 에피소드 시작의 권한이 부여된다. 파티 참여자들의 컴퓨터에서 콘텐츠가 동기화되어 스트리밍 되며, 중간 광고는 없다.

훌루에서 제공하는 ‘훌루 워치 파티(Hulu Watch Party)’는 18세 이상의 친구 7명과 함께 실시간 채팅을 하며 콘텐츠 시청이 가능한 서비스다. 초기에는 광고 없는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자만 사용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훌루 계정이 있는 모든 사용자에게로 확대되었다. 이로 인해 시청 도중 광고가 나오면 콘텐츠는 광고가 끝날 때까지 광고 없는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시 중지된다. 또한 모든 참가자가 개별적으로 일시 중지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라는 특징을 갖는데, 일시 중지 이후 앞서간 다른 시청자 그룹과 다시 동기화할 것인지 묻는 알림이 표시된다.

디즈니플러스는 ‘그룹워치(GroupWatch)’ 기능을 통해 워치 파티가 가능하다. 컴퓨터 브라우저와 스마트 TV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도 볼 수 있어 이용 가능한 기기의 범위가 가장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 이모티콘으로만 참여자 간 소통이 가능하여 상호작용에 있어서는 가장 제한적이다. 한편, 사용자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오디오 또는 자막 언어를 변경할 수 있어 다른 언어로 보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친구 및 가족과 함께 시청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슬링 워치 파티(Sling Watch Party)’는 그룹이 함께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최초의 서비스로, 스포츠 팬이나 실시간 채널을 시청하려는 이들에게 유용하다. 하지만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에 제한이 있는데, 로컬 채널이나 유료 시청 이벤트는 워치 파티로 스트리밍 할 수 없다. 슬링(Sling) TV는 회원 가입 전에도 세 개의 워치 파티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워치 파티 참가자는 영상 채팅도 가능하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기기에서만 메신저 앱의 일반 화상 통화 중 ‘함께 보기(Facebook Watch Together)’ 기능을 사용하여 콘텐츠를 함께 볼 수 있다. 이전에 저장, 업로드 또는 본 모든 비디오를 포함하여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TV 프로그램 및 영화 시청이 가능하다. 통화 중인 모든 사람이 그룹에서 스트리밍 중인 콘텐츠를 빨리 감기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또 다른 워치 파티 방식인 웹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여러 OTT 콘텐츠의 워치 파티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텔레파티와 시너가 있다. 텔레파티의 원래 명칭은 넷플릭스의 워치 파티 서비스를 제공했던 넷플릭스 파티(Netflix Party)였으나, 최근 디즈니플러스, 훌루, HBO 맥스의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명칭이 변경되었다. 텔레파티 자체는 무료지만 시청하는 모든 사람은 스트리밍 중인 플랫폼의 계정이 필요하다. 훌루는 무료 서비스 이용 기간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호스트는 재생 컨트롤 권한을 호스트만 가질지, 모든 참가자에게 부여할지 선택할 수 있다. 단, 크롬(Chrome)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시너는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크롬 브라우저 확장이라는 점에서 텔레파티와 유사하다.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옵션으로는 방(the room)과 극장(the theater)이 있으며, 방은 최대 10명만 참여할 수 있고, 모든 구성원은 영상과 문자로 대화가 가능하다. 반면, 극장은 채팅에 참여할 수 있는 시청자 수에 제한이 없다.

국내에는 아직

워치 파티가 활성화된 해외와 달리, 2021년 4월 12일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왓챠 외에 워치 파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다.

해외의 경우 디즈니플러스와 페이스북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서비스가 PC 웹 브라우저에서만 이용 가능한 것과 달리, 왓챠파티는 웹 브라우저와 모바일에서 모두 이용 가능한 장점을 지닌다. 서비스 이용은 함께 감상하고 싶은 콘텐츠를 재생한 후 플레이어 하단에 위치한 말풍선 모양 아이콘을 클릭하여 직접 파티를 개설하는 방식과, 홈 리스트에 왓챠파티가 진행 중으로 표기된 콘텐츠를 클릭해 이미 개설된 파티에 참여하는 방식이 있다. 왓챠파티를 개설할 경우에는 공개와 비공개를 설정할 수 있는데, 공개 방은 2,000명까지, 비공개 방은 100명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재생 컨트롤 권한은 공개 방에서는 호스트에게만, 비공개 방에서는 모든 참여자에게 있다.

왓챠파티는 베타서비스 출시 이후, 8월 말 까지 총 54만 9,570개 이상의 방이 개설되어, 1일 평균 3,870건의 파티가 열렸으며, 왓챠 이용자 중 48%가 왓챠파티 기능을 이용하고, 파티 내 메시지 수가 총 6,693만 1,380건, 일평균 47만 1,348건으로 파티 내 이용자 간 소통도 활발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베타서비스의 성공에 힘입어 정식 서비스가 2022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성과는 왓챠가 진행한 #헐왓챠파티에 캠페인의 성공에 힘입은 바 있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과 영화를 함께 보며 그들의 실시간 음성 코멘터리를 들을 수 있는 이벤트였다. 이말년 작가(침착맨)가 참여한 이벤트에는 총 1만 여 개의 계정이 참여할 정도였다.

파티는 계속될 수 있을까

국내외 OTT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워치 파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증대시킴으로써 가입자 탈퇴를 막고, 자사 콘텐츠 이용 시간을 늘리면서,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경제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딜로이트가 2021년 4월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3)에 따르면, 일부 가입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한 후 바로 가입을 해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TT 입장에서는 워치 파티 서비스가 가입자의 해지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신규 서비스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성공의 기저에 있는 소비자의 욕구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워치 파티의 성공은 코로나19로 인해 강제적인 고립에 처했던 이들이 개인화된 미디어 소비를 벗어나 소통과 공유, 공감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즉 워치 파티는 혼자만의 시공간이 제공하는 편안함과 시청 경험을 공유하는 즐거움이 만나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워치 파티는 여전히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팬데믹이 종료되면 억눌렸던 욕구들이 분출되어, 초기에는 직접 만나 극장이나 공연을 가는 실제 공동 시청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경험한 워치 파티의 편안함과 재미는 다시 사람들을 PC나 모바일로 불러들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 향유 방식이 될 전망이다.

다만 워치 파티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세심한 데이터 분석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먼저 왓챠파티에서 공포영화, 애니메이션과 같은 특정 장르 시청이 늘었다는 점4)에서 장르별 워치 파티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해당 장르의 콘텐츠를 확충하고 이용자의 편익을 늘리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또한 해외 다수의 워치 파티가 지인들을 중심으로 한 소수 대상 워치 파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왓챠파티는 비공개인 경우에도 100명까지 참여가 가능한 형태이다. 향후 이용자들의 편안한 시청 환경과 공유에 대한 욕구가 균형적으로 만나는 지점을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비록 미국의 이야기지만 MZ세대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기보다는 게임이나 음악 듣기를 더 선호한다는 딜로이트의 조사 결과가 있다. 국내 MZ세대가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유형이 이전 세대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N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