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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편집실

미국의 독주, 유럽의 도전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의 독주를 막기 위한 유럽의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EU 산하기관 The European Audiovisual Observatory에 따르면 영국을 비롯한 유럽 28개국 SVOD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두 서비스의 점유율이 70%를 넘는다고 해요. 이에 영국과 스웨덴의 현지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시장 탈환을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요. BBC, ITV, Channel 4, Channel 5 등 영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동맹 구축’ 전략으로, 여러 채널의 콘텐츠를 한 곳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단일 스트리밍 앱을 구축하기로 했어요. 한편, 스웨덴의 Nent Group은 북유럽 드라마와 지역 스포츠 토너먼트로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 범유럽으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어요. 영어와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 서비스로 2023년까지 영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발트해 지역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해요. 이미 미국이 장악해버린 시장에서 영국과 스웨덴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도전적인 행보가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팬데믹 이전보다 더

미국 박스오피스가 팬데믹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CNBC에 따르면 10월 미국 박스오피스 수익은 6억 3,790만 달러로 올해 최고 기록이었던 7월의 5억 8,36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고 해요. <007 노 타임 투 다이>,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듄> 등 극장 개봉 영화의 흥행과 살아난 소비 심리가 매출 증가의 주요인이라는 분석이에요. 지난 31일 기준 올해 미국 박스오피스 수익은 31억 달러 수준으로, 2020년 동기대비 45%, 2019년 동기대비 66% 증가한 수치래요. 심지어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높다는 점이 매우 놀라운데요. 중국 또한 올해 영화관 입장료 수입이 지난 10일까지 401억 3,000만 위안을 기록하며, 2019년 같은 기간을 넘어섰다고 해요. 올해 상반기에 2004년 이후 최저 관객 수와 2005년 이후 최저 매출을 기록한 우리나라도 위드코로나의 시작과 함께 상승길만 걷기를 바라봅니다.

“혐오는 농담이 아닙니다”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흥행과 더불어 3분기 유료 가입자가 438만 명 증가하는 등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넷플릭스가 큰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넷플릭스 코미디쇼 <더 클로저>의 트랜스젠더 혐오 표현에 항의하며 넷플릭스 본사 직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인데요. 넷플릭스의 일부 직원들은 <더 클로저>가 공개되기 전부터 이 쇼가 트랜스젠더 등에 대한 폭력이나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해요. 그럼에도 넷플릭스의 공동 CEO 테드 서랜도스는 “논란이 있지만, 영상 속 내용이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더 클로저>의 방영을 결정했어요. 이후 내부 정보 유출을 이유로 해고된 직원이 ‘넷플릭스 트랜스젠더 직원 지지 모임’의 고위 간부이자 이번 파업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반발과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편 넷플릭스는 올해 업계 최초로 <다양성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젠더·인종·민족성·장애 등 22개 항목의 다양성 지표를 제시한 바 있는데요. <더 클로저> 방영을 강행한 건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장애를 가진 등장인물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출연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평과는 사뭇 다른 행보로 보입니다. 콘텐츠 소비자의 사회적 올바름에 대한 기준이 높아진 가운데, 넷플릭스가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나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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