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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Picture

언택트와 새로운 일상

편집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에게 찾아 온 ‘언택트(Untact)’ 생활은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한다.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는 시간이 늘었고, 문화공연은 스트리밍으로 대체됐다. 콘텐츠의 모습이 변함에 따라 생활도 변화하는 중이다.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언택트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일상을 들여다봤다.

온라인으로 즐기는 ‘최애’ 콘서트

  • “현장감은 조금 덜했지만 집에서 편히 앉아 볼 수 있다는 점, 다른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평소 공연 관람을 즐기는 A씨는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관람했다.

지난 4월, 그룹 방탄소년단은 이틀간 유튜브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시했다.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줄여서 ‘방방콘’이라는 이름으로 방탄소년단의 지난 콘서트와 팬미팅 실황 8편을 무료로 공개한 것. 이에 전 세계 시청자 약 200만 명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관람했다. 온라인 환경이라는 특징 때문에 장소 불문 손쉬운 접근이 가능했던 것이다.

영상 콘서트의 경우 현장에서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이 없는 대신 온라인으로 소통한다. 실시간 채팅, 아티스트와의 화상 연결 등을 통해 같은 공간이 아닌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비대면 상황의 단점 중 하나는 영상 속에서는 함께 있지만, 현실에는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각국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팬들의 영상을 한 화면에 띄우거나 함께 채팅에 참여하게 하면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유대감을 보완한다.

아예 온라인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Beyond LIVE’라는 콘텐츠를 도입,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를 열고 있다. 소속 가수인 슈퍼엠(SuperM), 웨이브이(WayV), 엔시티 드림(NCT DREAM), 엔시티 127(NCT 127)이 전 세계 100여 개국을 대상으로 이미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SM은 증강현실(AR) 기술로 대형 스타디움을 구현하여 무대를 연출하거나,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해 무대에 호랑이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프라인 공연이었다면 세트나 소품으로 만들어졌을 요소를 영상 기술로 만들어낸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온라인 영상 콘서트’라는 새로운 영상 콘텐츠 시장을 연 셈이다.

〈랜선음악여행 - 트립 투 케이팝〉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식 트위터

지난 5월에는 〈랜선음악여행 - 트립 투 케이팝(Trip to K-Pop)〉이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 되었다.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16개국에서 공연을 보려는 한류 팬들이 실시간으로 함께했다. 이 공연은 재생횟수 38만 뷰 이상을 기록해 온라인 공연의 새로운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출연한 가수들은 랜선 공연이지만 실시간으로 팬들의 반응을 볼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영상 콘서트는 앞으로도 다방면의 고민을 통해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트의 세계

  • “세달 째 헬스장에 가지 못해 간단한 운동기구들을 집에 구비해두고 유튜브를 통해 ‘홈트’ 영상을 찾아보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직장인 B씨는 지난 2월부터 재택근무중이다. 재택근무의 장기화로 인해 일상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는 그는 헬스장에 가는 대신 개인 트레이너가 짜준 운동 프로그램에 따라 홈 트레이닝을 한다. 영상을 통해 운동 동작을 교정받기도 한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배구 선수 김연경, 방송인 줄리엔 강 등 유명인이 직접 찍어 올린 홈트 영상이 화제가 됐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는 진종오, 서채연 및 스포츠 선수들이 등장해 함께 운동 하는 ‘내 집 안 운동하기 홈Fit’ 영상을 제작해 배포했다.

‘홈트족’이 늘어나며 온라인 PT도 성행하고 있다. 트레이너와 실시간으로 연결해 영상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라이브 형태로 진행되는 온라인 PT 서비스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면 접촉이 불가피하다고 여겨졌던 피트니스 시장도 영상 콘텐츠를 통해 서비스되며 새로운 미래를 점치는 중이다.

나만의 집콕 영화관

  • “극장에 가는 것보다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보는 게 더 좋아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에도 아마 집에서 영화를 더 많이 볼 것 같아요.”

대학생 C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있다. 원래부터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즐겨온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단연 넷플릭스’라고 대답했다.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꾸준했지만, 2020년 1분기에만 새 가입자가 약 1,600만 명 증가했으며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약 28% 증가한 57억6,769만 달러(약 7조 798억 원)로 추산됐다.1)

C씨의 말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더라도 사람들이 온라인 영상 콘텐츠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더라도 온라인 대여를 통해 집에서 최신 영화를 시청하겠다’는 인원이 무려 응답자의 70%였다고 한다.2)

극장에서 개봉하던 영화가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개봉하는 양상도 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극장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가 확산 양상을 보여 개봉이 잠정 연기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결국 〈사냥의 시간〉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어 온라인을 통해 개봉했다. 이때 영화와 함께 제공된 190여 개국 29개 언어 자막 덕분에 해외 가입자들의 관심을 받게 돼 ‘K-콘텐츠’로 관심을 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득이한 결정이 의외의 소득으로 이어진 것이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다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들 한다. 일상의 모습을 바꿔놓은 코로나19가 미디어 환경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잠시 멈춰진 대면 콘텐츠 시장의 대안 정도로 치부할 수 있을까? 대면 콘텐츠의 대안으로서가 아니라 특색 있는 자체 영상 콘텐츠가 자리 잡는 지금, 미디어 시장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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