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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 Policy 3

판 키우는 K-영상콘텐츠,
세계의 중심이 되다

영상콘텐츠 정책 세미나 들여다보기

글. 차예지(편집실)

영상콘텐츠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는 지금, 영상콘텐츠의 활성화와 미래 정책 모색을 위해 전문가들이 뭉쳤다. 지난 8월 24일 열린 영상콘텐츠 진흥 정책 세미나 <OTT 환경에서 영상콘텐츠의 확장과 육성 방향>과 9월 9일 열린 ‘BCWW 2021’ 세션 <영상미디어콘텐츠의 문화적 가치, 한류의 미래> 현장에서 나눈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OTT 환경에서 영상콘텐츠의 확장과 육성 방향

지난 8월 24일, 국회의원 임오경 의원실 주최로 열린 <OTT 환경에서 영상콘텐츠의 확장과 육성 방향> 세미나는 날로 커져가는 영상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짚어보고,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이양환 본부장과 최선영 연세대 교수의 발제에 이어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한 종합토론도 진행됐다.

  • 발제 1

  • OTT시대 콘텐츠의 중요성과 영상콘텐츠의 확장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양환 본부장은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킬러콘텐츠’의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말했다.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심화하는 이유도 이탈하는 이용자를 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플랫폼과 미디어를 그릇, 콘텐츠를 내용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그릇은 많지만 내용물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방송산업 재편 상황에서 콘텐츠가 논의에서 소외되는 현실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창작자와 기획자를 위한 콘텐츠 진흥과 육성을 위한 법제도, 제작 환경 변화와 인력양성을 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 발제 2

  • OTT시대 영상콘텐츠 IP 생태계 활성화 방안

영상콘텐츠의 IP 비즈니스 측면을 다뤄준 최선영 연세대 교수는 왜 K-콘텐츠와 OTT의 만남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한국은 슈퍼 IP들을 기반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의 웹콘텐츠 플랫폼이 성장했고 거기에 높은 수준의 한국 이용자들은 OTT 서비스가 발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콘텐츠 IP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어, 제작사는 라이선스와 저작권 판매로 수익을 확보하고 아카이브 등을 통해 기존 콘텐츠로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콘텐츠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글로벌 콘텐츠로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전했다.

  • <OTT 환경에서 영상콘텐츠의 확장과 육성 방향> 세미나 현장

종합토론

  • 좌장_

  • 인하대학교 하주용 교수

  • 토론_

  • 호서대학교 이준호 교수, 와이낫미디어 이민석 대표, 에그이즈커밍 고중석 대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신강영 본부장, 연세대학교 최선영 교수,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양환 본부장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학계와 제작사, 투자사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논의를 들을 수 있었다.

호서대 이준호 교수는 영상콘텐츠 산업 진흥 필요성에 공감하며, 현재 글로벌 OTT 주도의 콘텐츠 제작 확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콘텐츠 저작권을 가지는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며, IP의 법적 보호 또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와이낫미디어의 이민석 대표는 제작사의 입장에서 OTT 산업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만큼 시장의 자율적인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공공기관이 지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사가 제작을 해도 편성을 받지 못하면 콘텐츠 IP가 버려지기 때문에, 이런 IP의 활용을 돕는 정부 사업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tvN)을 만든 에그이즈커밍 고중석 대표는 대기업 중심의 OTT 발전이 우려된다며 창작자 중심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하는 제작 환경 조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P의 소유권, 근무 환경 변화로 인한 리스크 등에 있어 제작사가 불리한 입장이라면 제작 환경도 안정적일 수 없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투자사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의 신강영 본부장은 과거 지상파 중심이던 콘텐츠 제작 구조가 OTT 중심으로 옮겨왔을 뿐, 제작사는 여전히 힘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자본을 떠나 콘텐츠가 자립할 수 있도록 세심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다만 AR, VR 등의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처럼 새로운 분야로의 투자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미디어콘텐츠의 문화적 가치, 한류의 미래

국제방송영상 콘텐츠마켓 ‘BCWW 2021’에서는 <영상미디어콘텐츠의 문화적 가치, 한류의 미래>라는 주제로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패널들과 함께 한류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장우 경북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패널로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최경희 팀장, 도레미엔터테인먼트 김운호 본부장, UMAG 홍일한 부대표,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의 권익준 PD가 자리했다. 패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과 미래, 그리고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정책적인 제언 등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 <영상미디어콘텐츠의 문화적 가치, 한류의 미래> 세미나 현장

드라마 <사생활>(JTBC) 등을 제작한 도레미엔터테인먼트의 김운호 본부장은 드라마를 넘어 영화, 게임,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K-콘텐츠가 앞으로도 경쟁력이 세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OTT 중심으로 가면서 기존에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소재를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을 꼽았다. 때문에 한류 콘텐츠의 인기 요인을 파악하기도 쉬워졌다는 것. 예를 들면 넷플릭스의 <킹덤>처럼 우리나라 정서의 사극이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전 세계 시청자들이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알 수 있게 됐기에 수요에 맞는 공급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운호 본부장은 또 정책적 측면에서 IP를 공유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는 공중파의 IP 독식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작은 회사들을 위한 산업적 토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BBC, 덴마크의 TV2 등을 보며 한국만의 상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음악 유통, 수익화를 하고 있는 UMAG의 홍일한 부대표는 현재 운영 중인 음악 방송 채널의 70%는 해외 트래픽이라며 넌버벌(non-verbal, 언어에 구애받지 않음) 음악 등 언어적 제한이 덜한 영역에서 성과가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음악 방송은 운전을 할 때나 공부를 하면서 시청할 수 있기에 비대면 시대, 일상과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로서 음악 방송의 미래를 밝게 점쳤다. 또한 음원 IP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곡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리소스를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스타트업 운영을 하며 느꼈던 고충도 공유했다. 작은 규모의 제작사들은 정부의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경우 사업이 다시 일어설 때까지 상당히 많은 리스크가 있다는 의견이다. 성공하는 소수도 중요하지만 실패하는 다수가 재기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청춘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했으면 좋겠어>를 선보인 권익준 PD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크리에이터 파워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만큼 제작자로서는 인종, 민족, 젠더 등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형식에 있어서도 전형을 깨고 45분짜리 4부작 드라마, 20분짜리 코미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는 말도 전했다.

최경희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팀장은 한국 콘텐츠의 한류 양상을 분석했다. 한류현황지수를 보면 동남아 위주의 한국 콘텐츠 소비에 비해 영국, 프랑스 등의 국가들에서의 소비는 미비하기에 양극화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드라마에 집중된 방송 콘텐츠와 한류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예능 포맷 수출이나 리메이크 판권 성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 지원에 대해서는 시장 데이터 확보와 콘텐츠 자산으로서 아카이빙 구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좋은 성과를 거둔 한류 콘텐츠 대부분이 넷플릭스를 통해 유통되었기에 드라마 IP에 대한 수익분배에 있어 콘텐츠 제작사와 플랫폼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두 세미나를 통해 콘텐츠 중심의 방송영상산업 진흥을 위한 노력과, 이에 필요한 민간과 공공의 과제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잘 팔리는 콘텐츠’를 넘어 우리 콘텐츠 자체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그날까지, 모두의 의미 있는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