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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to ONE Insight 1

크리에이터와 함께하는
‘벌스워크 메타버스’

‘벌스워크’ 윤영근 대표 인터뷰

글. 구현모
(미디어 뉴스레터 <어거스트> 발행인)
사진. 김성재(싸우나스튜디오)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명확한 갈피를 잡기란 어렵다. 이 단어가 붙으면 주가에는 느낌표가 붙을지 몰라도 비즈니스 모델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바로 메타버스 이야기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모두에게 익숙하고도 낯선 단어가 됐다.
‘벌스워크’는 메타버스를 옥토로 개간하려는 개척자들이다. 국내 굴지 MCN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국내 최대 IT 기업의 콘텐츠 자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윤영근 대표가 올해 설립한 회사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이들은 성공할 수밖에 없겠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청사진이 확실했다. 모두가 물음표를 띄우며 망설일 때, 벌스워크는 당당하게 한 발자국을 뗐다. 그 발자국이 어디로 향할지 인터뷰에 담아봤다.

메타버스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벌스워크가 지향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빌딩 컴퍼니’는 무엇인지 물었다.

  • 윤영근

  • 벌스워크는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 속에서 활동 가능한 크리에이터를 찾아내고, 메타버스에서 IP(지적 재산권)를 만들어내는 스튜디오 겸 MCN을 운영합니다.

    저희는 총 3종류의 크리에이터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제페토와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입니다. 둘째로, 메타버스 안에서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모델러’입니다. 실제로 제페토에서 제페토 화폐인 ‘ZEM’을 활용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아이템을 만드는 분들이 모델러입니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체험형 콘텐츠 혹은 공간을 게임으로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들입니다. 사용자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하는 개발자들이죠.

  • 이전까지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콘텐츠 기획하는 일을 주업으로 해왔고, 현재는 유튜브에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 분들의 콘텐츠를 메타버스라는 체험형 콘텐츠 세상 속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윤 대표가 생각하는 메타버스와 이 메타버스 속 이코노미의 작동 방식은 무엇일까?

  • 윤영근

  • 메타버스가 발전하면, 이 메타버스 안에서 콘텐츠를 키워내는 크리에이터가 나타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오랫동안 체류하게 만들기 위해선 이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가 필요하죠. 그렇다면, 당연히 이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비즈니스화하는 사업자가 필요할 거예요.

    저는 현재 메타버스 시장에 2가지 사업자가 진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IT 플랫폼 사업자입니다. 페이스북(메타), 네이버 등이죠. 다른 하나는 전통 게임 사업자예요. 이들은 메타버스 시장에서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퍼블리셔로 접근해요. 과거 영화관, 출판사, 방송국처럼요.

    이 안에서도 나뉩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스튜디오형이 있고 다른 하나는 1인 창작자, 아마추어, 소규모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죠. 전 후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서비스는 각자 하나의 커뮤니티로서 기능할 거라고 바라봐요. 지금 커뮤니티로 예를 들면 블라인드나 디시인사이드처럼 각 커뮤니티에 맞는 메타버스 서비스가 생길 것 같아요. 실제로 제페토는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여성 유저가 절반이 넘는 ‘엔터테인먼트형 플랫폼’이죠. 반면,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는 남성 사용자가 더 많아요. 더불어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 사용자 특징이 서로 다르기에 대립하기도 해요. 유튜브와 달리 하나의 플랫폼이 독점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메타버스를 말하지만, 정작 메타버스 이용자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가늠할 수 없다. 메타버스 서비스가 얼마나 대중화될 수 있을지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관해 물었다.

  • 윤영근

  •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시간을 쏟는 곳이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현실화하는 데 시간도 꽤 소요될 거고 세대 차이도 있을 거라고 봐요. 예를 들면 전 축구를 정말 좋아해서 많이 하고, 많이 보고, 게임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축구 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체기에 빠져들었어요. 이 원인에는 궁극적으로 10대들이 아버지랑 같이 축구 보는 문화가 단절됐기 때문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어요. 지금의 10대에게 축구를 보는 일은 소요 시간이 너무 길고, 직접하는 데는 비용이 크게 들어가기 때문이죠. 오히려 이들에겐 가상 공간에서 직접 플레이 하는 것의 가치가 더 높을 수 있어요. 유튜브가 TV 시청 시간을 넘긴 것처럼, 장기적으론 메타버스라 불리는 체험형 콘텐츠 소비 시간이 시청형 콘텐츠 소비 시간을 넘을 것이라 봅니다. 이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선 메타버스를 사용할 이유가 되어줄 ‘콘텐츠’가 필요하죠.

다양한 비즈니스가 가능한 가상 세계

메타버스에 대한 비전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의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일까?

  • 윤영근

  • 우선 메타버스 안에서 유명 인플루언서를 만들거나 게임 혹은 아이템을 판매하고자 합니다. 제페토와 로블록스 등 여러 플랫폼을 활용할 예정이고요. 저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픽시드(Pixid)’는 인플루언서 혹은 메타버스 안의 게임을 소재로 콘텐츠를 만들어 홍보하는 IP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 벌스워크에서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픽시드(Pixid)

  • 이게 가장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고, 활용도 가능합니다. 저희가 만든 가상 세계를 유명하게 만들고 이 안에 광고를 붙일 수 있습니다. 혹은 브랜드의 의뢰를 받아 브랜드만의 가상 세계를 제페토 안에 구현할 수도 있죠. 나중엔 NFT를 이용해 맵 혹은 특정 이벤트에 대한 입장권을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보다 더 자유롭게 다양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게 메타버스의 강점입니다.

    또한 크리에이터의 유명세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웹툰을 생각해볼까요. 웹툰 속 캐릭터도 유명하지만, 나중엔 그림을 그린 작가도 유명해집니다. 제페토도 비슷해요. 제페토 안에서 유명한 캐릭터와 아이템을 만드는 친구들은 팔로워가 많아요.

크리에이터가 중요하다면, 그만큼 IP 역시 중요해진다. 하지만 IP는 투자부터 회수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 성공 가능성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없다. 이 리스크는 어떻게 낮추고자 할지 물었다.

  • 윤영근

  • 물론 오리지널 IP를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희망 사항입니다. 하지만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기존 유명 크리에이터와 체험형 콘텐츠 제작을 협업하고 있습니다. 배우 문지후님의 버추얼 휴먼과, 100만 유튜브 크리에이터 마이린님의 제페토 캐릭터를 만들고 있죠.

유튜버 마이린과 그의 제페토 캐릭터 ‘이마린’

출처 : 벌스워크 제공
  • 스튜디오가 IP를 전적으로 소유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자체를 키우는 데 있으니까요. 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에서 IP는 개인에게 가는 게 맞습니다. IP를 억지로 가져오려는 작업은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시장에 맞지 않는 듯합니다.

메타버스 시대, 핵심 역량은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제페토는 저 연령대 타깃 콘텐츠다. 키보드가 어색하고 스마트폰이 익숙한 사용자들이 가장 매력적인 소비자가 될 시기에, 어떤 역량이 개인에게 중요해질지 물어봤다.

  • 윤영근

  • 우선, 이 메타버스 생태계 핵심 크리에이터는 ‘스크립터’라고 생각됩니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게임을 기획하는 크리에이터죠. 프로그래머가 언어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스크립터는 그 언어를 바탕으로 플랫폼 안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이 직군은 이전까지 없던 장르라고 봐요. 기존 게임학과는 취업용 교육과정이지만 메타버스 속 게임은 달라요. 혼자서 맵을 만들 수 있어야 하죠. 그 맵 안에서 레벨 및 아이템 디자인도 해야 해요. 넓고 얕은 지식과 재능이 필요해요.

    기업으로서 저희가 추구하는 핵심 역량은 ‘체험형 콘텐츠 기획력’이에요.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과 같거든요. <런닝맨>(SBS) 혹은 <무한도전>(MBC)처럼 콘텐츠 안에서 하나의 상황과 규칙을 만들고 이걸 체험할 수 있게끔 ‘버추얼 월드’를 만들어야 해요. 어쩌면 3~5년 뒤엔 나영석 등 유명 PD님들도 메타버스 콘텐츠 기획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를 꿈꾸거나 관련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 윤영근

  • 취미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학생 때부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보는 게 좋죠. 우리 회사에 입사한 개발자도 취미로 시작했는데, 이제 모든 회사에서 이 친구를 탐낼 정도로 발전했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도전해보고 다양한 일을 해보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자신의 자산을 만들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필자 소개

  • 구현모
  • 미디어 뉴스레터 <어거스트> 발행인. 콘텐츠 스타트업, 플랫폼 및 콘텐츠 기업을 거쳤으며 현재 미디어 뉴스레터 운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성공하고 싶습니다.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