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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상 좋아하던 한 소년의 꿈이 현실이 되다
분류 애니메이션 등록일 11.04.1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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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정 길 훈

 

 <주요경력>
 2007 한국콘텐츠진흥원 애니메이션 제작스튜디오 선정
 2008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프로젝트 지원사업 본편부문 선정
 2009 SBA 서울시 우수중소기업 선정
 2010 <똑딱 하우스> 니켈로디언 채널과 전 세계 방영계약 체결
 2011 국내 단편용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 개봉

 

 

퍼니플럭스 엔터테인먼트와 정길훈 대표.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극히 일부만 살아남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최근 커다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인물이다. 퍼니플럭스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똑딱 하우스(Tic Toc House)는 내년 국내 방영을 앞둔 가운데, 이미 해외에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공동제작 및 투자유치를 이끌어낸 바 있다.

 

 

‘똑딱 하우스’의 시작은 기획서 한 장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그건 정길훈 대표의 꿈과 열정이라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그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마술상자였다. 무엇이 나올지 설렘을 동반하면서 매번 새로운 것이 나오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그런 거 있지 않은가. 1998년 3D와 첫 인연을 맺은 정 대표는 2000년 이후 애니메이션 산업과 시장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그는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이 많이 힘든 상황이었죠. 산업 규모를 비롯해서 방송사 판권료도 낮아지는 추세다 보니 다른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해외에서 승부를 보자는 것이었죠. 국내 시장이 워낙 협소한 상태라서 기획 당시부터 해외 시장에 맞는 작품을 혼자서 기획하고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스토리를 구성해 나갔죠. 사업이라는 걸 잘 모르던 제가 창업을 선택한 건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기 위한 선택이었고요.”

 

정길훈 대표가 창업을 결심했을 때 그에겐 사업에 대한 마인드보다는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이 더 컸던 게 사실. 2000년 초반부터 새로운 콘셉트의 작품을 구상하다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2007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애니메이션 제작스튜디오 지원사업 공고였다. 가진 것은 기획서 한 장뿐이었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채택이 되었고 그는 본격적으로 제작인력을 모으고 트레일러 작업에 들어갔다. ‘똑딱 하우스’가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조디악” 미디어 그룹과 공동제작 및 투자계약 체결

 

정길훈 대표의 ‘똑딱 하우스’의 모태가 된 건 나무를 소재로 한 완구였다. 학교주변 서점과 아동 관련 전시회 등을 다니며 소재를 찾고 리서치를 시작하던 정 대표에게 유아교육전시회 참관이 새로운 아이템을 선사했던 것.

 

 

“그곳에서 나무를 소재로 한 완구와 교구에 대한 엄마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게 되었죠. 전시장 부스 중 2/3가 나무완구나 가베 등을 활용한 업체일 정도였죠.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엄마들도 고급스럽고 친환경적인 고가의 완구와 교구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나무 완구는 원래 유럽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제품이라 글로벌한 소재이기도 했고요. 여기서 나무 소재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착안을 하게 된 것이었죠.”

 

‘똑딱 하우스’는 시간을 알려주는 나무 인형 똑이와 딱이가 보내는 시계 속 세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취학 전 아동들에게 시간이 지닌 반복성과 규칙성, 사회성 등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된 작품이다. 시계와 시간을 소재로 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며, 나무로 이루어진 배경과 나무 완구 캐릭터라는 독특한 설정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 돌아보면 겁 없는 도전이었던 것 같은데요, 제작스튜디오 지원을 받으면서 당시 뉴욕에서 열리는 키즈스크린서밋에 리플렛 하나를 들고 무작정 참가했습니다. 키즈스크린서밋은 전 세계 애니메이션 프로듀서들이 모여 컨퍼런스도 하고 정보 교류를 하며 서로의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거든요. 거기서 ‘똑딱 하우스’는 저를 어리둥절하게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당시만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죠. 작품만 들고 나갔지 구체적인 협상이나 계약에는 전혀 대처하지 못했거든요.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었죠. 그렇지만 작품에 대해 더욱 확실한 자신감을 갖는 수확을 얻을 수 있었죠.”

 

이후 정길훈 대표는 당시 의견이나 지적 받은 부분을 보강하고 지속적인 수정을 거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지원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해외심사위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결국 ‘똑딱 하우스’는 본편 부문에 최종적으로 선정됐고, 국내외 시장에 ‘똑딱 하우스’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 큰 관심을 보여 ‘똑딱 하우스’를 영국의 RDF 미디어 그룹에 소개했고, 그해 가을 프랑스 깐느에서 열린 MIPCOM에서 공동제작 및 투자에 합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똑딱 하우스’는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스페인 등 많은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저는 유아물의 강국인 영국 업체를 선택했죠. 첫 번째 이유는 텔레토비, 토마스 기차 등 우리가 아는 전 세계적 히트작은 거의 모두 영국작품이라는 것이었죠. 현재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영국 스태프 모두가 그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전문가들이기도 하고요. 또 다른 이유는 ‘똑딱 하우스’는 궁극적으로 미국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적으로 50%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빼놓고는 글로벌을 이야기 할 수 없는 셈이죠. 하지만 미국은 생각보다 폐쇄적이라 직접적인 진출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대안으로 미국 방송사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영국 제작사와 손을 잡는 우회전략을 택했던 것입니다.”

 

세계 3대 방송 콘텐츠 배급 및 제작사인 조디악 그룹과 공동제작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똑딱 하우스’의 잠재력을 간접적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현재 ‘똑딱 하우스’에 쏟아지는 기대치는 상당하다. 이미 디즈니, BBC 등 해외 대표방송사에서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니켈로디언 채널을 통해 전 세계 200여 나라에서 '똑딱 하우스'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이라는 새로운 콘셉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은 일반 애니메이션에 비해 어려운 부분이 많다. 제작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어떤 점에 비중을 둘 것이냐 하는 부분이다. 정길훈 대표 역시 어떤 식으로 풀어야 아이들이 좋아하고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유아물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특색 없고 비슷비슷한, 즉 동물만 바꿔서 나오는 작품들이 양산되는 현실에 타협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유아물은 교육적인 부분도 고려해야만 합니다. 해외 공동제작을 하게 된 이유에는 이것도 분명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해외에는 전문가가 굉장히 많거든요. 콘텐츠 강국인 영국 업체와 공동제작하면서 유아 콘텐츠 만드는 기준 같은 걸 많이 습득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정길훈 대표는 ‘똑딱 하우스’의 특징을 새로운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똑딱 하우스’는 나무인형 세상의 시계 속 이야기다. 그렇다 보니 시간 관련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많이 들어가 있다. 콘셉트나 비주얼을 보면 다른 애니메이션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될 정도로 캐릭터 개성도 강하며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요소들이 많이 담겨 있다. 정 대표가 생각하는 ‘똑딱 하우스’의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똑딱 하우스는 시장을 알고서 미리 기획한 건 아닙니다. 지금은 콘텐츠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데 글로벌로 보면 홍수인 셈이죠. 그런데 거기서 살아남는 건 극히 일부입니다. 몇 작품이 세상을 지배하는 상황이죠. 결론은 하나입니다. 새로운 느낌이 필요한 것이죠. 디자인이든 콘셉트든 남들이 안 한 걸 하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미 우리의 디자인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디자인으로만 보면 예쁘긴 하지만, 해외 시장에 나가보면 예쁜 캐릭터는 굉장히 많습니다.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예쁜 것보다 스타일이나 콘셉트에 비중을 두는 게 더 경쟁력이 있겠죠. 그런 면에서 똑딱 하우스는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창의력이 담겨 있으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던 게 성공한 요인이 되지 않을까요?”.

 

 

정길훈 대표는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소개해 달라는 주변의 요청을 받을 때마다 부끄러운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지 3년 정도 지났지만 거기에 특별한 노하우라고 소개할 정도의 경험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여기엔 그의 겸손함도 한몫 하고 있을 것이다. 거듭되는 요청에 그가 들려준 대답은 ‘적극성’이었다.

 

“국내 창작자가 많다고 하지만 대부분 남에게 보여주는 걸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남에게 보여줘서 그들이 어떤 얘기를 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다고나 할까요. 작가주의 이런 것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찾아보면 해외 말고도 국내에 작품을 선보일 행사는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곳에 참석하고 외부 피드백을 받아서 반영하려는 노력이 굉장히 중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도 그러고 있거든요. 하지만 주변 창작자들을 보면 굉장히 소극적인 분들이 많은데 좀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하나는 해외로 나가면 회사 인지도라든지 규모를 보는 게 아니라 작품이 좋고 아이디어를 먼저 봅니다.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좋은 파트너 만나서 투자를 받거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있는 것이죠.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망설이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따지면 이게 사실 끝이 없거든요. 초기라고 하더라도 그림 한 장이라도 나가서 반응을 보고 지금 준비하는 방향이 맞는 것인지도 느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시장조사나 트렌드 파악 측면에서도 많이 나가서 손해 볼 일은 없거든요.”

 

주변에서 말하는 정길훈 대표의 이미지는 ‘꿈이 있는 사람’이라든지 ‘꿈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 또는 ‘꿈을 위해서 새로운 것을 계속 찾아나가는 사람’ 등이다. 예외 없이 그를 떠올리면서 그와 꿈이라는 단어를 연계하는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 답을 찾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그 답은 그가 말하는 이야기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을 시작할 때부터 남다른 꿈과 열정을 갖고 있었고 다른 건 몰라도 지금도 그 당시 가졌던 그 설렘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죠. 주변 친구들을 봐도 대부분이 자기만족보다는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뒤늦은 방황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체념한 채 살아가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무척 좋아했던 소년.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따라 그리는 건 물론이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그려서 노트나 교과서를 온통 낙서투성이로 만들었던 소년. 그러던 어느 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에서 들판을 뛰어다니는 공룡을 보고서는 ‘나도 저런 걸 만들겠다’고 결심한 그 청년의 꿈같은 이야기가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공상을 좋아하던 한 소년의 꿈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전해질 날이 멀지 않았다.

 

 

글 김남용 기자 media@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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