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품의 핵심인 디자인에 가치를 더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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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13.02.26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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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의 핵심은 디자인이다!(Design! core of the goods)’라는 모토를 내걸로 지코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한 이근공 대표. 그는 출판디자인, BI, CI, 콘텐츠 개발에서 편리한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산업에 디자인 가치를 더하는 회사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그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10여년 정도 BYC의 상품개발팀에서 브랜드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디자인 하는 일을 해왔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길벗이라는 출판사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북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많지 않았습니다. 보통 디자인이라고 하면 광고나 방송, 제품시장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하던 시절이었죠. 출판시장이 텍스트 중심에서 디자인 기반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초부터입니다. 상품의 브랜드와 디자인을 개발하는 일을 해왔었기 때문에 길벗에서 일할 때도 브랜드적인 관점에서 책을 바라봤습니다.”
길벗의 대표작인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를 비롯해 <시나공> 시리즈, <기적의 계산법> 시리즈, <손에 잡히는 과학> 시리즈 등은 그의 손을 거쳐 하나의 제품으로 독자들에게 전파됐다. “그 동안 시리즈 중심의 브랜드를 많이 개발하고 디자인 상품을 런칭하는 일을 도맡아 진행해 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디자인 하는데 있어서 누구보다 자신 있다는 생각합니다.”
▲ 이근공 북디자인의 손을 거쳐 브랜드로 정립된 길벗의 대표작들인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시나공> 시리즈, <기적의 계산법> 시리즈, <손에 잡히는 과학> 시리즈
그가 처음 길벗에 들어갔을 때는 한 달에 1권 정도의 책을 냈지만 나올 무렵에는 한 달에 20여종의 책을 내는 회사로 성장했다. 디자이너 1인당 한 달 평균 5~6종의 책을 디자인하고 있는데,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면 디자인을 도출하기 위한 기반 작업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새롭고 기발한 것이 최고가 아니라 상품의 경쟁력과 속성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기획 단계에서 새로 만들려고 하는 상품의 속성을 이해하다 보면 상품의 코어 즉, ‘핵심’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디어는 거기서부터 출발합니다. 디자인을 전개할 때는 출시하고자 하는 상품이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지부터 살펴보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미 많은 경쟁상품들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인 개발의 초점은 시장에 나갔을 때 경쟁 제품과 싸울 수 있는 상품의 코어와 차별점을 결합하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기획 회의를 시작하는 초반에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참가시킴으로써 상품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도출시키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회의가 거듭될수록 위험 요소는 걷어내고 장점을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도록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를 정립해 나갔다.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가 만들어진 뒤에는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규모가 작은 출판사에서는 한두 명의 디자이너가 본문 디자인에서 조판, 표지 디자인까지 모든 업무를 진행해야 하지만 길벗의 경우에는 디자인이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여 본문 디자인을 확정하고 디자인 규칙에 따라 편집 회사에서 작업할 수 있는 형태로 발송한 후, 부속(머리말ㆍ책의 사용법ㆍ목차ㆍ색인 등)과 표지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요리사가 자신의 요리를 위해 최고의 재료를 가져다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디자이너도 책이라는 상품이 빛날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산업에 디자인 가치를 더해주고 싶다는 이근공 북디자이너는 새로운 디자인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전자책은 PDF나 e-Pub 파일 형태에 머물고 있고, 콘텐츠에 따라서는 앱(App)으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전자책은 콘텐츠를 담아내는 매체로써의 문제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정보를 어떻게 보관하고 사용하느냐는 관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그렇게 접근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숙제에 불과합니다. 전자책으로 개발하기 좋은 상품은 사전이나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소설 같은 경우에는 종이책이 주는 편안함과 감흥을 아직은 전자책이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오랫동안 출판 관련 일을 해왔지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책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제 만든 책보다 오늘 만든 책이 더 좋기 때문이다. “북디자인을 잘 해서 자랑스러운 것도 중요하겠지만 디자인 원칙이 지켜지고 시장에서 성과가 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독자들로부터 ‘보기 좋았다, 깔끔하다, 사용하기 편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습니다.”
길벗은 IT를 기반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언어와 아동교양ㆍ학습서, 인문분야까지 출간하는 종합출판 그룹사로 발전했다. 그는 책 한 권을 내더라도 독자의 관점에서 끝까지 완성도를 높여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을 찾는 소비자들은 책에 담긴 내용을 제대로 알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 중에는 책의 표지나 글씨를 화려하게 꾸미려고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북디자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는 책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독자들에게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북디자이너의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이근공 대표가 운영하는 지코디자인연구소의 서재에 꽂혀 있는 책들
▲ 디터 람스의 ‘좋은 디자인 10계명’을 마음속에 새기고 새로운 디자인을 찾고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근공 지코디자인연구소 대표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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