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캘린더
닌텐도 다이렉트는 2011년 10월부터 시작된 프레젠테이션 쇼케이스로, 게임 개발의 핵심 인사들이 직접(Direct)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게임 라인업이나 정보를 종합하여 발표하는 쇼케이스이다. 이는 기존 미디어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개발사와 게이머 간에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유저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은 방식이며, 소니를 비롯한 여러 게임 제작사들이 이러한 방식을 벤치마킹하였다. 매년 4분기를 제외하고, 분기별로 1회씩 닌텐도의 인사가 종합 정보를 발표하는 정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특정 게임 소프트웨어나 시리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게릴라 다이렉트도 편성되어 있다. 이 경우, 게임의 프로듀서나 디렉터가 직접 출연하여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닌텐도 다이렉트 로고 출처 : Nintendo닌텐도 다이렉트는 일본, 북미, 유럽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각국의 언어로 발표를 진행한다. 북미에서는 영어로 발표되며, 한국에서는 닌텐도 3DS 출시 이후 독자적인 닌텐도 다이렉트가 진행되었고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2015년 한국 닌텐도의 구조조정 이후, 자막 지원 영상을 올리거나 한국어화와 관련된 소식만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축소되었다. 초기에는 정보 전달에 집중하는 딱딱한 분위기였으나, 2012년 하반기부터는 손동작이나 발표자의 연기를 포함한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 변화하였다. 2015년 이와타 사토루(Iwata Satoru) 전 닌텐도 사장의 타계 이후에는 분기별 중요 정보 공개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2021년부터는 매년 2월, 6월, 9월에 진행되고 있으며, 2020년 12월부터는 게임 외에도 애니메이션, 굿즈 등을 다루는 미디어 믹스 다이렉트를 포함한 슈퍼 닌텐도 월드(Super Nintendo World) 관련 다이렉트도 시작되었다.
닌텐도 다이렉트 진행자 코이즈미 요시아키 디렉터 출처 : Game-brothers올해 2월에 열린 닌텐도 다이렉트에서는 사상 최초로 ‘파트너 쇼케이스’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행사를 진행했다. 이전에는 서드 파티 게임을 소개할 때 ‘닌텐도 다이렉트 Mini’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나, 파트너 쇼케이스라는 새로운 명칭을 도입한 것은 서드 파티의 참여를 늘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파트너 쇼케이스는 25분 분량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40분가량의 정규 다이렉트보다 짧은 분량이다.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는 라이브 시청 행사가 진행되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라이브 방송이 아닌 영상 게시 형태로 제공되었다. 직전 다이렉트와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고, 등장한 많은 게임들이 이미 공개된 상태였기 때문에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024 닌텐도 다이렉트 : 파트너 쇼케이스 출처 : Nintendo투모로우 코퍼레이션(Tomorrow Corp)은 2024년 8월에 <월드 오브 구 2(World of Goo 2)>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작품은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 ‘Must-play’라는 높은 평가를 받은 전작 <월드 오브 구(World of Goo)>의 후속작으로, ‘구(Goo)’라는 구형의 물질을 활용하여 퍼즐을 풀어가는 게임이다. <월드 오브 구>는 가능한 적은 수의 구를 활용해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다. 구는 구조물을 공중으로 띄우거나 표면에 달라붙어 길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플레이어의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요구하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월드 오브 구 2>에서는 전작보다 더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구들이 추가되었고, 새롭게 64개의 스테이지와 4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여 더욱 풍부한 게임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투모로우 코퍼레이션의 <월드 오브 구 2> 출처 : Tomorrow Corp<판타지 라이프 i 빙글빙글 용과 시간을 훔치는 소녀(Fantasy Life i: The Girl Who Steals Time)>는 <레이튼 교수>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의 게임 개발사 레벨파이브(LEVEL-5)에서 2024년 10월 10일에 발매 예정인 슬로우 라이프 RPG 게임이다. 위 작품은 드래곤 화석에서 발산되는 빛을 단서로 지도에 없는 섬을 발견한 주인공이 흉악한 드래곤의 습격을 받고 1,0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동물의 숲(Animal Crossing)>과 유사한 생활 시뮬레이션 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나, 핵심적으로는 액션 RPG의 요소가 강조된 게임이다. 전작 <판타지 라이프(Fantasy Life)>처럼 모든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언제든 변경할 수 있으며, 14개의 직업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전투, 채집, 제작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여 과거와 현재 두 시대를 오가며 섬에 숨어 있는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이며 최대 4인의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레벨파이브의 <판타지 라이프 i 빙글빙글 용과 시간을 훔치는 소녀> 출처 : : LEVEL-5<유니콘 오버로드(Unicorn Overlord)>는 바닐라웨어(Vanillaware)의 카마타니 조지(George)가 개발한 SRPG6) 장르의 게임으로, 3월 8일에 발매되었다. 비주류 장르인 SRPG로 공개 당시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으나,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는 80점 후반대의 평점을 기록하며 SRPG 장르의 부흥을 기대하게 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전형적인 SRPG의 복잡성으로 인한 피로감을 줄이고, 직관적이지 않은 전략이나 불합리한 시스템을 최소화하여 이용자의 스트레스를 감소시켰다. 또한, 클래스의 개성이 드러나는 직업 디자인과 플레이어가 직접 설계하는 전략적인 전투 방식, 그리고 바닐라웨어 특유의 유려한 2D 그래픽 아트로 호평을 받았다. 바닐라웨어는 5시간 동안 스토리 1장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체험판을 제공하여 풍부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소프트웨어 품귀 현상으로 인해 사과 공지가 올라왔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스위치판의 재고가 부족하여 4월 초까지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세계 유수의 게임 회사인 닌텐도의 최고 경영진이 직접 정보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특히 닌텐도의 강한 지지층이 있는 국가들, 북미나 일본에서는 닌텐도 다이렉트의 공식 방송 예고가 발표되면 관련 커뮤니티에서 축제가 벌어진 듯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방송이 시작되면 전세계적으로 3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라이브로 함께 시청하며, 40여 분간의 발표가 끝나면 커뮤니티가 활기를 띠고 닌텐도 생태계는 더욱 견고해진다.
닌텐도는 밸브(Valve)의 스팀(Steam), 애플(Apple)의 앱스토어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선구자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규모의 게임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이다. <젤다의 전설(The Legend of Zelda)>, <슈퍼 마리오(Super Mario)>, <스플래툰 (Splatoon)> 등의 주요 게임은 내부 개발팀에서 발매한 퍼스트 파티 게임이며, <포켓몬 (Pokémon)>, <파이어엠블렘(Fire Emblem)> 같은 게임은 닌텐도가 지분을 보유하거나 자회사와 다름없을 정도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세컨드 파티’ 협력사의 게임이다.
이번 닌텐도 다이렉트: 파트너 쇼케이스는 닌텐도가 서드 파티 개발사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자하는 시그널로도 해석될 수 있다. 자사 콘솔 독점작 위주로 소개하던 다른 다이렉트들과 달리 <그라운디드(Grounded)>, <엔더 매그놀리아: 블룸 인 더 미스트(Ender Magnolia: Bloom in the mist)>와 같이 독점작이 아닌 타 콘솔에서도 함께 출시되는 게임들도 차별하지 않고 소개했다는 점에서 닌텐도는 앞으로 외부 개발사들과의 협력을 더 강화하는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