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기업] 완구제조사 마텔,

IP 앞세워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분야 진출

그동안 게임이나 영화, TV 시리즈에서 인기를 얻은 캐릭터들이 완구로 제조되었던 것과 다르게,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얻은 완구 캐릭터가 게임이나 콘텐츠로 제작되는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다.
IP를 보유한 기업이 게임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추세이고,
게임산업에서도 IP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 내에서 게임 산업의 경계는 점차 흐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팬데믹 위기 이겨낸 완구제조사 마텔

글로벌 완구제조업체 마텔(Mattel)이 2021년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세계 1위의 완구회사에 등극했다. 2022년 연초에만 주가가 15% 이상 상승한 마텔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올해 매출이 8~10%가량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텔은 팬데믹으로 아시아 지역의 공장과 소매점이 폐쇄되어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고, 경쟁사인 하스브로(Hasbro)에 디즈니 캐릭터 라이선스를 빼앗길 만큼 위기를 겪기도 했다. 올해 1월 다시 디즈니 라이선스를 되찾고 성장의 가도를 달리게 된 마텔은 현재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와 실사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며 패션 브랜드와 NFT를 출시하는 등 자사 IP를 확장하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영화나 게임, TV 시리즈에서 인기를 얻은 캐릭터를 장난감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IP를 활용하여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마텔의 전략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할지 주목받고 있다.

2마텔의 IP 기반 사업 확장

2.1. 마텔의 IP 영상화

이미 넷플릭스를 통해 바비인형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는 마텔은 총 2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후속작 <바비: 잇 테이크 투(Barbie: It Takes two)>를 올해 넷플릭스와 전 세계 방송사를 통해 공개한다.1  마텔의 텔레비전 담당 부서 총괄책임자 프레드 소울리(Fred Soulie)는 이 작품으로 바비의 세계관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
△캐나다 코러스(Corus), YTV △영국 팝(Pop) △독일 슈퍼 RTL(Super RTL) △이탈리아 카투니토&부메랑(Cartoonito & Boomerang) △폴란드 카날+(Canal+), 미니미니(Minimini) △그리스 스타 그리스(Star Greece) △포르투갈 그리미아(Dreamia), 판다(Panda) △에스토니아 키즈존(Kidzone) △호주 나인고(9Go!) 등의 방송사와 계약을 완료했다.

2018년 영화 제작 부서를 설립한 마텔은 현재 12개의 실사영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2  마텔을 대표하는 캐릭터 바비의 실사 영화 <바비>는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핑크색 컨버터블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마고 로비(Margot Robbie)의 첫 스틸이 공개되자 완구 제품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실사화 될지 관심이 커졌다.3

2
마텔은 직접 영화를 제작하지 않고, 제작사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3
워너 브러더스(Warner Bros.)에서 제작하고 <레이디 버드(Lady Bird)>와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을 연출한 그레타 거윅(Greta Gerwig)이 감독을 맡았다. 워너브러더스와는 1968년에 첫 출시한 장난감 자동차 브랜드 ‘핫휠(Hot Wheels)’의 실사 영화 제작도 진행할 예정이다. <스타트렉(Star Trek)> 시리즈의 J. J. 에이브럼스(J. J. Abrams)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외에도 할리우드의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인 블럼하우스(Blumhouse)와 <매직8볼(Magic 8 Ball)>을 제작하고 있으며, 파라마운트와 우주비행사 액션 피규어 맷 메이슨(Matt Mason)의 실사 영화도 제작하고 있다.4  MGM과 1989년 첫 출시한 장난감 브랜드 ‘폴리포켓(Polly Pocket)의 실사 영화를 제작중이기도 하다.5

4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의 시나리오 작가 아키바 골즈먼(Akiva Goldsman)이 합류하고 톰 행크스(Tom Hanks)가 제작 및 배우로 참여한다.
5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의 릴리 콜린스(Lily Collins)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Barbie> 스틸

출처: Screenrant(2022.4.)

2.2. 게임 산업 진출 시도

마텔은 IP 확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게임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핫휠 언리쉬드(Hot Wheels Unleashed)>이다. 이 게임은 엠브레이서 그룹(Embracer Group) 산하 개발사인 마일스톤(Milestone)이 제작했으며, 2021년 9월 출시되었다.6

6
2022년 4월에는 2번째 확장팩 <몬스터 트럭 익스텐션(Monster Trucks Expansion)>이 출시되었다. 5개의 장난감 자동차와 4가지 시나리오, 트랙 모듈 등이 추가되었다. 첫 번째 확장팩은 작년말 출시된 <배트맨 익스텐션(Batman Expansion)>이다.

장난감 자동차 핫휠은 아이들뿐만아니라 토미카와 함께 전 세계 수집가들이 주목하는 제품이다. 2021년 매출이 10억 6,800만 달러에 달할 정도이다. 도색을 새로하거나 문을 개폐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등 커스텀 커뮤니티도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핫휠 언리쉬드> 게임 화면

출처: IGN(2021.9.)

<핫휠 언리쉬드>에서 구현된 장난감 레이싱 트랙

출처: IGN(2021.9.)

게임은 장난감을 1:1 스케일로 구현해 장난감 레이싱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레이싱 대결을 펼치는 AI는 4단계로 설정할 수 있는데, 가장 쉬운 단계에서는 어린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핫휠’이 오래전부터 지속되어온 브랜드인만큼 향수를 자극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게다가 특정 미션을 수행해 자동차와 트랙 부품을 수집하는 요소도 결합해 핫휠의 팬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매력을 갖췄다. 수집한 트랙 부품을 사용해 자신만의 트랙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힘입어 2021년의 3개월만에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마일스톤의 루이사 빅시오(Luisa Bixio) 부사장은 출시 첫 날 매출만으로 마케팅을 포함한 개발비용을 상쇄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핫휠 언리쉬드>의 확장팩이 2022년에 계속 출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핫휠 언리쉬드>는 충성도 높은 팬을 확보한 IP가 게임화될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증명하는 사례이다. 그리고 팬들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게임 요소를 통해 장난감 브랜드를 게임화하는 방식도 제시하고 있다.

3완구사의 IP 확장 전략의 효과

3.1. 소비자 참여와 유대감 향상 추구하는 완구기업

IP 확장 사업은 결과적으로 장난감의 판매 수익을 증가시키겠으나, 마텔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 경험을 확장하여 신뢰를 형성하고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넌 크레이츠(Ynon Kreitz)7CEO는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경이로움을 탐구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다음 세대의 어린 시절을 지원하는 것을 최대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IP 확장에 있어서도 더 많은 포트폴리오보다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멋진 콘텐츠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8

7
2014년에 월트디즈니로 매각된 메이커 스튜디오(Maker Studio)와 세계 최대의 독립 텔레비전 제작회사 중 하나인 엔데몰 그릅(Endemol Group) 등에서 CEO를 역임하고 2018년 마텔의 CEO로 부임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만 20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다.
8
마텔은 ‘다음 세대’를 위한다는 목표 아래 환경 문제에도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고있다. 마텔은 2030년까지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나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제품을 만들어 폐기물 제로 정책과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소를 시행할 것이라 발표했다.

마텔의 목표 달성을 위한 행보는 사내 리더십에 따라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크레이츠 CEO는 IP 확장과 이를 통한 IP 생태계 구축이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정서적인 유대감을 높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디지털 경험 제공을 통해 마텔이 IP 중심의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닌텐도의 IP 확장 전략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9

9
마텔은 지속적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활동을 전개한 결과, 과거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어 마텔의 IP로 향수를 느끼는 효과를 얻었다. 즉 마텔의 IP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또한 닌텐도와 유사한 지점이다.

마텔 이외에도 다양한 완구 제조사가 IP 확장 전략에 나서고 있다. 눈에 띄는 기업은 인형 스퀴시멜로우(Squishmallow)로 유명한 자스웨어스(Jazwares)를 꼽을 수 있다.10 자스웨어는 2021년 12월 <로블록스>에 자사 IP를 활용한 게임 <스퀴시멜로우 월드(Squishmallow)>를 발표했다. 게임 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인형을 수집하거나 꾸밀 수 있다. 출시 4개월만에 누적접속 1,400만 회를 기록했으며, 접속계정수는 370만 개를 돌파해 완구사의 IP 확장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자스웨어도 마텔과 마찬가지로 자사 IP와 소비자의 접점을 늘리고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는 방안으로 게임에 주목했다.

10
스퀴시멜로우는 2017년에 처음 출시된 인형이다. 말랑한 촉감으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총 1,000개의 캐릭터를 다양한 크기로 구매할 수 있어 수집가 커뮤니티도 형성되어 있다.

<스퀴시멜로우 월드> 게임 장면

출처: Toynews(2021.12.)

3.2. 외부 IP 활용 전략, 게임 산업의 기회

장난감 및 머천다이징 상품은 IP 확장 전략의 기초이자 맨 마지막 단계에 해당되었다. 그런데 최근 IP 전략의 흐름이 다양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마텔과 자스웨어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그 이전에 다양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출시했던 레고(Lego)도 있었다. 그리고 이 흐름이 게임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게임 자체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있겠으나, IP 관리와 확장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상호작용성은 IP와 게임 이용자의 유대를 강화하기에 유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게임의 높은 수익성도 무시할 수 없다. 완구 제조사처럼 물리적인 형태의 IP를 소유한 기업과 게임은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까지는 완구제조사가 게임을 직접 제작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 여기서 게임 제작사에게 기회가 발생한다. 게임 제작사에게는 <핫휠 언리쉬드>의 사례처럼 IP의 특성을 이해하고 게임으로 구현하며, 본래의 IP가 다가가지 못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향후에는 넷플릭스처럼 글로벌 완구사가 게임 제작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등장할 수도 있다.11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 경계가 흐려지는 현 상황에서 게임사의 역할이 기대된다.

11
넷플릭스는 지난해 9월 게임 개발사 넥스트 게임즈(Next Games)와 보스 파이트(Boss Fight)를 인수했다.

참고자료
  1. Adweek – Base your brand on an idea that’s bigger than your product, 2022.3.7.
  2. Toynews – Jazwares joins the metaverse with Jazwares Game Studios and new Squishmallow Roblox game, 2021.12.23.
  3. PYMNTS – Mattel rebrands as ‘IP-driven toy company,’ touts Diseny, Netflix, Waner, Microsoft deals, 2022.2.10.
  4. CNBC – Mattel looks to movies, digital gaming and NFTs for its next leg of growth, 2022.2.18.
  5. Time – Meet the man who’s making Barbie a Hollywood star, 2022.2.20.
  6. Traxion - Hot Wheels Unleashed was profitable after just two days on sale, 2022.2.17.
  7. PRnewswire – Squishmallows on Roblox reaches #1 toy game status, 202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