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취재

2021 콘텐츠 스텝업 특강 <콘텐츠 기술 in 메타버스>

글 권라희 사진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인재양성팀

2021 콘텐츠 스텝업은 <콘텐츠 기술 in 메타버스>라는 주제로 지난 8월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식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이번 특강은 메타버스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 기술(아바타, NFT, VFX, 실감콘텐츠-XR, MR)의 트렌드와 활용 사례를 살펴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그중 ‘특강4 엔테테인먼트와 XR, MR’ 대담에서 논의된 이야기를 정리해 소개한다.

특강4 엔터테인먼트와 XR, MR

- XR1), MR2)와의 결합을 통한 콘텐츠의 다변화
  • 모더레이터:

  • 고주원 교수(서울예술대학교 영상학부)

  • 토론 패널:

  • 최은석 부사장(디스트릭트홀딩스), 추봉길 대표(LIVE-LAB)

XR, MR의 현재

  • 고주원

  • 최근 XR 실감 콘텐츠라는 용어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오늘 대담은 ‘엔터테인먼트와 XR, MR’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봅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과연 XR, MR 환경에서도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그 순간만의 공기를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라고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추봉길

  •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온라인 공연의 장점을 살펴보면, 특정한 공간을 지정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공연자와 참여자 간 인터랙션적인 요소를 추가해 보다 크리에이티브한 공연을 만들어갈 수도 있겠고요. 이러한 공간성과 시간성이 XR을 활용한 온라인 공연의 특징이자 장점이고, 메타버스의 개념이기도 합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공연을 현장에서 즐길 수 있도록 선택지를 남겨둘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이전에 영화 <매트릭스>의 설정과 같이 AI 중앙 컴퓨터가 모든 인간의 감각부터 뇌를 컨트롤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하면 무섭기도 하거든요.

  • 고주원

  • 일례로, 얼마 전에 제가 걸그룹 트와이스의 XR 라이브 공연 현장에 참관한 적이 있는데요. 현장에서보다 모니터로 완성된 화면을 봤을 때 비로소 XR 공연에 함께하고 있다고 느껴졌어요. 이제는 XR 공연을 팬데믹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XR 공연만의 고유한 장점이 있음을 이해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XR 공연이 적극 수용되고 있는지, XR 공연은 어떻게 기획되고 어떠한 피드백을 거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추봉길

  • 현재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XR 공연은 활발하게 기획되고, 열리고 있습니다. 아직은 대형 프로덕션과 대형 콘텐츠 제작사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점차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활동이 제약되면서 온라인 볼거리를 더 많이 찾고 있어서 수요가 많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단순한 중계 수준의 온라인 공연을 넘어 다양한 공간과 형식을 체험할 수 있는 XR 공연이 늘어나는 추세죠. 초기에는 XR 공연을 위한 인프라, 리얼타임 엔진 등이 부재해 제작이 지연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XR 공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봅니다.

  • 고주원

  •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하셨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아직 남아있는 국내 실감 콘텐츠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궁금합니다.

  • 최은석

  • 국내 실감 콘텐츠의 한계로 2가지 측면을 짚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국내 시장에서 우리가 만든 콘텐츠로 사업을 충분히 전개할 수 있는가? 두 번째는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만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가 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고, 콘텐츠 기업들도 이 지점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프론트엔드 기술 영역에서 기술 격차는 크지 않습니다. 일정 부문에서는 우리가 우위에 있기도 하고, 최소한 동등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국내 실감 콘텐츠의 시장적 한계로 인해 글로벌 무대에서 쇼케이스를 충분하게 펼치지 못한 점이 기술 격차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기술 격차를 정량적 부분에서 줄이려 하기보다는 훌륭한 콘텐츠를 만드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그 콘텐츠를 어떻게 쇼케이싱할 것인지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제작 주체는 한국의 지역·문화적 특징보다 글로벌 감성의 소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고주원

  • 확장된 공감각적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생생한 몰입감을 주기 위한 다양한 연출 기법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고, 적용해보니 효과적으로 기능한 연출 요소는 어떤 것이었나요?

  • 최은석

  • 저희가 ‘아르떼뮤지엄’이라는 작품화된 콘텐츠를 만들면서 고민했던 지점입니다. 몰입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지금까지는 디스플레이의 형태를 바꾸는 데 그쳤습니다. 몰입을 위한 방법을 최근 R&D를 통해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테스트 중인데, 두 가지만 소개드리겠습니다.

    하나는 공감각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청각과 후각이 사용자에게 하나의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을 연구하여 콘텐츠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다시 말하자면 시각이 아닌 청각과 후각이 주인공이 되는 스토리와 공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인터랙션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면서 현재보다 깊이 있는 참여를 이끌어낼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웹과 모바일, 메타버스와 같은 트랜스미디어 환경에서 작품을 동시에 소비하는 사용자들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하나의 작품으로 형성되어 오프라인 공간에서 표출되는 형태를 실험 중입니다. 이 두 가지가 앞으로의 실감 미디어 기반의 작품에서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 갈 것이고, 사용자의 몰입을 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 고주원

  • 시각을 넘어 청·후·촉각까지 공감각적으로 확장하고, 내가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을 때만이 유일한 현존성으로서의 실감콘텐츠의 가치가 증대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감 콘텐츠를 진정 실감하기 위해 전용 공간과 전용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기존 공간인 박물관, 미술관, 옥외 전광판 등을 활용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최은석

  • 어려운 질문인데요. 우선 저희가 진행한 ‘아르떼뮤지엄’이나 ‘LED아트닷컴’ 등의 콘텐츠는 전용 공간과 전용 디스플레이를 전제로 서비스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야 효과적이기도 하고요. 전용 공간이 주는 장점이 분명하다고 보고 있고, 앞으로도 전용 공간의 장점을 기반으로 확장하는 형태에 주목하려고 합니다.

XR, MR의 미래

  • 고주원

  • 국내 예술 대학 커리큘럼과 산업 현장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교육 과정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한 사전 질문을 주셨는데요. 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이는 새로운 기술과 매체들이 등장하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데 비해, 교육 기관의 흐름과 교육 과정의 개설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분야를 교육과정에 발 빠르게 적용하려면 전문가 교수님들을 모셔야 하는데, 태동한 지 5년도 채 안된 XR, AR 분야를 전공하고 이론으로 정립하신 분들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교육 기관은 과정을 개설하면 4년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술과 용어가 그때까지 계속 될지는 알 수 없는 법입니다. 따라서 최신 분야 콘텐츠와 기술들을 교육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선도적 기업을 비롯해 사례를 만든 혁신적 기업들과 함께 협동 교육과정을 만들고, 산학 협력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기술적 한계가 분명한 VR의 미래적 활용 방안과 가상현실의 대중문화적 활용 방안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서둘러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는데, 이는 다소 위험하다고 봅니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상현실과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의 대부분을 해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기기 호환성 문제부터 차세대 버전 출시 후의 생명력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디바이스 생산자의 권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콘텐츠적 측면에서는 오큘러스 퀘스트2의 등장 이후 VR 전용 콘텐츠들이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또한 박물관, 미술관 등의 작품적 콘텐츠들은 그곳에 가지 않으면 향유할 수 없는 그만의 시장이 있습니다. 체험형 디바이스를 통한 개인 지향적 콘텐츠도 고유한 영역이 있으므로 향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 추봉길

  • 팬데믹 종료 이후 XR 공연이 사라질 것인지 아니면 살아남을 것인지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팬데믹의 영향으로 즐길 거리를 찾고자 XR, AR 기술이 급부상하기는 했지만 사실 이미 발전 중인 기술들이었거든요. 이미 경험한 XR, AR 기술을 저버린다기보다는 온·오프라인 기술이 융복합되어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이 재개되면 다양한 기술과 실감 요소들이 추가되어서 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XR, AR 기술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해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관객에게 어떤 경험과 즐거움을 줄 것인지에 집중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이디어를 나누면 크리에이티브한 공연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하나의 화면 속에 다양한 공간이 동시에 등장할 거라고 예상해요. 시간과 공간성을 넘나들며 모든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이후에는 공간을 설계하는 작업과 동시에 오감을 컨트롤하는 시도가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 고주원

  • 실감 콘텐츠 분야가 더욱 진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최은석

  • 관건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기업만이 XR, AR 콘텐츠를 계속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B2B와 B2C, 라이선스화에 대한 시도는 계속해왔고 실제로 거기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대안이 될 수 있는 상황에 귀 기울이고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모든 것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우리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종 지원들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점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지고, 콘텐츠 자체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기준과 정책이 강화된다면 실감 콘텐츠 분야가 진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고주원

  • 가상현실의 모든 것을 의미하는 VR과 메타와 유니버스의 결합인 메타버스라는 용어부터 거대한 세계관을 담고 있습니다. 수많은 논의가 있음에도 다소 모호하고 세분화된 목록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거대한 세계의 시작점을 알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콘텐츠 스텝업 특강 <콘텐츠 기술 in 메타버스>를 통해 엔터테인먼트와 XR, MR과 관련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으셨길 희망합니다.N

콘텐츠 스텝업 특강
콘텐츠 스텝업(CONTENT STEP-UP)은 콘텐츠 분야 현업인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올해 8월 [테크놀로지] 과정을 시작으로 9월 [A.I.], 11월 [밸류-IP]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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