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23 2022 Spring

    콘텐츠 IP, 장보기 노하우

PEOPLE 1

누누씨 작가 폭력 토끼가 궁금해?!

편집실  그림 누누씨

2021년 2월 업로드를 시작한 누누씨(@nunu.ssi) 인스타그램 계정은 1년 만에 10만 팔로워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짤’과 세 마리의 토끼 자매는 누누씨의 상징이기도 하다. 누누씨는 어떻게 MZ세대를 사로잡은 걸까?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people1

솔직함이 나의 무기!

안녕하세요, 누누씨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인스타그램에서 요상한 3D 그림을 그리는 ‘누누씨’입니다. 귀엽지만 버릇없는 것들을 좋아해서 주로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작가님의 아이들인 덕희, 덕자, 덕춘, 식이도 각각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덕희, 덕자, 덕춘이는 토끼 캐릭터고 식이는 식빵 캐릭터입니다. 원래는 식이가 초대 캐릭터였는데 아쉽게도 현재는 반죽 휴지 기간을 갖고 있어요. 요즘엔 주로 덕희, 덕자, 덕춘이를 많이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주 눈에 띄는 대머리 캐릭터는 바로 접니다.

‘누누씨’로 팔로워 수가 13.4만(5월 2일 기준)을 돌파했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알아보는 캐릭터의 작가가 되셨는데, 우선 그 소감이 궁금해요.

사실 아직도 매일매일 팔로워 수를 보며 얼떨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도대체 왜 저를 좋아하시는 걸까’ 생각하면서도 저와 취향이 비슷하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 친구들이 생긴 기분이에요. 이 자리를 빌려서... 친구들아, 항상 고맙고 사랑해.

  • people1_2 페르소나를 반영한 작품
  • people1_8

(웃음) 조금 엉뚱한 면이 있으시네요. 누누씨의 그림들은 특히 1020세대. 그야말로 Z세대 사이에서 인기인데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인기의 비결이 궁금해요.

아무래도 ‘솔직함’이 가장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 ‘MZ세대’라고 하면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산다는 이미지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소위 ‘MZ세대’에 속하는 사람인데 저희도 눈치 보고, 참으면서 다 똑같이 힘들어해요. 반대로 제 그림들은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서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닐까요?

짧고 굵게 그립니다

2019년부터 SNS에서 그림 계정을 운영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그림 계정을 운영해야겠다는 특별한 시작점이 있었나요?

그림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가 맞아요. 하지만,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는 건 항상 꿈꿔오던 일이죠. 특별한 시작점이 있어 그림 계정을 운영했다기보단, 마음속에 늘 있던 열정이 사그라지지 않았던 거 같아요

처음부터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거 같아요. 처음 그림 계정을 운영하며 겪었을 때의 어려웠던 점이나, 그럴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처음 그림 계정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좋은 반응들만 있진 않았다는 거예요. “대체 왜 이런 걸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댓글이 있었는데요. 그땐 처음이기도 하고, 나름 열심히 만든 작업물이라 속상하기만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거죠.

  • people1_3 누누씨 초기작품
  • people1_4

짧은 내용이긴 하지만 평일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이 매일 올라오더라고요. 작가님의 일과가 궁금해요. 일어나서 제일 먼저, 무슨 일을 하시나요?

이불 개기요. (웃음) 그 뒤에 가장 먼저 하는 게 계정 검토는 맞아요. 보내주신 디엠을 읽어보기도 하고, 이번에 올린 작업물엔 어떤 반응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게시물 피드 색깔을 좀 신경 쓰거든요. 최대한 알록달록한 피드를 만들기 위해 오늘의 작업물 바탕색을 정하기도 합니다.

꾸준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그만큼 준비된 그림이 있어야 하는데요. 작업은 매일매일 하는 편이신가요?

매일 작업을 할 때도 있고, 한꺼번에 많은 그림을 그려둘 때도 있어요. 물론, 소재는 항상 생각하고, 메모하면서 느낌이 올 때 불같이 작업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 소재는 어디서 주로 얻으세요?

제 핸드폰에는 ‘짤’이 정말 많고, 그걸 모으는 것도 제 취미 중에 하나라 늘 즐겁게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다만, 제일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 곳은 저 자신인 것 같아요. 주로 제 성격과 취향을 담는 편이고, 그래서 팔로우가 늘 때 앞서 말씀드린 ‘친구가 생기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요.

소재 외에도 ‘짤’처럼 단장의 이미지를 사용한다거나, 그림이 입체적인 것들도 누누씨 그림의 특징 같아요.

‘짤’이라는 단장의 이미지가 갖는 임팩트와 간결함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짧고 굵게! 그게 작업의 특징이자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림은 3D 그림판을 사용하고, 그 외 다른 프로그램도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3D 그림판은 그림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우연히 사용하게 됐는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3D 그림판을 사용하면서 오는 타 캐릭터와의 차별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2D보다도 시간이 많이 소요돼요. 2D에서는 쉽게 표현되는 방식이 어렵게 표현될 때도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채색 작업을 하거나 캐릭터의 포즈를 그릴 때는 3D 프로그램이 잘 따라주지 않아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디자인, 협업 진행까지. ‘혼자’ 작업을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으세요?

사실 제 성격상 처음부터 마무리 작업까지 혼자서 해낸다는 걸 그렇게 어려워하진 않아요. 다만, 작업에 관한 이야기에 공감해줄 동료가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인 거 같긴 해요.

저의 ‘최애캐’는요.

  • people1_6
  • people1_7

최근에는 스티커, 인형 등 굿즈 판매는 물론, 다양한 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혹시 협업에 있어 작가로서 가장 고민하고,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당연한 거겠지만, 팔로워분들의 반응이죠. 어떤 걸 더 좋아해 주실까 고민을 많이 하는데요. 그러면서도 제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작업인가가 중요한 거 같아요.

인터뷰 내내 이미 이 일을 즐거워서 하는 게 느껴져요. 누누씨의 그림은 곧 작가님의 페르소나 같기도 하고요.

네, 누누씨 계정은 곧 저 자신이에요. 왜냐면 제가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웃음)
저는 제 즐거움과 행복을 우선시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그렇지만 역시 저와 함께하는 팔로워분들이 항상 제 그림으로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면서 계정을 운영 중입니다.

궁금하네요. 그럼 혹시 작가님의 최애캐, 있으신가요?

모두 제 마음으로 낳은 아기들이라 모든 캐릭터가 최애캐죠. 흠, 굳이 뽑자면 노란 베이지색 토끼인 ‘덕춘’이가 제 최애캐에요. 캐릭터를 구상할 때 제일 처음 만든 캐릭터거든요.

그럼 작가님의 캐릭터를 최애로 꼽는 팬들에게 한 마디, 그리고 제2의 누누씨를 꿈꾸는 1인 제작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 캐릭터를 항상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스쳐 가는 인연일지도 모르지만(제발, 스쳐 가지 말아주세요.) 저로 인해 피식 웃으셨다면 저는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2의 누누씨를 꿈꾸시는 분들! 이상한 저의 뒤가 아닌, 제1의 누군가가 될 수 있도록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리길 바랍니다. 경험담인데, 정말로 언젠간 꼭 이루어지더라고요.

앞으로 누누씨 작가님의 계획을 귀띔해주신다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그림들을 그리면서 세상에 제 발자취를 남길 예정입니다.
이상하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고, 계속 생각나는 작가로 알려지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예요. 정말 가까운 현재의 목표는 게시물 300개를 넘기는 건데요. 늘 그랬듯이 오늘도 열심히 그리겠습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