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23 2022 Spring

    콘텐츠 IP, 장보기 노하우

알쓸콘잡

2022 방송영상콘텐츠산업 현안세미나 ‘넥스트 노멀’ 시대의 방송영상산업

최세정 교수(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넥스트 노멀(Next Normal)’ 시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팬데믹이 가져온 콘텐츠 제작과 이용의 변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전환과 성장

  • 2021년 영화 극장 수입은 2019년에 비해 69.4%가 줄었고, TV 프로그램은 관객 없이 녹화하거나 온라인 청중 참여 등 포맷을 변경했다. 물론 현장감은 아쉽지만, 랜선 콘서트 등 물리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즐기는 대안에 대한 실험이 이어졌다. ‘따로 또 같이’ 콘텐츠를 시청하고 소통하는 넷플릭스의 ‘텔레파티’와 왓챠의 ‘워치파티’ 등 단체 시청 서비스 이용도 증가했다.

  • img1 © 에스엠지홀딩스
  • 특히, OTT, 게임, 웹툰, 웹소설 등 온라인 콘텐츠의 이용이 크게 늘었다. 하루 평균 동영상 시청 시간이 2019년 79분에서 2021년 94분으로 늘었고, 지난해 1인당 평균 약 2.7개의 OTT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OTT 시장의 2021년 매출 규모는 1조 원대에 달했다. 디즈니+, 애플TV+ 등 글로벌 서비스의 국내 진출 시기가 맞물려, 국내 OTT 시장은 새로운 동력을 얻으며 변화와 성장을 꾀하고 있다.

확산과 융합의 K-콘텐츠

  • 유독 반가웠던 변화는 K-콘텐츠의 약진과 글로벌 확산이었다. 온라인 중심의 미디어 소비로 생태계가 재편되면서, K-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파급력이 증대됐다.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의 선풍적 인기가 국내 영상산업뿐 아니라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 확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 img2 © 그립
  • 콘텐츠와 커머스의 융합도 가속화되었다. 특히, 라이브 방송과 커머스의 융합 형태인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이 돋보였다.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었고, 현장감과 소통의 재미까지 얻을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그립(Grip)’과 같은 전문 플랫폼뿐 아니라 SNS와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에서도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도입·강화해 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가상세계의 일상화

  • 비단, 온라인 시장의 확대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콘텐츠 산업에서 낯선 존재로 취급받던 신기술의 도입을 앞당기기도 했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등을 접목한 콘텐츠가 증가했고, 메타버스 내에서는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방송과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그중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삶인 ‘서드 라이프’를 지향한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경험도 가능케 하고, 이러한 경험이 현실에 영향을 주고, 현실과 융합된 가상 세계로 진화하는 것이다.

  • img3 © 신한라이프
  • 인간으로 착각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과 움직임을 가진 로지, 루시, 리아 등 가상 인간(virtual human)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데이터를 취합해, 대중이 호감을 느낄만한 이미지와 개성을 가진 스타이자 인플루언서로 부상하고 있다. 가상과 실제의 융합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불쾌한 골짜기’의 거부감이 아닌 새로운 재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넥스트 노멀’을 대비하며

  • 코로나 종식 후의 넥스트 노멀 시대가 성큼 다가왔고, 앞으로 콘텐츠 산업에 있을 지속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온·오프라인 각각의 장점을 살려 병합하는 공연, 행사가 증가하는가 하면, 소비행태와 이용자의 시각도 달라질 것이다.

    단순히 콘텐츠를 이용하고 감상하던 수동적 태도가 아닌,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구축되고 성장할 것이다. 더욱이 NFT의 도입과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직접 데이터와 콘텐츠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창작과 생산에 참여한다. 생산과 소비를 함께 하는 ‘프로슈머’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방송영상 사업자의 사회적 책무와 기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ESG 활동과 연계한 콘텐츠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국내 콘텐츠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제작 환경 개선, 인력 양성, IP 보호와 활용을 위한 제도 정비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도 콘텐츠의 다양성과 함께 콘텐츠가 우리 삶에 주는 즐거움과 가치는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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