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23 2022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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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취재

식어도 다시 한번, MIPTV 2022

유성훈 센터장(유럽 비즈니스센터)

MIPTV?(Marché International des Programs de Télévision)
MIPTV는 1963년 프랑스 리옹에서 시작하여 1965년 프랑스 칸으로 행사장소 이전 후, 2023년 개최 60년을 맞는 세계 최대의 TV 영상 프로그램 마켓이다.

MIPTV 2022를 가다

매 4월, 종려나무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칸 크와젯 거리는 인파로 붐볐다. 전 세계에서 온 방송영상,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은 어깨를 부딪치며 힘겹게 지나다녔다. 적어도 2020년 전까지는 그랬다.

  • miptv_1 © MIPTV
  • miptv_2
  • 2020년 2월, COVID-19 팬데믹은 전 세계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2년여 동안 대부분의 국제회의, 전시회는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대면 비즈니스는 제한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MIPTV 역시 2019년 이후 온라인으로 대체해 진행해왔다. 2022 MIPTV는 2년 만의 첫 오프라인 행사였다. 다시 칸을 찾은 바이어들의 얼굴엔 생기가 돌았다. 심지어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비즈니스 파트너와 비쥬(양볼을 맞대는 유럽식 인사법)를 서슴없이 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정부의 접촉 금지 권고에 악수조차 신경 쓰이는 요즘인데도, 그만큼 반가웠나 보다.

식어버린 열기

매년 1만여 명이 참석했던 MIPTV였지만 금년은 5천 명이 채 안 되는 수준이었다. 2022년 4월 현재도 COVID-19는 종식되지 않았고, 전시장도 예년의 40% 정도만 운용하여 활기차고 북적이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 miptv_4 © MIPMarkets (2018년도 / 2022년도 MIPTV 행사장 외부 비교)
  • miptv_3
  • 국가 간 이동에 제한이 많이 남아 있어서인지, 전체 5천여 명 중 유럽과 북미 관계자들이 주를 이뤘다. 아시아권에서는 역시 ‘한국’이었다. 약 20개 기업, 1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하며 아시아권 내에서는 가장 높은 출석률을 자랑했다. 그 외 일본도 적극적으로 부스를 내거나 출장자를 보냈다. 반면 지역 봉쇄가 이뤄지는 중국의 경우 본토 출장자 없이 유럽 에이전트가 대신 참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MIPTV는 COVID-19가 아니었더라도 마켓으로서의 경쟁력이 계속 하락하던 행사였다.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플랫폼의 변화와 자매 행사인 MIPCOM의 영향력이 클 것이다. 참가기업은 해외 마켓의 실효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같은 지역에서 6개월 간격으로 열리는 MIPCOM에 집중하며 이탈이 가속화된 것이다.

핑크카펫

주최 측인 RX와 칸 시 당국은 이러한 식어버린 관심과 열기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시작한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 series)도 그중 하나다. MIPTV 기간에 진행하며, 레드카펫 대신 핑크 카펫으로 드라마 배우들의 길을 밝히는 ‘드라마 전문 페스티벌’이다.

  • miptv_5 © CANNESERIES
  • 올해 한국에서는 코리아 포커스 부분에 왓챠의 <좋좋소>와 티빙의 <괴이>, <술꾼 도시 여자들>이 공식 초청되면서 명실상부 K-드라마의 위력을 보여줬다.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프로듀서가 세미나를 통해 차기작을 예고하기도 했다.

    다만, 주최 측의 이런 노력이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스포츠 바(E-sports Bar) 등의 연계 행사에도 불구하고 참석자가 예년의 50%가 채 안 되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주최 측이 MIPTV의 존치 여부를 계속 고민하는 이유다.

해외 마켓, 기업의 전략 싸움

  • 주최 측은 우선 2023년까지의 MIPTV 개최를 확정 지었다. 특히, 2023년은 MIPTV 개최 60주년이기도 해서 과거의 영광으로의 시발점이 되길 바라는 눈치다. 다행히도 MIPTV가 여전히 온·오프라인 1만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 영상 전문 마켓인 것은 분명하며, <MIPFormat>, <MIPDoc>과 같은 서브 프로그램은 아직 다른 마켓에서 대안을 찾기도 어렵다.

    결국, 선택은 참여자의 몫이다. MIPTV를 대신해 MIPCOM에 참여하는 것도, 최대한 많은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모두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다만, 해외 마켓 참가가 꽤 많은 시간적·물적 비용을 수반하는 만큼 마켓에 대한 사전 조사와 실효성을 최우선에 둔 전략적 마켓 참여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 mip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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