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24 2022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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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人터뷰

로망바드 김종국 대표, 플레이앱스 임재청 대표 주모,
여기 틀린그림찾기 하나요!

김현주  사진 서봉섭

지난 4월, 2022 상반기 이달의 우수게임에 선정된 인디게임 <주모 키우기>와 <Love is...>. 언뜻 단순해 보이는 게임들이지만, 그 제작 과정은 절대 쉽지 않다. 인디게임 제작자 ‘로망바드’, 플레이앱스 임재청 대표를 만나 게임 기획과 개발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주모 키우기 : 중독성 강한 호떡의 세계

- 로망바드 김종국 대표 -
  • img_2 © 서봉섭

개인 개발자, 로망바드

안녕하세요, 김종국 대표님. 아니면 ‘로망바드’님이라고 부르는 게 편하실까요? 가볍게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주모 키우기>를 개발·서비스하고 있는 로망바드의 김종국입니다. 이전에도 게임회사에 디자이너로 입사해서 10년간 근무했었는데요. 나중엔 캐릭터나 배경, UI 디자인, 기획부터 운영까지 안 해본 업무가 없더라고요. 프로그래밍만 빼고요. 그러다 문득, 스스로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아마 이게 혼자 개발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 같습니다.

혼자 도전하면서 키워오신 <주모 키우기>, 어떤 게임인가요?

<주모 키우기>는 주모가 몰려오는 손님들에게 호떡을 던지며 주막을 발전시켜 나가는 간편하면서도 독특한 게임입니다. 단순하지만, 성장하는 재미는 무척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시스템 기획부터 아트와 프로그래밍, 캐릭터들의 대사 하나에까지 모든 것들은 제가 직접 진행했답니다. 혼자 진행하는 만큼 오래 걸리고 지치기도 했지만,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개발자의 의도를 담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 img_5 © 로망바드

단순하고 빠르게

일단 컨셉 자체가 정말 재밌어요. 주모가 국밥도 아니고 호떡을 던지잖아요.

소재로 주모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아무도 하지 않으니까’였어요. 유저에게 제 게임을 플레이할 이유를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묻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죠. 그러니 남들이 선택하지 않는 아주 특이한 소재로 작지만 알찬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주모였던 셈이죠. 그리고 하필 호떡이었던 이유는, 일단 국밥을 던지면 아플 것 같잖아요? (웃음)

<주모 키우기>는 ‘방치형 클리커’ 게임이잖아요. 사실 ‘방치형’이라고 하면 방치만 하면 될 것 같은데, 호떡 찍기부터 주막 업그레이드까지 할 일이 많더라고요.

처음 기획은 100% 방치형에 가까운 형태였어요. 하지만 많은 분의 피드백을 반영하다 보니 터치가 많은 형태가 되어 있더라고요. 다른 방치형 게임보다 손이 바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게임을 자주 하지 않는 캐주얼 유저가 타깃층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게임을 어떻게 더 ‘단순하게’ 풀어낼지 많이 고민했죠.

  • img_3 © 로망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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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 키우기> 개발에서 가장 고민이 많았던 지점은 어디일까요?

‘현생’과는 다르게 ‘빠른 성장감’이라는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면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반적인 플롯에선 어떻게 해도 성장이 느려지더라고요. 고민 끝에 환생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고, 제 기획 의도와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기까지

  • img_13 © 로망바드

1인 개발자가 겪는 어려움이나 고충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외로움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혼자서 개발하다 보니 의견을 교환할 데가 없었거든요. 회사에선 개발 내내 팀원들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회의도 많이 했었는데, 1인 개발로는 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을 때가 많더군요. 특히 내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그래서인지 커뮤니티를 통해 게임 개발 과정을 공유하고,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셨더라고요.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에서 혼자 작업하니 이걸 사람들이 좋아할지에 대해 도통 짐작이 가질 않는 거예요. 그래서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에 작업물을 공유하고 의견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게임의 완성과 출시에 무척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주모 키우기>의 경우 개발 공모에서부터 출시 이후 우수게임으로 선정되기까지 하며, 그야말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인큐베이팅’ 지원을 받으셨죠. 어떤 면에서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사실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개발 지원금이었어요. 수익이 없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존감은 떨어지고 초조함은 커지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시야가 좁아지고, 좋지 않은 선택을 할 가능성도 커지죠. 금액의 크고 적음을 떠나 지원금 자체가 나 자신, 내 게임에 대해 사회적인 인정을 받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로망바드가 걸어갈 길이 더욱 기대되는데요.

<주모 키우기>가 출시된 지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요. 예상보다 너무 많은 유저들이 좋아해 주시는 걸 보니, <주모 키우기>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차기작에 대해 고민하는 건 그 이후가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주모 키우기> 홍보 한 번 해주시겠어요?

아니, 세상에! 주모가 손님한테 호떡을 던진다네요? 심지어 그걸 도와주려고 돌쇠나 우렁각시, 봉이 김선달이 동료가 된다고 해요.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시다면, <주모 키우기>를 검색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Love is... : 감성이 퍼엉 터지는 게임

- 플레이앱스 임재청 대표 -
  • img_7 © 서봉섭

IP 기반 게임 개발사, 플레이앱스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하게 플레이앱스와 더불어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임재청입니다. 플레이앱스는 원천 IP 기반으로 캐주얼 게임을 제작하는 개발사고, 충북 글로벌게임센터에 입주해 있는 3년 차 업체고요. 저는 글로벌 IP 전문 회사 ‘반다이남코’에서 11년 정도 온라인게임 사업을 총괄했습니다. 그러다가 사행성이나 폭력성을 조장하지 않는, 순수하게 힐링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PC나 콘솔이 아닌 모바일 게임을 주로 만드시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원래 하드코어 게이머예요. 그런데 PC나 콘솔 같은 게임은 타깃이 정해져 있고, 남성 청년층 위주로 게임업계가 흘러가기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핸드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정해진 타깃 없이 모두가 게임을 즐길 수 있죠. 저희가 목표하는 바도 그렇고, 개발하는 게임의 성격이 모바일 플랫폼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Game is... 힐링

  • img_6 © 루노소프트

<Love is...>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터인 퍼엉 작가님의 IP를 활용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퍼엉 작가님과 함께하게 되셨나요?

사실 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IP 가운데 하나였어요. 퍼엉 작가님의 글로벌 팔로워 수가 350만 명을 넘는 데다가, <Love is...> 일러스트가 해외에서도 유명하거든요. 유저들에게 감동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BGM과 애니메이션 등을 모두 엮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보자, 하는 마음에 작가님과 함께 게임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등의 저작권은 라이선싱 계약을 통해서 받았고요.

작가님의 해외 팬이 많다고 하셨는데, <Love is...>의 해외 반응은 어떤가요?

이제 출시한 지 두 달 정도 됐는데요. 사전에 마케팅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작가님이 홍보를 열심히 해주셔서 작가님 덕을 크게 봤어요. 작가님의 작품이 책이나 애니메이션으로 흩어져 있었는데, 게임으로 모두 망라되어 팬들이 많이 유입된 것 같아요.

숨은그림찾기와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게임이잖아요. 그 둘을 결합하며, 개발 과정에서 공을 들인 부분이 있다면요?

유저의 스트레스 요소를 줄이는 것이 목표였어요. 그래서 제한 시간이나 유료 아이템 같은 부분도 모두 없앴고요. 단지 힐링하며 게임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발했어요. 특히 그림을 찾으면 물감이 터지는 효과가 있는데, 그 부분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그런 요소들을 많이 알아봐 주셔서 호응을 얻게 된 것 같고요.

맞아요, 인디게임의 경우 주 수익원이 광고일 텐데 광고가 많지 않더라고요.

그렇죠. 수익 모델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주변 사람들 걱정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수익 모델을 가미하면 원작의 감성과 힐링 요소가 많이 훼손될 것 같아서 과감하게 배제했어요. 그렇게 ‘힐링’에 더 집중하다 보니 구글이나 애플의 추천 게임으로 선정되고,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알아봐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전 세대가 즐길 수 있으면 한다고 하셨는데, 난이도 조절은 어떻게 하셨나요?

힐링 게임을 하러 들어왔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너무 쉽게 클리어할 수 있게 되면 재미 요소가 떨어지고요. 그래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플레이앱스 내부에서 일차적으로 밸런스를 조율하고, 포커스 그룹 테스팅이라고 해서 외부 테스트까지 하는 식으로 난이도 조절을 했습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P를 찾아서

  • img_9 © 루노소프트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입장에서, IP산업에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예전에 일했던 반다이남코의 경우 글로벌 IP 파워가 무척 강한 회사였어요. 이번에 저희가 함께 작업한 퍼엉 작가님도 마찬가지고요. 글로벌 게임을 타깃으로 하려면 강력한 글로벌 IP가 많아야 하는데, 국내 IP의 경우는 내수 시장을 겨냥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P가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 제작자로서 게임 업계 혹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바라는 사항이 있다면요?

이미 많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추가로 희망하는 사항이 있다면 스타트업과 대기업 사이의 중견 개발사가 없어서 아쉬운 부분이 항상 있어요. 신생 개발사를 발굴하고 육성해 중견 개발사가 될 수 있도록 더 힘을 기울여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Love is...> 적극적으로 홍보 한번 부탁드려요!

말씀드린 대로 선정성, 폭력성, 사행성이 없는 건전한 게임이에요. 게임 자체도 어렵지 않고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도 없고요. 원작의 감성을 느끼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게임이니 많은 분이 찾아와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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