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는 도전
안녕하세요, 조수현 대표님. 간단하게 본인 소개와 바우어랩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바우어랩의 대표이자 아티스틱 디렉터로 활동하는 조수현입니다. 무대 디자인을 주로 하다가 영상을 공부하기 위해 디즈니가 설립한 '칼아츠(Calarts)'라는 학교에 들어갔어요. 이런저런 기회를 바탕으로 공연의 비주얼 요소를 디자인하는 바우어랩을 만들었고, 현재는 메타버스 콘텐츠와 메타 휴먼 개발을 비롯해 영상이 필요한 콘텐츠라면 전부 도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연계에서 신기술과 공연의 만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두 요소를 결합하게 된 시작이 궁금해요.
칼아츠 졸업 후 테마파크에서 일했어요. 관객과 콘텐츠 사이의 양방향 소통이 좋았고, 실감 콘텐츠에 대한 꿈을 계속 키웠죠. 그러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라는 뮤지컬을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공연'을 다시 하고 싶어졌고, 이 작품으로 기회가 생겨서 냉큼 한국 길을 선택했어요. 결국 제가 좋아하는 걸 다 하게 됐네요.(웃음)
그러네요. 어쩌면 처음 시작하신 무대 디자인, 즉 무대 미술이 예술의 영역이라면 무대 영상은 기술에 가깝잖아요. 그 경계를 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사실 기술과의 만남은 우연이었어요. 칼아츠가 그런 곳인 줄 몰랐죠. 들어가자마자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더라고요.(웃음) 여전히 두 영역은 보이지 않는 선이 있어요. 아직 무대 미술은 순수미술로 분류되고, 그림을 그리는 것에 천착하고 있죠. 그 때문에 공연에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한 요즘, 기술 전공의 외부인들이 공연 업계에 잠깐씩 발을 들이고 있어요. 저는 둘 다 잘하고 싶고, 제 후배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무대 디자이너', '영상 디자이너', '총감독' 등 대표님의 직함이 다양해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될까요?
직함이 곧 제가 겪어 온 길을 다 말해주는 것 같아요. 무대 디자이너는 공간만 디자인하고, 영상 디자이너는 영상만 디자인해요. 저는 그 둘 다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더 효율적이고 좋은 결과물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던 중에 코로나로 공연계가 멈췄고, 영상으로의 전환이 많아졌어요. 그때 제가 연출과 공간, 영상까지 디자인하게 돼서 '총감독'까지 오게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