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기회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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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22 일일 평균 TV시청 시간 출처 : BARB. Total TV, all individuals aged 4+, consolidated up to 28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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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최근, 선형 TV(Linear TV)의 하락세가 눈에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BCWW 발제를 통해 락다운으로 인한 선형 TV의 일시적 상승세가 보인다고 발언했었는데요. 봉쇄 해제와 함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에 이제 방송사의 시대가 완전히 갔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물론 시청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완전히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VOD 사용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VOD가 레거시 TV 방송사의 수입을 일부 보완해 나가는 하나의 방안이 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선형 TV와 반대되는 산업이 바로 OTT입니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가 OTT를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골라 보고자 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난 1, 2분기에 넷플릭스가 구독자 감소 이슈를 겪으며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디즈니의의 자회사나 HBO맥스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은 성장하기도 했죠. OTT 플랫폼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해외 OTT 시장의 지각 변동은 오히려 한국의 콘텐츠 제작사에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신규 구독자를 유치하고, 기존 구독자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플랫폼은 시청자가 가진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 또는 전 세계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니즈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미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과거에는 미국, 즉 할리우드 스튜디오 제작 콘텐츠가 전 세계 황금 시간대를 독점하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시청자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인디 또는 각국 제작사의 콘텐츠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로서는 훨씬 다채로운 콘텐츠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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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사 에드 월러 편집자 ©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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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양상이 해외 배급사에 즐거운 소식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디즈니 등 미국 스튜디오는 대부분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이들은 주로 스크리닝 행사, 마켓 등을 통해 활발히 콘텐츠를 판매했고, 미국의 방송사와 기타 해외 배급사들은 이를 매입해왔습니다. 하지만,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진 현재 시점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콘텐츠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배급 전략에 전환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에 미국의 방송사와 기타 배급사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해외 콘텐츠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니즈는 각국의 포맷(Unscripted Format·각본이나 형식이 없는 포맷)에 대한 수요 증가를 불러왔습니다. 영국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포맷 수출국으로 자리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BBC, Channel 4와 같은 방송사의 역할이 큰데요. Channel 4의 경우 애초에 대안적인 프로그래밍을 위해 만들어진 채널이기 때문에,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쇼를 방송하도록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BBC의 경우 공영방송사이기 때문에 매해 약 30억 이상의 보장된 소득이 있고, 덕분에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 영국은 두 공영방송사로 인해 포맷 등에서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국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게 다른 국가의 방송사가 영국에 외주를 맡기기 시작했고, 그중 다양한 프로그램이 성공을 이뤄내면서 영국 제작 산업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는데요. 영국 방송이 지금의 독자적 자원을 가진 사업이 된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정치적 이슈로 인한 예산 삭감 압력 때문에 흥행한 포맷을 계속해서 리부팅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는데요. <마스터 셰프>, <갓 탤런트>와 같은 대표 프로그램이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영국에서도 해외 포맷에 대한 니즈가 생겨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