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25 2022 Autumn

    콘텐츠, 너나들이

KOCCA ON

2022 국제 방송영상마켓 K-콘텐츠와 한류,
세계시민의 문화 지평을 넓히다

정리 김현주  자료 제공 방송산업팀

  • KOCCAON_1 (왼쪽부터) 장혜선 실장, 김정수 교수, 정지현 실장, 아담 스타인먼 부사장
  • 좌       장

  • 김정수 교수(한양대학교)

  • 패       널

  • 심두보 교수(성신여자대학교), 장혜선 실장(하이브), 정지현 실장(KT스튜디오지니), 아담 스타인먼 부사장(워너브라더스), 이성민 교수(한국방송통신대학교)

  • 중심내용

  • 2022년, 다시 한번 한류의 붐을 일으킨 주역들과 함께 K-콘텐츠만이 가진 매력을 탐구하고 세계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접근했는지 알아본다.

김정수

앞선 발제에서 심두보 교수님은 한류와 한국 드라마, 그리고 미래에 대한 내용을, 장혜선 실장님은 K-Pop 아티스트 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다른 분들과 함께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성민 교수님, 한류는 과거 열악했던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환경 속에서 장르별 국내 콘텐츠 사업자가 고군분투하여 이룬 결실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 정부가 열심히 정책을 진흥한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성민

정부가 잘한 일을 크게 나눠보자면 이렇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법 제도를 바꾸고, 예산을 확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게 정부 중앙부처의 역할이라면 한국콘텐츠진흥원 같은 공공기관은 현장에 밀착해서 실제로 사업자들과 산업 진흥을 위한 노력을 합니다. 저는 이런 협력이 모태펀드 활성화, 스튜디오 큐브와 같은 인프라 증축, BCWW 같은 네트워킹 행사 유지 등의 결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 kocca_on2 이성민 교수(한국방송통신대학교)
김정수

정부와 공공기관의 긴밀한 협력이 제작 현장의 원활함으로 이어진다는 건데요. 다음은 아담 스타인먼 부사장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부사장님이 보시기에 K-콘텐츠의 전 세계적 인기 요인은 무엇인가요?

A. 스타인먼

한국은 콘텐츠를 창작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우리의 삶에서 일어날 법한 이슈를 다루고,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비결인 것 같아요. 특히 가족과 사랑 같은 공통적인 주제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나 보건의료, 알츠하이머 등 세계적인 이슈도 많이 다뤄지고 있습니다. 타국의 예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수

그렇군요. 한국 콘텐츠의 구성 등을 논하기 이전에 다루는 소재 자체에서도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A. 스타인먼

그렇습니다. 실제로 한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담론이 예능과 드라마에 반영되면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감성적이게, 혹은 유쾌하게 다뤄지는데요. 전 세계에 그런 시각이 통한 것 같습니다.

  • kocca_on2 정지현 실장(KT스튜디오지니)
김정수

네, 감사합니다. 그럼 조금 더 미시적인 차원으로 들어가서, 정지현 실장님. 요즘 대세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경우, 자극적이지도 않고 수위가 높지도 않은 그야말로 '착한' 작품입니다. 올해 KT스튜디오지니에서 제작·투자한 작품도 비교적 착한 드라마의 비중이 높아 보이는데요. 지니의 차별화된 전략일까요?

정지현

최근 관련된 기사들에서 이 작품을 '유쾌한 반란', '신선한 반란'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봤습니다. 자극적인 드라마가 많아지며 시청자들이 이에 대해 피로도가 쌓여 있는 상황이었는데 훈훈하게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여서 좋았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지니는 갓 한 돌이 된 아기 같은 스튜디오라고 보시면 됩니다. 새롭게 무언가를 선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전 연령층의 공감을 살 수 있고, 대중적으로 소구력이 있는 작품을 검토한 결과였습니다.

김정수

그럼 지니의 전략적 접근이 통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정지현

그렇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TT에서 시청자들은 신중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도 세분화된 대상, 명확한 차별성, 다양한 포맷과 형식, 그리고 장르를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 kocca_on5 장혜선 실장(하이브)
김정수

감사합니다. 장혜선 실장님, 요즘 K-콘텐츠 소비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영상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하이브에서 BTS를 비롯한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음악 이외의 다른 콘텐츠로 변주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장혜선

네, 아티스트가 직접 움직여서,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엔 분명히 시공간적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약 3년여간 코로나19 기간에는 아티스트의 해외 활동이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저희 팬들은 전 세계에 있으니 접점을 늘려 시료를 유지해가야 했고, 그 답이 콘텐츠였습니다.

김정수

그렇죠. 그러한 팬데믹이 가져온 큰 변화의 흐름에 하이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셨고, 이런 시도가 한류의 지속 성장 발전 확장에 어떤 식으로 이바지할 수 있었을까요?

장혜선

콘서트를 온라인화하고, 아티스트가 한국에 있을 때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제작해 각 나라의 방송사, OTT, 극장 등에 배포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이 한류를 열풍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흐름으로 유지하는 데 어느 정도 이바지했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K-Pop 아티스트 육성과 콘텐츠 비즈니스가 이처럼 서로 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kocca_on2 심두보 교수(성신여자대학교)
김정수

다음으로 심두보 교수님. 한류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지 않나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류의 지속과 발전을 위해 정부는 어떤 방향의 정책을 펼치면 좋을까요.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는 한국인으로서 생각해보면 좋을 지점이 있을까요?

심두보

정부의 정책 행위로서의 한류를 잘 관리하기 위한 문화행정의 일관성이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조금 간과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역으로 해외 문화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얘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인들도 외국에 대한 문화적 감수성을 열린 자세로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성민

좌장님께서 말씀하신 '일방적 전파'에 대한 의견인데요. 먼저, 한국 사람들의 욕망이 아예 바뀌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엔 '우리나라, 한국을 알아주세요'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동등하게, 세계인으로서 글로벌시장에 참가하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즉, 한국이 글로벌 사업자, 창작자들과 함께 협력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위치에 서 있다고 보입니다.

김정수

네, 의견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학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심각한 위기인데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성민

사실, 저희가 세계를 너무 모릅니다. 세계에 대한 상상이 좁았는데 갑자기 넓은 세상을 알아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그 격차에서 오는 위기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또 하나는 인력입니다. 여기저기서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많이 들립니다. 콘텐츠 업계에 창의적인 인재가 계속 들어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서, 업계 전체를 함께 비전을 품을 만한 곳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심두보

이 교수님께서 좋은 말씀 해주셨습니다. 중간에 아담 스타인먼 부사장님이 미국 자본의 투입으로 인한 K-콘텐츠 정통성이 흐려지지 않을까 하는 질문도 주셨는데요. 개인적으로는 K-Pop과 한류라는 단어에 대해 한국 내에서 지나치게 붙들고, 국적을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이 큰물에서 더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류와 K-Pop을 세계로 보내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김정수

감사합니다. 오늘 학계, 그리고 현장에 계신 분들과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이 전 세계 문화의 다양성 증진에 한몫을 담당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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