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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3

OTT 산업 발전,
K-콘텐츠가 답이다

K-콘텐츠·OTT 진흥 포럼

글. 차예지(편집실)

OTT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K-콘텐츠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콘텐츠와 국내 OTT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6월 29일 열린 ‘문화매력국가 선도 K-콘텐츠·OTT 진흥포럼’은 이 질문에 대해 다양한 정책제언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콘텐츠IP, OTT와 콘텐츠 확장의 연결 고리

이번 ‘K-콘텐츠·OTT 진흥 포럼’은 ‘포스트코로나 이후 OTT와 K-콘텐츠의 발전 방안’을 주제로 우리 콘텐츠산업과 국내 OTT산업의 기반을 탄탄하게 하고, K-콘텐츠가 도약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OTT 서비스별 콘텐츠 전략과 콘텐츠IP 확장, OTT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 등에 대해 각각 JTBC의 미디어 정책 담당 임석봉 실장,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이성민 교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송진 본부장의 발제가 있었다.1)

  • 지난 6월 29일 열린 ‘K-콘텐츠·OTT 진흥 포럼’에서 전병극 1차관(문화체육관광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발제 1

  • OTT 콘텐츠 전략: 국내·외 주요 OTT플랫폼 중심
    임석봉(JTBC 미디어정책담당)

    OTT가 영상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대세가 된 만큼 서비스 특성에 맞는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는 팬데믹을 맞아 이용자가 증가했다가 2022년 1분기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고,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2021년 1분기에 구독자 1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해외 서비스 시장도 급변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 또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영화는 미국 시장 중심, TV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을 향하면서 콘텐츠별로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시청 순위를 분석해보면 TOP100 순위 중 한국 콘텐츠는 8편으로, <사랑의 불시착>(tvN), <슬기로운 감빵생활>(tvN)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콘텐츠 8편 중 6편이 제작된 지 3년 이내의 것들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콘텐츠들은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넷플릭스) 같은 경우 지난 1월 론칭한 작품이지만 6월 기준 여전히 34개국 TOP10에 올라와 있습니다. 상당히 생명력이 길다고 할 수 있겠죠. 넷플릭스의 전략은 <지금 우리 학교는>과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자신들의 강점인 영화 제작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 시장으로 와서, 웨이브는 지상파 3사의 방송 콘텐츠를 독점하면서 오리지널 드라마 확보 전략, 그리고 드라마 제작 방송사 지상파나 종편 3사 작품을 OTT에서 독점하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는 전략을 보입니다. 여기에 OTT를 통해 흥행한 프로그램을 tvN이라는 방송 채널로 다시 송출합니다. 이 부분에서 웨이브와는 다른 전략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발제 2

  • 콘텐츠IP의 중요성: 콘텐츠IP 확장 사례를 중심으로
    이성민(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OTT 서비스 경쟁에서 콘텐츠IP의 중요성을 콘텐츠 IP 확장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하겠습니다. OTT에게 IP가 왜 중요한지 한마디로 말한다면 ‘콘텐츠 IP가 OTT 플랫폼의 얼굴이기 때문이다’입니다.

    카카오웹툰이 태국에 자사 서비스를 론칭할 때 <사내맞선>을 활용한 옥외광고를 냈었습니다. ‘<사내맞선> 재밌으시죠? 보고 싶으면 저희 플랫폼에 오세요’라는 메시지입니다. 결국은 다양한 서비스들이 경쟁하는 가운데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건 얼굴이 되는 슈퍼 IP를 확보하는 길이라는 겁니다.

    제가 ‘리퀴드 미디어(liquid media)’라는 표현을 쓰는 걸 좋아하는데요. 미디어 각각의 자리가 정해지지 않고 이들이 액체처럼 흐르며 이동한다는 뜻입니다. 이용자들은 ‘내가 뭘 봐야지’라고 생각하면 그때 그걸 어디서 볼 수 있는지를 바로 찾아 시청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을 모으는 구심점은 더 이상 미디어가 아니라 IP가 되는 것이죠. IP는 팬덤을 모으는 구심점이고, 그렇기 때문에 IP가 OTT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영상 콘텐츠에는 프랜차이즈 전략이라는 게 있습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브랜드화시켜 팬덤을 형성하고, 본 사람이 계속 이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대표적인 방식이 시즌제입니다.

    다음으로는 로컬라이징 전략입니다. <종이의 집>(넷플릭스)의 경우 한국판이 공개되고 나서 한국판에만 등장하는 하회탈 같은 소품이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포인트가 됩니다. 그러면서 원작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이 작품에서는 어떤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하게 되는 것이죠.

  • 발제 3

  • 콘텐츠 중심의 OTT산업 육성 방향
    송진(한국콘텐츠진흥원 본부장)

    콘텐츠 정책 방향성에서 중요한 것이 ‘콘텐츠를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라는 지점입니다. 콘텐츠는 매체 중심으로 발현되기보다 게임, 웹툰, 메타버스 등 다양한 장르 및 영역과 연결됩니다. 창작과 소비의 경계, 시공간적 제약 등을 넘어서서 융합적으로 작용하는 콘텐츠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콘텐츠 수출액이 1억 달러 증가할 때 전체 생산 유발액이 5억 1,000만 달러, 취업유발은 약 3,000명이라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만큼 콘텐츠의 가치 창출이 국가의 소프트 파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서 국민 한 명 당 구독하는 OTT 서비스가 평균 2.69개라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OTT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전략과 서비스 경쟁을 통해서 다음 단계로 진화해야 하는 지점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OTT 경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킬러 콘텐츠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입니다. 넷플릭스 또한 <오징어 게임>, <D.P.>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 이후 가입자가 증가했습니다. OTT 플랫폼만의 콘텐츠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OTT는 방송과 영화를 넘어 IP 기반의 굿즈 출시, 게임, 공연 등 제공하는 콘텐츠의 종류와 형식이 다양합니다. 따라서 이에 따른 정책의 실효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K-콘텐츠의 지속 생산을 위해서는 인프라와 제작 기반 마련, 발전 방향성, 규제냐 진흥이냐라는 여러 논의점을 두고 생각해야 합니다. 발제 서두에 말씀드린 콘텐츠 가치 창출의 관점에서 글로벌, 진흥, 그리고 콘텐츠 중심의 정책이 적절한 방향성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OTT 산업 진흥 목적을 저는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첫 번째는 OTT라는 유통 창구로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굉장히 창의성 높고 고품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둘째는 OTT와 연결되는 K-콘텐츠로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를 높이는 것, 그리고 셋째는 OTT라는 디지털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가 산업의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종합토론: OTT와 K-콘텐츠의 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

발제에 이어 종합토론에서는 드라마·뉴미디어·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 업계와 OTT 플랫폼 전문가들이 배석해 논의를 이어갔다. 발제자 3인 외 에그이즈커밍 고중석 대표, 와이낫미디어 이민석 대표, 중앙대 김탁훈 교수, 티빙의 고창남 국장, 왓챠의 김요한 이사, 문화체육관광부의 강지은 과장이 함께했다.

에그이즈커밍의 고중석 대표는 OTT 시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획력이며, 좋은 기획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tvN)과 같은 작품도 투자 대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구조상 국내 판매 수익과 시청률 인센티브 등이 주 수입원인데 OTT 시대의 도래로 시청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미래 수익을 염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IP를 활용한 공연이나 굿즈 제작 등도 출연자 개개인의 이해관계, 초상권 관련 문제 등이 얽혀있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잘 하더라도 IP 확장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또,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육성도 꼭 필요한 부분이며 글로벌 시장 도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OTT 시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낫미디어의 이민석 대표는, 숏폼 드라마가 롱폼으로, 또 웹툰으로 형태를 달리하며 시즌제로 이어지는 콘텐츠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해 IP 확장을 꾀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여러 문제들에 부딪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제작 비용의 상승 때문에 수익을 담보하기 위해선 국내 시장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해있기에 제작 스튜디오화를 위한 노력과 제작 파이프라인을 넓혀야 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어 중앙대 김탁훈 교수는 OTT가 등장하며 플랫폼과 저작권에 대한 논의도 늘고 있다며 영화나 드라마는 수익 구조가 정립돼있지만 애니메이션의 경우 영상으로 인한 수익은 일부이고 약 80%가 라이선싱 수입인데, 이럴 경우 제작사가 상당히 불리할 수밖에 없기에 지원 정책을 통해 개선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티빙의 고창남 국장은 국내외 OTT 성장이 정체기라고 하지만 충분히 성장 여력이 있다고 하며, 구독자 유지가 매우 중요한 안건이라고 말했다. 이용자가 구독을 포기하는 이유를 조사해보면 서비스 자체의 불편함보다도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으로 구독을 끊는 경우가 많고, 그 다음으로는 가격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두 개의 스트리밍을 하나의 OTT를 통해 볼 수 있는 요금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또한 하나의 업체가 특정 시장에서 독점하게 되면, 다른 플랫폼은 그 업체의 기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기에 다양한 업체가 상생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왓챠의 김요한 이사는 K-콘텐츠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IP인데, 국내에서 IP를 소유하려면 국내 플랫폼이 생존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정책은 플랫폼에 여러 규제가 있어 작은 규모의 플랫폼에게 불리한 점이 많아 아쉽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가 앞으로 더 나올지 혹은 넷플릭스에서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 다른 나라를 찾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대형 플랫폼에 의지하는 구조가 아닌 국내 플랫폼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강지은 과장은 K-콘텐츠산업의 성장을 위해 국내 자본의 콘텐츠 투자 확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OTT를 플랫폼 위주가 아니라 콘텐츠 위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합리한 규제 개선과 금융적 지원을 통해 IP가 다양한 장르로 확장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에 대한 부분, OTT를 통해 유통되는 영상물 자체등급분류제도에 대한 법안의 개정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기획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작품 공모를 통해 우수 기획을 개발하고 제작사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사업 구조의 개편과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번역 분야에서도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결국 OTT 플랫폼과 콘텐츠산업이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 더 많은 정보와 정책적 도움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K-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다져나갈 우리 콘텐츠의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