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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가상광고 활용 현황

AI 기술을 활용한 가상광고(VPP)는 영상 콘텐츠 내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광고 효과를 높이지만, 국내에서는 법적 규제로 인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가상광고 시장은 성장 중이지만 방송 광고 매출을 크게 보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태이다.글. 임석봉(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이사)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과 연관되지 않은 산업은 거의 없어졌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AI를 이야기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예술과 창작 영역에서 까지 AI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2년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 대회에서 제이슨 앨런(Jason M. Allen)은 AI 프로그램 미드저니(Midjourney)를 사용해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을 출품해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국내 작곡 대회에서도 우승한 곡이 심사 이후에야 AI가 만든 곡임이 알려져 충격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광고에서도 활용하는 AI

광고계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1892년 회사 설립 후 1896년 신문 광고, 1955년부터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광고를 시행하면서 신선한 광고로 호평 받았던 코카콜라는 2023년부터 소비자들이 챗GPT(ChatGPT)나 달리(DALL-E)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코카콜라 광고를 만들어 출품할 수 있도록 ‘Create Real Magic’이라는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다. 코카콜라는 콘테스트에서 그치지 않고 수상작은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전광판에 공개하고 콘테스트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을 선발해 애틀랜타 본사 워크숍에 참여토록 하면서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참여와 친밀도를 더 높이고 있다.

[그림 1] AI로 만든 크리스마스 이미지(자료: Create Real Magic)

생성형 AI는 광고물 제작을 넘어 영상 콘텐츠에 가상의 제품을 배치하는 데도 활용된다. VPP(Virtual Product Place)로 불리는 가상 PPL은 브랜드 제품을 시각적 콘텐츠에 눈에 띄지 않게 디지털 방식으로 통합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종종 스텔스 마케팅(stealth marketing)1) 전략으로 사용하게 된다. VPP를 활용한 광고 솔루션은 높은 사용자 정의성, 다양한 고객 기반에 걸친 효과성, 정량화 가능한 효율성으로 인해 상당한 매력을 가진다.(Mohammad Mahmudul Alam 외 2, 2024)

영국 회사 Mirriad는 AI를 기반으로 기존의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 뮤직 비디오에 가상으로 제품을 배치하는 기술 서비스 회사다. 이 회사는 기존의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을 VPP로 확대 적용하여 영상 콘텐츠 내에서 제품을 홍보할 최적의 장소를 찾고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을 통해 광고물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정교하게 제품을 배치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AI가 콘텐츠를 분석해서 자동으로 광고할 장소를 직접 찾아서 자연스럽게 광고를 녹여 낸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을 이용하면 콘텐츠 제작 당시부터 광고를 유치해 콘텐츠 내에 포함시키지 않고도, 제작 이후 더 나아가서는 콘텐츠 판매 이후에도 콘텐츠 인기도를 감안해 좋은 조건으로 광고를 유치하거나, 콘텐츠가 소비되는 현지의 제품으로 PPL을 녹여낼 수 있다.

1. 콘텐츠 내 광고할 장소를 자동으로 탐색

[그림 2] Mirriad의 간접광고 기술(자료: Mirriad)

2. 콘텐츠 내 광고물을 자연스럽게 배치

[그림 3] Mirriad의 간접광고 기술(자료: Mirriad)

이러한 VPP 기술은 국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AI 스타트업 회사인 ‘인쇼츠’는 tvN 드라마 <마에스트라>에서 AI를 활용해 촬영 당시 없던 제품을 PPL로 녹여냈다.2) 인쇼츠는 AI 디지털 기술을 통해 방영 2주 전에 광고물을 영상 콘텐츠에 포함시켰는데, 이는 드라마의 제작 기간이 1년 이상 걸려 방영 시점과 제작 시점에서 유행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솔루션은 방송광고 영업에 있어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VPP를 활용한 가상광고의 또 하나의 장점은 오래된 콘텐츠에도 최신의 제품 광고를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래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가장 이질감이 드는 것 중 하나가 전화기인데, AI를 통한 가상광고를 활용하면 기존의 모바일 전화기를 최신의 스마트폰으로 둔갑시킬 수도 있게 되어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된다. 물론 VPP를 통해 오래된 광고로 가득한 광고판을 최신의 제품이나 서비스 광고로 변경할 수도 있다.

[그림 4] 영상 속 모바일 폰을 스마트 폰으로 변형(자료: TTimes)

국내 가상광고 시장 현황

이제 생성형 AI는 방송의 기획과 제작에서 충분히 활용되고 있음은 물론이고,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광고와 관련된 규제가 묶여 있고, 법과 시행령, 규칙 및 심의 규정까지 촘촘히 적용되고 있어 신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광고 시장 현황을 살펴보기에 앞서 현행법상 방송의 광고 유형은 △방송프로그램광고 △중간광고 △토막광고 △자막광고 △시보광고 △가상광고 △간접광고 등 총 7개의 유형으로 구분되어 있다.3) 이 유형을 바탕으로 방송프로그램광고부터 시보광고까지는 콘텐츠 외부에 있는 광고로, 가상광고와 간접광고는 콘텐츠 안에 포함되는 광고라 할 수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방송광고, 즉 VPP는 컴퓨터 그래픽(CG)를 활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간접광고가 아닌 가상광고로 분류된다.

‘2023년 방송통신광고비의 조사보고서’4) 에 따르면 지상파TV와 PP의 총 광고매출(협찬매출 포함)은 2조9,103억 원(2023년)으로 전년대비 6,182억 원 감소했다. 반면 가상광고 매출은 지상파TV의 경우 2020년 171억 원에서 385.6억 원(2023년)으로 2.2배 상승했으며, PP의 경우 774억 원에서 1,185억 원으로 1.5배 이상 상승했다. 광고 매출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상광고의 매출은 성장세임이 나타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광고가 광고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기준 지상파TV는 3.6%, PP는 6.5%에 불과해 하락하는 방송광고 매출을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표 1] 2019~2023년 지상파TV와 PP 광고 매출액
자료: 2023년 방송통신광고비 보고서(2023.)

그렇다면 VP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방송광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물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선결해야할 문제가 있다. 가상광고는 방송법시행령 제59조의2를 통해 광고의 범위와 시간, 광고 크기 등을 제한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행령에서는 가상광고와 관련해 다른 법령과 심의 규정에 따라 금지된 품목이나 광고 시간을 준수하도록 촘촘히 제한하고 있고, 「가상광고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를 통해 금지사항을 규정하고 있다.(임석봉, 2023)

[표 2] 가상광고의 형식 규제 현황
자료: 임석봉·김다예, 방송광고 활성화를 위한 가상·간접광고 제도 개선 연구, 미디어와 정책 (2023.)

AI를 통해 CG로 만들어지는 VPP는 방송 프로그램 내에서 이루어지는 가상광고이기 때문에 「가상광고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제2조에 따라 소품형 또는 동영상형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그런데 동영상형 가상광고는 고시 제7조제3항에 따라 방송이 진행 중일 때는 광고를 할 수가 없고 프로그램 시작 시점이나 끝나는 부분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의 최적의 장소를 찾아 가상의 제품을 배치하는 VPP를 제한적으로 활용하거나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과 기술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콘텐츠 제작 재원을 마련할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아울러 단순 TV 시청률 같은 현재의 광고 측정 방식이 아닌, 변화된 미디어 환경을 반영한 실시간+비실시간 콘텐츠 시청 시간과 광고 효과를 측정하고 검증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함으로써 시청자와 광고주 모두가 선호하는 방송 콘텐츠가 될 필요가 있다.

  1. 1)사람들이 광고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마케팅 전략
  2. 2)매일경제, 인쇼츠, 드라마에 국내 최초 ‘AI PPL 솔루션’ 선보여, 2024.1.19.
  3. 3)방송법 제73조(방송광고 등) 제2항
  4. 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발간(2024년 1월 발행)

참고자료

  1. 임석봉&김다예, 방송광고 활성화를 위한 가상·간접광고 제도 개선 연구. 미디어와 정책, 1(2), 39-55, 2023.
  2. MM Alam, Automated Virtual Product Placement and Assessment in Images using Diffusion Models, 2024.
임석봉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이사)
2001년 온미디어(現 CJ ENM)를 시작으로 방송∙미디어 산업에 입문하여 2011년~2023년까지 JTBC 방송정책 팀장과 실장 등을 역임했고, 2024년부터 미디어, 엔터테크 연구소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넥스트 넷플릭스(NEXT NETFLIX)』(한스미디어)의 저자로 국내외 방송과 미디어 산업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글을 주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