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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글로벌 게임산업 주요 이슈

글로벌 이슈 포커스

22022년 게임산업 주요 이슈

글로벌 이슈 포커스 | 2022 글로벌 게임산업 주요 이슈

2.1. M&A 열풍이 불러온 글로벌 게임산업 지형 변화

2022년 1월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인수를 발표했다. 687억 달러라는 거대한 거래 규모로 주목받았다. 연초부터 게임산업을 달군 M&A 소식은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MS의 대형 거래로 주목도는 덜하지만, 같은 달 발표된 테이크투인터랙티브(Take-Two Interactive)의 모바일 게임사 징가(Zynga) 인수도 127억 달러가 투입된 대형 거래였다. 소니(Sony) 또한 1월 인수를 발표했는데, 36억 달러에 미국 게임 개발사 번지(Bungie)를 인수한 것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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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소니는 3월 몬트리올에 위치한 신생기업 헤이븐 스튜디오(Haven Entertain-ment Studios)를 PS 독점 타이틀을 제작할 퍼스트파티 스튜디오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4월에는 에픽게임즈(Epic Games)에 10억 달러를 추가투자하며 4.9%의 지분을 확보했다. 7월에는 e스포츠 플랫폼 리피트닷지지(Repeat.gg)도 인수했다.

1월 발표된 세 건의 대형 거래는 공통적으로 자사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게임 구독서비스 게임패스(GamePass)를 강조하는 MS 입장에서는 IP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고, 테이크투의 경우는 실패로 끝난 모바일 진출 시도를 징가를 통해 재시도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 소니의 경우에는 매력적인 게임을 독점작으로 출시해 콘솔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 아래서 개발 역량이 뛰어난 인력을 확보한다는 측면과 번지의 라이브서비스 노하우를 흡수해 활동 영역을 확대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읽을 수 있다.

MS와 소니의 인수는 경쟁 구도 속에서 해석되기도 한다. PS의 대표 타이틀 중 하나인 <콜오브듀티(Call of Duty)> 시리즈 제작사 액티비전을 MS가 품었고, MS 및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번지를 소니가 품으면서 두 콘솔 부분 거인의 경쟁 구도는 점점 더 날이 서게 되었다.2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하면서, 인수가 완료되면 소니와 텐센트(Tencent)의 뒤를 이어 3번째 규모의 글로벌 게임사가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소니와 함께 텐센트도 의식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소니의 경우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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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설립된 번지는 한때 MS의 자회사로서 엑스박스 전용 게임 <헤일로(Halo)>를 개발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분사 후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협력 관계 아래서 대표 게임 프랜차이즈 <데스티니(Destiny)> 시리즈를 개발했다.

엑스박스와 PS 대표 FPS 타이틀 <콜오브듀티>와 <헤일로> 출처: ForeRunner Sidekick(2021.11.)

여기에 중국 게임 퍼블리셔 텐센트(Tencent)와 스웨덴의 엠브레이서 그룹(Embracer Group)도 글로벌 게임산업 M&A 열풍의 주역이다.

텐센트는 중국 내 규제를 피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중국 게임산업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텐센트의 게임 부문은 5개의 그룹3으로 편성되어 지분을 인수한 소규모 개발사를 5개 그룹 체계 안에 통합해 관리하고 있다. 2022년 초에는 글로벌 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할 자회사 레벨 인피니트(Level Infinite)를 설립하며 조직의 전체적인 틀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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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7개, 북미 3개 등의 스튜디오로 구성된 티미스튜디오(TiMi Studio Group) △인디~중형 게임 개발사들로 구성된 넥스트 스튜디오(NeXT Studios) △중국향 게임 개발사로 구성된 오로라 스튜디오(Aurora Studio Group) △IP기반의 중국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는 모어펀 스튜디오(Morefun Studio)△콘솔 기반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라이트스피드앤퀀텀 스튜디오(Lightspeed& Quantum Studio Group)

텐센트의 해외 게임 투자 및 인수 전략은 2011년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수 및 투자를 통해 텐센트가 확보한 게임 타이틀은 2020년 31개, 2021년 100개 이상이다.4 2022년에도 투자 전략은 계속되었다. 1월 12억 7,000만 달러를 투입해 영국 게임사 스모 그룹(Sumo Group) 인수를 완료했다. 2월 캐나다 신생 개발사 인플렉션 게임즈(Inflexion Games)의 지분을 전량 매입했고, 폴란드 게임 퍼블리셔 1CE의 인수도 마무리 지었다. 8월에는 <엘든링(Elden Ring)> 제작사 프롬소프트웨어(From Software)의 지분 16.25%를 확보했고,5 9월 유비소프트(Ubisoft)에 약 3억 1,900만 달러를 투입해 지분 보유율을 11%까지 높였으며, 12월에는 <데스니티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의 제작사 시프트업의 지분 20%를 매입하며 2대 주주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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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확보한 게임 100여 개 중 30%는 해외 게임사가 개발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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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식스조이(Sixjoy Hong Kong)를 통해 지분을 인수했다.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슈퍼셀(Supercell), 가레나(Garena),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액티비전 블리자드, 유비소프트, 로블록스(Roblox) 등 게임 이용자라면 알만한 글로벌 게임산업 대표 기업 다수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산업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텐센트의 영향력이 드러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지적한다. 거대 기업인 텐센트는 자회사를 통해 전 세계 다수의 게임사에 투자하고 있고, 거래 내역을 모두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게임산업 지배를 위한 고요한 움직임’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이다.

엠브레이서 그룹은 전 세계에 분포된 약 132개의 스튜디오와 18개의 퍼블리셔를 소유하고 있고, 진행 중인 게임 개발 타이틀만 240개에 달한다. 성장 비결은 적극적인 M&A와 산하 스튜디오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기업문화가 지목된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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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2022년 3+4월호) ‘스웨덴의 게임 M&A 장인 “엠브레이서 그룹”의 전략 분석’ 참고

엠브레이서는 2022년 초 37개 기업 인수를 계획했다. 가장 주목되는 거래는 5월 스퀘어에닉스(Square Enix)에게 3억 달러를 지불하고 3개 스튜디오와 <툼레이더(Tomb Raider)>를 비롯한 주요 IP를 확보한 것이다.7 8월에는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과 <호빗(The Hobbit)> IP를 확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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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다이나믹스(Crystal Dynamics), 에이도스 몬트리올(Eidos Montreal), 스퀘어에닉스 몬트리올(SquareEnix Montreal)을 인수하며 전 세계 8개 지역에 분포된 게임 개발인력 1,100명을 흡수했다. <툼레이더>를 비롯해 <데이어스 엑스(Deus Ex)>, <씨프(Thief)>, <레거시 오브 케인(Legacy of Kain)> 등을 포함해 50개 이상의 게임 타이틀도 엠브레이서의 소유가 되었다.

엠브레이서의 기업 전략 중 하나는 고전 IP를 수익성 높은 최고의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인수는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개발 역량과 고전 IP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에 해당한다. 설립자 라스 윈지포스(Lars Wingefors)는 개인적으로는 게임에 대한 열정보다 비즈니스 측면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고전 게임이나 IP 등 게임산업의 ‘유산(Legacy)’에 대한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게임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윈지포스는 “일종의 역사 박물관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게임의 전체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하며, “게임산업의 유산은 게임사 DNA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게임산업은 이야기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 타이틀을 인수하든, 아카이빙하든 게임산업 유산의 일부가 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라며 뚜렷한 철학을 표현했다. 비디오 게임을 넘어 보드게임사도 인수하고, IP를 가진 엔터테인먼트 기업도 인수하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2.2. 게임 이용 환경의 변화

2022년 게임 이용 환경은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했다. 우선 PC 게임의 접근성이 나빠졌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드웨어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특히 GPU 가격이 크게 높아졌다. 암호화폐 혹한기가 시작되며 채굴에 사용되던 GPU가 중고 시장에 풀리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있으나, 게임 이용자가 선호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차세대 GPU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연말 출시된 차세대 GPU는 높은 가격대로 출시되어 PC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지는 못했다.

스팀덱 ‘플레이 가능’ 등급 호환성 체크리스트 예시 출처: SteamDeck(2023.01.)

이러한 상황에서 두 가지 대안이 떠오르고 있다. 첫 번째는 콘솔이다. PS5는 2022년 연말 시즌을 맞아 공식적으로 공급난에서 벗어났다고 선언했다. 엑스박스(Xbox)의 경우는 게임 구독서비스 게임패스(GamePass)와 결합할 경우 최고의 가성비를 누릴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

이전부터 PC 게임을 이용하던 사람, 특히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을 주로 이용하던 사람에겐 스팀덱(SteamDeck)도 훌륭한 대안이 된다. 출시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에는 의구심이 뒤따랐으나, 정식 출시 이후 긍정적인 사용 후기가 나오고 있다. 원론적으로 스팀에 등록된 모든 게임을 구동할 수 있으나, 키보드와 마우스 사용을 전제로 한 PC 게임들이 리눅스(Linux) 기반 OS와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스팀덱에서 모두 원활히 구동되는 것은 아니다. 스팀은 공식적으로 4단계 호환성 등급을 매기고 있는데, 2022년 12월 기준 이용 가능한 게임은 7,000개를 돌파했다.8 스팀은 유통 플랫폼에 등록된 게임을 일일이 호환성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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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의 4단계 호완성 등급은 △호환성 기준을 모두 통과한 ‘완벽 호환(VERIFIED)’ △이용 가능하지만 최적화를 위해선 추가 작업이 필요한 ‘플레이 가능(PLAYABLE)’ △실행이 불가능한 ‘지원되지 않음(UNSUPPORTED) △아직 호환성을 확인하지 못한 ‘알 수 없음(UNKNOWN)’으로 나뉜다. 스팀은 지원되지 않음 등급에는 VR 게임 등 스팀OS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이 해당되며, 스팀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게임이 ‘플레이 가능’ 등급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스팀의 데이터를 추적하는 스팀DB(Steam DB)의 12월 기준 조사에 따르면 완벽 호환 2,709개, 플레이 가능 4,409개, 알 수 없음 2,469개이다.

스팀덱의 가장 큰 장점은 포터블 기기라는 것이다. 스팀덱은 폼팩터의 유사성으로 인해 출시 직전에는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와 비교되며 경쟁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되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PC 게임에 이동성을 부여한 스팀덱의 주요 이용자층은 닌텐도 스위치 주요 이용자층과 겹치지 않았다. 오히려 두 기기를 모두 구매해 다양한 게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팀덱이 완전한 이동성을 제공해주진 않는다. 고성능 게임의 경우에는 베터리 사용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두 손으로 들고 장시간 게임을 이용하기엔 무게 부담도 상당하다. 5G도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스팀덱의 이동성은 집 밖보다 집 안으로 한정된다. 그러나 이는 장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PC 게임을 PC가 아닌 소파나 침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되는데,9 이는 특히 하루 종일 PC 앞에서 일을 한 30대 이상 게임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다. PC 게임 이용자 평균 연령이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이는 더욱 큰 장점으로 부각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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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포지션을 노린 대표적인 기기로 애플(Apple)의 아이패드(iPad)를 꼽을 수 있다. 아이패드는 첫 출시될 때 ‘카우치 가젯(Couch gadget)’으로 소개되었다. 닌텐도 스위치도 2021년 RPG장르 타이틀을 보강하며 수면 전에 침대에서 잠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우치 가젯으로 재해석을 시도하기도 했다.(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2022년 1+2월호) '2021년 게임산업 주요 이슈 결산 및 전망' 참고)

미국 게임산업 단체 ESA(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가 2022년 6월 발표한 미국 게임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18~34세 그룹이며, 평균 연령은 33세로 나타났다.10 게임 이용 동기에서는 ‘휴식(57%)’이 ‘재미(64%)’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즉 적극적인 재미 추구의 목적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경우 못지않게 휴식과 재충전의 수단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비중이 상당하며, 이 비율은 앞으로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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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조사한 미국 게임 이용자 평균 연령은 31세였다.

이에 따라 UMPC(Ultra-Mobile Personal Computer) 시장 활성화도 전망되고 있다.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사 로지텍(Logitech)은 2022년 8월 클라우드 게이밍 기기 ‘로지텍 G 클라우드 게이밍 핸드헬드(Logitech G CLOUD Gaming Handheld)를 출시했다. 비슷한 컨셉의 레이저 엣지(Razer Edge)도 2023년 1월 출시 예정이다. 스팀덱을 통해 호의적인 시장 반응을 확인한 만큼 게임용 UMPC 제품은 더욱 많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2.3. 게임 개발 환경의 변화

게임 하드웨어 가격 상승이 이뤄진 가운데 게임 타이틀 가격도 상승할 예정이다. 기존에 주요 게임은 60달러 선에 맞춰서 출시됐는데, 2022년에는 게임 가격 상승 움직임이 진행되었다. 액티비전은 2022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CALL OF DUTY: MODERN WARFARE II)>를 70달러에 출시를 한 바 있고, 2K의 경우 <NBA 2K21>을 70달러에 출시했다. 테이크투와 소니에 이어 가격 인상 기조에 동참하지 않았던 유비소프트와 MS도 AAA 게임 출시가를 70달러 선으로 인상할 것이라 발표했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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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소프트는 2022년 9월, 향후 출시되는 대형 AAA 게임의 가격을 70달러 선에 맞출 것이라 발표했다. MS는 2022년 12월, 2023년 출시될 퍼스트파티 게임의 가격 상한을 기존 60달러에서 70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게임 가격 인상에 대해 상당수 소비자는 물가상승 속에서도 게임 가격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크게 반발하지는 않는 분위기이다. 70달러로 게임 가격의 상한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단일 게임의 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12 다만 그동안 게임을 쪼개 출시하던 관행이 조금은 나아지기를 바란다는 의견이 지지를 받고 있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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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평균 게임 가격은 45달러인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2020년에 108.18달러로 게임이 출시된 셈이다. 즉,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게임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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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온전히 전부 즐기기 위해서는 본 게임 타이틀과 추가로 출시되는 확장팩을 전부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 구매비용은 60달러의 2~3배에 달한다는 주장도 게임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게임 쪼개기를 풍자하는 인터넷 밈 출처: Critical Hit Gaming(2017.8.)

게임 타이틀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AAA 게임을 비롯한 패키지 게임의 개발비용은 날이 갈수록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2013년 출시된 <GTA 5>의 경우 1,000명 이상 규모의 개발팀이 운영되었고, 2013년 마케팅 비용으로만 1억 2,800만 달러를 지출했다. 2011년 출시된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The Elder Scrolls V: Skyrim)>의 개발비용은 1억 달러로 알려져 있으며, 2020년 11월 출시된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Assassin’s Creed: Valhalla)>의 개발비는 약 5억 달러로 추정된다. 뉴주의 애널리스트 리스 엘리엇(Rhys Elliott)은 2009년 출시된 <어쌔신 크리드 2> 개발팀은 약 450명 규모였으나,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의 개발팀은 17개 스튜디오, 1,000명 이상이라고 지적한다.14 2020년 12월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은 개발비로만 약 3억 1,600만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15 PS 전 대표 숀 레이든(Shawn Layden)에 따르면 PS4 게임의 평균 개발비는 최소 1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PS5 게임은 평균 2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아니더라도 게임 개발 기간은 점차 길어지고 있어 개발비용은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된다.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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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기준으로 AAA 게임 프로젝트 참여 개발자 1인에게 기업이 월간 사용하는 비용은 1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급여를 포함해 복리후생비 등 각종 부대비용을 모두 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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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은 6억 2,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는 출시 직후에만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두었다. <사이버펑크 2077>은2022년 누적 판매량 2,000만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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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AAA 게임의 평균 개발기간은 5년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빠르게 6년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비소프트의 <스컬앤본즈(Skull and Bones)>의 경우, 최초 출시 예정일은 2018년이었으나, 2023년 1월 6번째 출시일 연기를 발표했다. 연기된 기간만 5년에 달한다.

AAA 게임은 게임 시장의 꽃이라 할 수 있다. 더 뛰어난 그래픽과 서사, 그리고 이를 구현할 기술을 선보인다. 게임 이용자들의 주목을 끌어내고, 게임의 한계를 확장한다. AAA 게임 출시는 게임사의 역량을 과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점점 더 높아지는 게임 이용자의 눈높이만이 아니더라도, 더 긴 시간과 투자를 집행할 동력은 충분하다.

반면 아마추어와 인디 및 소규모 개발사의 게임 개발은 더 쉬워졌다. 대형 게임사들이 게임 개발을 위해 만든 게임엔진을 상품화하면서 이전보다 더 쉽게 고급 툴을 다룰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대 게임엔진 유니티(Unity)와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이 경쟁 구도 속에서 툴 사용 비용도 점점 더 낮아졌다.17 게다가 <로블록스(Roblox)>와 같은 크리에이터 친화적인 게임 플랫폼은 크리에이터 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상당히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가 게임사가 제공하는 툴로 게임의 일부를 수정하거나 변형할 수 있는 모드(Mod)도 활성화되는 추세이다. 인디 게임과 게임 크리에이터가 활약할 수 있는 무대가 형성된 셈이다. 이미 이 분야에서 경제적 성과를 거둔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로블록스> 크리에이터 툴을 사용해 부모의 소득을 상회한 청소년도 적지 않고, 전업 스튜디오도 다수 탄생했다. 시장의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 증가로 1인 개발 게임 <뱀파이어 서바이벌(Vampire Survivors)>과 같은 흥행작도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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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게임엔진 모두 초기 이용료가 무료이며, 툴을 사용해 만든 콘텐츠가 일정 기준 이상의 매출을 올렸을 때에만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책정하는 요금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추어 및 인디 게임의 활성화는 게임 시장의 다양성이 증가한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단적인 예로 2022년 다수의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된 <엘든링>을 꼽을 수 있다. <엘든링>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가 출시 전까지 <엘든링>의 지금과 같은 흥행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소울라이크(Soulslike) 장르18 자체가 소수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게임이었고, 모바일 게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점점 더 쉽고 빠른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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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든링>의 제작사 프롬소프트웨어(FromSoftware)에서 2009년 출시한 <데몬즈 소울(Demon’s Soul)>과 <다크 소울(Dark Souls)> 3부작의 영향을 받은 게임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형성된 표현인 만큼 소울라이크 장르를 규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RPG 게임으로서 액션 어드벤쳐, 메트로바니아, 서바이벌 호러, 핵&슬래시, 격투 장르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으며, 자주 사망할 정도로 상당히 높은 난이도와 적의 패턴을 읽고 대응해야 하는 전투 시스템, 악마가 등장하거나 고딕풍의 어두운 분위기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2022년 흥행한 대표 서브컬쳐 게임 출처: 각 게임 퍼블리셔(2023.1.)

서브컬쳐 장르 게임의 인기도 시장의 다양성 증진의 증거라 할 수 있다. 2021년 2월 출시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Umamusume PRETTY DERBY)>는 실제 경주마를 미소녀 캐릭터로 변신시켜 육성하고 경주에 나가게 하는 게임으로, 일본에서 거대한 인기를 얻었음에도 한국 내에서의 인기를 쉽게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미소녀가 등장하는 게임 자체가 좋다고 할 수 없는 사회적 시선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과 한국의 경마 인기는 차이가 크다. 따라서 <우마무스메>는 일본의 독특한 게임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2022년 6월 국내 정식 출시되었을 때 일간 매출이 150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왔다. 퍼블리셔와 게임 이용자간 분쟁이 있었으나, 지금은 봉합되어 다시 양대 앱스토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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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1일 국내 기준 월간 매출 순위를 보면, 플레이스토어 9위, 앱스토어 10위이다.

글로벌 게임시장에서도 서브컬쳐 게임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9월 첫 출시된 <원신(Genshin Impact)>은 중국 게임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며 장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2년 11월 시프트업에서 글로벌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도 일본 및 영미권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장의 다양성 증가는 인기 게임이 한 시기를 지배하는 것을 가로막을 것이고, 더 다양한 게임이 게임 이용자를 만날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다. 영화산업에서 스크린쿼터제가 추구했던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토대가 게임산업에서는 게임 이용자 증가와 함께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4. 경계 약화되는 게임산업

게임산업은 게임 내 BM 모델의 개발과 함께 수익성 강화를 위해 IP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21년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아케인(Arcane)>이 이전의 게임 원작 영상물과 달리 좋은 평가와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게임의 영상화가 확대되었다. 2022년을 대표하는 작품은 <사이버펑크: 엣지러너(Cyberpunk: Edgerunners)>이다. 2020년 12월 출시된 게임 <사이버펑크 2077>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출시 직후 부족한 완성도로 큰 비판을 받았던 원작 게임의 인기를 되살리기까지 했다.

CDPR의 IP 프랜차이즈 전략 출처: CDPR(2022.10.)

게임이 이전보다 더 대중화되면서 게임 IP의 가치는 크게 높아지고 있다. 영상화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CDPR(CD Projekt Red)의 경우 기업의 핵심 전략에 영상화를 포함하고 있다. 게임 IP 개발 비용이 높아지는 가운데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IP의 지속적인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게임 후속작을 발표하는 것보다 다양한 매체로 프랜차이즈를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경쟁력 있는 IP를 확보한 뒤의 이야기다. 선행조건인 IP 확보를 위해서 게임사는 인수합병에 나서는 한편, 리메이크와 리마스터를 통해 이제는 잊힌 과거의 게임을 다시 소환하기도 한다.20 최근 리메이크와 리마스터 게임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상당한 도박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작품이 존재한다고는 해도, 기획 단계의 업무가 단축될 뿐 게임을 새로 만드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원작의 인지도와 팬을 통해 마케팅 측면에서 이점이 있으나, 게임 평가의 기준이 신작보다 더 엄격해질 수 있기에 성공하는 사례가 드물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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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는 과거에 제작된 작품을 다시 처음부터 제작하는 것을 의미하며, 리마스터는 과거의 작품을 현재 기술에 맞춰 조정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그래픽 품질이나 음질을 향상시키고, 최신 하드웨어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등이 해당된다.

리메이크와 리마스터 버전 게임 제작을 단순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접근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기존 출시작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프랜차이즈가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초작업, 즉 IP의 생명력을 다시 불어넣는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게임산업에서 점차 완성되어가는 IP 프랜차이즈 전략 모델은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영화, 애니메이션, 완구 브랜드를 넘어 패션업계에서도 게임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21 게임 외 산업의 브랜드에게 게임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가 접근하지 못했던 잠재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자 IP의 수익성과 지속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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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산업의 경우 브랜드 자체를 게임에 노출하거나, 게임 속 가상공간을 구축하는 등 마케팅 이벤트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가상 인간을 브랜드 모델로 채택하거나 IP화하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가상 인간과 패션 브랜드의 서사를 보여주거나 이미지화하는 방안으로 게임이 채택될 개연성은 높아지고 있다.

게임 외 산업의 게임 진출은 1)게임과 협업22 2)IP 라이선싱23 3)직접 게임 제작24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전까지의 게임 진출은 브랜드 마케팅이나 라이선스 수익 확보 등 단순하고 명확한 목적 아래 진행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실패 사례가 등장하며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게임과 협업은 일방적인 마케팅 캠페인이 아니라, 가상 세계로 브랜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게임과 협력 이벤트를 기획하고, 유료 아이템을 출시해 게임의 재미를 더하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고 수익도 창출한다.

22
단순 마케팅 캠페인부터 메타버스 사업을 위한 테스트 등 다양한 목적과 그에 맞는 형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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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스파이더맨(Marvel Spider-Man)>, <마블 스냅(Marvel Snap)> 등 대중문화 IP가 주로 선택하는 방법으로, 게임사에게 라이선스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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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튜디오를 구축하거나 인수해 직접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성공할 경우 가장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이다.

IP 라이선싱의 경우에도 계약과 수익 확보라는 단순한 방식에서 IP를 함께 발전시켜나가는 파트너 관계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전과 달리 IP 소유사는 게임사와 더 긴밀한 협력을 진행하게 되고, 원작의 IP가 게임의 영향을 받아 발전하고 후속작을 기획하기도 한다.25

25
과거의 IP 라이선싱이 협의의 OSMU(One-Source Multi-Use)에 해당되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서사와 세계관을 확장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가깝다.

이는 자체 게임 개발의 장점을 라이선싱 방식에 더한 것이다. 게임 개발은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마존(Amazon)이 오래전부터 게임산업 진출을 시도했으나 최근에서야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 넷플릭스(Netflix)가 게임 서비스를 추가하면서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기업은 디즈니(Disney)이다. 디즈니는 2016년 자체 게임사업을 정리하고 IP 라이선싱을 강화하는 전략을 확대했다. 그 결과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Marvel’s Guardians of the Galaxy)>, <마블 스파이더맨> 등 흥행작이 탄생했다.

다양한 모델이 제시되면서 게임이라는 매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모바일 게임부터 AAA 게임까지 게임산업 전반에서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있고, 특히 광고 모델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야만 하는 순간에 다다랐다는 점에서도 게임의 경계 약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2.5. 게임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권리 보호와 공정성 문제

ESG, 공정성, 올바름, 다양성 등의 키워드는 게임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업계 스스로의 선언이 나오고 있으며,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위한 게임의 접근성 기능 및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게임 컨트롤러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또 개발과 향유에서 여성과 성 소수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게임사도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등 게임사의 사회적 역할은 커지고 있다.

물론 게임산업이 완전무결한 순수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라이엇, 유비소프트, 블리자드 등 사내 성범죄가 밝혀진 기업도 많고, 크런치 모드와 저임금 착취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임사는 많지 않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게임산업은 스스로 올바름을 강조하고 있고, 그 기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잃어버린 신뢰 회복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올바름이 강요의 형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게임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이 대상화되어 있다는 반발은 극단적인 반대 형태로 나타났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어떤 형태의 소수자이든, 이들을 그리는 게임의 시도는 새로운 IP를 만드는 것을 넘어 기존 IP에 덧씌우는 형태로 번졌다. 성 차별주의자도 아니고, 성 소수자를 혐오하지도 않는, 그저 게임 이용자일 뿐인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지금까지의 게임과 이를 좋아했던 태도는 틀린 것이며, 새롭게 제시되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메시지가 강요되기에 이른 것이다.

당연히 기존 IP의 팬들은 반발했다. 세련되지 못한 메시지 전달 방식은 팬들의 불만을 샀고,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사람들과의 설전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확대되면서 게임이 게임 그 자체로 평가받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반대로 게임 제작 관련 인사의 특정한 태도가 가치중립적인 게임에 낙인을 찍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Last of Us: Part2)>를 꼽을 수 있다. 전작에서도 그래픽과 게임성을 인정받았지만, 2편에서는 더 향상된 그래픽과 세밀한 묘사를 선보였다.26 그러나 1편이 남남인 두 주인공이 아버지와 딸과 같은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뤘던 것과 달리, 2편에서는 복수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동성애와 바이섹슈얼 등 이분법적 성 정체성에서 벗어난 캐릭터들을 다수 등장시키고, 이들을 통해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도 거칠어 반발을 샀다. 출시 약 1년 반이 지난 2022년 초 누적 천만 장 판매를 돌파했지만, 전작의 명성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다.27

26
뛰어난 접근성 옵션, AI 시스템 개선, 캐릭터 동작 구현시스템 등 기술적으로는 매우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27
출시 전 예약 판매량만 400만 장 이상을 기록했으나, 전작감성과의 괴리, 이야기의 개연성 부족 등으로 게임 커뮤니티로부터 외면받았다. 이후 오프라인 판매점을 중심으로 대폭 할인이 진행되기도 했다. 결국 천만 장 판매를 돌파했으나, 전작이 PS4 독점작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다.

다른 사례로는 2023년 2월 출시 예정인 <호그와트 레거시(Hogwarts Legacy)>를 볼 수 있다. 워너 브로스(Warner Bros.) 산하의 개발사 아발란체(Avalanche)에서 <해리포터(Harry Potter)> 시리즈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성 소수자를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섰다. 원작자인 J.K.롤링(J. K. Rowling)이 트랜스포비아(transphobia)28 성향을 가지고 있고, 이를 계속 표현함에 따라 성소수자 및 이를 지지하는 성향의 사람들의 불매운동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반면 그저 <해리포터>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좋아할 뿐인 사람들은 게임과 원작자를 구별하고, 그저 게임으로써 즐기면 안되냐는 항변을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게임 출시 전 최선을 다해 피하고 싶은 상황 중 하나에 빠진 것이다.

28
성전환과 트랜스젠더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와 감정

성 소수자 관련 견해 표현의 상징이 된 <호그와트 레거시> 출처: Warner Bros.(2023.1.)

이러한 문제들은 게임 안에서 발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게임 밖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리고 사회적 문제라는 점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2022년 6월 미국에서 낙태권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을 때, 유비소프트 등 다수의 게임사가 낙태권을 지지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소니의 자회사 인섬니악 게임즈(Insomniac Games)도 그중 하나였는데, 모기업인 소니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활동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었다. 소니는 이 문제에 거리를 두고자 했으나, 낙태권 지지자와 반대 입장 모두를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내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찬반양론이 갈렸으며, 이에 대한 대응방식도 의견이 갈려 진통을 겪었다.29

29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2022 1+2월호) '시험대에 오른 게임사의 위기관리능력, 사회적 문제에 대한 올바른 대응은?' 참고

게임사의 메시지가 게임을 통해서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산하 조직의 활동, 경영진과 근로자의 언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과 게임사의 메시지는 확산된다. 누구나 쉽게 교류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는 게임에 관한 논의와 마케팅 편의성을 높였지만, 리스크 관리를 어렵게 했다. 사회적 이슈인 공정성은 게임산업에게도 특정한 입장을 요구하는 상황이고, 사업체인 게임사 입장에서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이는 다양한 집단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대명제 아래서 볼 수 있다. 게임산업은 규모적 성장과 함께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산업 생태계 발전 차원에서도 다양한 관련 주체들의 권리 보호에 앞장설 것을 요구받고 있다.

첫 번째로 게임 이용자 보호이다. 2022년 게임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미성년자를 범죄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로블록스>처럼 자유도가 높고, 크리에이터 경제 시스템이 도입된 플랫폼이 우려의 대상이 되었다. 실제로 <로블록스>에서는 미성년 온라인 그루밍 피해가 발생했다. 가출을 유도해 성폭행하거나, 콘텐츠 제작을 위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도 벌어졌다. 또 플랫폼 내에서 무분별하게 성인물이 노출되는 일도 있었다.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플랫폼의 경우 기존 온라인 게임보다 자유도가 더 높기에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Minecraft)> 등 미성년 이용자가 많은 게임 플랫폼의 경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이용자의 부모가 갖는 불안감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두 번째로는 게임산업 종사자 보호 문제이다. 지난해 <갓 오브 워:라그나로크(God of War: Ragnarok)>가 출시 연기된다는 루머가 돌자 게임 커뮤니티는 개발자들에게 분노의 메시지를 발송했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코리 발록(Cory Barlog)은 게임 커뮤니티에 개발팀을 존중해달라고 간청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2022년 9월 <에이팩스 레전드(Apex Legends)>의 개발사 리스폰(Respawn)은 “개발자를 향한 괴롭힘과 위협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상기시키며 “팀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원숭이 섬으로의 귀환(Return to Monkey Island)>의 크리에이터 론 길버트(Ron Gilbert)는 개발자를 향한 괴롭힘이 과도해지자 개발 업데이트 공표를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개발자를 향한 게임 커뮤니티의 공격성은 과도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된다. 게임사는 개발자를 향한 공격적인 문화를 억제하고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개발 관계자들의 SNS 메시지 출처: Twitter @estelletigani, @corybarlog, @SonySantaMonica(2023.1.)

산업 내부적으로는 크런치 모드 문제가 있다. 게임 출시 직전 등 특정 기간에 과도한 근무시간이 이어지는 행태를 지칭하는 크런치 모드는 사라져야 할 문화로 지목되었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대두되고 있다. 보상 휴가제 등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좀 더 근원적인 체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경영진 차원에서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간과 투자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투자자를 설득하고 게임 개발 프로세스를 관리할 더 나은 방안을 요구한다. 크런치 모드는 개발자 개인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게임 개발자를 번아웃 상황으로 몰아넣는 주요 원인이 되어 개발자의 창의성을 메마르게 만든다. 새로운 게임보다는 자기표절과 같은 게임이 양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게임 개발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크게 두 가지 방식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2022년 초, 코로나19 수혜로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자 크런치 모드 없이,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며 독립하는 개발자들이 적지 않았다. 외주 작업을 주로 진행하며 만들고 싶은 게임을 긴 시간 속에서 천천히 개발하는 형태로 인디 개발사를 구축한 것이다. 높아진 삶의 질 속에서 창의성이 발현되어 더 효율적인 게임 개발과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은 현재 경기불황과 게임시장 위축 등의 험난한 파고를 넘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 결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이지만, 게임산업에 유의미한 선례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두 번째 대응은 노조 확산이다. 2022년 미국을 중심으로 게임산업 노조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게임노조는 블리자드의 사내 추문이 방아쇠로 작동한 결과이다. 사내 불합리함과 근로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노조 결성 운동이 일었고, 산하 개발사 단위로 노조 설립 허가를 획득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산하 노조가 QA 직무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30 QA 직무는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곤 했다. 신입 개발자의 인턴십 프로그램 정도로 여겨지기도 했다. 따라서 처우도 열악했는데,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필요성이 가장 큰 직무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30
액티비전 산하 개발사 레이븐 소프트웨어(Raven Software)를 시작으로 블리자드 알바니(Blizzard Albany)에도 QA 직무 근로자를 중심으로 노조가 결성되었다. MS 산하의 제니맥스 스튜디오(ZeniMax Studios)도 노조 결성 투표를 진행 중이다.

노조에 대한 게임 커뮤니티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게임 이용자 평균 연령 증가로 근로자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을 이유로 꼽을 수 있지만, <사이버펑크 2077>처럼 완성도가 부족한 상태로 경영진의 논리에 따라 게임이 출시되는 일이 증가함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게임이 온전한 가치를 지닌 채 출시되기 위해서는 더 전문적인 품질 관리와 여기서 발견한 문제가 다시 개발자와 의사결정권자에게 수용되는 수평적인 구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커지고 있다.

게임산업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게임사의 입장을 요구받는 상황은 게임산업의 위상이 증가하며 불가피하게 많아질 것이다. 거대해지는 조직 구성원을 통해 기업의 입장과 다르거나, 대외적으로 노출하고 싶지 않은, 개발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논의 중 일부가 노출되는 일도 많아질 것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사내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게임 커뮤니티와의 커뮤니케이션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된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게임사가 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커뮤니케이션은 ‘게임’으로 말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게임’이 가장 공식적인 메시지 채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2.6. e스포츠 산업의 위기

게임산업의 위상 증가에 있어 e스포츠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수년 전과 달리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국가 정책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선진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도 e스포츠를 정책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위기는 e스포츠 팀에서 발생했다. e스포츠 선수들의 연봉과 대회 상금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나, e스포츠 팀들은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 e스포츠 팀 경영진 중 일부에서는 ‘e스포츠 팀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사업’이라는 씁쓸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e스포츠 자체의 가치는 높아져 게임사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 과실이 e스포츠 팀에게는 돌아가지 않고 있다. 전통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의 수익원은 후원 및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e스포츠 팀의 자생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대회 상금은 선수들에게 상당 부문 돌아가고, 더 우수한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수익 분배율을 낮출 수 밖에 없는 e스포츠 팀의 입장에서는 게임 커뮤니티 내의 인지도를 활용할 사업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노력은 게임 스트리머를 팀원으로 전속 계약하는 추세로도 이어지고 있다. 또 게임 기기를 제조하거나,31 e스포츠 교육 사업을 전개하고,32 게임 팬 대상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확장하며33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1
100 시브즈(100 Thieves)의 키보드 브랜드 하이그라운드(Higround), 프나틱(Fnatic)의 게임 기기 상품 등이 대표적인 사례
32
TSM의 e스포츠 교육사업 블릿츠(Blitz), T1의 T1 e스포츠 아케데미 등이 대표적
33
팀 리퀴드(Team liquid)의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 기업 리퀴드 미디어(Liquid Media), TV 쇼와 만화 등 종합 미디어 사업을 전개하는 페이즈 클랜(Faze Clan), NPG의 게임 커뮤니티 대상 콘텐츠 사업 풀스퀴드 게이밍(Full Squad Gaming) 등이 대표적

게임사의 e스포츠 생태계 강화 노력도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의 라이엇(Riot Games)을 꼽을 수 있다. 라이엇은 2023년부터 <발로란드(Valorant)> e스포츠 리그 운영 방식을 변경한다.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각각 리그를 운영하고 상위권 팀이 마스터스 대회와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한다. 주목되는 것은 리그 참여 팀들에게 연 단위 급여를 지급하고34 이벤트 개최 및 브랜드 상품 개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1
전통스포츠 리그가 광고 및 중계권으로 수익을 획득한 후 리그 참여 팀에게 지급하는 분배금 구조와 닮아 있다.

TSM의 e스포츠 코칭 서비스 블릿츠 출처: Blitz(2023.1.)

e스포츠 팀의 위기와는 별개로 e스포츠의 가치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청년 세대 스포츠 팬 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전통 스포츠 산업에서도 e스포츠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2017년 NFL, 2018년 NBA와 MLS, 2020년 MLB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하고 시장 규모가 큰 미국 프로스포츠 분야에서 e스포츠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도 하다. 안정적인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산업을 대변해 움직일 조직적인 체계가 이미 구축된 전통 스포츠 조직의 e스포츠 참여는 e스포츠 산업의 고도화와 e스포츠 팀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