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포커스
글로벌 이슈 포커스 | 2022 글로벌 게임산업 주요 이슈
2022년 초 게임산업은 코로나19 수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굵직한 신작이 출시되며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실적이 급락했다. 기대했던 신작 출시는 더욱 연기되었고, 엔데믹 효과는 게임산업을 위축시켰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게임산업에도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침체는 게임 매출, 개발 최적화 등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난다.
우선 게임산업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느냐는 반문이 있다. 게임산업은 호실적에도 단기성 성과로 치부하며 위기를 논하는 외부 평가 속에서 발전했다. 2022년의 시장 규모 축소를 이전 2년간 이어진 호황의 조정 국면으로 보는 시각은 단기적 부침보다는 중장기적인 게임 개발에 언제나처럼 집중하며 호황기를 대비하는 것이 더 건설적이라고 지적한다.
일본 모바일 게임사 칸탄 게임즈(Kantan Games)의 CEO 세르칸 토토(Serkan Toto)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년 게임산업 실적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이는 주로 엔데믹 효과와 블록버스터급 신작의 출시가 적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게임산업은 지금까지 경제위기의 여파로부터 자유로운 산업군으로 여겨져 왔다. 다른 엔터테인먼트에 비해 게임은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불황으로 가계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이 전망되는 가운데, OTT 등 불황기에 경제적으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IT 시장조사업체 미디어리서치(MIDiA Research)의 게임산업 애널리스트 카롤 세베린(Karol Severin)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지출액을 줄이거나 지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게임산업도 영향권 내에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암페어 애널리시스(Ampere Analysis)는 2022년의 게임 시장 규모 감소가 일회성으로 그칠지, 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질지에 대해서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게임산업의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게임산업 M&A는 활발하게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추세는 변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전의 M&A가 성장성에 주목한 대형 거래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2023년의 M&A는 소규모 기업 중심의 시장 통합으로 전개될 수 있다. 특히 수익모델의 타격을 받은 모바일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경우 통합 물결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게임산업 전문지 게임디벨로퍼(Game Developer)의 편집자 크리스 커(Chris Kerr)는 현재는 통폐합 흐름의 초기를 지나는 단계로 불확실성이 크지만, 상황이 정리되면 통폐합 방향성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게임은 AAA 게임의 모바일 버전 출시 증가 추세와 iOS의 서드파티 앱스토어 허용이라는 성장요인이 있다.35 이에 따라 글로벌 최대 규모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형성한 미국, 중국, 일본의 경우는 1년 이내에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라 전망된다. 관건은 광고 타겟팅과 게임 이용자 획득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을 개선할 방안을 찾는 것이다. 이 부분의 성과가 전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성을 결정할 것이란 지적이다.
콘솔 부문은 안정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닌텐도 스위치가 라이프 사이클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젤다의 전설> 후속작과 같은 주요 타이틀이 출시될 예정이다. 공급난이 해소된 PS5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PSVR2가 가세하면서 주목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PSVR2는 2023년 120~150만 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3년 말 출시 예정인 메타의 퀘스트3(Quest3)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VR 게임 부문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PC 게임의 경우 중대한 과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입문 비용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결정한 패키지 게임 판매 방식은 난관이 예상된다. 검증된 소수의 게임 타이틀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쏠림 현상도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상당수이다.
이는 인디 게임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PC 게임 시장은 검증된 소수의 AAA 게임과 저가형 게임으로 양분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AAA 게임 대비 저가로 출시되는 인디게임이 소비자에게 노출될 기회는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구독서비스도 기회를 잡을 것으로 지적된다. 게임 구독서비스는 2022년까지 매번 목표 달성에 실패해왔다. 그러나 단기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구독서비스는 2023년에는 목표를 달성하며 성장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MS의 퍼스트파티 게임이 게임패스에 추가되는 속도가 붙을 것이며, 특히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완료 시기에 따라 카탈로그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PS의 구독서비스 또한 경쟁적으로 게임 카탈로그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구독서비스의 성장은 게임 내 소액결제 확대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구독서비스 등록으로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게임산업은 모든 분야에 걸쳐 수익성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AAA 게임의 가격 인상은 이 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가격 인상이 만들어낼 실질적인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NPD의 애널리스트 맷 피스카텔라(Mat Piscatella)는 AAA 게임은 이미 다양한 에디션 형태로 재출시되며 70달러 이상의 가격을 책정해 왔고, 성공을 거둔 게임도 다수라는 점을 지적한다. 출시일 기준 1년 전후로 대부분의 게임이 할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점유율 높은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의 경우 언제든 할인하는 게임이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PS와 엑스박스의 퍼스트파티 게임도 1년에 수차례씩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닌텐도는 할인을 거의 하지 않는 게임사이나, 패키지가 아닌 다운로드 채널에서는 점차 할인 이벤트를 늘려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몇몇 게임이 가격을 인상한다고 모든 게임의 평균 가격이 인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근거는 첫째, 닌텐도, 반다이남코, 세가, 캡콤 등 일본 게임사를 중심으로 가격 동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인데, 이는 가격 인상 또한 거시 경제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인디 게임이나 F2P 게임 등 게임 판매당 수익률보다 판매량 증가가 중요한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의 수석 애널리스트 리암 딘(Liam Deane)은 적지 않은 수의 게임사가 소니나 MS 등 빅테크 기업에 스튜디오를 매각할 수 있을 만큼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게임사가 비즈니스 모델을 풀 게임 판매에서 DLC 및 소액결제 중심으로 얼마나 전환했는가가 중요한 문제”라며 게임 출시가 인상 추세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AAA 게임은 출시가 인상보다 F2P 게임화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F2P 게임은 게임 이용자의 실질 입문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F2P 전환은 수차례 확인된 수익성 강화 방안이기도 하다. 2019년과 2022년 F2P로 전환한 <포트나이트>와
이러한 관점에서 게임 가격 인상의 전략적 효과에 회의적인 평가도 나온다. 게임의 출시가격은 예전엔 모든 게임 콘텐츠의 비용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그저 ‘입문 비용’일 뿐이다. 게임 출시가를 높여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이 유효한 전략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게임사들은 기존 AAA 게임의 출시 초기 매출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F2P 라이브서비스 게임, 게임 구독서비스 등록 등 지속적인 수익 창출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수익모델도 변화할 것이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방향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모바일 게임 광고 수익성 저하 등 기존 수익모델의 한계가 노출되는 가운데 게임 이용자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2023년 게임산업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이용자 확대 전략은 게임 이용자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수익모델을 추가로 도입하지 않으면서도 투자자의 성장 요구에 부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2023년에도 리메이크와 리마스터 버전 출시, AAA 게임 IP의 모바일 이식은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들 모두 수익성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IP 접근성을 높여 프랜차이즈로 게임 이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다.
PS의 시장 확대 행보도 주목된다. 퍼스트파티 스튜디오의 독점 AAA 게임 경쟁력으로 콘솔 판매량도 늘리는 전략을 전개해왔던 소니는 2021년을 시작으로 다수의 독점 타이틀의 PC 이식판을 출시해 왔다.36 PC 버전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PS 퍼스트파티 게임 프랜차이즈 전반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점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된다. 2023년에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 <리터널> 등 PS 중요 타이틀이 PC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 개발자의 업무시간 중 상당수는 단순반복적인 작업에 소요된다. 이를 AI로 대처할 수 있다면 크런치 모드 근절, 개발 기간 및 비용 감소, 게임의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게임사의 경우 AI 자동화 솔루션으로 생존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에 AI가 얼마나 통합될 수 있는가이다. 사실 이미 게임 개발 툴 상당수에 AI 기술이 도입되어 있다. 따라서 2023년이면 AI를 통한 개발업무 간소화의 진척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게임산업이 높은 인건비와 투자자의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도입 시도는 활발히 전개될 것이며,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리서치 기업 니코 파트너스(Niko Partners)의 리사 코스마스 한슨(Lisa Cosmas Hanson) 사장은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게임 개발 기술(Game-tech)의 도입은 스튜디오 규모와 상관없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코드 플랫폼, 생성 AI(generative AI), 분산 컴퓨팅 서비스가 확산될 것이고, 이는 게임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접근성을 높여 크리에이터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가시적인 성과는 예상만큼 빠르게 나오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암페어 애널리시스는 2023년은 AI 툴의 활용성을 검증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개발에 AI 도입이 확대될 것은 분명하나, 기술을 검증하고 더 나은 활용법을 찾는 데에는 일정량 이상의 R&D 시간 소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