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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CDPR이 이용자 마음을 돌려놓은 비결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CDPR의 <사이버펑크 2077>은 2012년 10월 첫 공식 트레일러를 공개한 뒤
수차례의 출시일 연기 끝에 2020년 12월 10일 발매되었다.
800만 장에 달하는 예약구매로 출시 이전에 이미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충당할 만큼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출시 직후 CDPR의 존속이 위협받을 만큼 큰 비판을 받았다.
이용자의 대규모 환불사태와 더불어 내부 개발자들도 경영진에게 항의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정식 출시 2년이 지난 지금,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다.
22년 9월 판매량 2,000만 장을 돌파했다.
게임 커뮤니티의 평가를 뒤집은 CDPR의 비결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1CDPR 역사의 가장 큰 오점이었던 <사이버펑크 2077>

CDPR(CD Projekt RED)의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은 개발 단계부터 게임 이용자의 큰 관심을 받았다. CDPR은 2013년 1월 최초 공개한 시네마틱 티저 트레일러에서 ‘사이버 사이코’를 전면에 내세우며 원작인 R. 탤소리언 게임즈(R. Talsorian Games)의 전설적인 TRPG <사이버펑크> 시리즈의 정통적인 후계자임을 자처했다. 동시에 당시 VFX 아티스트였던 호세 테세이라(Jose Teixeira)가 인터뷰를 통해 “<사이버펑크 2077>은 메가 히트를 기록한 전작 <위쳐 3(Witcher 3)>보다 방대하고 거대하며 자유롭고 복잡한 구성을 갖춘 컨셉”이라고 소개하며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그 후 5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사이버펑크 2077>은 E3 2018에 참가한다. E3 2018에서 <사이버펑크 2077>은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약 45분간의 비공개 체험을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들과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일제히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압도적인 호평을 내놓았다. 당시 한국인으로써 <사이버펑크 2077>의 게임 시연을 관람한 이명규 기자는 “게임플레이를 본 뒤,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더럽게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E3 2019에 참가하여 발매일을 2020년 4월로 확정했다.

그러나 <사이버펑크 2077>은 예약구매 진행과 발매 임박을 뜻하는 개발 단계인 ‘골드(Gold)’를 선언한 뒤에도 발매를 미루며 게임 커뮤니티의 우려와 불만을 샀다. 수차례의 발매 연기 뒤 2020년 12월 10일 <사이버펑크 2077>이 발매됐지만, 게임 이용자들이 확인한 것은 수많은 버그가 수정되지 않은 미완성 버전의 <사이버펑크 2077>이었다. CDPR의 역작이 될 것이라고 외쳐왔던 8년간의 마케팅이 쌓은 기대감은, 발매 직후 게이머들의 분노로 뒤바꿨다. <사이버펑크 2077>에 던져진 가혹한 혹평은 CDPR 매각설로 이어졌다.1 CDPR의 역작이었어야 할 <사이버펑크 2077>은 CDPR의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이 될 것이라는 위기와 함께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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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투자사의 애널리스트들은 2021~2022년 초 발행한 리포트를 통해 게임산업의 호황에 따라 개발인력과 IP 확보 목적으로 다수의 게임사가 인수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DPR도 그 중 하나로서 매각 가능성이 높지만, 인수 매력은 낮다고 평가했다.

2<사이버펑크 2077>의 반전 역사

2.1. CDPR의 공약과 패치노트

<사이버펑크 2077> 발매 2주 후인 12월 24일, CDPR은 미국의 투자자들에게 집단 소송을 당한다. <사이버펑크 2077>이 의도적으로 성능을 과장해 투자자들의 판단을 호도했으므로 사기죄에 성립한다는 이유에서였다. CDPR은 대규모 패치를 약속했지만, 투자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상황이 회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자 폴란드 정부는 2021년 1월 9일 CDPR의 패치 상황을 감시할 것이며,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CDPR은 2년간의 패치와 업데이트 계획을 공개한다. 그리고 CDPR 공식 인터넷 커뮤니티를2 통해 버그와 에러에 대한 제보를 받고 솔루션을 진행하며 패치 노트를 업데이트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은 비록 잘못 디딘 첫걸음이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참여와 이를 수용하고 반응하는 게임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커뮤니티 자체는 열려있지만, 커뮤니티에 참여하지 않으면 게임의 패치 정보를 알 수 없으며, 공식 패치 노트가 정리되더라도 게임 이용자 모두를 대상으로 명확한 패치 및 업데이트 일정 공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통해 폐쇄적인 행보로 CDPR의 패치 공약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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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ums.cdprojektred.com

CDPR 공식 커뮤니티 출처: forums.cdprojektred.com(2023.1.)

그러나 2021년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년간 총 5차례에 걸쳐 각각 40GB 내외의 대규모 패치를 진행하며 <사이버펑크 2077>의 게임 품질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그리고 게임의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된 6차 패치와 <사이버펑크 2077 : 엣지러너> 패치까지 커뮤니티와 긴밀한 연결성 속에서 진행되었다. CDPR이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팬들을 규합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2.2. 넷플릭스 <사이버펑크 2077 : 엣지러너>

대규모 패치와 지속적인 커뮤니티 관리를 통해 꾸준한 패치와 업데이트를 진행한 점 또한 <사이버펑크 2077>이 다시 일어나게 된 요인 중 하나이지만, <사이버펑크 2077>의 브랜드 가치를 대중에게 재고시킨 계기는 넷플릭스(Netflix)와 합작하여 공개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사이버펑크 2077 : 엣지러너(Cyberpunk 2077: Edgerunner)>(이하 <엣지러너>)의 공이 컸다. <그렌라간(グレンラガン)>의 총 감독이었던 이마이시 히로유키(Imaishi Hiroyuki)가 이끄는 트리거 스튜디오(Trigger Inc.)를 통해 제작된 <엣지러너>는 17개국에서 최대 4주 이상 시청시간 탑10에 머무는 글로벌 흥행과 함께 <사이버펑크 2077>에 두 번째 기회를 주었다.

<엣지러너> 국가별 인기도 (단위: 플릭스패트롤 인기 포인트)3 출처: FlixPatrol(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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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의인기 및 영향력 집계 사이트 플리스패트롤(FlixPatrol)에서 자체 고안한 포인트로, 지역별 재생 빈도, 인기 순위 등을 고려한 종합 포인트이다.

특히 <엣지러너>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고관여 게임 이용자뿐 아니라, 출시 초기 부족한 완성도 논란으로 <사이버펑크 2077>을 인지한 저관여 게임 이용자들까지 불러모을 계기를 만들었다. 발매 초기 흥행과 확장팩 출시 당시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주목도를 다시금 발생시킨 것이다. 이렇게 이어진 모멘텀을 발판 삼아 출시 2년 만에 수많은 논란과 위기 속에서도 2,000만장의 판매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으며, 나아가 <위쳐(Witcher)> 시리즈를 잇는 CDPR의 대표 IP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사이버펑크 2077>의 모멘텀 별 판매 기록 (단위: 만 장) 출처: DeekeTweak(2022.10.)

3CDPR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CDPR이 <사이버펑크 2077>의 초창기 실패를 극복하고, 여러 계기를 통해 인식을 재고하기까지 가장 유효했던 전략은 기회를 만들고 그것을 놓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악명 높은 크런치 모드, 개발진과 경영진의 불화 등 CDPR의 운영 측면의 위험에서 <사이버펑크 2077>의 가치가 보존될 수 있었던 요인은 공식 커뮤니티를 활용해 고관여 게임 팬들을 개입시키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한 패치 및 게임 개선을 진행한 것이 유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IP 소비 채널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미디어와 연계된 안정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을 구축했다. 새로운 IP 소비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CDPR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새로운 BM이라 보아도 무방할 만큼 성공적이다. 나아가 이는 <사이버펑크 2077>의 후속 DLC인 <팬텀 리버티(Phantom Liberty)>의 바탕이 되어주고 있어 지속가능성 또한 확보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사이버펑크 : 엣지러너>의 포스터 출처: cyberpunk.net

이처럼 게임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다각화는 시장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게임 이용자를 협력자로 위치시키고, 위기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게임과 같이 리스크가 높은 산업군에서 위기 극복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CDPR의 사례는 위기 극복 방안이자 성과 극대화를 위한 전략으로서 참고 가치가 높다.

참고자료

  1. ClutchPoints - Taking a look at Cyberpunk 2077’s numbers, 2021.5.5.
  2. Forbes - CDPR Chart Indicates Strong ‘Cyberpunk 2077’ Expansion Support, Growing ‘Witcher 4’ Team, 2022.11.29.
  3. IGN - Cyberpunk 2077 Is Getting a Complete Edition With All DLC Included, 2022.12.7.
  4. TheGamer - Cyberpunk 2077 Resurgence Breaks CD Projekt Red Sales Records, 2022.11.28.
  5. Tweak Town - Cyberpunk 2077 sells 20 million copies, half of Witcher 3’s sales, 2022.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