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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력 중심의 크로아티아 게임 산업

글로벌 이머징마켓

크로아티아 게임산업의 특징 중 하나로 ‘인력’ 중심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2022년 한 해 동안 게임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기관이 증가했고,
게임 산업 종사자의 임금 인상 등 근로조건에 대한 단체협약이 이루어졌다.
미국에서 게임산업 노동조합이 빠르게 활성화되는 등 세계적으로 게임산업 종사자 권리 보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인력’에 중점을 둔 크로아티아 게임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1크로아티아 게임 산업 규모

지속적으로 성장과 발전 과정에 있는 크로아티아의 게임 산업 규모는 5억 HRK(약 876억 원)를 넘어섰다. 크로아티아 게임 산업 발전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조직 크로아티안 게이밍 클러스터(Croatian Gaming Cluster)의 알렉산다르 가브릴로비치(Aleksandar Gavrilovi ) 서기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10대 게임 회사의 매출은 2019년 2억 7,400만 HRK(약 479억 원)에서 2021년 4억 4,600만 HRK(약 약 782억 원)로 증가했다. 게임 개발사 70개를 포함해 크로아티아에 약 100개의 게임 관련 회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전체의 매출 규모는 5억 HRK 이상이라는 것이 가브릴로비치의 설명이다.

크로아티아 게임사의 고용자 수는 2019년 약 230명 규모였으며, 2021년에는 그 수가 5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비정기적으로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인력들과의 협업 사례까지 추가하면 크로아티아의 게임 제작 관련 인력 규모는 1,0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1 협업에 참여하는 인력에는 해외 출신의 데이터 분석가, 웹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도 포함된다.

1
크로아티아 인구는 약 401만 명 규모이며, 게임산업 종사자는 전체 인구의 약 0.02%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2021년 기준 게임산업 종사자는 약 8만 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0.16%에 해당한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참고)

가브릴로비치는 크로아티아에서 컴퓨터 게임 관련 전문 기술과 관련된 학교나 교육 프로그램이 아직 대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과 중등학교에서 게임 관련 직업 훈련을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컴퓨터 게임 분야와 게임 디자이너 등의 직업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2크로아티아 게임산업의 특징

2.1. 인력 양성

크로아티아의 게임 인력 양성과 관련하여 가장 유명한 사례는 내륙에 위치한 시사크-모슬라비나(Sisak Moslavina) 지역의 노브스카(Novska) 타운에서 진행되는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PISMO’ 프로젝트이다. 시사크-모슬라비나 지역은 지난 5년 동안 크로아티아의 신기술 허브로 급부상한 곳으로, 발칸 반도의 실리콘 밸리를 지향하고 있다. PISMO는 교수진, 학생 및 훈련생을 위한 숙박 시설, 게임 산업 액셀러레이터 및 e스포츠를 위한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게임산업 지원 계획이며, 게임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PISMO의 주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

‘발칸반도의 실리콘밸리’ 꿈꾸는 시사크-모슬라비나 지역 출처: EuroNews(2022)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이 지역의 유치원에 있는 모든 어린이에게 무료 영어 수업이 제공된다. 두 번째 단계에는 게임 제작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도구에 대한 초등 및 중등학교 워크숍 등이 포함되며, 세 번째 단계는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사업으로 진행된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비디오 게임 개발 엔지니어’라는 고등학교 수준의 직업 교육이 도입되고,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새로 설립된 스타트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진다.

PISMO는 게임 분야에서 더 쉽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육 훈련 참가자들은 게임 제작 방법을 배우는 것 외에도 컴퓨터 게임 제작을 위한 최신 기술 및 장비를 이용할 수 있으며, 창업을 위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고등학교 과정 또는 소정의 교육 훈련을 마친 젊은 개발자들이 스타트업을 설립할 경우 크로아티아 고용청(Croatian Employment Service, CES)이 최대 10만 HRK(약 1,800만 원)의 창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시사크-모슬라비나 카운티와 노브스카(Novska) 타운이 각각 3만 5,000 HRK, 2만 HRK를 지급한다. 이와 함께, 크로아티아 고용청은 PISMO의 6개월 교육 훈련을 받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급여와 여행 경비를 지급한다.

한편, 이 지역에서는 시사크 기술학교(Technical School in Sisak)와 노브스카 고등학교(Novska High School)가 게임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있다. 교육 과정 내용의 50% 이상이 게임 관련 직업에 관한 것이므로 고등학교 교육을 받은 후 바로 게임산업 현장에 투입되거나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다.

2.2. 근로자 처우 개선

게임 업계는 높은 노동강도와 개발 프로젝트 마감 직전의 과도한 초과 근무 등 근로 환경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크로아티아 게임사 게임척(Gamechuck)과 포큐파인 파쿠르(Porcupine Parkour)가 각각 2022년 4월과 6월에 노조와 공식화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크로아티아 게임 업체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한 게임척은 2022년 11월 말 모든 근로자의 급여를 인플레이션율보다 높은 13.8% 인상하는 단체협약 부속서에 서명했다.

이 같은 단체협약은 게임 업계에서 급여 체계와 회사 경영의 투명성 확보, 근로자를 위한 이익 분배, 근로자의 존엄성 보호와 저작권에 대한 통제권 강화 등을 보장하는 진전을 이룬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정규 근무 시간을 5일 근무로 나누어 총 33시간 45분 또는 일일 6시간 45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디렉터부터 주니어 아티스트까지 모든 직원이 동일한 급여체계를 적용받는 등의 내용이 명시되었다.

게임척과 협업했던 프리랜서 극작가이자 내러티브 디자이너 루치야 클라리치(Lucija Klari)는 이처럼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실과 다른 회사들도 이를 참고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업계 표준이 따로 없어 근로자나 창작자의 권리 침해가 횡행했던 게임 분야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2.3. 커뮤니티 육성

노브스카에서는 2022년 1월 8일 PISMO를 위한 캠퍼스 건설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노블얀 비즈니스 존(Novljan Business Zone)에 들어서는 현대식 캠퍼스에는 하우스 스튜디오, 학생 기숙사,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4,000석 규모의 e스포츠 경기장 등 다양한 시설이 집적되어 게임 관계자들의 커뮤니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로아티아 게임 회사의 50% 이상이 노브스카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22년 1월 12일 노브스카를 방문한 안드레이 플렌코비치(Andrej Plenković) 총리는 게임산업의 성공으로 많은 젊은이가 이곳으로 모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게임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한 노브스카에서 ‘정의로운 전환 기금(Just Transition Fund)’2이 자금을 지원하는 게임산업 캠퍼스 프로젝트까지 진행될 경우 커뮤니티 강화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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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가 2020년 1월 유럽 그린 딜 투자계획(EuropeanGreen Deal Investment Plan, EGDIP)을 발표하며 소개한 기금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정에서 화석연료 산업 중심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구축한 기금

노블얀 비즈니스 존 조감도 출처: The Mayor.eu(2022.1.)

한편, 크로아티아에서도 다양한 게임잼 행사를 통해 개발자가 전문적인 경험을 쌓고 <바바 이즈 유(Baba is You)>, <고트 시뮬레이터(Goat Simulator)>, <셀레스트(Celeste)>, <인스크립션(Inscryption)>, <스네이크 패스(Snake Pass)>, <도넛 카운티(Donut County)>, <슈퍼핫(Superhot)>과 같은 정식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크로아티아 유일의 게임 박람회인 리부트 인포게이머(Reboot InfoGamer)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정 중단되기도 했으나 게임 커뮤니티의 결속과 교류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3시사점

게임산업은 국경의 의미가 약하며, 미국과 일본, 중국 등 대형 시장에서 이미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게임사가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작은 시장이 게임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크로아티아 국가 차원의 게임산업 육성 기조는 게임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실질적인 교육과 창업으로 연결하는 효과적인 사례로 주목된다.

다수의 게임산업 육성 국가들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거나 자국 게임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특히 ‘인력’에 집중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게임산업 인재 육성 기조는 기초적인 교육부터 시작해 근로자 권익 강화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책적 지원으로 육성한 인재가 해외 시장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자, 인력이 쌓은 역량을 자국 내에서 발휘하고 이에 대한 파급력으로 인력 수준을 높이는 순환 구조를 구상한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크로아티아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정의로운 전환 기금의 참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크로아티아의 게임인력 육성 정책은 국가 산업 구조 변화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민간 투자시장에서 자금을 유치하는 것에 비해 장기적인 호흡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로아티아 게임산업은 육성 정책의 성과에 따라 참고모델이 될 수도 있으며, 산업 협력자를 모색해 볼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다양성이 강조되는 게임산업에서 크로아티아와 같은 인력 중심 정책이 성과를 내고 성공 모델로서 파급력을 발생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1. Croatia Week - Gaming industry annual revenue in Croatia exceeds €66 million, 2022.9.8.
  2. Equal Times - Collective agreement marks a “big step” for Croatia’s gaming industry workers, 2022.12.22.
  3. EuroNews - The Croatian incubators hatching video gaming startups, 2022.4.25.
  4. Games Industry - From demo to debut: Turning a game jam project into a full release, 2022.8.17.
  5. The Mayer.eu - Gaming industry campus to revitalise Croatia’s Sisak-Moslavina County, 2022.1.13.
  6. Total Croatia News - Gaming Evolution in Croatia - Construction of Campus in Novska, 2020.8.27.
  7. Total Croatia News - Novska High School Introduces Course for Video Game Developers, 202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