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머징 마켓
유럽 대표 미디어 기업이자 게임 퍼블리셔인 아제리온(Azerion)은 2020년 네덜란드 대표 모바일 게임 개발사 스필 게임즈(Spil Games)를 인수하며 모바일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스필 게임즈와 아제리온에서 게임 데이터 분석가로 근무하고 있는 전문가와 함께 네덜란드 게임시장 현황과 주요 규제, 시장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A. 코로나19가 전 세계 게임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최근 네덜란드의 게임산업 트렌드는 이스포츠(eSports)의 부상이다. 이제 이스포츠의 인기는 축구에 버금갈 수준이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랑을 받으며 네덜란드 게임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더 많은 투자와 후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프로 선수와 구단 활성화로 이어졌다. 네덜란드 내에서 이스포츠의 성장은 단순한 관심 증가를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A.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인기 종목은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의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와 밸브(Valve Corporation)의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 Strike)>이다. 또한, 프로 축구 인기가 높은 만큼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의 <피파(FIFA)> 시리즈도 인기이다. 팀 대항인 <리그 오브 레전드>나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달리 개인전 게임이지만 팀대항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A. 이스포츠의 성공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게임이 주류 문화의 일부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2022년 아시안 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전통적인 스포츠와 동등한 수준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는 게임이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숙련된 기술과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한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A. 네덜란드에는 오래전부터 인디게임 개발자 커뮤니티가 크게 형성되어 있다. 더치 게임 가든(Dutch Game Garden)은 이런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업계 종사자 간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단체이다. 또한, 최근 몇 년간 대학교의 게임 관련 학과가 많이 개설되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기술 대학교인 델프트 기술 대학교(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는 그래픽, 인공지능, 게임 물리학 등에 대한 게임 기술 석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응용과학 대학교(Amsterdam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에는 더욱 광범위한 게임 개발 과정에 대해 가르치는 학과도 있다. 네덜란드 게임산업 중심지인 위트레흐트에 위치한 위트레흐트 예술 대학교(Utrecht University of the Arts)도 게임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에 중점을 둔 학사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A. 유럽,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이야기 중심의 강력한 내러티브(Narrative)를 가진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네덜란드 게릴라 게임즈(Guerrilla Games)의 <호라이즌(Horizon)> 시리즈같이 몰입도 있는 스토리라인이 있는 1인칭 RPG 게임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네덜란드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멀티 플레이어나 소통 기능이 있는 게임 역시 인기이다.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콘솔 게임도 많이 찾기 때문에 크로스 플랫폼 기능이나 컨트롤러 호환성을 갖춘 게임들이 더욱 잘 팔릴 것으로 생각한다.
A. 네덜란드의 게임산업 관련 가이드는 네덜란드 도박 관리 위원회 (Kansspelautoriteit; 이하 KSA)에서 관리한다. KSA는 책임감 있는 게임 이용을 장려하고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는 규제 기관으로 이용등급 분류, 게임 과몰입 방지 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에서는 게임 과몰입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지원과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 네덜란드는 모든 확률형 아이템을 금지하진 않지만, 관련 규제안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사안이다. KSA는 사행성 도박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강력하게 규제하며, 이미 몇몇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을 사행성 도박과 유사하다 판결하여 네덜란드에서의 서비스를 금지하거나 게임을 변경하도록 한 바 있다. 또한, 도박이나 손해를 유발할 수 있는 게임을 광고하기 위해서는 시간, 내용 등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네덜란드는 유럽연합의 일반 개인정보 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이하 GDPR)을 준수하며 이용자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 많은 제한을 두고 있다.
A. 개인적으로 게임은 소비자 친화적인 수익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잠재적인 추가 지출에 대한 위험 부담 없이 원하는 아이템을 구매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많은 FPS와 RPG 게임이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과 무관한 장르임에도 도박과 다르지 않은 확률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따라서, 확률형 아이템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사행성이 없는 게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금지하거나 판매하더라도 강력한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 인게임 광고 집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 경험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과도한 광고로 인해 이용자가 불편을 느낀다면 그 광고는 잘못 구성된 것이므로, 광고는 게임과 관련성이 높고 자연스럽게 게임에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 또한, 즉각적인 성과 추적이 가능하니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때에 조정하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A.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네덜란드 게임산업 규제는 대부분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업들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며 자사 약관이 GDPR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검토해야 한다. 여느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조세 관련 법률도 많고 과세 제도도 복잡하니 모든 것이 규정에 부합하는지 항상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