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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콘솔 시장 넘보는 한국 게임 개발사, 그 배경은?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2022. 09~2023. 08)
글로벌 이슈 키워드

1콘솔에 주목하는 한국 게임…게임·기기 시장 모두 성장

한국 콘솔 게임시장, 10년간 연평균 11.3% 성장 전망…글로벌은 2.2%

한국 게임산업은 그동안 모바일에 주력해 왔으며, 콘솔 게임은 미개척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게임 업계의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게임 회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콘솔 게임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PwC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콘솔 게임시장 규모는 2018년 약 4억 8,030만 달러(약 6,724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약 9억 9,290만 달러(약 1조 3,900억 원)까지 성장하였다. 2023년에는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1.3%를 기록하며 약 12억 5,480만 달러(약 1조 7,567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2027년 한국 콘솔 게임시장 규모 출처 : PwC(2023.07)

콘솔 기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해…점유율 1위는 SIE 플레이스테이션

2023년 콘솔 시장의 성장세는 2022년에 발매가 연기되었던 AAA 게임들이 많이 출시된 영향이 크다. 상반기에는 <호그와트 레거시(Hogwarts Legacy)>,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The Legend of Zelda: Breath of the Wild)>, <파이널 판타지 16(Final Fantasy XVI)> 등이 흥행했고, 하반기에는 <마블: 스파이더맨 2(Marvel: Spider-Man 2)> 등의 대형 타이틀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 역시 콘솔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Lies of P)>을 출시하였고,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The First Descent)>의 오픈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를 12월에 공개할 예정이며 펄어비스는 <붉은사막(Red Desert)>의 콘솔 게임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콘솔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의 활성화에 따라 국내 하드웨어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콘솔 기기 판매량은 2022년 50만 대를 기록하였으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0%로 68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한편, 국내 점유율 1위 기기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 이하 SIE)의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으로 조사되었다.

2018~2027년 한국 콘솔 기기 판매량 출처 : 스태티스타(2023.08)

2한국 게임 개발사가 콘솔에 진출하는 진짜 이유는?

모바일 중심 BM 개편 위한 사업다각화

콘솔 게임은 전 세계 게임산업의 25%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지만, PC와 모바일 게임 위주의 사업을 벌이던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불모지로 불려 왔다. 한국 게임업계는 그동안 특정 장르에 매몰된 게임 IP와 수익 모델, 모바일 위주의 플랫폼, 한국과 중국 등 일부 시장에만 집중된 사업 구조 등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최근 콘솔 시장에 주목하는 것도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사업다각화를 고려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콘솔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 선도하고 있다. PwC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북미와 유럽 지역의 콘솔 게임시장은 각각 184억 달러(약 25조 7,600억 원), 250억 달러(약 35조 원)로 추산되었으며, 두 권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 콘솔 시장의 82.9%에 달한다. 따라서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2022년 권역별 콘솔 게임시장 규모 및 점유율 출처 : PwC

크로스 플랫폼 흐름에 더한 글로벌 이용자 확보 노력

최근 모바일이나 PC 게임을 출시할 때 콘솔 게임도 함께 지원하는 크로스 플랫폼(Cross Platform)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란 두 개 이상의 플랫폼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게임을 뜻하며, 뉴주(Newzoo)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47%가 최소 2개 이상의 플랫폼으로 게임을 즐긴 것으로 확인되었다.

크로스 플랫폼 지원 게임은 이용자가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던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더 넓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도 플랫폼별로 게임을 개발, 유지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성이 높다. 따라서 크로스 플랫폼은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콘솔 게임 개발이 필요하지만, 국내 수요는 크지 않은 현재 국내 게임시장에 적합한 흐름이라 볼 수 있다.

3연이어 출시하는 K-콘솔 게임, 해외 반응 긍정적

국내 대형 게임 개발사 줄지어 콘솔 게임 출시 알려

국내 대형 게임 개발사들은 이런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펄어비스는 2023년 8월 독일에서 개최된 게임스컴(Gamescom)에 참가해 <붉은사막> 게임 플레이 영상을 선공개했다. 영상은 일일 누적 조회수 252만 회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펄어비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출시할 예정이며 2023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 밝혔다.

라인게임즈의 자회사 레그스튜디오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The War of Genesis: Remnants of Gray)>을 콘솔 게임으로 개발 중이며, 이를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의 타이틀로 발매할 계획이다. 해당 게임은 PC 패키지 게임인 <창세기전>과 <창세기전 2>의 합본 리메이크작이며, 어린 시절에 이 게임들을 플레이했던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현재 누구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게임성을 다듬고 있으며, 보다 몰입감 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스토리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밝혔다. 2023년 12월 중 출시 예정이며, 향후 PC 등으로 플랫폼을 확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The War of Genesis: Remnants of Gray)> 출처 : 라인게임즈

엔씨소프트도 2023년 12월 PC와 콘솔용 <쓰론 앤 리버티>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쓰론 앤 리버티>는 방대한 세계관과 역동적인 그래픽을 갖춘 MMORPG 게임으로, 미국 아마존 게임즈(Amazon Games)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크래프톤도 자사 최대 IP <PUBG: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 이하 배틀그라운드)>도 콘솔 게임으로 출시해 공격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2년 연속 게임스컴 참가 <P의 거짓>, '한국 콘솔 게임 가능성 열 것'

2023년 9월 출시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하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P의 거짓>은 2022년 게임스컴에서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Most Wanted Sony PlayStation Game)',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Best Action Adventure Game)'과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Best Role Playing Game)' 등 3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2023년 게임스컴에도 참여했다.

정식 출시 이후 반응도 긍정적인데, 2023년 9월 스팀(Steam)에 출시되자마자 글로벌 유료 판매 순위 4위에 안착했으며, 동시 접속자 수도 9월 21일 기준 약 1만 6,000여 명을 기록하며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스팀에서 <P의 거짓>은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글로벌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도 메타스코어 80점을 기록하여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Lies of P)> 메타크리틱 점수 출처 : Metacritic

<P의 거짓>의 성공이 기대되는 이유는 국내 콘솔 시장의 확대뿐 아니라, 한국 게임시장의 인식 개선과 성장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네오위즈는 "글로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한국 개발사가 글로벌 콘솔 게임시장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한국 게임시장 성장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언급했다.

넥슨·삼성 합작 FPS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 생생한 게임 경험 제공

FPS 게임 명가인 넥슨의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The First Decendant)>가 게임스컴 2023 행사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해당 게임은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AAA급 게임으로 우수한 그래픽과 뛰어난 타격감을 구현하고 있다. 4K 해상도의 HDR을 지원해 비주얼 요소를 밀도 있게 구성했으며, 60프레임으로 매끄러운 플레이를 제공하는 성능 우선 모드를 지원한다.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출처 : 넥슨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이 게임에 게임 플레이 장면과 프레임을 분석해 게임의 입체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응답속도와 HDR 모드 자동 전환 등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HDR10+ GAMING 기술을 최초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플레이스테이션5 전용 적응형 트리거와 햅틱 피드백 기능도 지원한다. 적응형 트리거를 통해 사격 시 트리거 사용이 가벼워지거나 압박이 생기는 등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차별화된 조작감을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7월 19일부터 26일까지 오픈 베타 서비스를 진행했는데, 테스트 첫날 스팀 동시 접속자 수 7만여 명을 기록하며 출시 전 게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실시간 인기 순위 1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2022년 이미 클로즈 베타를 진행한 바 있는데, 이때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캐릭터 모션, 타격감 등을 개선했으며 게임 배경과 세계관의 원활한 이해를 돕기 위해 프롤로그를 전면 개편했다.

4K-콘솔 게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가장 중요한 것은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콘솔 이용자에 대한 이해

사실 한국 개발사들이 콘솔 시장에 진출한 것은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가 큰 인기를 끌 당시 국내 개발사들도 콘솔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해외 게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개발사가 콘솔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콘솔이라는 플랫폼과 콘솔 이용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게임시장은 모바일과 PC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개발 인력도 콘솔보다는 모바일과 PC에 치중되어 있다. 물론 콘솔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만 개발의 관점에서 콘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콘솔 게임 개발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타 플랫폼에 비해 적어 출시 가이드라인이나 검수 기준에 대한 노하우 공유도 덜 활발한 편이다. 또한, 플랫폼마다 조금씩 다른 이용자 성향 분석을 간과한 사례도 있다. 모바일이나 PC 게임을 콘솔로 이식할 때는 콘솔 이용자가 선호하는 플레이나 조작 방식을 고려해야 하는데 성향 파악 없이 이식해 실패를 겪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발사들이 콘솔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이유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진출 의지가 결정적이다. 국내 개발사가 약진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시장은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크게 형성되어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가깝다. 특히 과거에는 국내 개발사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 중국 게임 개발사 역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여 이전과 같은 시장 장악력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북미, 유럽 등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이 불가피하며 이들이 선호하는 콘솔 게임 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콘솔 게임이 모바일 게임보다 수익성이 낮아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지만, 게임의 다양성 확보와 서구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입장이다.

2022년을 국내 개발사들이 콘솔 게임시장에 진출하는 해였다면, 2023년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해이다. 펄어비스, 라인게임즈,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넥슨, 네오위즈 등 내로라하는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빠르게 콘솔 게임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실제로 글로벌 이용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이처럼 이용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독특한 스토리와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우수한 게임을 개발한다면 앞으로 콘솔 게임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참고자료
  1. IGN, The First Descendant Beta Preview: Good Intentions, Middling Execution, 2022.10.16
  2. Newzoo, New free report: Meet the gamers of 2023 and see how they engage with video games, 2023.07.20
  3. 게임샷, 한국산 콘솔 게임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 2020.01.07
  4. 게임인사이트, P의 거짓, 데모 호평 3일 만에 '다운로드 100만', 2023.06.13
  5. 게임톡, [신년 기획 ] 모바일 넘어 콘솔ㆍPC로 플랫폼 확대, 2023.01.01
  6. 네이트뉴스, K게임, 전 세계 70조 콘솔 시장 출사표 中에 모바일 따라잡히자 플랫폼 다변화, 2023.08.25
  7. 녹색경제신문, 콘솔 게임 참가 증가하는 국내 게임 회사 원인은?, 2023.05.09
  8. 뉴스투데이,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펄어비스·크래프톤, 71조원 대 글로벌 콘솔 게임시장 공략, 2023.07.28
  9. 라이센스뉴스,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플레이스테이션5 전용 기능 공개, 2023.08.19
  10. 뷰어스, '소문난 잔치' 먹을 거 많을까…험난한 콘솔 AAA급 게임 도전', 2023.03.08
  11. 삼성전자뉴스룸, 삼성전자, 넥슨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에 'HDR10+ GAMING' 기술 세계 최초 적용, 2023.08.21
  12. 서울파이낸스-"과금형 온라인게임 이제 그만"···게임업계, 콘솔 시장 진출 '활기', 2023.02.16
  13. 아주경제, PC·모바일 죽 쑤는데 콘솔 게임은 '쑥쑥'…한국은 아직 '그림의 떡', 2023.09.03
  14. 안랩, PC와 모바일 넘어 콘솔까지! 멀티 플랫폼 게임이 대세, 2023.03.21
  15. 지디넷코리아, 펄어비스 신작 '붉은사막', 국내외서 눈도장…흥행 기대 ↑, 2023.08.30
  16. 테크엠, 'P의 거짓'에 '창세기전'도 있다…2023년 K콘솔 게임 전성시대 연다, 2023.03.30
  17. 테크엠, 콘솔 키우는 넥슨…루트슈터의 정수 '퍼스트 디센던트' 살펴보니, 2023.08.23
  18. 한국정경신문, [G리포트+] '네오위즈'·'P의 거짓' 선방.시사하는 2가지,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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