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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문가 인터뷰]
창의와 열정이 만드는 게임, 대한민국 인디게임의 도전과 가능성

글로벌 이슈 포커스

전문가를 통해 바라본
국내 인디게임 산업 육성 전략

이만재 대표는 뉴코어 게임즈의 대표 겸 디렉터로, 19세기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데블위딘: 삿갓>을 2024년 11월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데블위딘: 삿갓>은 방랑 시인 김삿갓의 풍류에서 영감을 받아 붓 대신 칼을 든 방랑 검사 ‘김립’의 이야기를 다룬다.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뉴코어 게임즈는 <데블위딘: 삿갓>으로 인디게임상을 수상하는 등 그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현재 게임의 액션성과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에 있다.

Q1. 인디게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인디게임이 다른 게임 개발 유형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라 보는가?

인디게임은 대형 게임사에서 만든 게임과 달리 소규모 팀이나 개인 개발자가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게임이다. 자본의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창작자의 순수한 열정과 비전을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인디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본다. 대형 게임사와 달리 창작 과정에서 창의적인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디게임은 독자적인 차별성을 가진다. 개발자 개개인의 감성과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반영되며, 이 과정에서 얻는 만족감은 상업적인 성공을 넘어선 큰 의미를 지닌다. 인디게임은 새로운 게임플레이와 참신한 경험을 제공하며, 각 작품이 독창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점이 특징이다.

Q2. 국내외에서 인디게임에 대한 인식이 최근 몇 년간 어떻게 변화했다고 느끼는가? 한국에서 인디게임이 여전히 ‘저예산 게임’ 등으로만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최근 몇 년간 인디게임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변화했다. 과거에는 인디게임이 단순히 ‘작고 간단한 게임’, ‘저예산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다양한 플랫폼과 커뮤니티의 도움으로 인디게임이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3D 그래픽으로 제작된 인디게임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게임들은 창의성과 혁신성 덕분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인디게임이 ‘소규모’나 ‘저예산’이라는 이미지에 국한되어 있는 경향이 있지만,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성공적인 인디게임 사례를 더욱 적극적으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발자들의 창의적인 시도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추진 중인 정부와 민간 차원의 인디게임 전시회, 개발자를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등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들이 지속되고 발전한다면, 국내 인디게임에 대한 인식은 점차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Q3. 인디게임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데블위딘: 삿갓>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요소는 무엇이 있었나?

인디게임 성공의 핵심 요소는 기획력과 주목성(이슈화)이라고 본다. 게임 초기 기획 단계에서 핵심 아이디어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신선한지, 대중의 이목을 얼마나 끌 수 있는지가 게임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블위딘: 삿갓> 개발 과정에서도 기획 단계부터 독특한 문화적 요소와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특히, 스토리텔링을 통해 유저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기술적인 완성도 역시 중요했지만, 팀 내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한, 팀원들이 각자의 역할에서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자율적이고 협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개발 과정 전반에서 자발적인 참여를 장려했다. 이러한 접근이 게임의 독창성을 높이고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Q4. 앞서 언급한 기획력과 주목성이 전체 개발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해당 요소 강화를 위해 어떤 전략이나 도구를 활용하였는가?

기획력과 주목성은 전체 개발 과정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본다. 게임의 콘셉트를 명확히 정의하고, 플레이어들이 주목할 만한 독창적인 요소를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팀 내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창의성을 최대한 이끌어내고자 했다.

개발 중반 이후부터는 언리얼 엔진이 큰 도움을 주었다. 유연하고 직관적인 개발 환경을 제공하여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도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이를 통해 각 팀원이 자신의 역할 범위를 자연스럽게 확장하며 더욱 다채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Q5. 인디게임 투자 유치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성공적으로 펀딩을 유치하기 위해 개발사들이 준비해야 할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인디게임 개발사는 대형 게임사와 달리 이미 구축된 브랜드 가치나 신뢰할 만한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어렵다. 성공적인 펀딩을 위해서는 게임의 매력적인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개발팀 핵심 멤버의 경력이나 이전 프로젝트의 성과가 투자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많은 인디 개발자들은 첫 도전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잘 구성된 IR 자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기획력을 바탕으로 게임의 독창성과 매력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어낼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Q6. 인디게임 출시 시, 플랫폼 선택이 성공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보는가? <데블위딘: 삿갓>의 경우,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현재 시장에서는 인디게임 개발사가 플랫폼 선택에서 큰 폭의 다양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인디게임은 ‘PC는 스팀, 모바일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라는 기본적인 플랫폼을 필수적으로 선택하게 되며, 따라서 플랫폼 선택 자체가 성공의 주요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PC 게임의 경우 스팀을 시작으로 다양한 콘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데블위딘: 삿갓>의 경우,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5에서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동시 발매를 진행했는데, 이는 다양한 게이머층에 접근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도 가능한 많은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Q7. 커뮤니티 및 사용자 피드백은 인디게임 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 <데블위딘: 삿갓>의 개발 과정에서 유저 피드백이 게임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었는가?

유저 피드백은 게임 개발과 완성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개발자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유저들이 체험하는 실제 경험은 종종 크게 다를 수 있다. 모든 의견을 전부 수용할 수는 없지만, 다수가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나 요청에는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핵심을 파악해 반영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후 개선된 부분에 대해 재평가를 받는 것도 필수적이다.

<데블위딘: 삿갓>의 개발 과정에서도 유저들의 피드백은 중요한 개선 요소로 작용했다. 초기에는 특정 불만사항이 내부 개발 환경에서 동일하게 재현되지 않아 대응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도와 시간을 투자했다. 결국 원인을 찾아 수정했으며,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큰 결함을 가진 상태로 출시될 가능성도 있었다고 본다.

실제로 유저들은 개발자보다 게임의 문제점을 더 민감하게 인지하며, 개발자가 놓치기 쉬운 부분을 정확히 지적해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용자 피드백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되며,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자세가 게임의 완성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Q8. 인디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주요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해외 퍼블리셔나 플랫폼과의 협력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이나 시사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한민국 인디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한민국 인디게임’ 자체의 위상과 주목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긍정적인 이미지와 높은 인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목표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출 전략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인디게임 개발사는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스트리머와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와의 협력, 글로벌 게임 행사 참여,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통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대한민국 인디게임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며, 자금력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게임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게임 경험을 통해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으므로 대한민국 인디게임도 이에 부응해야 한다.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재미와 사용자 경험(UX)을 최적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개발 초기부터 철저한 테스트와 피드백 수집 과정을 반복하며 품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인디게임의 퀄리티 보장을 위한 정책 지원이 확대된다면 개발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해외 퍼블리셔와의 협력 경험이 많지 않아 구체적인 시사점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필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9. 현재 한국 인디게임 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내 인디게임 시장의 특성이 글로벌 진출 전략과 어떻게 연관될 수 있다고 보는가?

아직까지 한국 인디게임 시장의 내수 수요는 크지 않은 편이며, 이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디게임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진출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많은 인디게임 개발사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지식, 비용, 네트워크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퍼블리셔와의 협력이나 해외 전시회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은 개발사들이 국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10. 해외 인디게임 성공사례 중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가? 국내 개발사들이 해외 사례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가?

아직 성공 사례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독일의 비티에프 게임즈(btf Games)가 개발 중인 <콘스탄스(Constance)>는 주목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2022년 게임스컴에서 <콘스탄스> 팀과 인접한 부스에서 전시를 진행했을 당시, <콘스탄스>는 초기 빌드 상태에서 전시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와 동시에 스팀 위시리스트 증가세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우리가 개발한 <데블위딘: 삿갓>과 큰 차이가 없었고, 온라인에서도 특별히 두드러진 점은 찾을 수 없었다. 당시 <콘스탄스>의 빌드는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기술적 우위를 가진 사례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이에 대해 개발진들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독일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유럽 내 팬들의 자발적인 관심이 큰 역할을 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콘스탄스>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현재 스팀 위시리스트에서 294위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정부 지원과 지역 팬 기반이 초기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며, 한국 정부의 지원 체계와 비교해 개선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쿠미 소울즈 게임즈(Kumi Souls Games)가 개발한 <더 라스트 페이스(The Last Faith)>와 캐나다 몽구스 로데오(Mongoose Rodeo)의 <크로우스원(Crowsworn)>도 주목할 만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두 프로젝트는 발표 초기부터 큰 관심을 끌며 많은 팬을 확보했는데, 공통적으로 킥스타터4)를 통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한국 개발사들은 다양한 제약으로 인해 킥스타터를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한계는 초기 이슈화 단계에서 약점으로 작용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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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스타터(Kickstarter): 창작자들이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을 수 있는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초기 단계부터 프로젝트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국내 개발사들은 프로젝트 발표와 초기 홍보 단계에서 철저한 준비와 전략적 접근을 통해 주목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 인디게임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Q11. 한국 인디게임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민간 차원에서의 지원(펀딩, 멘토링 등)은 어떻게 이루어지면 좋을지 의견을 부탁드린다.

한국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지원책에 대해 추가적으로 제안해보자면, 현재 많은 지원이 판교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점차 확장하여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모임 공간이나 공유 오피스와 같은 공간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더욱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 차원에서도 현재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특히, 단기적인 이윤 추구보다는 환원과 육성을 목표로 한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많은 국내 인디게임사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원한다면 몇 년 내에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와 함께, 펀딩 및 멘토링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도 중요하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전문적인 멘토링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여 개발자들이 더 나은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돕고, 펀딩 과정에서도 프로젝트의 주목성을 높이며 시장성과 연결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인디게임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한다면, 대한민국 인디게임 시장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
※ 본 내용은 필자 및 인터뷰이의 견해이며, 본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