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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아프리카·중동 신흥 시장의 가능성: 한국 게임 개발사의 글로벌 확장 전략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1신흥 시장의 부상과 성장 가능성

아프리카와 중동 게임 시장의 주요 특징과 성장 요인

아프리카는 신흥 게임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Mo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2024년 아프리카 게임 시장 규모는 21억 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1.62%를 기록하여 37억 2,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5G 네트워크 연결성 개선이 게임 시장 수요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게임 시장 규모(’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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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 연평균 성장률로, 특정 기간 동안의 투자나 시장의 연간 평균 성장률을 나타내는 지표
출처 : Modor Intelligence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자료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모바일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여 2030년에는 약 7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모바일 보급률도 50%에 이를 전망이다. 5G 가입자 수도 중동 및 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2024년 6,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가 예상된다.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게임용 스마트폰 출시도 증가하고 있다. 미디어텍(MediaTek)은 남아프리카 시장에 게임용 칩셋 ‘미디어텍 헬리오 G95(MediaTek Helio G95)’를 포함한 기술 솔루션을 발표하며, 게임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의 급성장 배경

아프리카 게임 시장의 성장은 글로벌 게임 기업들의 관심과 투자를 이끌고 있다. 디즈니(Disney)는 나이지리아의 말리요 게임즈(Maliyo Games)와 협력하여 디즈니 애니메이션 이와주(Iwaju)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제작했으며, 일렉트로닉 아츠(EA)는 아프리카 전역에 EA FC 모바일 게임을 확산했다.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서버를 아프리카에 출시하며 지역 내 서비스를 강화했다.

또한, 게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소니(Sony)는 2024년 초 아프리카 게임 및 기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시작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게임 퍼블리셔 캐리퍼스트(Carry1st)에 투자를 단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24년 7월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로비 (케냐), 카사블랑카(모로코)에서 연례 엑스박스 게임 캠프(Xbox Game Camp)를 개최하여 게임 스타트업이 프로젝트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게임 시장은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터넷 속도와 성능 문제가 대표적이다. 원활한 온라인 게임을 위해 최소 4Mbps 속도가 필요하며, 경쟁 게임에서는 50ms 이하의 낮은 지연 시간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농촌 및 오지 지역에서는 여전히 빠른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낮은 평균 소득으로 인해 앱 내 결제 비율이 낮아 수익 창출이 어렵다. 따라서 게임 개발자는 다양한 네트워크 조건에서도 실행 가능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거나, 오프라인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광고 기반 모델 도입, 로컬화된 결제 시스템, 그리고 소액 결제 모델을 탐색할 필요도 있다.

2아프리카·중동 시장 진출 전략

주요 소비자 특성과 게임 콘텐츠 선호도

아프리카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젊은 인구층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아프리카의 청소년 인구는 약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향후 10년간 청소년 수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실제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게이머 수는 2015년 7,700만 명에서 2021년 1억 8,600만 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즐기는 비율은 약 95%에 달하며, 이러한 모바일 중심 접근 방식은 게임 개발자가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지역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야 함을 시사한다.

중동 지역에서도 게이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UAE에서는 인구의 77%가 게이머로, 이 중 67%는 25~44세 연령대에 속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인구의 70%가 30세 미만으로, 모바일 게임산업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중동 지역은 평균 소득 수준이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층이 형성되어 있다. 더운 날씨로 인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수요가 증가한 점도 이 지역의 게임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잠재력 높은 시장에서 현지화와 수익화는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MENA 지역은 아프리카와 아랍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문화를 지닌 만큼, 언어와 문화적 민감성을 반영한 게임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수익화 측면에서는 아프리카의 낮은 평균 소득과 전통적 은행 접근성 부족을 고려해 모바일 결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반면, 중동 지역은 높은 소득 수준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모델 개발이 적합할 수 있다.

낮은 사양 최적화 및 과거 인기 게임 재출시 사례

아프리카 시장의 기술적 장벽은 게임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많은 소비자가 처리 능력과 메모리가 제한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는 저사양 기기에서도 원활하게 실행 가능한 게임을 최적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앱 크기를 줄이고, 인앱 데이터 사용을 최소화하며, 네트워크 조건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실행 가능한 오프라인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레트로 게임의 재출시도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기 모바일 기기에서 인기를 끌었던 <스네이크(Snake)>는 단순한 게임 매커니즘과 낮은 리소스 요구사항 덕분에 저사양 기기에서도 원활히 실행되었다. 최근에는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를 현대화하여 다시 출시되면서 성공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기존 고사양 게임을 저사양 버전으로 최적화해 출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파 크라이 2(Far Cry 2)>는 고사양 게임으로 출시되었지만, 성능을 최적화해 저사양 시스템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재출시되었다. 이 게임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여 지역 게이머들에게 친숙함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시간 전략 게임인 <커맨드 앤 컨커(Command & Conquer)> 시리즈 역시 일부 그래픽과 컨트롤을 단순화하여 저사양 기기에서 실행 가능한 버전으로 재출시된 사례이다.

<파크라이 2> 게임 이미지 출처 : Steam

3신흥 시장에서의 기회와 도전 과제

인터넷 속도 및 인프라 한계로 인한 도전 과제

신흥 시장에서의 인프라 부족은 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신흥 국가는 인터넷 연결성이 부족하여 게임 기업들이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 실행에는 최소 4Mbps의 인터넷 속도와 50ms 이하의 지연 시간이 필요하지만, 인터넷 인프라 개발이 미흡한 신흥 국가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

또한, 클라우드 게임의 도입은 신흥 시장에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안정적이고 빠른 연결을 필요로 하지만, 대부분의 신흥 국가에서는 이러한 연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높은 인터넷 연결 비용도 또 다른 문제로, 이는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e스포츠 성장에도 제약을 가해 게임산업 전반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느린 연결 속도와 증가하는 지연 시간에 민감한 게이머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인프라 문제 해결은 신흥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게임 기업들이 지역 통신사와 협력하여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동시에, 현지 게임 개발자 및 퍼블리셔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문화와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게임 퍼블리셔 콸리(Kwalee)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스튜디오 파이스튜디오(Fahy Studios)와 협력하여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었다.

한국 게임업계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시사점

한국 게임산업에서는 기존 시장(중국, 일본, 미국)을 넘어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의 확장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신흥 시장을 대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각국의 인구 구조와 소득 수준을 분석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 게이머들은 양질의 게임 플레이를 선호하며, 한국 게임 개발사들은 이를 충족하는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이는 신흥 시장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지만, 신흥 시장의 인프라와 기기 수준을 고려한 조정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높은 품질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사정에 맞춘 최적화된 게임을 출시해야 한다. 또한, 게임 콘텐츠에 현지 문화 요소를 통합하면 시장 수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게임 개발사들은 혁신적인 게임 메커니즘과 문화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강조함으로써 신흥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현지 기업과의 협력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현지 통신사와 협력하여 네트워크 및 인프라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현지 마케팅 파트너와 협력해 각 지역의 문화와 소비자 특성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브랜드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은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익숙하지 않은 신흥 시장에서는 현지 기업과 협력하여 운영 상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시장 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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