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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레트로 게임의 부활, 복고 열풍이 만드는 새로운 콘텐츠 시대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1레트로 게임의 부활과 복고 열풍의 배경

레트로 게임의 기원과 부활

레트로 게임의 기원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출시된 비디오 게임 <퐁(Pong)>을 시작으로,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초기 개인용 컴퓨터 <알테어 8800(Altair 8800)>을 출시하면서 다양한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NES)과 세가 제네시스(Sega Genesis) 같은 콘솔이 출시되면서 게임의 인기는 급격히 확산되었고, 충성도 높은 팬층을 형성했다. 시간이 흘러 과거 게임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팬들과 젊은 세대의 관심이 결합되면서 레트로 게임이 새롭게 부활하기 시작했다.

레트로 게임 부활의 원동력으로는 에뮬레이터와 리메이크를 통한 고전 게임의 가용성을 들 수 있다. 2023년 5월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출시 이후, 젤다 시리즈 전작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공개한 <폴아웃(Fallout)> TV 시리즈는 원작 게임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젊은 세대의 경우 소셜 미디어를 통해 레트로 게임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틱톡(TikTok)에서 레트로 게이밍 관련 동영상 조회 수는 60억 건을 넘었고, 유튜브(YouTube)에서 업로드된 레트로 게임 영상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요인들은 레트로 게임의 미학과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에 대한 재조명을 이끌어냈으며, 빈티지 콘솔과 타이틀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했다.

레트로 게임은 세대별로 다른 매력을 제공한다. 중년 이상의 세대에게는 과거의 단순하고 즐거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정서적 만족감을 제공하며, 최근의 경제적 불안과 코로나19 팬데믹, 국제적 갈등 속에서 위안을 찾는 수단이 되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는 레트로 게임이 새로운 게임 장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게임의 빈티지 미학과 혁신적인 게임플레이, 독창적인 사운드트랙과 그래픽 등에 흥미를 느낀다. 과거를 재조명하는 마케팅은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독일 게임스컴(Gamescom)에 전시된 레트로 게임 출처 : The Guardian

게임 시장에서의 증가하는 레트로 게임의 수요

레트로 게임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경우, 2023년 39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3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5.14%를 기록하며 59억 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고전 작품의 리메이크가 이러한 수요 증가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코나미(Konami)의 <사일런트 힐 2(Silent Hill 2)> 리메이크와 캡콤(Capcom)의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리메이크는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레트로 게임 하드웨어도 새로운 활기를 더하고 있다. 하드웨어 개발사 아날로그(Analogue)는 2024년 10월, 닌텐도 64를 재창조한 <아날로그 3D(Analogue 3D)>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2025년 1분기 출시 예정이다. 이 기기는 원본 콘솔을 하드웨어 수준에서 에뮬레이션(emulation)하며, 현대적 디자인과 향상된 게임 구동 성능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아날로그에서 출시하는 ‘아날로그 3D’ 출처 : Analogue

2레트로 게임과 리마스터 사례

클래식 버전과 리마스터, 과거와 현재의 공존

레트로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과거의 감성을 재현한 클래식 버전과 현대적 기술로 재해석된 리마스터 버전이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두 가지 방식은 각각 과거의 향수를 충족시키고, 현대적 경험을 추가하며 다양한 플레이어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클래식 버전 성공 사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클래식 게임 중 성공 사례로 꼽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World of Warcraft Classic)>은 원작의 초기 경험을 그대로 재현하여 플레이어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출시 후 한 달 만에 구독자 수가 세 배로 증가했으며, 플레이어들은 초기 커뮤니티 활동과 함께 원작에 대한 향수를 즐겼다. 이는 클래식 버전이 과거의 유산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현대 플레이어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 이미지 출처 : Forbes

리마스터 사례, 콘텐츠 확장과 현대적 해석

기존 게임의 그래픽, 음향, 편의성을 현대화한 리마스터 버전은 레트로 게임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새로운 플레이어층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크래쉬 밴디쿳 엔 세인 트릴로지(Crash Bandicoot N. Sane Trilogy)>와 <파이널 판타지 픽셀 리마스터(Final Fantasy Pixel Remaster)> 시리즈가 있다.

<크래쉬 밴디쿳 엔 세인 트릴로지>는 출시 이후 2,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해당 시리즈는 <크래쉬 밴디쿳(Crash Bandicoot)>, <코텍스 스트라이크 백(Cortex Strikes Back)>, <와프드(Warped)> 등 초기 작품을 포함하며, 그래픽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게임플레이 요소를 추가해 기존 팬과 신규 팬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

<파이널 판타지 픽셀 리마스터> 시리즈는 첫 작품부터 <파이널 판타지 VI>까지 총 6개의 작품을 2D로 리마스터하며,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다. 2023년 기준, 닌텐도 스위치와 PS4 버전 출시 후 누적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하며,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자리 잡았다.

3한국 게임업계를 위한 레트로 콘텐츠 전략

한국 게임 개발사의 클래식 버전 재출시 사례

한국 게임업계에서도 클래식 버전을 재출시하여 전통적인 게임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바람의 나라: 연 클래식(NEXUS: The Kingdom of the Winds Classic)>은 넥슨의 최장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의 클래식 버전으로, 오픈 베타 테스트 이후 동시 접속자 수가 27만 명을 돌파했다.

넥슨은 초기 버전이 아닌 2003년 버전을 기반으로 클래식 타이틀을 구현했으며, 당시의 UI와 그래픽을 거의 변화 없이 유지했다. 튜토리얼부터 고레벨 사냥터까지 원작의 주요 요소를 충실히 재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현대적인 트렌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특히, 시대 변화에 따른 플레이어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점은 장기적인 게임 운영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기억을 소환하는 마케팅 사례

레트로 콘텐츠는 플레이어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많은 이용자들은 복고풍 게임을 통해 즐거웠던 유년기와 학창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게임 개발사들은 레트로 미학과 고전 게임의 친숙한 요소를 활용해 플레이어들의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의 초창기 버전을 재현한 <메이플랜드>를 선보이며 많은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이러한 향수 콘텐츠는 과거 게임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레트로 미학과 원작 게임 아트를 활용한 캠페인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으며, 게임 개발사들은 이를 활용해 폭넓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 전략과 시장 기회

한국 게임업계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의 레트로 감성을 품은 작품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고전 IP를 활용한 리메이크 작품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퀘스트와 스토리 확장, 커뮤니티 이벤트 등을 통해 과거와 현대의 감성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고전 게임을 모바일 플랫폼 등으로 확장해 출시함으로써 과거 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끌어들이고자 한다. 클래식 버전 재출시 시에는 원작의 경험을 충실히 재현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게임 표준을 반영해야 한다. 시각적 요소 개선과 게임 플레이 간소화 등의 업데이트는 필수적이지만, 원작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상현실(VR)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편, 레트로 감성을 적용한 새로운 게임도 국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컴투스는 2023년 상반기 출시한 <제노니아>의 티저 사이트에서 시리즈의 역사를 소개하는 레트로풍 영상을 공개하며 과거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데브시스터즈는 2D 횡스크롤 슈팅 게임 <데드사이드클럽>을 통해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평면적 구조의 고전 슈팅 게임 감성을 더하며 레트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단순히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대에게 과거의 게임 문화를 소개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게임 시장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레트로 콘텐츠는 향수와 현대적 트렌드를 조화롭게 결합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며, 한국 게임 개발사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적 도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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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이코노믹리뷰. (2024. 01. 15). '"추억에 빠져든다" 게임업계에 불어온 레트로 열풍, 반응과 그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