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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웹보드 게임 규제, 현행 유지 결정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1웹보드 게임 규제의 현황과 논의 과정

오는 7월 효력 종료 예정이었던 게임산업법 개정안...그 내용은?

고스톱과 포커류 등을 포함하는 웹보드 게임의 결제 한도를 규정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의 시행령 개정안의 효력이 오는 7월 종료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월 70만 원의 결제 상한액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14년, 사행성 우려와 이용자 과몰입 방지를 목적으로 월 결제 한도를 30만 원으로 설정하면서 시작되었다.

다만 지나치게 한도가 적다는 지적을 반영해 규제 시행 2년마다 개정안을 발표하여 기준을 완화해 왔는데, 2016년에는 50만 원, 2022년에는 70만 원으로 상한액이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도 추가 상향을 기대했지만, 최근 확률형 아이템 수익구조 개선과 이용자 권익 보호 등을 이유로 게임 산업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사행성 논란이 지속되어 온 웹보드 게임의 한도 상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웹보드 게임 규제 타임라인 출처 : 이데일리

해당 규제안 시행 당시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은 성장이 주춤하였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 규모는 2011년 6,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2014년에는 2,000억 원, 2015년에는 1,500억 원으로 감소했다. 관련 게임사들의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규제 도입 직후 게임 부문 매출은 3,774억 원 감소했으며 이에 따른 영업이익도 2,466억 원 감소했다. 2016년 정부가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에 따른 회복 효과는 크지 않았다. 2015년 6,340억 원을 기록한 웹보드 게임사 게임 매출은 2016년 6,945억 원으로 약 600억 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법적 규제가 온라인 시장을 크게 위축시켰지만, 규제 완화가 시장 회복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웹보드 게임에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소셜 카지노 게임과 일반 캐주얼 게임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국내에서도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규제 신설 및 시행 전후 주요 웹보드 게임사 게임사업 매출 변화 추이 출처 : 게임산업협회

그러나 2023년에 업계 매출은 최대치 보여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웹보드 게임은 안정적인 매출로 게임사 전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포커와 맞고 등 웹보드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엔에이치엔(NHN)은 2023년 실적에서 웹보드 게임 매출 호조 등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게임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0.2% 성장한 4,373억 원을 기록하였으며, 웹보드 게임 매출은 2~4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38%, 3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 웹보드 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64%로 크게 증가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연간 연결 매출 3,666억 3,700만 원, 영업이익 175억 1,700만 원을 기록했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웹보드 게임인 <피망포커: 카지노로얄>은 매월 초 꾸준히 매출 순위 20위권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웹보드 게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트래픽 기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출석 프로모션 등을 상시 진행해 이용자 이탈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웹보드 매출이 이와 같은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장르 특성상 이용자 이탈이 적고, 월초에 게임머니 결제 한도가 초기화되기 때문이다. 2023년에 웹보드 게임의 월 최대 결제 한도가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상향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최대 결제 금액 한도 상향 등 정부 규제 완화에 따라 웹보드 게임의 장르를 다양화하고,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웹보드 게임의 긍정적인 순기능과 재미를 부각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양화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장르 다변화도 이미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월 최대 결제 한도 상향과 같은 정부 규제 완화가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 매출 지속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웹보드 게임 규제 완화에 따른 성장 기대했지만 무산돼

하지만 웹보드 게임 규제가 완화 없이 현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정됨에 따라 웹보드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게임사들의 매출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MMORPG에는 결제 한도 규제가 없는 것에 비해 웹보드 규제는 과도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MMORPG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이 사행성 측면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웹보드 게임에만 유독 규제가 심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또한, 웹보드 게임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는데,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네오위즈가 웹보드 게임에서 진행한 구매형 프로모션이 게임머니 한도를 우회하는 수단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웹보드 게임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을 들며 우리나라 역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아일러스 앤 크레지크 게이밍(Eilers & Krejcik Gaming)에 따르면, 글로벌 웹보드 게임 시장규모는 2015년 34억 6,000만 달러(약 4조 6,000억 원)에서 2017년 44억 4,000만 달러(약 5조 9,000억 원)로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85억 달러(약 11조 2,803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셜 카지노 게임을 일반 캐주얼 게임 장르의 한 축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에이치앤과 네오위즈는 규제가 심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웹보드 게임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엔에이치엔은 올해 상반기 중 블록체인 기반 소셜 카지노 <페블시티>를 출시할 예정이며, 네오위즈는 호주 내 계열사인 매시브 게이밍(Massive Gaming)을 통해 웹보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과도한 것은 사실이라며 규제 완화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새로운 게임 라인업 출시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해외 웹보드 규제 현황은?

해외 웹보드 게임 시장 동향

우리나라에서 웹보드 게임으로 규정하는 장르는 해외에서는 ‘소셜 카지노(Social Casino)’ 장르로 구분되고 있다. 도박 라이선스를 필요로 하지 않고, 가상화폐로만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셜 카지노와 온라인 카지노 비교 출처 : Yahoo! Finance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소셜 카지노 시장 규모는 2020년 6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71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4년에는 7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2026년까지 8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글로벌 소셜 카지노 시장규모 출처 : Statista

해외 웹보드 규제 국가별 현황은?

해외에서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는 약한 편이다. 호주 정부는 웹보드 게임이 환금성이 없다는 이유로 규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게임이 청소년의 도박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며, 온라인 도박을 금지한 인터랙티브 도박법(Interactive Gambling Act)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웹보드 게임은 도박으로 규정되지 않아 별도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주에서는 적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 미시간주는 올해 초 아마존(Amazon)을 상대로 불법 소셜 카지노 앱을 제공하고 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다른 주로 확대된다면 주정부 차원의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지만,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가 도입될지는 미지수이다.

호주 웹보드 규제 현황 출처 : ACMA, 게임물관리위원회

3규제 현행 유지 영향과 향후 전망은?

국내 개발사 수익성 저하와 소비자 보호 사이의 딜레마

웹보드 게임 규제는 양날의 검이다. 사행성이 짙은 게임을 규제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국내 게임 시장 성장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결제 금액 규제로 웹보드 개발사들의 수익성을 보장받기 어려워짐에 따라, 이미 다수의 개발사들은 글로벌 시장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표 소셜 카지노 게임사인 더블유게임즈가 대표적이다. 더블유게임즈는 대부분의 게임을 한국에서 개발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 수십 종의 소셜 카지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매출 6,173억 원 중 90%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또 다른 소셜 카지노 게임 개발사 베이글코드도 북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에 1,0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는데, 매출의 10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현재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230여 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대는 기업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해외 시장 의존도를 높여 국내 게임 시장의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 사행성 게임은 규제가 필요한 주요 사안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도박은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웹보드 게임은 게임머니를 걸고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도박 중독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또한, 무분별한 지출로 인한 경제적 파탄을 방지하여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다. 이처럼 웹보드 게임 규제는 국내 개발사의 성장성 저해와 소비자 보호 사이에 딜레마가 존재한다. 정부와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이 사이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규제 완화 방안 등을 꾸준히 논의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이데일리. (2024, 2월 13일). 웹보드게임, 규제 일몰에도 월70만원 상한 유지할 듯…NHN·네오위즈 '아쉽'.
  2. 디지털데일리. (2024, 2월 2일). 게임업계 고삐 잡은 尹, 웹보드 규제에 쏠리는 눈.
  3. 디지털데일리. (2023, 2월 17일). 매달 첫 주 매출 ‘껑충’…“웹보드 게임, 든든하네”.
  4. 시사저널. (2024, 3월 20일). 웹보드 게임 규제 완화 무산···NHN·네오위즈 울상.
  5. Yahoo! Finance. (2023, 11월 15일). What are the Laws on Social Casinos?
  6. itap. (2023, 3월 4일). 소셜 카지노 게임, 실제 도박 행위로 간주될 수 있을까...
  7. Card Player. (2024, 1월 19일). Michigan Demands Social Casinos Stop Operations In State.
  8. Reuters. (2024, 1월 6일). Amazon says federal law bars consumers’ ‘social casino’ lawsuit.
  9. 전자신문. (2023, 4월 5일). 해외서 주목받는 '소셜카지노', 韓게임사도 두각.
  10. 전자신문. (2024, 4월 8일). '소셜카지노' 베이글코드, 지난해 매출 1062억원... 영업이익 흑자 지속.
  11. DealSite. (2024, 2월 14일). 더블유게임즈, 소셜카지노게임 저력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