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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4 버닝비버

글로벌 게임 캘린더

12024 버닝비버의 현장 속으로

2024 버닝비버 소개와 올해의 주요 테마

버닝비버(Burning Beaver)는 인디게임 창작자와 게이머가 한자리에 모여 게임을 체험하고, 개발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인디게임 중심의 컬처 & 페스티벌이다. 국내에서는 ‘BIC(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이 대표적인 인디게임 행사로 자리 잡고 있지만, 수도권에서 열리는 대규모 인디게임 행사로 버닝비버의 입지는 점차 확장되고 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재단이 주최하고 스토브 인디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단순한 전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창작자와 유저가 교류하며 인디게임의 가치를 조명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 버닝비버 키비주얼 출처: Burning Beaver

올해 3회를 맞은 ‘2024 버닝비버’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동대문디자인 플라자(DDP)에서 개최되었으며, 1만여 명이 넘는 참관객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루었다. 올해의 주요 테마는 ‘셰프와 요리’로, 창작자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재료 삼아 게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요리와 같다는 콘셉트를 반영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BEAVERWORLD’ 테마존, 인디게임 시연 부스, 라이브 스테이지, 포토존 등이 마련되어, 단순한 게임 전시를 넘어 축제적 요소를 극대화했다. 또한, ‘비슐랭 가이드’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참관객들이 체험한 게임에 대한 별점과 피드백을 직접 남길 수 있도록 하여 개발자들과의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졌다.

2024 버닝비버 비슐랭 가이드 시스템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참관객 및 개발자 참여도

2024 버닝비버 현장은 인디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들과 개발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띈 것은 방문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단순히 게임을 시연하는 것을 넘어, 개발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피드백을 제공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행사에 참여한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게임을 설명하며 플레이어들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일부 부스에서는 개발 중인 게임의 테스트 버전을 공개하고, 참관객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방식도 시도되었다.

부스마다 대기 줄이 형성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게임들도 있었다. <502호>, <호프와 엘피스>, <웰컴 투 더 던전>과 같은 작품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일부 게임은 스팀 덱(Steam Deck)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 접근성을 높였다.

2024 버닝비버 현장 이미지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2주요 전시작 및 프로그램

프로그램 하이라이트와 특별한 순간들

올해 행사는 ‘셰프와 요리’라는 콘셉트 아래,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요리하듯 게임으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였으며, 참관객들은 83개의 인디게임 부스와 다양한 기획 전시를 통해 색다른 인디게임들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가졌다. 특히, 전시된 게임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을 남길 수 있는 ‘비슐랭 가이드’ 시스템이 도입되어 약 1만 개 이상의 리뷰가 집계되었다. 이 시스템은 창작자들에게 유저들의 반응을 빠르게 전달하며, 향후 개발 방향을 고민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올해 주목받은 프로그램 중 하나는 ‘게임 접근성’ 관련 세션으로, 보다 많은 유저가 게임을 쉽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게임 직군 진로 체험을 포함한 원데이 클래스에서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며, 게임과 창작을 연결하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이 외에도, 인기 인플루언서들과 함께한 무대 이벤트, 타로점 보기, 굿즈 뽑기 등의 부대 행사들이 현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시대예보: 호명사회>의 저자 송길영 작가는 특별 강연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게임이라는 매체로 풀어내는 창작자들을 응원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인플루언서들과 함께한 2024 버닝비버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12월 1일 진행된 ‘비버피처드 2024’에서는 전시팀들의 투표로 선정된 ‘올해의 버닝비버’ 7팀과 후원사들이 선정한 ‘특별상’ 4팀이 발표되었다. 올해의 버닝비버에는 리자드 스무디, 캔들, 서라운드, 검귤단, 반지하게임즈, 화이트카이트, 스네이크이글이 선정되었으며, 특별상은 레버리, 아크스타, 블랜비, 버거덕게임즈가 차지했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재단의 백민정 센터장은 “버닝비버는 창작자들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건강한 인디게임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눈길을 끈 인디게임 작품들

2024 버닝비버에서는 다양한 개성과 창의성이 돋보이는 인디게임들이 전시되었다. 그중에서도 <마스터 피스(Master Piece)>와 <셰이프 오브 드림(Shape of Dreams)>은 각각 독특한 시스템과 매력적인 게임 디자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마스터 피스>는 덱빌딩과 로그라이트 장르를 결합한 전략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용병을 모집하고, 그들의 특성을 활용해 전투를 치르며 자신만의 덱을 완성해 나간다. 단순한 카드 기반 덱빌딩이 아닌 체스말과 같은 유닛 디자인과 중세 판타지 스타일이 가미된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며, 매번 무작위로 등장하는 적과 이벤트 덕분에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특히, 120종의 용병, 60종의 유물, 400여 개의 카드 이벤트 등 방대한 콘텐츠 볼륨을 자랑해 매 플레이마다 다른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관적인 시스템을 갖추었지만, 숙련되기 위해서는 용병 특성과 유물 조합, 원정대장의 능력을 최적화하는 깊이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참관객들은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이 결합된 타이틀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실제 데모를 체험한 후에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덱빌딩 구조”라는 반응이 많았다.

‘아이 엠 게임’의 <마스터 피스> 출처: Steam

2025년 5월 정식 출시를 앞둔 <셰이프 오브 드림(Shape of Dreams)>은 액션 로그라이트에 MOBA 스타일을 접목한 독특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꿈의 세계를 탐험하며 자신의 기억을 편집해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기존의 직업군이 정해진 게임과 달리, <셰이프 오브 드림>에서는 기억을 조합해 원거리 공격이 강한 탱커, 자폭형 마법사, 극한의 속도를 자랑하는 근접 전사 등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싱글 플레이뿐만 아니라 최대 4인 코옵 멀티플레이를 지원해, 힐과 버프, 군중 제어 등의 상호작용 시스템을 통해 팀워크를 강조한 플레이도 가능하다.

버닝비버 현장에서 공개된 데모에서는 이러한 자유도 높은 빌드 시스템과 빠른 템포의 전투가 큰 호응을 얻었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MOBA 요소가 가미된 로그라이트라 색다른 경험이었다”는 반응이 많았으며, 멀티플레이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전략을 짜는 경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리자드 스무디’의 <셰이프 오브 드림> 출처: Steam

버닝비버를 찾은 참관객들은 위 두 타이틀의 실험적인 게임 디자인과 높은 자유도에 큰 매력을 느꼈으며, 단순한 전시를 넘어 체험 과정에서 “인디게임이 주는 가능성”을 직접 경험하는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인디게임이 기존 상업 게임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요소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게임의 성공적인 전시는 향후 인디게임산업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2024 버닝비버를 통해 바라본 인디게임산업의 현황과 미래

버닝비버가 보여준 인디게임산업의 현황

2024 버닝비버는 한국 인디게임산업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전시된 게임들의 수준과 다양성, 참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은 국내 인디게임 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인디게임들이 더 이상 ‘작은 게임’이라는 틀에 갇혀있지 않다는 것이다.

<페이크북>이나 <사운드스케이프>와 같은 작품들은 사회적 메시지와 실험적인 게임성을 결합해 AAA급 게임과는 또 다른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접근성 게임, 사회 문제를 다룬 게임, 한국적 정서를 담은 게임 등 다양한 시도들이 돋보였으며, 이는 인디게임이 게임산업의 새로운 창작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버닝비버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에 대응하는 수도권의 대표적 인디게임 행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BIC가 28개국 245개의 게임이 참가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페스티벌로 자리잡은 것처럼, 버닝비버 역시 스마일게이트의 지원과 스토브 플랫폼의 활용을 통해 수도권 인디게임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이번 행사에서 특히 고무적이었던 것은 개발자와 게이머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현장에서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직접 수집하고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은 인디게임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 인디게임의 미래 – 도약을 위한 과제와 기회

버닝비버 2024가 보여준 인디게임 생태계의 활력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이번 축제를 통해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며, 참관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창작자와 유저가 서로의 열정을 공유하고 게임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은 인디게임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자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물론, 한국 인디 게임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더 많은 유저에게 다가가기 위한 플랫폼 확장,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그리고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위한 지원 체계 마련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번 버닝비버가 보여준 개발자들의 열정과 창의성, 그리고 유저들의 호응은 한국 인디게임의 미래가 밝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페스티벌이 끝난지 꽤 지났음에도 여운은 남는다. 부스마다 쏟아지던 아이디어와 유저들의 웃음소리, 개발자들의 진지한 고민과 꿈에 대한 이야기들은 하나의 흐름이 되어 더 큰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버닝비버에서 만난 수많은 인디게임들이 언젠가 더 넓은 무대에서 빛을 발할 날을 기대하며, 다음 번 버닝비버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참고문헌
  1. Smilegate Newsroom. (2024. 12. 04). ‘버닝비버 2024’, 1만여 명 관객 인디게임 체험…성황리 마쳐
  2. Steam. (2024). Master Piece.
  3. Steam. (2024). Shape of Dreams.
  4. 버닝비버. (n.d.). 버닝비버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