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이후, 넷플릭스 독주 지속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 중 글로벌 시장에서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넷플릭스, 월트디즈니, 아마존닷컴을 중심으로 지난 10년간 주가 동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6년에 유사한 수준이었던 3개사의 주가 동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저조한 성장을 보인 것은 월트디즈니(디즈니플러스)로 10년간 성장률이 15.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넷플릭스는 10년간 성장률 957.21%로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아마존닷컴(아마존프라임비디오)이 569.13% 순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3개사의 지난 10년간 여정을 보면 넷플릭스, 아마존닷컴은 2021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2022년에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고금리,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이슈가 있으면서 주가가 동시에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2023년부터 반등세를 보였으며, 특히 넷플릭스는 2025년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디어가 중점사업이 아닌 아마존닷컴은 관세 정책과 같은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주가 변동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5년 들어 물류업이 본업인 아마존닷컴은 저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전통적인 콘텐츠 기업인 월트디즈니는 지난 10년간 저성장세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2021년 글로벌 팬데믹 기간에 IT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아마존닷컴은 가입자 증가 등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이 되었지만, 전통적인 콘텐츠 기업인 월트디즈니는 테마파크와 영화산업의 매출 감소를 스트리밍 사업이 보완을 해 주었음에도 호전적인 성장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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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주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최근 10년간 주가 동향 추이

(출처: 네이버 주가 정보)

외부 환경뿐 아니라 개별 기업이 가지는 각각의 이벤트가 주가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 5년간 개별 사업자의 주가 동향 추이를 M&A 이슈와 연동하여 살펴보았다.

넷플릭스, 당분간 인수합병보다는 자체 역량 강화에 주력

먼저 넷플릭스의 M&A 동향을 보면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사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로 시작한 넷플릭스에게 2020년 LA의 극장 인수는 오프라인 공간 진출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했다고 평가받는다. 2021년에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대중들에게 유명한 영국의 아동 작가 로알드 달이 설립한 ‘로알드 달 스토리 컴퍼니(Roald Dahl Story Company, RDSC)’를 인수했다. 넷플릭스가 키즈 콘텐츠를 강화한 것도 바로 이 시점이다.

2021년 9월, 캐주얼 게임 개발사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Night School Studio)’를 인수한 후 2021년 12월부터 모바일 게임을 론칭했다. 이후 사내 크리에이티브 개발팀을 두고 게임 목록을 늘리면서 2022년에 모바일 게임사 ‘넥스트 게임즈(Next Games)’, ‘보스 플라이트(Boss Fight)’, ‘스프라이폭스(Spry Fox)'를 연속적으로 인수했다.¹⁾ 그러다가 2024년 AAA급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폐쇄한 것이 알려지면서 게임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²⁾ 그러나 2025년에 넷플릭스는 게임산업 철수가 아닌 사업방향의 전환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기존의 AAA급 대작과 인디 게임 지원을 축소하는 대신, 내러티브 게임, 멀티플레이어 파티 게임, 어린이용 게임, 그리고 대중적 소구력을 지닌 라이선스 및 오리지널 게임의 ‘4대 축’으로³⁾ 전면 재편하여 오히려 자사 IP를 기반으로 한 몰입도 높은 스토리텔링 게임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⁴⁾

넷플릭스는 이미 2024년에 당분간 인수합병 계획이 없으며 내부 제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2023년 이후 넷플릭스는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부분 투자에만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주가는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인한 가입자 수 증가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체 광고 기술 ‘넷플릭스 Ads Suite’의 론칭 등과 같은 긍정적 이벤트에 힘입어 2025년 7월 현재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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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넷플릭스 주가 동향 추이와 M&A 사례(2020년 1월~ 2025년 7월)

(출처: investing.com)

훌루(Hulu) 인수 마무리한 디즈니플러스, OTT 성장세에 대한 기대 상승

디즈니의 사업은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체험(Experience)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사업 비중이 가장 크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전통적인 TV 사업, OTT 플랫폼 사업, 영화 사업, 그 외 콘텐츠 판매 및 라이선싱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디즈니의 최근 인수합병은 OTT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두드러진다. 2025년 6월에 컴캐스트와의 잔여 지분에 대한 가치평가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5,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훌루의 독점 소유자가 되었다. 훌루는 본래 2007년에 NBC유니버설(모기업 컴캐스트)과 뉴스코퍼레이션(모기업 폭스)이 공동 설립한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디즈니는 자회사 ABC를 통해 2009년에 훌루의 지분을 인수했다. 2016년에는 워너미디어(구 타임워너)가 훌루 지분 10%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9년에 디즈니가 20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훌루의 최대 주주가 되었으며, 같은 해 워너미디어의 훌루 지분을 인수했다. 2023년에 디즈니는 컴캐스트의 훌루 지분을 인수하였으나, 잔여 지분에 대한 가치 평가의 조정 기간이 길어져 최근 2025년 6월에야 정식으로 인수가 완료된 것이다.

또한 2025년 2월에는 인도의 OTT 플랫폼 지오시네마(JioCinema)와 합병을 완료하여 지오핫스타(JioHotstar)를 공식 출시했다. 디즈니가 2019년 폭스를 인수하면서 폭스의 자회사인 인도의 스타 인디아가 디즈니의 품에 들어오게 되었다. 스타 인디아는 2015년에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핫스타를 출시했는데, 디즈니가 인수하면서 디즈니플러스핫스타가 되었다. 한편, 지오시네마는 2016년 설립된 인도의 영상 콘텐츠 전문 업체로, 파라마운트와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합작 회사 바이어컴18이 소유하고 있었다. 지오핫스타는 지오시네마와 디즈니플러스핫스타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통합해 출시한 플랫폼이다. 이로써 이용자들은 인도의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 중계뿐만 아니라 인도 프리미어리그(IPL),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등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계를 한 곳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디즈니는 2024년 3분기 처음으로 스트리밍 사업(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 등)이 영업이익 3.2억 달러를 기록하며 4분기에도 흑자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4년 4분기, 디즈니플러스 글로벌 가입자는 1억 2,270만 명으로 이전 분기 대비 440만 명 순증했다.⁵⁾ 비록 IT 기반의 OTT 사업자보다 더디지만, 2024년 하반기부터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지오핫스타가 이러한 상승세를 이끌어갈지 주목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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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월트디즈니(디즈니플러스) 주가 동향 추이와 M&A 사례(2020년 1월~ 2025년 7월)

(출처: investing.com)

21년 MGM 스튜디오 인수 후, 미디어 분야 인수합병은 멈춤 상태

아마존닷컴은 2016년 12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마존프라임비디오(Amazon Prime Video)‘를 론칭했다. 아마존에는 ‘없는 거 빼고 다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을 다룬다. 따라서 아마존의 인수합병 역사를 보면 의료, 식품, 제조, 의류 등 매우 광범위한 영역의 사업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중 미디어와 관련된 거래로는 2020년 범죄와 스릴러를 주로 다루는 스토리텔링 팟캐스트 원더리(wondery) 인수와 2021년 영화제작 스튜디오 MGM 인수가 있다. 2020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기반 사업이 성장하면서 동시에 관련 기업들과의 경쟁도 심화되기 시작했던 해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007시리즈를 보유한 전통성이 있는 MGM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자사 OTT 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강화했으며, 인기 팟캐스트 원더리를 아마존 뮤직에 통합하여 스포티파이와 애플과의 경쟁에 대응했다. 그러나 최근의 행보를 보면 인공지능 기반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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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아마존닷컴(아마존프라임비디오) 주가 동향 추이와 M&A 사례(2020년 1월~ 2025년 7월)

(출처: investing.com)

기업의 주가 변동에는 다양한 내부와 외부의 환경 요인이 있다. 그중 인수합병은 기업이 시장에서 지향하는 사업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IT 기반의 미디어 기업 성장 폭은 큰 반면에, 전통적인 콘텐츠 기업은 상대적으로 저성장세인 점을 주가 변동 폭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콘텐츠 소비 환경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기세가 완전히 바뀌었으며, 글로벌 OTT 시장의 경쟁은 새로운 콘텐츠 전략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련 기업 동향에 더욱 주목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