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디어 컨설팅업체 K7 미디어는 2024-2025 글로벌 방송 포맷 동향 분석 보고서¹⁾에서 2025년 주목해야 할 ‘라이징 스타 포맷’으로 캔스톱미디어(CAN'T STOP Media)의 <더 에이 토크스, The A talks>를 소개했다. <더 에이 토크스>는 런던에 본사를 둔 독립 배급사 캔스톱미디어가 배급하며, 쿼드텐(Quad+TEN)과 키오스코 TV(Kiosco.TV)가 프랑스의 채널 프랑스 2(France 2)를 위해 제작한 인터뷰 쇼 포맷이다. 이 인터뷰 쇼의 핵심은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30여 명의 특별한 기자단이 매회 초대된 인기 배우나 정치인 등 유명인 게스트에게 예측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게스트는 어떤 질문도 배제하지 않고 답변해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이다. 2022년 프랑스 2에서 처음 방송된 <더 에이 토크스>²⁾는 첫 회부터 20%의 시청 점유율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해 프랑스 2 채널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리얼리티 쇼가 되었다. 특히 시즌 1의 네 번째 에피소드로 방영된 편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초대해서 어디서도 물어보지 못한 신선한 질문들을 던지며 당시 454만 명의 실시간 시청자와 22.5%의 시청 점유율을 기록하며 당시 방영된 모든 채널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³⁾ 2024/25년도에 10부작으로 세 번째 시즌까지 방영되었다.

프랑스 2의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시즌 1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출연한 에피소드가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다.
(출처: 캔스톱미디어 홈페이지)
프랑스에서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더 에이 토크스> 포맷은 해외 시장에 활발하게 판매되며 글로벌 포맷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영국의 ITV, 호주의 ABC, 덴마크 DR1, 폴란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TVN, 스웨덴의 SVT1, 노르웨이의 NRK, 싱가포르의 Mediacorp CNA, 퀘벡의 Radio Canada, 네덜란드의 NPO1, 스페인의 Telecinco, 이스라엘의 KESHET 12, 슬로바키아의 TV JOJ와 브라질의 Globo, 캐나다의 CBC 등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현지 버전으로 각색되어 방송되거나 제작을 준비 중이다. 영국에서는 BBC 1에서 <더 어셈블리 The Assembly>라는 제목으로 파일럿 방송 후 ITV에서 정식 편성되어 방영되었고, 첫 회에는 영국 배우 마이클 쉰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영국에서는 정식 시리즈로 제작할 때 전국 및 각 지역의 자폐 및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단체와 협력하여 해당 쇼의 모든 요소가 자폐인과 발달 장애 증상이 있는 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장치를 더했다. 호주 버전의 <더 어셈블리>는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출연하는 6부작 시리즈로 기획되었다. 특히 호주 버전에서는 자폐인을 위한 호주 최초의 저널리즘 과정을 개발하고 가르친 매쿼리 대학(Macquarie University)의 저널리즘 수업을 듣는 학생들로 기자단이 구성되기도 했다.⁴⁾ 인구 550만 명인 노르웨이에서는 첫 두 개의 에피소드 방송 만에 이미 100만 명의 시청자 수를 넘어서 두 번째 시즌 제작이 결정되었고,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초로 이 포맷을 각색하고 제작했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이 포맷을 구매했다는 점도 향후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추가 구매로 이어질 활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초로 <더 어셈블리>라는 제목으로 이 포맷을 제작했으며, 2025년 1월 싱가포르의 24시간 뉴스 네트워크 CNA를 통해 방영했다.
(출처: CNA 공식 유튜브)
이처럼 <더 에이 토크스>가 출시 3년 만에 글로벌 포맷으로 자리 잡게 된 인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인터뷰 쇼’라는 어느 문화권에서도 각색하기 쉬운 단순한 구성의 프로그램 형식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좋았을 것이다. 판매된 국가들만 살펴봐도 북유럽, 동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 아시아, 남미 등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 세계 대륙에서 고르게 각색과 제작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방송영상콘텐츠의 높은 제작비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이야기에 집중한 소박한 무대 장치와 낮은 제작비는 매력적인 구매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자폐스펙트럼과 신경 발달 장애가 있는 이들을, 그들의 증상이 아닌 '저널리스트로서 질문을 던지는 역할'로 조명했다는 관점의 전환이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나 참여하는 출연진의 인식에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포맷이 가진 확장의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높은 공공성과 사회적 의식을 가졌다는 점에서 공영방송사에서 채택하기에 적합한 포맷으로도 보인다. 특히 토크쇼 포맷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대통령이나 총리 등 정치인들, 인기 배우, 가수 등 평소 어렵게만 느껴지던 각국 유명 인사들의 의외 면모를 만나보는 재미도 있다. 특별한 기자단이 과연 어떤 질문을 던질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하는 모습부터, 예상 밖의 순수한 질문을 받고 무장 해제되어 흘러나온 진솔한 답변까지 기존 토크쇼나 인터뷰 방송에서는 보기 어려운 꾸며지지 않은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에이 토크스>의 매력이다. 결국 인간 대 인간의 만남, 그 자연스럽고 따뜻한 이야기가 감동을 불러오는 것이다.
운전을 배우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생일대의 어려운 미션이다. 또한 스스로 운전을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할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을 획득한다는 의미가 있다. 여기 12명의 참가자가 운전에 도전하는 여정을 다룬 6부작 팩츄얼 시리즈(factual series)가 있다. 이 시리즈의 새로운 점이라면 운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모두 각기 다른 신체적 또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팔의 기능이 없어 발로 운전하는 법을 배우는 청년, 여자친구와 함께 농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어 하는 자폐증 쌍둥이, 연골 무형성증으로 인한 왜소증으로 페달에 발이 닿지 않지만, 좋아하는 목공 일을 하기 위해 운전을 배우려는 여성 등 각기 다른 사연과 목적을 가지고 운전에 도전한다.

<라이센스 투 드라이브>
(출처: 스카이오픈 홈페이지)
<라이센스 투 드라이브>는 뉴질랜드의 유료 TV 방송사 스카이 뉴질랜드(Sky NewZealand)의 자사 채널인 스카이 오픈(Sky Open) 채널에서 선보이는 오리지널 시리즈로, 장애인을 위한 지역 단체인 스윗 프로덕션(Sweet Production)에서 제작했다. 프로듀서인 로빈 패터슨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운전할 수 있는 사람과 운전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사회의 가정에 대해 도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⁵⁾
이 프로그램에서는 실제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운전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일 예로 독일의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by-Wire)'라는 기술이 적용된 개조 차량은 심각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차량을 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극 중에서는 교통사고로 척추 손상을 입은 하반신 마비 청년이 이 장비가 도입된 차량 운전에 도전한다. 장애인을 위한 운전 교육 전문 강사도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다. 이들은 참가자의 장애 종류에 따라 적합한 방식으로 운전 수업을 진행한다. 극 중 왜소증을 앓고 있는 샬롯 부츠마라는 참가자는 왜소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운전 방식과 적응 방법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고 싶어서 이 시리즈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운전을 배우며 경험하는 감정적인 순간 외에도 뉴질랜드에서 장애인이 운전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라이센스 투 드라이브>는 운전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참가자 열두 명의 도전을 통해 열두 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도전을 망설이던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던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와 격려를 제공한다. 열두 개의 도전은 모두 운전면허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도전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결국 목표에 도달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를 뿐, 모두는 같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ABC>(2024.7.25). Expect the unexpected as ABC series The Assembly premieres in August
- <CAN'T STOP Media> - The A Talks
- K7 Media(2025). <Tracking The Giants : The Top 100 Travelling Unscripted Formats 2024-2025>
- <me.watch> -The Assembly
- Melenie Parkes(2025.6.27). Local series Licence To Drive follows student drivers with disabilities. <The Post>
- Milan(2023.4.17). France 2’s breakthrough hit “The A Talks” commissioned in Poland by TVN Warner Bros Discovery, also in development in other 14 territories. <FORMAT BIZ>
- Monica Tischler(2025). A licence to drive: teaching drivers of all abilities.
- Saturday Morning(2025.6.28). What's it like driving with a disability?. <RNZ>
- <ScreenScribe.tv>(2025.6.10). Sky to Wheel Out New Original
- <SKY GO NZ> - Licence to Drive
- <TVF Intrnational> - Licence to Dr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