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양립할 수 없는 어떤 가치관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에 상당히 많이 고민하게 돼요.”
Q. <미친맛집>은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으로 유명한 마츠시게 유타카와 한국 가수 성시경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이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가
(김) 기존에 넷플릭스에서 만들던 예능 콘텐츠가 규모감이 있고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는 대형 콘텐츠 위주였다면 이제는 매일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예능을 전달한다는 취지로 일일 예능을 만들고자 했다. 일단 가수 성시경 씨가 유튜브 콘텐츠 ‘먹을텐데’에서 미식가로서의 면모를 많이 보여주어서 성시경 씨와 음식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이미 너무나 많은 먹방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새로운 음식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먹을텐데’는 국내 식당을 돌아다니니까 우리는 해외 식당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외에 나가면 여러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일일 예능이라는 취지는 결국 매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니까 전체 예산 규모 대비 한 회당 예산이 너무 높아서 해외 올로케 촬영은 불가능하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해외에서 추가되는 비용이 한국에서 절감 된다면 예산을 맞출 수 있으니까 한국과 해외를 왔다 갔다 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해외를 오가는 이유가 있어야 될 텐데, 그 이유를 생각하다가 ‘서로 다른 식문화를 교류하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으면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것 같았다.
Q. 기획 단계부터 마츠시게 씨를 염두에 두고 섭외를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김) 성시경 씨가 일본어를 워낙 능숙하게 하니까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고, 한국의 성시경 씨처럼 미식가로 알려진 일본 분이 없을까를 고민했다. 출연진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한국 시청자한테도 익히 알려진 분이 나오는 게 훨씬 유리하니까 다양한 분들을 찾았는데,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을 연기한 마츠시게 유타카 씨만큼 한국인에게 인지도가 높은 일본의 미식가 분이 딱히 없었다. 결국 마츠시게 유타카 씨의 섭외 여부가 이 콘텐츠가 이 콘셉트로 갈 수 있는가 없는가를 결정할 만큼 중요한 문제였다. 마침내 이 두 분을 섭외해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서로의 미식을 교류하는 한일 맛 교환 프로젝트 <미친맛집>을 만들게 됐다.
Q.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일본 스태프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 스태프의 역할과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 또한 국내편과 일본편을 촬영할 때 각각 역할과 비중이 달라지는지도 궁금하다
(김) 일본 스태프분들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 마츠시게 씨의 개인 스태프들 그리고 한국어를 일본어로 전달해 주고 일본 현지 소통과 현지화를 담당해 주는 분들 이렇게 나눌 수 있다. 현지화를 담당해 주는 분들 중에는 마츠시게 씨 팀을 전담하는 코디네이터도 있고, 현지에서 식당 섭외나 다양한 촬영 여건을 확보해 주는 현지 코디네이터도 있다. 언어 소통을 담당해 주는 분들, 촬영 때 저희의 얘기를 정확하게 동시통역해 주는 동시 통역사도 있다. 그렇게 현지화를 담당해 주는 분들이 일본 작업에 꼭 필요한 스태프들이다.
일본 촬영과 한국 촬영에서 스태프 역할과 비중이 어느 정도는 차이 날 수밖에 없다. 한국 촬영에서는 한국 작가들이 직접 식당과 소통을 하는데 일본 촬영에는 아예 불가능하다 보니까 코디네이터들을 통해서만 식당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다.
Q. 한국과 동시에 일본 넷플릭스에서도 <이웃 나라의 미식가 친구>라는 제목으로 공개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김)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공개되다 보니까 일본의 순위가 한국보다 높을 때도 있었다. 일본 촬영 때 성시경 씨를 보고 일본 분들이 “시경짱, 시경짱” 이렇게 부르는 분들이 있다. ‘시경짱’은 프로그램 안에서 성시경 씨에 대한 애칭이기 때문에 근래 성시경 씨를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에 성시경 씨가 일본 요코하마 공연을 하는데 그 공연도 매진됐다고 한다. 일본의 많은 식당이나 가게들이 섭외 요청을 했을 때 ‘이 프로그램 너무 잘 보고 있다’라는 말을 해 줘서 일본에서도 한국 못지않게 많은 분들이 시청해 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Q. <미친맛집>은 일본과 한국에 동시 공개되며, 모든 콘텐츠가 일본어로 진행된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국내 시청자 대상으로 만들 때보다 좀 더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는가
(김) 언어 문제를 일단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우리 프로그램이 일본어로만 나오기 때문에 한국 시청자에게는 익숙한 언어로 들리지 않고 자막을 통해야만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는데, 자막을 읽다 보면 음식 프로그램의 그림을 볼 수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까 자막을 읽으면서 그림도 충분히 볼 수 있을 만큼의 호흡과 시간을 시청자한테 드리는 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실제 시청자 반응 중에 프로그램이 굉장히 천천히 진행되고 느긋하다는 의견이 많다. 사실 내용 전개는 굉장히 빠른 편인데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컷, 한 컷의 호흡을 시청자들이 충분히 음미할 수 있게끔 전달하다 보니까 그런 반응이 오는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아무래도 문화를 다루는 콘텐츠다 보니까 생기는 어려움이 있다. 문화라는 건 사실 우리가 상식을 결정하는 어떤 기반이다. 그래서 어떤 문화권 안에 있는 사람한테는 이게 옳은지 그른지 논쟁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굉장히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전혀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에게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더 많이 깨닫고 있다.
일례로 일본에서는 한 음식을 두 명의 젓가락이 집으면 안 되는 굉장히 중요한 금기 사항이 있다. 장례식에서 유골을 젓가락에서 젓가락으로 옮기는 의식이 일본에 있는데 오로지 장례식에만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식사 자리에서는 굉장히 강하게 금기하는 행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깻잎 논쟁이 있다. 깻잎 하나를 두고서 젓가락으로 떼주냐, 마냐의 문제인데 이 논쟁은 젓가락으로 떼주는 게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얘기지 사실 깻잎 한 장을 둘이 잡아도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일본에서는 그건 식탁에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거니까 그 논쟁 자체를 이해 못 한다고 한다.
만약 우리 프로그램에서 두 사람이 우연히 한 음식을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일본이었다면 당연히 그 장면을 삭제하겠지만, 한국에선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니 그대로 내보내도 괜찮은 건지, 혹은 일본에는 이런 금기사항이 있다는 걸 소개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 고민할 때가 있다. 일본 시청자로서는 그 장면이 소개의 대상이 아니라 절대로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테고, 한국 시청자는 그 문화가 궁금한 분도 있을 수 있다. 문화는 양립할 수 없는 어떤 가치관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에 상당히 많이 고민하게 된다. 한국 시청자만 즐겁게 보면 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일본 시청자의 불편함을 감수하면 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결국 서로 다른 문화가 상충할 때 이 프로그램이 어떤 부분을 보여주고 어떤 부분을 감춰야 하는지 여러 가지 고민이 많다.
회식할 때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한 번은 일본에서 마츠시게 씨가 한국 스태프들 고생하는데 고기를 사겠다고 해서 고깃집에 데려가신 적이 있다. 저희는 신나게 고기를 먹었는데 일본 스태프 한 분이 일본에서는 누가 이렇게 음식을 대접한다고 했을 때 사실 잘 안 먹는다고 그러더라. 최소한으로 먹고 어떤 정해진 금액 안에서 먹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고 고마움의 표현이라는 얘기를 해줬다. 우리나라에서는 누가 회식을 낸다고 하면 오히려 맛있게 더 많이 먹으라고 하는 그런 문화지 않나. 그런 문화 차이를 전혀 몰랐다. 그래서 마츠시게 씨한테도 우리나라는 이런 문화가 있다는 걸 성시경 씨가 설명해줬고 마츠시게 씨도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회식 장소에서조차 서로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이렇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Q. 한국관광공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한국편 에피소드의 제작 지원을 받았다.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하게 된 계기와 내용에 대해 소개해 줄 수 있는가
(김)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유치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고 상당히 많은 관광객이 한국 방문 목적으로 음식을 뽑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의 음식을 해외 시청자한테 소개하는 <미친맛집>이라는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관광공사의 니즈와 잘 맞아서 먼저 관광공사에서 제안을 해 주었다. 한국을 소개하는 회차마다 관광공사와 협업하고 있고, 저희가 잘 모르는 명소나 한국의 아름다운 곳에 대한 정보도 관광공사가 제공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 참고하고 있다.
“콘텐츠의 내용이 형식을 결정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콘텐츠의 형식이 내용을 결정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Q. <미친맛집>은 회당 20분 분량의 소위 ‘미드폼’ 콘텐츠이자 넷플릭스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공개하는 주간 예능 편성을 선보이고 있다. 연출자 입장에서 이러한 OTT 플랫폼의 ‘일일예능’ 전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넷플릭스에서 다양한 형식을 시도하는 중이다. 사실 저는 이 콘텐츠가 미드폼보다는 숏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OTT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콘텐츠 중 가장 짧은 콘텐츠니까 말이다. 콘텐츠의 내용이 형식을 결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형식이 내용을 결정하는 부분도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만약 넷플릭스에서 일일예능 형식으로 이렇게 짧은 숏폼 콘텐츠를 만들지 않았다면 <미친맛집>이라는 콘텐츠가 다른 형식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숏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로서 <미친맛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매주 이 콘텐츠를 시청하게 만드는 게 사실 일일 예능의 주 목적이기 때문에 <미친맛집>도 한 회에 완결을 짓기보다는 시청자에게 계속해서 여운을 남기고 다음 주에 또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이렇게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결국 창작자에게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도해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Q. 최근 들어 롱폼에서 숏폼, 미드폼까지 콘텐츠 형태가 진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콘텐츠 길이가 천차만별인게 시청자에게 굉장히 많은 선택지를 준다고 본다. 지하철에서 1시간짜리 예능을 보기는 어렵다. 만약 내려야 할 역이 10분 뒤인데 1시간짜리를 틀어버리면 10분 뒤에 그 콘텐츠를 끊어버려야 한다. 그러니까 다양한 콘텐츠 길이 포맷은 시청자한테는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주말을 통째로 투자해서 대형 예능과 대형 드라마를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약속 장소를 이동할 때 짧게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텐데, 다양한 예능 형식의 제작은 상황에 맞게 시청자가 꺼내볼 수 있게 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콘텐츠의 길이와 상관없이 시청의 시작과 끝은 전부 다 시청자가 결정하기 때문에 1시간짜리를 끊어서 보게 만드는 것보다 차라리 시청자가 전체를 다 볼 수 있게끔 짧은 콘텐츠를 전달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국내 많은 콘텐츠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상황인데 그 이유가 글로벌보다 더 높은 수준의 국내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Q. 최근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에서 높아지면서 국제 공동제작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현장에서 이런 변화의 분위기를 체감하는가
(김) 글로벌 OTT 플랫폼은 전 세계 사람들한테 콘텐츠가 전달되는데, 로컬 방송이나 토종 OTT의 경우는 사실 국내에 한정돼 있었다. 그래서 해외 시청자까지 타깃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이전까지는 우리나라 콘텐츠니까 당연히 국내 시청자를 대상으로 했다면, 글로벌 OTT가 등장하면서 옆나라까지 전달되고 해외 시청자가 반응을 주는 것을 차츰 깨달아가고 있는 요즘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기존에는 생각의 폭을 국내로 한정했다면, 이제는 굳이 국내로 한정하지 않아도 될 환경이 됐다는 느낌이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콘텐츠를 기획하는 과정에서부터 조금 더 폭넓은 시야에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Q. 국내 제작사 입장에서 국제 공동제작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한 연출자로서 국제 공동제작을 선호하는 편인지 궁금하다
(김) 유튜브에서 동물 콘텐츠와 키즈 콘텐츠가 제일 잘 되는데, 언어와 상관없는 콘텐츠여서 그렇다고 한다. 만약 해외 국가와 협업하는 콘텐츠라면 언어 장벽을 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두 언어를 쓰거나 두 문화에 있는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청층이 되니까 더 넓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일단 있는 것 같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국내 K리그보다 월드컵이 훨씬 더 많은 시청자가 있듯이 콘텐츠도 해외와 협업함으로써 일단 1차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청자의 폭을 훨씬 넓힌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연출자로서는 해외와 공동 작업을 선호한다기보다는 결과적으로 공동 작업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환경도 있는 것 같다. 제가 생각하고 기획하고 사람들한테 보여주고자 하는 게 우리나라를 넘어서 다른 나라와 협업해야만 하는 환경이라면, 이제는 서슴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시대니까 그런 환경이 됐다는 게 연출자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이제는 꿈을 조금 더 크게 확장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서 다양한 방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Q. 국제 공동제작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
(김)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 가령 그런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과 해외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너무 달라서 그게 제대로 소통이 잘 안될 때 오는 어려움이 엄청 많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속 시간이 9시라면 보통 8시 50분쯤 도착해서 기다리지 않나. 그런데 지난번 일본에 촬영하러 갔는데 그걸 안 좋아하더라. 9시면 9시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서로 문화가 달라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인데, 생각보다 이런 차이가 크고 우리가 정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많았다. 이런 것은 대화로 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때로는 누군가가 포기하고 맞춰줘야 할 때도 있다. 반대로 우리한테 너무 중요한 어떤 부분이 상대 문화 속에서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면, 우리도 강하게 주장해서 관철을 하든 설득하든 해야한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비롯되는 서로 다른 상식이 부딪히는 과정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Q. 국내 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 이미 국내 많은 콘텐츠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상황인데 그 이유가 글로벌보다 더 높은 수준의 국내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의 수많은 콘텐츠가 시청자들한테 많은 사랑도, 비판도 받으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게 되는 과정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어느새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인정받는 콘텐츠가 된 것 같다.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피드백과 그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계속 제작해 나가는 시청자와 제작자의 상호작용이 결국 우리나라 콘텐츠를 글로벌에서도 훌륭한 콘텐츠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Q. 국내 제작사가 해외 공동제작을 앞두고 어떤 점을 미리 준비하면 좋을지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해준다면
(김) 일단 다른 나라와 함께 협업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한테 정말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한테 정말 이해 안 되지만 저 나라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문제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미 많은 해외 분들이 한국 콘텐츠를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인지하고 계셔서 한국 제작자들이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강하게 어필했을 때는 많은 부분 수용해 주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정말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함께하는 해외의 어떤 문화든 존중하는 마음과 더불어 우리의 필요를 잘 어필하는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