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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BM] 1%도 안되는 이용자에도 넷플릭스의 변함없는 게임산업 확대 의지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넷플릭스가 게임 시장에서 현재까지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플레이어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시장조사기업 앱토피아의 보고서는
넷플릭스의 게임이 구독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인기가 없는지 보여주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모바일 게임 사업부 개발에 얼마를 지출하고 있는지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국면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비즈니스에 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영상 콘텐츠와 게임 콘텐츠를 연계하려는
넷플릭스의 게임 비즈니스 전략은 수년 후를 바라보며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현황

게임 시장에서 넷플릭스(Netflix)가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2021년 7월 게임 분야 진출 계획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2021년 11월부터 모바일을 중심으로 게임 진출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 분석 업체 앱토피아(Apptopia)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넷플릭스 구독자 중 게임 기능을 이용하는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1 앱토피아는 일일 평균 약 170만 명이 넷플릭스의 모바일 게임에 참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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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모바일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검색 가능하지만, 넷플릭스 구독자들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넷플릭스는 iOS 및 안드로이드용으로 20여 개의 게임을 출시했으며 2022년 말까지 게임 카탈로그를 약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게임에 투자하는 것은 TV 프로그램과 모바일 게임 간의 연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이다.

예컨대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의 경우와 같이 TV 프로그램을 게임 콘텐츠로 전환하거나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를 기반으로 한 <아케인(Arcane)>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같이 비디오 게임을 TV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서드파티 게임 및 오리지널 게임 개발도 추진하고 있으며, 자체 게임 출시 일정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지금까지의 성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디지털&모바일 인텔리전스 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의 추산에 따르면, 2021년 11월 이후 넷플릭스의 게임은 iOS 및 안드로이드에서 약 1,700만 번 다운로드 되었다. 다운로드 횟수는 2022년 봄 감소했다가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기묘한 이야기>의 최신 시즌이 선보이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넷플릭스는 <기묘한 이야기: 1984>와 <기묘한 이야기 3(Stranger Things 3: The Game)> 등 <기묘한 이야기> 관련 모바일 게임 타이틀 2건을 인수하여 출시했으며, 두 게임 모두 2022년 5월 <기묘한 이야기>의 네 번째 시즌이 방영 이후 다운로드가 크게 증가했다.

2022년 7월에도 <기묘한 이야기: 1984>와 <기묘한 이야기 3>은 넷플릭스 게임 중 가장 높은 인기를 기록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게임들은 2022년 7월 모두 290만 번 다운로드 되어 넷플릭스의 게임 서비스 개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증감 추이 (단위: 백만 회) |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를 통한 전세계 다운로드 규모 | 출처: Sensor Tower; Protocol(2022.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운로드 추이를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넷플릭스에서 발행한 게임들은 대부분 재발매(re-released)된 타이틀로서, 그 중 일부는 넷플릭스가 인수하기 전부터 이미 상당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의 인수 이후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기묘한 이야기 3>은 2017년 10월 보너스XP(BonusXP)에 의해 퍼블리싱되었으며 넷플릭스 타이틀이 되기 전에 거의 1,400만 다운로드가 누적되어 있었다. <아스팔트 익스트림(Asphalt Xtreme)>도 2016년 10월 게임로프트(Gameloft)가 이미 퍼블리싱했으며, 센서타워 추정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다시 출시하기 전에 거의 4,0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말하자면 넷플릭스는 아직까지 게임 시장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며, 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구가했던 인기와 파괴력을 게임 부문에서 충분히 재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OTT 검색 사이트 저스트와치(JustWatch)는 넷플릭스는 약 3,800개의 영화 타이틀과 2,100개 이상의 TV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동영상 라이브러리의 규모에 비교할 수 없는 작은 수준의 게임 라이브러리 규모를 갖추고 있어 게임 부문이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넷플릭스 구독자의 1%만이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과 더불어 넷플릭스의 게임 비즈니스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게임 비즈니스 전략과 청사진

2.1. 정중동(靜中動)의 배경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의 게임 비즈니스 수행 역량에 대한 회의론도 불거지고 있다. 센서타워 모바일 인사이트 전략가인 크레이그 체플(Craig Chapple)은 넷플릭스가 게임 콘텐츠에 대해 많은 홍보를 하지 않는 등 “사용자 기반 확대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세계 최고의 모바일 타이틀이 인기를 얻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이 필수적이라는 상식에 비춰볼 때 지금까지 넷플릭스의 전략이 업계의 관행에 부합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2022년 초 실적 발표에서도 넷플릭스는 몇 가지 간단한 언급을 제외하고는 게임 비즈니스 및 관련 이니셔티브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넷플릭스에서 외부 파트너로부터 게임을 라이선스하는 리앤 룸브(Leanne Loombe) 외부게임책임자(Head of External Games)는 2022년 6월 트라이베카 영화제의 패널 토론을 통해 “의도적으로 약간의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게임 영역에서 아직 조심스럽게 학습과 실험을 진행 중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룸브는 넷플릭스가 구독자에게 게임을 가장 잘 노출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분석 결과에 기초하여 향후 몇 년 동안 게임 카탈로그를 미세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실제로 새로운 게임 비즈니스를 위한 전략을 구현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 아직 많은 것들이 ‘테스트’ 단계라면 그리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는 평가도 가능한 셈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엔터테인먼트 IP 포트폴리오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Stern School of Business)의 게임 비즈니스 강사인 주스트 반 드루넌(Joost van Dreunen)은 넷플릭스가 게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것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비즈니스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영상 스트리밍 이상의 것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2.2. 기업 인수와 개발 역량 강화

넷플릭스는 게임 전략의 주요 측면에 대해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게임 관련 기업 인수 사례와 게임 전문인력에 대한 구인 조건을 단서 삼아 대략의 전략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기묘한 이야기: 퍼즐 테일즈> 출처: IMDb

넷플릭스는 지난 6개월 동안 총 3개의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초자연적 어드벤처 게임 <옥센프리(Oxenfree)>를 제작한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Night School Studio)를 2021년 9월 인수한 데 이어 2022년 3월에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모바일 게임업체 보스 파이트 엔터테인먼트(Boss Fight Entertainment)와 핀란드의 게임 개발사 넥스트게임즈(Next Games)에 대한 인수를 발표했다. 넥스트게임즈는 인수 보도가 나오기 전인 2021년 <기묘한 이야기: 퍼즐 테일즈(Stranger Things: Puzzle Tales)>를 출시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넥스트게임즈 인수에만 7,20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기업 인수를 통해 확보한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영상시청’과 ‘게임 이용’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게임 비즈니스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캐슬바니아(Caslevania)>, <리그오브레전드>, <도타(Dota)>, <컵헤드(Cuphead)>, <더 위쳐(The Witcher)>와 같은 비디오 게임을 TV 시리즈로 각색하는 동시에 TV 프로그램을 게임에 적용하고 서드파티 타이틀에 넷플릭스의 브랜드를 덧붙이는 작업이 포함된다. 서드파티 개발업체 초이스 프로비전(Choice Provisions)이 제작한 <리그오브레전드> 스핀오프 게임을 넷플릭스 모바일 게임으로 브랜드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넷플릭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그렉 피터스(Greg Peters)는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러한 인수 사례에 대해 “게임 타이틀 생산을 위한 전략의 핵심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의 목표를 영화, TV 프로그램, 게임 전반에 걸쳐 프랜차이즈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내부 개발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3. 클라우드 게임

넷플릭스는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인프라 구축을 포함한 큰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몇 개월 동안 클라우드 게임 관련 전문 기술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 주요 근거이다. 현재 넷플릭스의 구인 프로필에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지원할 렌더링 엔지니어”에 대한 요구 스펙이 제시되어 있다. 클라우드 게임 어플라이언스에서 여러 게임의 렌더링을 최적화하고, 게임 개발자가 넷플릭스 클라우드 게임 생태계를 위한 고품질 게임을 성공적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SDK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넷플릭스가 모바일을 넘어 게임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 TV를 기반으로 넷플릭스에게 막대한 성장성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새로운 스마트 TV에는 넷플릭스 앱이 사전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넷플릭스의 게임이 주요 콘솔 앱 스토어의 게이트키핑에 연연하지 않고 TV 화면으로 직행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은 분명 장점이지만, 일방향의 영상 스트리밍과 양방향의 게임 스트리밍은 차이가 크다. 따라서 클라우드 게임과 관련한 예측을 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인력 충원이 이루어지고 구체적인 행보가 시작된다면 좀 더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3 전망과 과제

넷플릭스는 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넘어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할 기회를 ‘게임’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오징어 게임>과 <브리저튼(Bridgerton)> 같은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 제작에 더 힘을 쏟고 있지만 게임에 대한 미래 지향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게임 제작 및 퍼블리싱 역량을 키우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부문에서 실질적인 수익 흐름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게임 부문을 본격적인 사업으로 키우려면 최소한 몇 년은 더 필요할 것이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직까지 게임 사용자 기반을 유의미한 수준까지 넓히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게임 시장이 직면한 여러 가지 외부적인 압력과 넷플릭스 자체의 실적 둔화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경영진이 게임 비즈니스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있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렉 피터스 COO는 넷플릭스가 선형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을 모두 포함하는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기 위한 “긴 여정”에 있음을 강조했다. 게임 비즈니스는 이를 배경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CEO가 기대하는 ‘세계 최고의 게임 제작 및 유통업체’가 될 수 있을지는 알수 없다. 그러나 이를 위한 게임산업 노하우와 크리에이티브 구축을 위한 침착하고 신중한 행보는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참고자료

  1. IGN-Netflix Is Seemingly Looking to Make Cloud Gaming Part of the Service, 2022.08.19.
  2. Mobidictum-Netflix Games to get multiplayer option and game handles, 2022. 08.29.
  3. Protocol-Amid losses, Netflix bets on a bold strategy around video games, 2022.04.22.
  4. Protocol-Netflix’s mobile games are growing, and so are its gaming ambitions, 2022.08.17.
  5. Tech Crunch-Less than 1% of Netflix’s subscribers want to play its mobile games, 202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