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글로벌 게임산업의 AI 도입 현황과 한국 게임산업 현황은?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집필: EC21R&C 김종우 선임연구원
(2025. 07 ~ 2025. 09)
글로벌 이슈 키워드
Executive Summary
글로벌 게임산업 AI 도입 가속화와 개발자 인식 악화
GDC 2025 설문 결과, 개발자 36%가 개인적으로 생성형 AI 사용, 52%는 소속 회사에서 AI 도구 도입
AI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21%에서 13%로 급감, 부정적 인식은 18%에서 30%로 12%p 증가
개발자 51%가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를 심각하게 우려, AI 윤리에 ‘매우 우려’ 응답도 51%로 상승
주요 우려사항으로 지적재산권 침해, 에너지 비용, AI 생성 콘텐츠 품질 저하, 규제 이슈 등 제기
AI 도입에 따른 직군별 역할 변화와 업계 해고 증가
플레이테스트·밸런싱(47%), 현지화(45%), 코드 생성(44%) 등 개발 파이프라인 전반에 AI 침투
스퀘어에닉스, 2027년까지 QA·디버깅 70% AI 자동화 목표 발표 등 테스트 자동화 가속
개발자 11%가 지난 1년간 해고 경험, 전체 41%가 해고 영향 받았다고 응답(전년 35% 대비 증가)
밸브, 스팀 플랫폼 AI 활용 게임 공개 의무화 정책 도입으로 투명성 확보 움직임 확산
한국 게임산업 AI 활용 현황과 대응 과제
국내 게임산업 AI 활용률 41.7%로 콘텐츠 업종 최고치 기록, 전분기 대비 14.2%p 급등
크래프톤 1,000억 원 GPU 팜 구축, 엔씨소프트 자체 언어모델 VARCO 개발 등 대형사 투자 본격화
AI 미도입 기업 66.7%가 기술 완성도 불신을 이유로 꼽아 중소 스튜디오 지원 필요
현업 인력 재교육, 저작권 클린 데이터셋 구축, AI 윤리 가이드라인 마련 등 선제적 대응 과제 산적
1. 글로벌 게임산업의 AI 도입 현황과 개발 환경 변화
생성형 AI, 게임 개발의 ‘기본 도구’로 자리잡다
GDC 2025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 개발자의 36%가 개인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52%는 소속 회사에서 AI 도구를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개인 활용률이 5%p 상승한 수치로, 생성형 AI가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닌 일상적 개발 도구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와 해리스 폴(Harris Poll)이 미국·한국·북유럽 615명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87%가 이미 AI 에이전트를 활용 중이라고 응답하여, AI 없는 게임 개발이 오히려 예외적 케이스가 되어가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AI 활용 영역도 개발 파이프라인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설문 기준으로 플레이테스트 및 밸런싱(47%), 현지화 지원(45%), 코드 생성(44%), 동적 레벨 디자인 및 애니메이션(36%) 순으로 활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단순 반복 작업의 자동화를 넘어 콘텐츠 제작 지원, 품질 관리, 사용자 경험 최적화까지 AI의 역할이 확장되면서 생산성 향상과 창의적 시도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응답자의 94%는 AI 도입이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하여, 업계 전반의 AI 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표> 글로벌 게임 개발자 AI 활용 현황 비교
AI 도입 확산에도 개발자 인식은 급격히 악화
AI 활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개발자들의 인식은 오히려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GDC 2025 설문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게임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13%로, 전년(21%) 대비 8%p 감소하며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응답은 30%로 전년(18%) 대비 12%p 급증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호의적 시각이 우세했으나, 현재는 부정적 견해가 다수를 차지하며 완전히 역전된 상황이다. 특히 ‘혼합적 영향’을 선택한 비율도 57%에서 51%로 감소하여, 개발자들이 AI에 대해 점점 더 뚜렷한 부정적 견해를 형성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발자들이 제기하는 구체적 우려사항은 다양하다. 지적재산권 침해 가능성,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 막대한 에너지 비용, AI 생성 콘텐츠의 품질 저하, 알고리즘 편향성, 그리고 각국의 규제 불확실성 등이 주요 이슈로 꼽혔다. 무엇보다 개발자의 51%가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를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AI 윤리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는 응답도 51%로 전년(42%) 대비 9%p 상승했다. 이번 설문에서 개발자들에게 생성형 AI를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없음(none)’이었다. 이는 현장 개발자들이 현재 AI의 활용 가치를 낮게 보거나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 생성형 AI에 대한 개발자 인식 변화 추이
2. AI 도입이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과 주요 쟁점
개발 직군별 AI 도입에 따른 역할 변화 본격화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게임 개발 각 직군의 업무 방식과 역할이 본격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획·디자인 직군에서는 37%의 개발자가 새로운 게임플레이나 내러티브 컨셉 실험에 AI를 활용하며 창의적 파트너로 삼고 있다. 아트 분야에서는 컨셉 아트 생성이 AI 활용 1순위로 꼽히며, 국내 AI 활용 게임사 중 64%가 이미지 생성 AI를 사용해 초기 시각화 작업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일본 게임사 대상 CESA 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이 비주얼 에셋 생성에 AI를 활용한다고 응답하여, 아트 직군에서의 AI 도입이 글로벌 공통 현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 분야에서는 코드 보완과 자동 생성이 일상화되어, 개발자들이 반복적 코드 작성을 AI에 맡기고 핵심 로직 설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업무 패턴이 전환되고 있다.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등 코딩 어시스턴트가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AI 기반 버그 탐지와 코드 리뷰도 확산 중이다. QA·라이브 운영 직군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지는데, 스퀘어에닉스는 2027년까지 QA·디버깅 업무의 70%를 AI로 자동화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로그 데이터 분석, 유저 이탈 예측, 치트 탐지, AI 챗봇 고객지원 등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 반복 업무 중심의 인력 수요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표> 게임 개발 직군별 AI 활용 현황 및 역할 변화
주요 플랫폼의 AI 관련 정책 도입과 업계 대응
AI 활용 게임이 증가하면서 주요 플랫폼들이 관련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밸브(Valve)는 2024년 스팀(Steam) 플랫폼에 AI 활용 게임 공개 의무화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개발사는 게임 출시 시 AI 사용 여부를 명시해야 하며,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음을 보증해야 한다. 또한 게임 스토어 페이지에 AI 활용 사실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하여, 소비자가 구매 전 해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AI 생성 콘텐츠의 투명성을 높이고 저작권 분쟁 리스크를 개발사에 전가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반면 주요 게임사들의 AI에 대한 입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에픽게임즈(Epic Games)의 팀 스위니(Tim Sweeney) CEO는 AI에 대해 회의적 견해를 밝히면서도 “미래에는 모든 게임이 AI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 도입의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닌텐도(Nintendo)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후루카와 슌타로 사장은 2024년 주주총회에서 “닌텐도는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공식 선언하며, 40년 이상 축적된 자사의 독창적 노하우를 보호하고 지적재산권 침해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처럼 AI 기술 도입을 둘러싼 업계의 스펙트럼은 적극 수용부터 전면 거부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게임업계 해고 지속과 AI 도입에 따른 노동 환경 변화
GDC 2025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1%가 지난 1년간 해고를 경험했으며, 41%는 해고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35%) 대비 6%p 상승한 수치로, 게임업계의 고용 불안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고 사유로는 구조조정(22%), 매출 감소(18%), 시장 변화 적응(15%)이 주로 꼽혔으나, ‘구체적 이유 없음’이라는 응답도 19%에 달해 업계의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특히 직군별로 해고율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내러티브 직군이 19%로 가장 높았고, 프로덕션·팀관리(16%), 비주얼 아트(16%)가 뒤를 이었다. 반면 게임 디자인은 9%로 상대적으로 낮은 해고율을 기록했다.
AI 도입과 노동 이슈의 연결고리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개발자의 58%가 향후 해고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년 35%에서 30%로 감소했다. 아울러 1인 개발자 중 16%는 기존 회사에서 해고된 후 독립한 경우로 나타나, 해고가 인디 개발 생태계 확대의 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2024년에는 SAG-AFTRA(미국배우노동조합)가 게임업계 대상 파업을 진행하며 AI 보상 문제를 쟁점화했다. 성우와 모션캡처 배우들이 AI 복제 사용에 대한 동의권과 보상을 요구하며 11개월간 파업했고, 2025년 협약 타결로 AI 관련 보호 조항이 신설되었다. 이는 AI 시대 창작자 권리 보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표> 직군별 해고율 비교 (2025년)
3.한국 게임산업의 AI 활용 현황과 전략적 대응 방향
한국 게임산업, 콘텐츠 업종 중 AI 활용률 1위로 빠른 추격 중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2025년 상반기 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의 생성형 AI 활용률은 41.7%로 콘텐츠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4.2%p 급등한 것으로, 국내 게임업계가 글로벌 AI 도입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활용 단계별로는 콘텐츠 제작(71.2%)과 아이디어 기획(56.2%)에서 AI 활용이 가장 활발했으며, 이는 글로벌 조사에서 컨셉 아트 생성과 아이데이션이 주요 활용 영역으로 꼽힌 것과 일치하는 결과다.
AI 도구 유형별로는 대화형 AI(ChatGPT 등)가 94.5%로 압도적이었고, 이미지 생성 AI가 64.4%로 뒤를 이었다. 이는 기획 단계의 아이디어 정리와 초기 비주얼 시안 작업에 AI가 집중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AI 활용 효과에 대해서는 ‘개인 역량 향상’과 ‘단순 업무 감소’가 주요 성과로 꼽힌 반면, ‘매출 증가’나 ‘비용 절감’ 등 직접적 경영 성과로 이어졌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아, 아직 AI 도입이 본격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사 투자 본격화와 중소 스튜디오 지원·윤리 기준 마련 과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크래프톤(KRAFTON)은 ‘AI First’ 전략을 선언하며 1,000억 원 규모의 GPU 팜을 구축하고 연간 300억 원 이상을 AI R&D에 투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NCSOFT)는 2024년 AI 전문 자회사 NC AI를 분사하고 자체 거대언어모델 바르코(VARCO)를 개발해 게임 내 NPC 대화 생성과 번역에 적용 중이다. 넥슨 (Nexon)은 네이버(Naver)와 AI 협력 MOU를 체결하여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사 중심으로 AI 내재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중소 스튜디오와의 기술 격차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KOCCA 조사에서 AI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66.7%가 ‘기술 완성도 불신’을 이유로 꼽았고, 62.7%는 ‘데이터 규제 및 저작권 이슈’를 우려했다. 이는 중소 스튜디오가 AI 도입에 신중한 이유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기술적 불확실성과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한국 게임산업이 AI 시대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소 스튜디오 대상 AI 기술 접근성 지원, 현업 인력 재교육 프로그램 확대, 저작권 클린 데이터셋 구축, 그리고 업계 차원의 AI 윤리 가이드라인 마련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글로벌 개발자들의 AI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투명하고 윤리적인 AI 활용 기준을 선도적으로 정립하는 것이 장기적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 Game Developer, "GDC 2025 State of the Game Industry: Devs weigh in on layoffs, AI, and more", 2025.01.22, https://www.gamedeveloper.com/business/gdc-2025-state-of-the-game-industry-devs-weigh-in-on-layoffs-ai-and-more
- PC Gamer, "87% of game developers are already using AI agents and over a third use AI for creative elements like level design and dialogue according to a new Google survey", 2025.08.18, https://www.pcgamer.com/software/ai/87-percent-of-game-developers-are-already-using-ai-agents-and-over-a-third-use-ai-for-creative-elements-like-level-design-and-dialogue-according-to-a-new-google-survey/
- PC Gamer, "Square Enix aims to have AI doing 70% of its QA work by the end of 2027, which seems like it'd be hard to achieve without laying off most of your QA workers", 2025.11.06, https://www.pcgamer.com/gaming-industry/square-enix-aims-to-have-ai-doing-70-percent-of-its-qa-work-by-the-end-of-2027-which-seems-like-itd-be-hard-to-achieve-without-laying-off-most-of-your-qa-workers/
- PC Gamer, "Over half of Japanese game companies are using AI in development according to a new survey, including Level-5 and Capcom", 2025.09.27, https://www.pcgamer.com/gaming-industry/over-half-of-japanese-game-companies-are-using-ai-in-development-according-to-a-new-survey-including-level-5-and-capcom/
- Codewave, "The Future of Game Creation: AI’s Role in Video Game Development", 2025.11.21, https://codewave.com/insights/impact-ai-video-game-development/
- Reuters, "Nearly 90% of videogame developers use AI agents, Google study shows", 2025.08.18, https://www.reuters.com/business/nearly-90-videogame-developers-use-ai-agents-google-study-shows-2025-08-18/
- The Verge, "Valve opens the door to more Steam games developed with AI", 2024.01.10, https://www.theverge.com/2024/1/10/24032678/valve-steam-generative-ai-rules-disclosure-pre-generated-live-illegal-content-copyright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년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실태조사”, 2025.10.01. https://www.kocca.kr/kocca/koccanews/reportview.do?nttNo=988&menuNo=204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