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EWC 2025와 격투게임 이스포츠의
새로운 도약, 한국 시장의 성장 기회는?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집필: EC21R&C 김형석 책임연구원
Executive Summary
EWC 2025 개최와 격투게임 이스포츠의 도약
이스포츠 월드컵(EWC) 2025,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7월 10일~8월 24일 개최, 총상금 약 1,031억 원 이상 책정
<스트리트파이터 6> 종목에 격투게임 역사상 최고액인 약 14.7억 원 상금 배정, 우승 상금 약 3.7억 원
<스트리트파이터 6> 누적 판매량 440만 장 돌파, 2024 회계연도에만 109만 5천 장 판매 기록
EVO 2024에서 총 10,240명 참가자 기록, 전년 대비 11.52% 성장하며 격투게임 이스포츠 성장세 입증
격투게임의 구조적 강점과 접근성 혁신
MOBA가 이스포츠 시장 28.7% 점유하나, 격투게임은 상금 확대와 참가자 증가로 빠른 성장세 기록
1:1 대결 구조로 관전 직관성 확보, 복잡한 지식 없이도 경기 이해 가능해 신규 관객 유입에 유리
<스트리트파이터 6>, PlayStation·Xbox·PC·Nintendo Switch 2 간 60fps 크로스플레이 지원
'모던' 컨트롤 타입 도입으로 복잡한 커맨드 입력 없이 특수기술 발동 가능, 초보자 진입장벽 완화
한국 격투게임 이스포츠 생태계 구축 과제
SOOP 슈퍼 토너먼트, 2XKO 코리아 오픈 등 국내 대회 기반 형성 중, 국제 공인대회로 인정 확대
캡콤 프로 투어 월드워리어에서 한국이 슈퍼 지역 지정, 5개 예선 토너먼트 개최 예정
한국 이스포츠 시장 2025년 약 4,419억 원에서 2034년 약 7,660억 원 성장 전망, 격투게임 분야 잠재력 큼
지역 리그 정례화, 아마추어 육성 아카데미, 포용적 대회 운영(장애인·학생 디비전) 등 전략 필요
1. EWC 2025 개최와 격투게임 이스포츠의 부상
이스포츠 월드컵 2025, 역대 최대 규모 상금과 함께 개최
2025년 이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이하 EWC)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7월 10일부터 8월 24일까지 개최되었다. 이번 대회는 25개 종목에 2,00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스포츠 축제로, 총상금은 7천만 달러(약 1,031억 원)를 넘어선다. 상금 배분을 살펴보면, 종목별 챔피언십에 3,800만 달러(약 560억 원) 이상이 배정되었고, 글로벌 예선 보상에 500만 달러(약 73.7억 원), MVP 보너스에 45만 달러(약 6.6억 원)가 책정되었다. 아울러 여러 종목을 병행하는 클럽 챔피언십에는 700만 달러(약 103억 원)가 별도로 마련되었다. 이러한 거액의 상금 규모는 이스포츠가 전통 스포츠에 버금가는 흥행력과 산업적 가치를 갖추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EWC 2025에서 격투게임 장르를 대표하는 종목은 <스트리트파이터 6(Street Fighter 6, 이하 <SF6>)>다. <SF6> 종목은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48명의 선수가 참가하며, 총상금 100만 달러(약 14.7억 원)가 지급된다. 대회 방식은 GSL식 그룹 스테이지, 스위스 스테이지, 싱글 엘리미네이션 플레이오프의 3단계로 구성된다. 우승 상금은 25만 달러(약 3.7억 원)이며, 2위는 13만 달러(약 1.9억 원), 3위는 7만 달러(약 1억 원)를 수령하게 된다. 이는 단일 격투게임 대회 기준으로 역사상 최고액에 해당하며, 격투게임 이스포츠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2024년 EWC에서는 중국의 샤오하이(Xiaohai)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며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표> EWC 2025 <스트리트파이터 6> 대회 개요
<스트리트파이터 6> 누적 440만 장 판매, EVO 참가자 1만 명 돌파
캡콤(Capcom)의 2024 회계연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F6>는 해당 회계연도에 109만 5천 장을 판매했고, 누적 판매량은 440만 1천 장에 달했다. 이러한 실적은 격투게임 장르에서 보기 드문 기록으로, EWC 2025가 100만 달러(약 14.7억 원) 상금을 책정한 배경이 되었다. 이는 격투게임 시장에서 단일 타이틀이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의 상업적 성공이며, 캡콤이 이스포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SF6>의 흥행은 게임 자체의 완성도뿐 아니라, 크로스플레이와 모던 컨트롤 등 접근성 강화 전략이 효과를 거두었음을 보여준다.
격투게임 이스포츠의 성장세는 EVO(Evolution Championship Series) 대회 참가자 수에서도 확인된다. EVO는 격투게임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세계 최대 오프라인 토너먼트로, 202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총 16,252개의 브래킷 엔트리가 접수되었고, 10,240명의 개별 선수가 참가했다. 특히 <SF6> 엔트리는 5,265명으로 전체 게임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참가자 수가 2023년 대비 11.52% 증가해 격투게임 이스포츠의 성장성을 증명했다. 또한 EVO 2024에서는 약 18,000명의 관객이 방문해 오프라인 이벤트로서의 흥행력도 입증했다. 2025년 EVO 역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서관에서 18,000명의 관중을 모았다고 보도되며, EWC 2025의 모멘텀을 준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림>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 6> 타이틀 이미지
2. 격투게임 이스포츠의 시장 현황과 구조적 특성
MOBA가 이스포츠 시장 28.7% 점유, 격투게임은 투자 규모 확대 중
시장 조사 기관 FMI(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이스포츠 시장에서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이하 MOBA)’ 장르는 28.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MOBA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와 <도타 2(Dota 2)> 같은 팀 기반 게임이 주도하며,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격투게임의 정확한 시장 비중을 집계한 자료는 부족하지만, 지난 몇 년간 EVO와 캡콤 프로 투어 참가자 수가 크게 늘었고, 앞서 언급했듯 EWC 2025에서 높은 상금이 책정되는 등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SF6>는 2024년 440만 장 이상 판매되었고, EVO 2024에서 10,240명의 참가자를 모았다. 이러한 수치는 격투게임이 소수 장르에서 주류 이스포츠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대회 상금을 비교하면, EWC 2025 <SF6> 종목의 총상금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2025의 총상금 500만 달러(약 73.7억 원)(우승 100만 달러(약 14.7억 원))에 비해 규모가 작다. 그러나 단일 격투게임 기준으로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한편 <도타 2>의 인터내셔널 2025(TI14)는 총상금이 약 288만 달러(약 42.4억 원)로, 2013~2019년에 2천만 달러(약 295억 원) 이상을 모았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는 크라우드펀딩 모델이 약화된 영향으로 분석되며, EWC의 안정적인 상금 구조가 주목받는 이유다. 라이엇게임즈(Riot Games)는 2024년 대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상금을 두 배로 늘려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목표로 하고 있어, 격투게임 역시 상금 확대를 통한 선수 수익성과 팬 관심 유지 전략이 필요하다.
<표> 주요 이스포츠 대회별 상금 비교
1:1 대결 구조로 관전 직관성 확보, 신규 관객 유입에 유리
격투게임과 MOBA의 가장 큰 차이는 선수 구성 구조에 있다. 격투게임은 단일 선수 혹은 2인 팀(<2XKO>)으로 구성되어 경기 흐름이 빠르고, 각 라운드가 몇 분 안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MOBA는 5인 팀이 약 30~45분간 한 경기를 치러야 하므로 많은 변수와 긴 경기 시간이 필요하다. 전략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는데, 팀 기반 MOBA는 포지션별 역할, 오브젝트 관리, 아이템 효율성 등 다양한 전략이 요구된다. 반면 격투게임은 캐릭터 선택, 레인지 조절, 콤보와 심리전이 핵심으로, 상대의 패턴을 파악해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1:1 구조는 선수 개인의 준비와 반응 속도가 승패를 좌우하며, 스타 플레이어의 매력이 강하게 부각된다.
관객 경험 측면에서 격투게임은 뚜렷한 강점을 가진다. GINX TV의 기사에서는 “격투게임은 시작하기 쉽고 관전하기 쉽다. 화면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별다른 설명 없이 이해되며, 싸우는 두 캐릭터만 존재하므로 관중이 다음에 무엇이 일어날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1:1 구조는 MOBA처럼 복잡한 전략을 알지 못해도 즐길 수 있어 신규 관객을 끌어들이는 장점이 있다. 반면 MOBA 관객은 맵, 챔피언, 스킬 등 복잡한 지식이 필요하며, 방송 제작 측은 해설과 그래픽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격투게임의 직관적 관전성은 방송 친화적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며, 이는 이스포츠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분명한 요소이다.
<그림> 10월에 앞서 해보기를 공개한 라이엇 게임즈의 대전 격투 게임 <2KXO> 타이틀 이미지
크로스플레이와 모던 컨트롤로 초보자 진입장벽 대폭 완화
<SF6>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접근성 강화 전략이다. 캡콤은 <SF6>를 모든 플랫폼에서 60fps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다고 강조하며, 플레이어가 PlayStation, Xbox, PC, Nintendo Switch 2 간에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Fandom과 TechRadar에서도 <SF6>가 PS5, PS4, Xbox Series X|S, PC 간의 크로스플레이를 제공하며, 랭크·캐주얼 매치에서 자동으로 상대를 찾을 수 있는 점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크로스플랫폼 지원은 플레이어 풀을 확대하고, 매칭 대기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MOBA는 보통 PC 플랫폼에 제한되고 키보드·마우스를 요구해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 격투게임은 콘솔과 PC, 아케이드 스틱 등 다양한 입력 장치를 지원해 접근성이 높다.
조작 방식에서도 혁신이 이루어졌다. <SF6>에서 신규로 도입된 '모던 컨트롤’ 타입이 방향키와 버튼만으로 특수기술을 발동하도록 설계되어 초보자에게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평가되고 있다. 파동권과 같은 기술이 단 한 개의 버튼으로 실행되며, 던지기나 신규로 추가된 ‘드라이브’ 시스템도 간단해진다. 캡콤 역시 공식 페이지에서 “복잡한 커맨드를 외울 필요 없는 모던 타입”과 “특수기술을 한 버튼으로”라는 설명을 강조한다. Engadget은 모던 컨트롤이 버튼 연타를 효과적인 플레이로 만들어 주고, 전통적 커맨드 입력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도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간소화는 초보자와 관객 모두 이해하기 쉽게 하여 참여도를 높이고 이스포츠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림> <스트리트파이터 6> 모던 컨트롤 시스템
3. 한국 격투게임 이스포츠의 현황과 활성화 전략
SOOP 슈퍼 토너먼트, 캡콤 프로 투어 등 국내 대회 기반 형성 중
한국 격투게임 이스포츠는 최근 본격적인 대회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2025년 11월 1~2일 잠실 DN 콜로세움에서 열린 SOOP 슈퍼 토너먼트는 국내외 대표 격투게임 타이틀을 한자리에 모은 대회로, <철권 8(Tekken 8)>, <길티기어 -스트라이브-(Guilty Gear -Strive-)>,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Granblue Fantasy Versus: Rising)>, <언더 나이트 인버스 II(UNDER NIGHT IN-BIRTH II)>, 라이엇의 신작 <2XKO> 등 5개 종목을 개최했다. 반다이남코의 철권 월드 투어 2025는 본 대회를 마스터 등급으로 지정해 상위권 선수에게 월드투어 파이널 포인트를 부여했고, Arc World Tour 2025-2026에서도 플래티넘·골드 등급을 부여하여 국제 공인대회로 인정했다.
캡콤 프로 투어의 월드워리어 프로그램은 2025년 6월부터 11월까지 24개 지역에서 열리는
지역 리그 정례화와 인프라 확충을 통한 생태계 구축 필요
딜로이트 코리아(Deloitte Kore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이스포츠 시장은 2025년 3억 달러(약 4,419억 원)에서 2034년 5억 2천만 달러(약 7,66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이스포츠 시장의 급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게임·이스포츠 서울 2025(GES 2025)와 같은 축제를 통해 아마추어와 프로팀의 교류, 팬 참여 프로그램, 포괄적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GES 2025의 ‘서울컵’은 장애인 선수 및 학생들을 위한 디비전을 포함하며, 이러한 포용성 또한 신규 인재와 다양한 관객층을 유입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Straits Research는 대한민국을 트레이너, 게임 시설, 분석가까지 갖춘 표준화된 이스포츠 인프라 강국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격투게임 분야에서는 아직 성장 여지가 크다. SOOP 슈퍼 토너먼트와 2XKO 코리아 오픈과 같은 신생 대회를 발판으로 지역 리그를 정례화하고, 아카데미와 미디어 허브를 구축하며, 포용적 대회 운영과 국제 협력을 강화한다면 한국 격투게임 이스포츠는 더 큰 시장과 글로벌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한다면, 격투게임은 MOBA와 함께 이스포츠 산업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 Esports World Cup, "EWC 2025 kicks off in Riyadh with $70 million prize pool, international superstars and global broadcast", 2025.07.01, https://www.esportsworldcup.com/en/news/ewc-2025-kicks-off-in-riyadh-with-70-million-prize-pool-international-superstars-and-global-broadcast
- Liquipedia, "Street Fighter 6 - Esports World Cup 2025", Accessed 2025.12.03, https://liquipedia.net/fighters/Esports_World_Cup/2025/SF6
- Capcom, "Q3 FY2024 Financial Results Presentation", 2025.01.29, https://www.capcom.co.jp/ir/english/data/pdf/explanation/2024/3rd/explanation_2024_3rd_01.pdf
- Market Reports World, "Fighting Games Market Size & Industry Report, 2033", 2025.11.10, https://www.marketreportsworld.com/market-reports/fighting-games-market-14715328
- Evo, "Evo 2024 Competitors: By the Numbers", 2024.07.12, https://evo.gg/news/evo-2024-competitors-by-the-numbers
- The Sporting Tribune, "EVO-lution: How EVO is Adapting to Explosive Growth and International Demand", 2025.06.11, https://www.thesportingtribune.com/2025/06/11/how-evo-is-adapting-to-explosive-growth-and-international-demand
- Capcom, "Street Fighter 6 Years 1-2 Fighters Edition", 2025.06.05, https://www.streetfighter.com/6/contents/y12-fe_nsw2/en-us/
- TechRadar, "Street Fighter 6 crossplay: can you play with other platforms?", 2023.06.01, https://www.techradar.com/how-to/street-fighter-6-crossplay
- Engadget, "Street Fighter 6's modern controls made me OK at Street Fighter", 2022.06.13, https://www.engadget.com/street-fighter-6-modern-control-hands-on-sf6-182047557.html
- GINX TV, "How will Riot’s fighting game Project L impact the FGC?", 2023.08.08, https://www.ginx.tv/en/fgc/how-will-riots-fighting-game-project-l-impact-the-fgc
- Strafe, "Worlds 2025 Prize Pool Doubled to $5 Million USD", 2025.09.15, https://www.strafe.com/news/read/worlds-2025-prize-pool-set-at-5-million-dollars/
- Future Market Insights, "eSports Market Trends & Innovations 2025–2035", 2025.10.01, https://www.futuremarketinsights.com/reports/esports-market
- Daum News, "'철권'부터 '2XKO'까지 인기 격투게임 한 자리에...'2025 SOOP 슈퍼 토너먼트' 개최", 2025.11.20, https://v.daum.net/v/foclUr8BM7
- Xports News, "SOOP, 격투게임 대회 ‘2XKO KOREA OPEN’ 6일 개최…다양한 이벤트 진행", 2025.12.01, https://www.xportsnews.com/article/2084540
- IT Donga, "“게임·e스포츠 산업과 문화의 미래를 설계하다” GES 2025", 2025.11.15, https://it.donga.com/107595/
- Straits Research, "Esports Market Trends, Growth Analysis, and Forecast 2033", 2025.02.10, https://straitsresearch.com/report/esports-mar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