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트렌드] 출시 동시에 GOTY 기대작, '친구 필수' 게임이 주는 이해와 협력의 가치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집필: EC21R&C 김종우 선임연구원
Executive Summary
이슈 배경
-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의 <스플릿 픽션>이 협동 게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GOTY 후보로 부상
- Friend Pass 시스템을 통해 한 명만 구매해도 두 명이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접근성 확보
-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 지원으로 플랫폼 간 장벽을 허물고 게임의 접근성 확대
- 두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협력의 가치와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강조하는 내러티브 구조로 주목 받음
협동 시스템 혁신과 산업 영향
- 같은 세계관 내에서도 완전히 다른 능력을 가진 캐릭터 설계로 상호보완적 협력 강조
- SF와 판타지 세계를 오가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메커니즘으로 협력 방식의 다양성 확보
- 창의적인 협동 퍼즐과 레벨 디자인으로 플레이어 간 지속적 소통과 조율 유도
- 스토리와 게임플레이의 유기적 결합으로 협동의 의미와 가치를 더욱 강화
- 협동을 통한 창의성과 AI 시대의 인간적 연결 가치를 강조하는 주제 의식 제시
게임산업 대응 전략
- 비대칭적 능력 설계와 상호의존적 퍼즐을 통한 필수적 협동 메커닉 개발
- Friend Pass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협동 게임의 경제적 접근성 향상
- 내러티브와 게임플레이의 유기적 결합으로 게임 플레이에 의미 부여
-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실험적 융합을 통한 신선함 유지
- 사회적 메시지와 게임플레이의 조화를 통한 협동 게임의 예술적, 문화적 가치 강조
1. 협동 게임의 새로운 기준 제시한 <스플릿 픽션>
GOTY 수상작 <잇 테이크 투> 개발사의 후속작으로서의 기대와 반응
2025년 3월, 헤이즈라이트(Hazelight) 스튜디오는 신작 <스플릿 픽션(Split Fiction)>을 출시하며 게임업계에 새로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게임은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협동 게임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두 명의 플레이어가 각각 다른 픽션 세계를 경험하면서 서로 협력해야 하는 독특한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은 기존 협동 게임과의 차별점으로 주목받았다.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는 이미 <어 웨이 아웃(A Way Out)>과 <잇 테이크 투(It Takes Two)>를 통해 협동 게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해왔으며, <스플릿 픽션>은 이러한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의 전작 <잇 테이크 투>는 2021년 더 게임 어워드에서 ‘올해의 게임(GOTY)’을 수상하며 협동 게임이 단순한 틈새 장르가 아닌 메인스트림 게임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스플릿 픽션>에 대한 기대감은 출시 전부터 매우 높았으며, 실제 출시 후에는 24시간 만에 동시접속자 수 기네스 기록을 달성하는 등 시장의 반응 역시 폭발적이었다. 게임 전문 매체들의 호평과 함께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올해의 GOTY 후보”로 일찌감치 거론되는 등 게임성과 완성도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 <스플릿 픽션> 타이틀 이미지
게임산업 내 협력 플레이 중심 게임의 트렌드 형성
과거 협동 게임은 주로 파티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 영역에 국한되어 있었으나, 최근 몇 년간 이러한 인식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의 성공은 협동 게임이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과 혁신적인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을 통해 AAA급 게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함께 게임을 즐기는 사회적 경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협동 게임은 단순한 장르를 넘어 게임산업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스플릿 픽션>의 성공은 이러한 트렌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게임산업의 중요한 흐름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 협동 게임 장르의 성장과 성공 요인
협동 게임 장르의 시장 확대 배경
협동 게임 장르가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사회적, 기술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2020년부터 시작된 팬데믹 기간 동안 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해 온라인 상에서의 사회적 연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 시기에 많은 게이머들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의미 있는 상호작용과 공유 경험을 제공하는 협동 게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또한 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크로스플랫폼 기술의 발전으로 플랫폼에 관계없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는 <어 웨이 아웃>, <잇 테이크 투>, 그리고 최근의 <스플릿 픽션>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성공을 거두며 협동 게임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성공 방정식을 분석해보면 몇 가지 핵심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 협력을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닌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설계한다는 점이다. 두 플레이어가 반드시 함께 해야만 진행할 수 있는 퍼즐과 도전 과제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협력 경험을 제공한다. 둘째, 강력한 내러티브와 감정적 연결을 중시한다. 헤이즈라이트의 게임들은 단순한 게임플레이를 넘어 플레이어들이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제공하며, 이는 게임 경험의 깊이를 더해준다.
또한, ‘비대칭적 게임플레이’가 중요하다. 각 플레이어에게 서로 다른 역할과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상호의존성을 높이고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플릿 픽션>에서는 두 플레이어가 각각 다른 현실을 경험하면서도 서로의 행동이 상대방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통해 이를 구현했다. 또한 ‘접근성과 난이도 균형’도 중요한 요소다. 협동 게임은 다양한 숙련도를 가진 플레이어들이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하므로,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숙련자에게도 도전적인 요소를 제공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표> 협동 게임 장르의 연도별 주요 이벤트
3. 협동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화 전략
친구 패스 모델의 경제적 효과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가 <스플릿 픽션>에서도 채택한 친구 패스 모델은 단기적인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 장기적인 유저 확보와 브랜드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이 모델은 표면적으로는 게임 한 카피당 두 명이 플레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잠재적 판매량의 절반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친구 패스를 통해 게임을 경험한 플레이어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다른 친구들과 플레이하기 위해 게임을 구매하는 ‘바이럴 구매 효과’를 창출한다.
또한 친구 패스 모델은 게임의 진입 장벽을 낮춤으로써 더 넓은 플레이어 베이스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게임 내 추가 콘텐츠 판매, 후속작 출시 시 기존 고객 전환,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장기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한다. <스플릿 픽션>의 경우, 출시 첫 주에만 200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친구 패스를 통한 접근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300만 명 이상이 게임을 플레이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는 게임의 초기 확산과 입소문 마케팅에 크게 기여했다.
협동 게임의 가격 정책과 구매 요인
협동 게임의 가격 정책은 일반적인 싱글플레이어 게임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두 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필수적인 협동 게임의 경우, 가격이 구매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스플릿 픽션>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AAA급 게임보다 약 20% 낮은 가격대를 책정했으며, 이는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구매할 수 있는 접근성을 제공했다. 게임산업 분석가들은 이러한 가격 전략이 초기 판매량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협동 게임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최근 연구12)에 따르면, ‘함께 플레이할 친구의 존재’가 가장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친구/커뮤니티 추천이 협동 게임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는 협동 게임이 본질적으로 사회적 경험이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 역시 개인 타겟팅보다 소셜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4. 협동 게임을 통한 한국 게임산업의 혁신 기회
협동 게임은 단순한 시장 성장을 넘어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스플릿 픽션>과 같은 협동 게임은 디지털 시대의 고립감과 단절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정신 건강 문제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협동 게임은 사회적 연결과 공동 성취를 통한 웰빙 증진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세대 간, 문화 간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포용적 디지털 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은 기존의 경쟁 중심 게임에서 벗어나 협동 게임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는 고유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이미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서 강력한 소셜 네트워크 기능과 커뮤니티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풍부하며, 이러한 노하우는 협동 게임 개발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한국 게임들이 보여온 직관적인 UI/UX 설계와 접근성 높은 멀티플레이어 시스템은 협동 게임의 핵심 요소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가 서구적 관점에서 협력의 가치를 탐구했다면, 한국 개발사들은 이미 검증된 소셜 게임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혁신적인 협력 메커니즘을 개발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이 협동 게임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력 양성을 넘어 실질적인 게임 디자인 혁신이 필요하다. 이는 기존의 경쟁 중심 게임 디자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플레이어 간 상호의존성과 상호보완성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게임 메커니즘 개발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 게임이 강점을 보여온 실시간 상호작용 시스템과 역할 기반 팀플레이 노하우를 협동 게임에 특화된 형태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헤이즈라이트의 성공은 단순히 협동 게임이라는 장르적 선택이 아닌, 플레이어 경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속적인 혁신에서 비롯되었다. 한국 게임산업이 이러한 본질적 접근을 통해 기존의 강점을 협동 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효과적으로 접목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 The Verge, “Split Fiction review: co-op play trumps originality”, https://www.theverge.com/games-review/623660/split-fiction-review-hazelight-studios-it-takes-two
- GamingTrend, “Split Fiction review – It's dangerous to go alone, so don't!”, https://gamingtrend.com/reviews/split-fiction-review-its-dangerous-to-go-alone-so-dont/
- GameSpot, “Split Fiction Review – It Takes Pew-Pew”, https://www.gamespot.com/reviews/split-fiction-review-it-takes-pew-pew/1900-6418341/
- PC Gamer, “Split Fiction Review”, https://www.pcgamer.com/games/adventure/split-fiction-review/
- CNET, “Split Fiction review: A finely tuned co-op adventure for pals and partners”, https://www.cnet.com/tech/gaming/split-fiction-review-a-finely-tuned-co-op-adventure-for-pals-and-partners/
- Game World Observer, “Co-op game sales break records on Steam - VG Insights report”, 2024년 7월 3일, https://gameworldobserver.com/2024/07/03/co-op-game-sales-records-steam-vg-insights-report
- Game Developer, “Study finds co-op games keep growing in numbers and sales on Steam”, https://www.gamedeveloper.com/business/study-finds-co-op-games-keep-growing-in-numbers-and-sales-on-steam
- Built In, “The Social Benefits of Online Gaming”, https://builtin.com/articles/online-gaming-social-benefits
- Inverse, “Josef Fares on why Split Fiction is his most emotional and explosive game yet”, https://www.inverse.com/gaming/josef-fares-interview-split-fiction-it-takes-two-hazelight-coop
- VG247, “Hazelight talks Split Fiction – a co-op evolution built on experience and storytelling”, https://www.vg247.com/hazelight-interview-split-fiction-preview-making-of
- RaillyNews, “Split Fiction is the new game that breaks Guinness World Records with its unique gameplay”, 2025년 4월, https://raillynews.com/2025/04/Split-Fiction-is-the-new-game-that-breaks-Guinness-World-Records-with-its-unique-gameplay/
- Game Developer, “Designing cooperative gameplay experiences”, https://www.gamedeveloper.com/design/designing-cooperative-gameplay-experiences
- Game Rant, “Split Fiction FAQ – Co-op, Game Pass, Platforms, Editions, and Release Date Explained”, https://gamerant.com/split-fiction-faq-questions-answered-coop-game-pass-platforms-editions-release-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