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Game Calendar

[리뷰] 2025 차이나조이

글로벌 게임 캘린더

집필: EC21R&C 김종우 선임연구원

1. 차이나조이 2025, 중국 게임산업의 새 출발점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2025 차이나조이

차이나조이 2025는 2025년 8월 1일부터 4일까지 상하이 푸둥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聚·你所爱”(모아라, 네가 사랑하는 것을)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에서 벗어나 완전한 오프라인 체제로 전환한 이번 행사는 총 13만 5천㎡의 전시면적에 800개 기업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일반 관람객 대상 B2C 전시관만 11만㎡에 달해 2019년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를 보여줬다. 4일간 누적 관람객은 41만 3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하며, 개막일 아침부터 전시장 주변은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러한 대규모 관람객 몰림은 중국 게임 팬들의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갈증과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평균 1~2시간, 최대 3시간 가까이 대기해야 했지만 “오랜만에 대형 오프라인 게임쇼의 열기를 만끽했다”는 긍정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중국 관람객은 “예전 차이나조이보다 콘솔 게임이 눈에 띄게 늘어서 그거 보러 일부러 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림> 2025 차이나조이 개최지 신국제엑스포센터 전경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중국 게임시장 급속 회복세와 정부 정책 완화 신호

차이나조이 2025의 성공적 개최 배경에는 중국 게임시장의 가파른 회복세가 자리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중국 게임시장 매출은 1,680억 위안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고 성장률로, 시장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게임 유저 수 역시 6억 7,900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며 중국 게임시장의 저변 확대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이 전체의 75%를 차지하며 견인차 역할을 했고, 콘솔 게임과 PC 게임도 각각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하며 균형잡힌 회복세를 보였다.

정부 정책 역시 게임산업에 우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4년 하반기부터 판호(게임 출시 허가) 발급을 재개하고 e스포츠 육성 정책을 강화하는 등 완화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전통 문화와 첨단 기술의 결합을 강조하며 자국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차이나조이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해외 37개국에서 220개 기업이 참가해 전체 참가기업의 27.5%를 차지하며 국제 교류에 대한 개방적 자세를 보여줬다.

소니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4단계 발표로 현지 투자 강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중국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플레이스테이션 브랜드로 대형 부스를 꾸린 소니는 중국 개발사들의 콘솔 기대작을 대거 선보이며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4단계를 공식 발표했다. 이는 게임 투자, 다국어 지원, 해외 퍼블리싱, 파트너 매칭까지 포괄하는 한층 강화된 지원 프로그램으로, 중국 게임 개발사의 글로벌 진출을 다각도로 지원한다. 특히 기존 1~3단계가 개발 지원에 집중했다면, 4단계는 상업적 성공까지 책임지겠다는 전방위 접근법을 채택했다.

소니 부스에서는 중국의 인기 액션 RPG <검은신화: 오공>을 비롯해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Lost Soul Aside)>, <명말: 공허의 깃털(Wuchang: Fallen Feathers)> 등 중국 게임 스타트업들의 AAA 콘솔 게임들이 플레이스테이션5 실기 시연으로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들 타이틀은 모두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는 작품들로, 중국 전통 문화 요소와 첨단 기술이 결합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였다. 소니는 또한 글로벌 아웃소싱 기업 Virtuos 및 햅틱 기술 전문사 RichTap과의 전략 파트너십 체결을 현장에서 발표하며, 중국 로컬 기술 역량을 플레이스테이션 생태계에 적극 흡수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텐센트·넷이즈 등 중국 대형사 신작 홍보 경쟁 가열

중국 토종 개발사들의 열띤 경쟁도 이번 차이나조이의 볼거리였다. 텐센트는 N4관 절반 규모를 차지한 초대형 부스를 꾸려 PC 신작부터 모바일 게임까지 폭넓은 라인업으로 17종의 자사 게임을 선보였다. 특히 PC 온라인 FPS <발로란트>와 아직 출시 전인 모바일 버전 <발로란트: 오퍼레이션 프라이멀>을 연동시킨 300㎡ 규모의 체험존이 압권이었으며, 현장 무대에 인기 래퍼를 초청해 공연을 진행하자 수천 관람객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해당 전시장 입구에 입장 일시 중단 안내문이 걸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넷이즈 또한 <연운16성>, <영겁무간>, <역수한> 등 자사 인기 게임을 포함해 무려 45종의 게임을 시연 및 전시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신흥 강자들의 부상도 주목할 만하다. 쿠로게임즈(Kuro Games)와 릴리스 게임즈(Lilith Games) 등은 대형 부스 경쟁에 가세하면서 기존 양강 구도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릴리스 게임즈는 신작 <파라이트(Farlight 84)>를 내세운 초대형 부스로 눈길을 끌었는데, 부스 중앙에 5미터 높이의 거대 조형물을 설치하고 e스포츠 프로팀을 초청해 현장 쇼매치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퍼펙트월드, 거인망루, 세기화통 등 중국 전통 강자들도 각각 특색있는 부스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중국 게임시장 회복세 속에서 각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장 인터뷰: 릴리스 게임즈 PR 담당자
“우리 릴리스 게임즈는 해외에서는 인기가 많지만, 중국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그래서 이번 차이나조이를 통해 중국 국내 관람객분들에게 릴리스 게임즈와 게임을 홍보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현장에 참관하는 분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도 정말 대단했다.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어서 매우 만족스럽다.”
<그림> 릴리스 게임즈 부스 이미지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2. AI 혁신과 문화 IP 융합, 중국 게임산업의 새로운 도약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의 AI화로 생산성 혁신 가속

차이나조이 2025와 병행하여 열린 중국 국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CGDC)에서는 AI 기술의 게임산업 접목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텐센트가 최근 공개한 AI 게임 아트 생성 플랫폼 ‘한원(汉源)’은 디자이너에게 특화된 AI 툴킷으로 캐릭터 모델링, 동작 애니메이션 제작 등의 작업 효율을 수배 이상 높여준다고 소개되었다. 또한 텐센트 산하 게임기술센터는 뼈대 바인딩(리깅), 애니메이션 제작 등 게임 개발의 반복적 작업을 AI로 대체하는 엔드투엔드 파이프라인 솔루션을 도입하여 아티스트 인력을 고부가가치 작업에 집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AI 도구들은 개발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콘텐츠 생산성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세기화통(世纪华通) 역시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혁신 사례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AI로 게임 대사와 시각자료를 자동 생성하고 디버깅 스크립트까지 작성하는 도구를 시연하며, AI 도입으로 개발 비용 절감과 콘텐츠 생산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퍼런스에서는 “이제 AI 혁신이 게임 제작단계를 넘어 플레이 경험단계까지 확장되며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의 진이핑 총괄매니저는 “에이전트형 AI가 2025년 10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Azure AI Foundry 플랫폼을 통한 다중 AI 에이전트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림> CGDC 현장 이미지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검은 신화: 오공> 성공으로 중국 신화 IP의 글로벌 잠재력 입증

차이나조이 2025에서 가장 주목받은 문화적 현상은 중국 전통 IP의 현대적 재해석이었다. <검은 신화: 오공>을 중심으로 한 서유기 테마 전시가 상하이 게임박물관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1980년대 아케이드 게임부터 최신 VR게임까지 손오공 캐릭터의 게임 내 재해석 역사를 조명했다. 해당 특별 전시는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며, 해외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중국 신화 IP의 저력을 각인시켰다. 박물관은 차이나조이 기간 ‘Indie Night’ 네트워킹 행사와 ‘게임 사운드 Oasis’ 국제 교류회를 개최하며, 게임 팬들 사이에서 차이나조이와 함께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새롭게 자리잡았다.

<검은 신화: 오공>의 영향력은 게임 영역을 넘어 다른 산업과의 융합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 기업 BYD는 <검은 신화: 오공>과 콜라보한 스페셜 에디션 차량을 차이나조이에 출품해 게임 IP와 자동차 디자인 융합이라는 신선한 시도를 선보였다. 검정 차체에 금색 문양으로 손오공을 형상화한 이 차량은 부스에서 손오공 분장을 한 코스플레이어들과 함께 포토타임을 진행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러한 크로스오버 마케팅은 중국 전통 IP가 단순한 게임 콘텐츠를 넘어 문화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장 인터뷰: 상하이 게임박물관 관계자
"최근 <검은신화: 오공>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 이 흐름에 맞춰 우리 상하이 게임박물관 부스도 서유기 관련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다. 시대 트렌드를 반영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이런 전시회를 통해 다른 기업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어서, 앞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어 기쁘다."
<그림> 차이나조이 BYD 부스 전경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HarmonyOS 생태계와 모바일 게이밍 환경 진화

화웨이는 차이나조이 2025에서 HarmonyOS 생태계가 게임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적극 홍보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HarmonyOS용으로 출시된 게임이 이미 6,500여 종에 달하며, AI 음성 비서 ‘샤오이(Celia)’가 게임 중 통화·문자 차단과 실시간 질의 응답 등을 지원해 쾌적한 모바일 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HarmonyOS의 분산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간 게임 세이브 데이터와 진행 상황을 실시간 동기화하는 기능이 주목받았다. 이는 플레이어가 기기를 바꿔가며 끊김없는 게임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혁신적인 기능으로 평가받았다.

퀄컴 역시 N5관에 Snapdragon관을 꾸며 75개 파트너사의 최신 디바이스 100여 종을 전시하고, 스마트폰부터 PC, XR 웨어러블 기기까지 스냅드래곤 8 Gen3 칩셋의 성능을 홍보했다. 특히 퀄컴 부스의 MR(혼합현실) 헤드셋 데모와 PICO의 XR2 Gen2 플랫폼 기반 VR 체험이 큰 관심을 모았다. 샤오미의 AI 안경은 실시간 번역과 음성비서 기능 시연으로 차세대 AR 웨어러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OPPO는 인기 만화 ‘하이큐!!’와 협업해 배구 코트 체험존과 한정판 스마트폰 전시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으며, 이러한 다양한 하드웨어 혁신이 모여 차세대 게이밍 플랫폼의 윤곽을 드러냈다.

<표> XR 기술 활용 사례별 특징과 기술적 진전도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펄어비스 <붉은사막>의 중국 시장 공략과 현지 반응

펄어비스는 차세대 오픈월드 액션 RPG <붉은사막>을 N1관 대형 부스에서 첫 중국 공개 시연하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게임 속 주요 보스 지역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독창적인 무대 연출과 함께 최대 4인의 보스전 체험 데모를 제공하여 중국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전 9시 관람객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붉은사막 부스에는 순식간에 수백 명의 대기줄이 형성되었고, 행사장 내부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체험 코너로 급부상했다. 붉은사막 부스는 플레이스테이션 부스와 더불어 전 공간을 시연대로 채운 몇 안 되는 부스로 손꼽혔으며, 현장에서 데모를 즐긴 게이머들에게는 붉은사막 기념품(가방, 손선풍기 등)이 제공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호평을 받았다.

펄어비스의 연속적인 중국 마케팅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7월 상하이 ‘빌리빌리 월드’ 행사에 이어 불과 2주 만에 차이나조이에서 연속으로 중국 게이머들과 만난 것인데, 오히려 이전 행사에 다녀온 관람객들의 입소문 효과로 차이나조이에서는 더욱 많은 인파가 붉은사막을 찾아 AAA급 한국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증명했다. 한 중국 관람객은 “빌리빌리 월드에서 붉은사막을 처음 봤는데 정말 인상 깊었다”며 “이번에 또 와서 더 자세히 체험해보고 싶어서 2시간을 기다렸다”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 AAA 게임에 대한 중국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과 기대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의 인디게임 성공 모델

넥슨의 자회사 민트로켓에서 개발한 인디게임 히트작 <데이브 더 다이버>는 비교적 소규모 부스임에도 불구하고 큰 화제를 모았다. 넥슨은 게임 속 ‘반초의 스시바’ 콘셉트로 아기자기한 체험존을 마련했으며, 게임 캐릭터인 ‘데이브’와 ‘반쵸’ 코스프레 모델이 등장하여 마치 게임 속에서 캐릭터들이 튀어나온 듯한 놀라운 싱크로율로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미 2023년에 출시된 기존 작품이라 대형 신작만큼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데이브 부스는 오히려 유쾌한 이벤트성 연출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 한국 매체는 “코스프레 모델이 아니라 진짜 Dave와 Bancho를 데려다 놓은 줄 알았다”고 전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성공 요인은 현지 파트너와의 전략적 협업에 있었다. 중국 퍼블리셔 XD Inc.(心动)와 협업하여 자체 게임플랫폼 ‘TapTap’과 커뮤니티 파워를 바탕으로 다이버의 모바일 버전 개발까지 함께 참여하고 있다. <데이브> 개발팀은 “TapTap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해 중국 유저 취향에 맞는 개선을 하고 있다”며, 중국 유저들이 선호하는 UI/UX 스타일과 번체/간체 중국어 현지화 톤 등을 세심히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차이나조이 참가를 통해 얻은 중국 게이머들의 직접 피드백을 개발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하며, 해외 인디팀도 차이나조이 같은 대형 행사를 통해 현지 유저와 직접 소통하며 서비스 전략을 보정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현장 인터뷰: <데이브 더 다이버> 중국 퍼블리싱사(XD Inc.) 관계자
"우리는 2025년도에 데이브 더 다이버의 중국 퍼블리싱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번 차이나조이 참가의 주목적은 홍보이다. 이미 중국에 몇백만 명의 팬이 있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이 게임을 알리고 싶다. 참관객들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인디게임으로서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림> <데이브 더 다이버> 현장 부스 이미지
출처: 자체 현장조사 자료

3,000건 B2B 미팅으로 국제 교류 수요 폭발

차이나조이는 B2C 관람객을 위한 축제일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한데 모이는 비즈니스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주최 측은 차이나조이 기간에 3,000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으며, 이를 위해 별도로 마련된 비즈니스 매칭 존이 종일 만원 사례를 이뤘다. 특히 올해는 해외 게임 개발사와 중국 퍼블리셔 간의 접촉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 시장의 회복세와 함께 해외 콘텐츠에 대한 현지 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차이나조이 조직위는 유럽계 게임 비즈니스 컨퍼런스인 ‘Game Connection’과 파트너십을 맺고, ChinaJoy x Game Connection 행사를 통해 해외 인디 개발사들의 중국 파트너 발굴을 지원했다. 한 유럽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는 “현지 퍼블리셔를 만나 중국 시장 진출 조언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차이나조이가 이제 개발사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코스프레와 크리에이터 존으로 서브컬처 문화 확산

차이나조이 2025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게임을 넘어선 문화 콘텐츠의 다양화였다. 올해 새로 신설된 ‘크리에이터 존’은 코스플레이 무대, 사진촬영 구역, 굿즈 판매 코너를 운영하며 젊은 세대의 2차원 문화 수요를 겨냥했다. 행사 기간 동안 전시장 내외에는 수백 명의 코스플레이어들이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 분장을 하고 등장해 분위기를 돋웠다. 인기 부스들은 자사 게임 캐릭터 코스어를 배치하여 팬들과 사진 촬영 이벤트를 열었고, 관람객 코스프레 콘테스트 등 공식 이벤트도 펼쳐졌다. 관람객들은 “게임쇼가 아니라 코믹콘에 온 느낌”이라며 콘텐츠 다양성에 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앞서 언급한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 부스의 데이브&반쵸 코스프레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관람객들은 차이나조이의 정체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스마트폰, 통신사, 전자상거래 등 비게임 기업 부스들이 큰 규모로 자리하면서 게임 중심성이 흐려졌다는 지적이다. SNK 부스에서 진행된 KOF 토너먼트에는 현장 관람객 일부가 즉석에서 참여 기회를 얻어 프로 게이머들과 대결을 펼치는 등 팬 참여형 이벤트로 큰 환호를 받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게임보다 다른 콘텐츠가 더 많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차이나조이의 영향력이 이제 게임 산업을 넘어 IT·유통 등 젊은 소비자를 노리는 전 분야로 확산된 증거”라는 긍정적 해석도 존재했다.

현장 인터뷰: 일반 관람객
“게임과 관련 없는 부스가 너무 많아서 아쉬웠다. 사람도 많아서 복잡했지만 2D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에게는 한 번 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게임을 기대하고 오는 분들에게는 라인업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현장 인터뷰: 15세 코스플레이어 관람객
“오늘은 ‘장송의 프리렌’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프리렌’의 코스플레이를 했다. 제일 기대하는 콘텐츠는 닌텐도 스위치를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였는데, 경품을 얻는 데 성공해서 기쁘다. 현장 분위기는 사람이 많고 더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활기차서 좋았고 재미있었다.”

3. 한국 게임산업에 주는 시사점과 향후 전략

AI·XR 기술 협력을 통한 현지화 전략 구축 필요

차이나조이 2025에서 나타난 중국 개발사들의 AI 기술 적극 도입은 한국 개발사들에게 새로운 협력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텐센트의 AI 게임 아트 생성 플랫폼 ‘한원’이나 세기화통의 AI 툴처럼 중국산 게임 AI 솔루션을 도입해 현지 서비스에 활용하거나, 공동 R&D를 통해 현지 특화 AI 기능을 개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어 음성 인식 및 합성 NPC, 중국 문화에 특화된 대화형 AI 캐릭터 개발 등이 가능하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 규제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클라우드 게임 및 5G, 엣지 컴퓨팅 등 중국이 강점을 보이는 인프라와 연계하여 기술 협업을 추진하면 현지 퍼포먼스 최적화에 유리하다.

XR 분야에서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은 VR/AR 디바이스와 스마트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한국 개발사들은 VR/AR 콘텐츠를 가진 경우 PICO, DPVR 같은 중국 VR기기 업체와 제휴해 번들 프로모션이나 콘텐츠 제공을 검토할 만하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HarmonyOS 호환성 최적화가 중요하다. 화웨이 발표에 따르면 이미 6,500여 개 게임이 HarmonyOS에 출시되었고 점유율이 늘고 있으므로, 한국 모바일게임은 HarmonyOS SDK를 활용한 성능튜닝과 화웨이 앱마켓 입점을 챙겨야 한다.

현지 파트너십과 커뮤니티 구축을 통한 선점 효과 확보

중국에는 TapTap, 빌리빌리, WeGame 등 인디게임 친화적 플랫폼이 있으므로, 게임 특성에 맞는 채널을 공략해야 한다. PC 패키지 인디게임이라면 Tencent WeGame 입점을 통한 마케팅을, 캐주얼 모바일 인디게임이라면 TapTap 커뮤니티 운영을 고려할 수 있다. 펄어비스의 연속적인 중국 행사 참여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빌리빌리 월드에 이어 차이나조이까지 2주 연속 참가하여 입소문 효과를 극대화했고, 브랜드 인지도 구축과 팬층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티 구축도 필수적이다. 웨이보, 빌리빌리, 콰이쇼우 등 현지 SNS 플랫폼에서 공식 계정 운영과 팬 이벤트를 통해 커뮤니티를 선점하면, 출시 전부터 입소문을 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 게임이 중국 출시 전 웨이보에서 티저 영상 공개 및 경품 이벤트를 열어 팔로워를 모으고, TapTap에 선등록 페이지를 열어 리뷰어들의 관심을 끄는 식이다. 현지화는 단순 번역을 넘어 중국 문화와 정서에 부합하는 콘텐츠 연출이 요구된다. 중국 역사나 신화 캐릭터 스킨을 특별 제작해 추가하거나, 중국 인기 연예인·스트리머와의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하면 현지 유저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 AI 기술 협력, 현지 파트너십 구축, 문화 IP 융합, 차세대 플랫폼 대응을 통해 차별화된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한다면, 향후 한국 게임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