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Issue Focus

[해외 전문가 인터뷰] PC 게임 최적화 전략,
중소 스튜디오의 브랜드 경쟁력 구축 방안

글로벌 이슈 포커스

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PC 게임과 최적화, 타이틀 출시 후 품질 관리 방안

스티브 에이버리 (Steve Avery) | 수석 렌더링 프로그래머 (Principal Rendering Programmer)

스티브 에이버리(Steve Avery)는 현재 유수의 글로벌 게임 개발사에서 수석 렌더링 프로그래머로 재직 중이며, PC와 콘솔 플랫폼의 그래픽스 최적화 분야에서 15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 달하우지 대학교(Dalhousie University)에서 컴퓨터 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대형 게임 스튜디오에서 게임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한 뒤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에서 테크니컬 아티스트로, 이후 북미 지역 개발사에서 시니어 그래픽스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게임 디자인과 기술을 아우르는 폭넓은 전문성을 쌓아왔다. 특히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에서의 렌더링 파이프라인 최적화와 성능 프로파일링에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에이버리와 함께, PC 게임 최적화의 기술적 난관과 개발 단계에서의 실질적인 품질 관리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인터뷰이의 요청에 따라 현재 소속 기업명은 비공개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전문가 개인의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하며, 소속 기업의 공식 입장이나 견해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Q1.
PC 최적화 수준이 초기 판매, 장기 매출, 그리고 스튜디오 브랜드의 전반적인 신뢰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줄 수 있는가?

최적화가 판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게임을 만드느냐와 어떤 게이머층을 타겟으로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PC에서 최적화가 부족하거나 완성도가 낮은 게임이 대박을 터뜨린 사례가 꽤 있다. <킹덤 컴: 딜리버런스(Kingdom Come: Deliverance)>는 초기 출시 당시 최적화가 부족하고 버그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1,000만 카피라는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파스모포비아(Phasmophobia)>는 2,200만 카피 이상 판매되었고, 아직 얼리 액세스도 벗어나지 못했다. <PUBG>, <콘텐트 워닝(Content Warning)>, <리썰 컴퍼니(Lethal Company)> 등 다른 사례도 많다.

여기서 핵심은 이러한 타이틀들이 모두 시장의 다른 게임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PUBG>는 배틀로얄 트렌드를 시작했고, <파스모포비아>는 독특한 협동 공포 경험을 제공했으며, <킹덤 컴>은 다른 어떤 오픈월드 RPG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역사적 사실주의를 강조했다. 게이머들은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개발자들에게는 더 많은 여유를 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미 확립된 시장에서 경쟁할 때는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고객층이 게임을 비교할 수 있는 기준점을 갖게 되면, 그들은 비교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팀 기반 PVP 슈터를 출시한다면, <마블 라이벌즈(Marvel Rivals)>나 <오버워치(Overwatch)>보다 완성도가 낮은 타이틀로는 성공할 수 없다. 테이블에 상당히 새로운 무언가를 가져오지 않는 한 말이다.

Q2.
AAA 타이틀 개발에서 최적화는 어떤 단계와 도구를 통해 검증되는가? 내부 QA 프로세스와 성능 벤치마킹 절차는 어떠하며 중소 규모 스튜디오가 참고할 수 있는 최소한이면서도 효과적인 검증 프레임워크의 필수 구성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소한의 검증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능 예산을 명확히 수립해야 한다. 프레임 타임, 메모리, VRAM 등을 주요 시스템에 얼마나 할당할지, 그리고 캐릭터와 씬의 폴리곤 예산에 대한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최적화 작업 시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다. 다만 초기 추정치는 실제 개발 과정에서 조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예산을 주기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프로파일링 도구를 구축해야 한다. ImGui 또는 선호하는 디버그 UI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프레임 레이트, 프레임 그래프, 메모리 사용량, 가장 많은 프레임 타임을 소비하는 시스템 등 핵심 성능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게임플레이 중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미리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테스트는 반복 가능하고 일관된 조건에서 실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빌드 간의 성능 변화를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체계적인 테스트 일정과 데이터 추적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앞서 구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매주 실행하고 모든 성능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기록함으로써, 시간 경과에 따른 게임 성능의 변화 추이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축적은 성능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원인이 된 특정 코드 변경사항을 신속하게 추적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Q3.
출시 직후 성능 이슈가 발견되면 패치와 수정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는가? 경험상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접근 방식은 무엇인가?

이상적으로는 수정의 우선순위가 커뮤니티 반응에 기반해야 한다. 커뮤니티가 가장 많이 제기하는 이슈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해결하면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다고 느끼며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유저 리뷰와 토론 포럼은 항상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이러한 외부 도구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는 일부에 불과하며 커뮤니티 전체를 대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게임 내에서 직접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면 이를 완화할 수 있다. 특히 해당 피드백 방법이 빠르고 많은 글쓰기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라면 효과적일 것이다. 게이머들이 버그에 대해 리포트하는 것이 작업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시스템에서 이탈할 것이다.

로드맵 또한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이슈가 가까운 미래에 해결될지 확인할 수 있는 참고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날짜까지 수정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속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커뮤니티가 로드맵을 무용지물로 여기게 될 것이다.

Q4.
여러 플랫폼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인가? 차세대 게임 엔진을 개발할 때 우선시해야 할 최적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콘솔 아키텍처가 수년에 걸쳐 PC 아키텍처와 훨씬 유사해져서 크로스 플랫폼 개발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요즘 가장 큰 도전과제는 현재 플랫폼들의 성능 범위라고 생각한다. Xbox Series S와 하이엔드 게이밍 PC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최하위 플랫폼에서 잘 작동하면서도 프리미엄 시스템 소유자에게 기대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만들려면 모든 기능이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야 한다. 때로는 그래픽 기능의 여러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모든 플랫폼에서 동일한 핵심 게임플레이 경험을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현재 게임 엔진의 가장 중요한 최적화 요소는 프레임 레이트 안정성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임 레이트 저하, 로딩 스터터, 셰이더 컴파일 스터터가 최근 출시작들에서 너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는 유저들의 가장 흔한 불만이며, 게임이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꼬리표가 붙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Q5.
Steam 리뷰나 유저 포럼을 통해 제기되는 최적화 관련 불만을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 회복의 기회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전 질문에서 다룬 내용이지만, 커뮤니티와의 신뢰를 재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들의 불만이 경청되고 해결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언급했듯이, 공개 로드맵은 유저와 소통하는 좋은 도구다.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투명성을 제공하고 플레이어들의 불편함이 해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제공 사항에 대해 현실적인 약속을 하고 지속적으로 이행하면 플레이어들이 개발진을 신뢰할 수 있고 게임 개선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보게된다.

또한 최적화 패치를 위한 테스트 브랜치를 대중에게 공개하여 테스트하고 버그를 제출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다소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커뮤니티가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플레이어들이 더 소속된 느낌을 받고, 의견이 반영되고 있다고 느끼며, 게임 개선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될 수 있다. 이는 얼리 액세스를 성공적으로 채택한 게임들이 사용하는 전략이다.

Q6.
귀사에서는 최적화가 주로 전담팀에 의해 처리되나요, 아니면 엔진팀과 게임플레이팀에 분산되어 있는가?

일반적으로 엔진이나 게임플레이 기능을 구현한 프로그래머가 해당 기능의 최적화를 담당하므로 작업은 엔진팀과 게임플레이팀에 분산된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의미 있는 최적화에는 해당 시스템에 대한 깊은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품질 저하 없이 새로운 버그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기능을 최적화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항상 그것을 생성하고 유지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에 프로그래머를 온보딩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전담 최적화팀의 유용성은 다소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전담팀을 운용하지 않는 것에도 단점은 있다. 모든 프로그래머가 최적화에 똑같이 능숙한 것은 아니며, 게임의 전반적인 성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구현하고 싶은 기능에만 지나치게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회사를 떠나는 프로그래머들로 인해 시스템이 방치되고 유지 관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팀이 기능 작업을 옆으로 제쳐두고 기술 부채와 최적화에 집중할 시간을 할당함으로써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아트/콘텐츠 측면에서는 아티스트들이 일반적으로 테크니컬 아트팀의 감독을 받으며, 아티스트들이 최적화 모범 사례를 따르도록 가이드를 제공한다. 테크니컬 아티스트들은 과도한 폴리곤 수, 셰이더 복잡성, VFX 오버드로우 등의 이슈를 추적하고 아티스트 및 프로그래머와 협력하여 해결하고 있다.

Q7.
향후 2-3년 동안 게임 최적화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적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향후 최적화 방식에 영향을 미칠 특정 기술에 대해서는 연구 경험이 없어 예측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자동화된 테스트 방법에 회의적이다. 스모크 테스팅과 같은 특정 사례에는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직성으로 인해 일반 플레이 세션 중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발견하는 데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개발팀에 있는 사람 테스터가 항상 우수한 결과를 주고 있다.

하지만 AI 기반 프로파일링은 이론적으로 잠재력이 있다. 최적화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무엇을 최적화해야 하는지 찾는 것이다. 프로파일 캡처를 면밀히 조사하고 프로파일 데이터를 적절하게 검토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컴퓨터가 사람보다 뛰어난 것은 대규모 데이터셋을 수집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파일 캡처를 스캔하고 최적화 기회를 빠르게 식별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매우 귀중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